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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 스님의 삼국유사(三國遺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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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48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07-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붓다와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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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전윤호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전윤호 시인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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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7-09 15:20 조회 3,34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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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 스님의 삼국유사(三國遺事)
너무도 인간적인 승려가 남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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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삼성현역사문화관 일연스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서를 말하자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있다. 고려의 문신 김부식이 국가의 뒷받침을 받으며 여러 문인들을 동원해 만든 삼국사기는 통치 이념과 유교에 충실한 관의 저술인 만큼 중요한 역사서로 인정받기는 하나 지나치게 사대적인 관점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김부식이란 인물 자체가 많은 논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는 당대의 문장가이기도 했으나 함께 문명을 떨치던 정지상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어 묘청의 난을 토벌한 후 정지상을 처형한 것은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심을 사기도 한다. 

두 사람 모두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문명을 떨쳤으나 김부식이 정지상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정함과 엄정함을 기본으로 하는 역사서를 편집하는 책임자로 부족했다고 보기도 한다. 

반면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스님은 나라의 지원을 받은 김부식과는 달리 일개인으로서 삼국유사를 집필하였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최 씨 무인정권이 나라를 장악하던 때로 몽고의 침입으로 고려가 생존의 기로에 서 있었다. 

일연은 속가명이 김견명으로 아버지는 지방 향리 출신이었다고 한다. 승려가 된 후 상상과라는 과거에서 급제했다고 하니 학문과 문장이 뛰어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삼국유사는 삼국사기가 누락한 우리 역사의 중요한 부분들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했다. 단군신화를 비롯한 역대 왕들의 계보와 불교문화사 그리고 일산의 풍속, 전설 등을 풍부하게 수록함으로서 자료가 부족한 우리 고대사에 귀중한 저술로 평가받고 있다.

 최남선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삼국유사를 선택하겠다고 까지 했다. 워낙 방대한 저술인 만큼 평생에 거쳐 준비한 것이 아닌가 추측되는데 운문사에 머물 때부터 집필에 착수해 인각사에서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가 만년을 인각사에게 지내게 된 이유가 흥미롭다. 그는 만년에 이미 국사인 국존으로 불리울 만큼 불교계의 지도자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었지만 굳이 지금의 군위에 있는 인각사에 머물게 된 이유는 노모를 봉양하기 위해서였다. 출가인이라면 세속과의 인연을 끊는 것이 보통인데 노모를 봉양하기 위해 지방으로 돌아온 노승의 행보는 지극히 인간적이다. 일연의 삼국유사는 참으로 인간적인 승려가 쓴 인간적인 역사서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차가운 문벌귀족 김부식과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그의 성품이 민간의 전설과 신화에 관심을 가지고 수집하여 수록하게 하였고 몽고의 침입으로 위기에 빠진 나라를 수호하기 위하여 단군신화와 같은 건국신화에 주목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삼국유사는 역사서이면서도 국문학의 걸작으로도 읽힌다. 이 외에도 특정 종파에 편중되지 않은 다양한 불교신앙을 포옹하는 집필 성향을 보여주는데 선종과 교종을 가리지 않았고 사전적인 성격을 띠는 저술이 많았다는 것은 후학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가 들어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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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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