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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준교수의 후기밀교 | 야만따까 딴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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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9-08-01 14:27 조회1,2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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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따까 딴뜨라

 

불교가 지닌 다양한 주제연구가 있지만 밀교를 비롯한 종학연구는 역사·교리·수행·의례·미술·지역사 등의 순서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동안 기고했던 생기차제, 구경차제의 양 수행은 부족하지만 실천의궤를 먼저 다루어 후기밀교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양 차제에 대한 연구의 완성은 토대가 되었던 후기밀교경전을 이해함으로써 완성된다. 인도 후기밀교문헌은 제2의 삼장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오백여년에 걸쳐 방대한 경전과 논서, 성취의궤들이 출현하였다. 불공삼장은 <십팔회지귀>에서 <비밀집회딴뜨라>를 비롯한 일부 후기밀교경전들을 광본 <금강정경>에 포함시켰다. 인도후기밀교는 <금강정경>을 구성하는 경전군들의 역사이다. 최고의 진리를 다룬 경전이기 때문에 금강정(金剛頂)’이란 명칭을 부여하였다.

현교경전의 정점은 <화엄경>으로 경전은 비로자나여래<일체지지>신변을 설한다. 이에 대한 실천의궤가 곧 <대일경>이다. 최소한 이러한 시각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태장계만다라는 현교의 모든 교학과 수행체계를 종자·수인·불형의 상징체계를 통해 집적(集積)시켰다. 태장계만다라는 인도 불교수행의 혁명을 일으켰다. 보살수행으로서 문사수혜(聞思修慧)의 유가행은 한생 내에 삼장의 섭렵이 불가능한 현실을 진언문의 출현으로 해결한 것이다. 인도 후기밀교의 출현도 적집과 실용의 양면을 전해 받은 것이다. 후기밀교의 경궤가 보이는 만다라는 진리의 인간화이며 수행자는 이러한 본존과 제자로서 특별한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인도 후기밀교시대에 출현한 많은 경궤에는 문수금강이 본존으로 모셔져 있다. 이것은 <화엄경>과 밀교의 뿌리 깊은 역사와 교단, 유파가 유행한 흔적이다. 후기밀교시대에 보이는 본존의 특이한 유형은 분노존이다. 문수보살은 후기밀교시대에 야만따까(yamantaka, 'jigs byed)라는 분노존으로 등장한다. 분노존은 호법존(dharmapala)이나 헤루까(heruka)의 별칭을 가지고 있다. 후기밀교는 중생의 본성에 감추어져 있는 심연의 번뇌를 드러내어 불성으로 환원하는 특징을 보인다. 야만따까는 곧 문수보살의 후기밀교형 신변이다. 야만따까는 중생이 가지고 있는 무명의 번뇌를 일깨워 문수보살의 지혜로 활성화한다. 그 과정의 역동적이며 적극적인 의지가 문수보살의 분노존으로 출현한 것이다.

야만따까는 다른 이름으로 와즈라바이라와(Vajrabhairava)’라는 분노존의 전통을 세워 분노존계의 많은 경궤로 출현하고 티벳불교에서는 종파를 막론하고 모두 중시되며 올만다라(Ngor Mandalas)의 수집에서는 139만다라의 전통이 있을 정도로 번성하였다. 야만따까와 와즈라바이라와의 전통은 10세기 나란다대학의 라리따와즈라(Lalitavajra)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당시 나란다대학은 문수보살을 본존으로 삼는 전통이 유행하였다. 라리따와즈라는 비전을 통해 우디야나에서 지혜다끼니로부터 전수받을 인연을 계시 받았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인도 후기밀교시대에서 스승과 제자간의 비밀한 사자상승의 전승이 강조된다.

야만따까는 야마(yama)를 살해한다(antaka)'는 끔찍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야마는 곧 염라(閻羅)를 가리킨다. <사자의 서>에 따르면 중생은 사망한 후 49일간의 여정 끝에 내생을 결정하는 순간에 염라를 만난다. 염라는 중생을 삼계의 수레에 잡아넣는 존재의 속박과 공포의 현상화이다. 중생에게는 감당하기 어렵지만 석가모니붓다는 사마(四魔) 가운데 염라, 즉 야마를 조복하고 붓다가 되었다. 야만따까는 불교수행자로 하여금 관념적인 수행보다 죽음의 현실을 적극적으로 경험하고 극복하도록 유도한다. 야만따까는 여섯 다리와 여섯 팔, 여섯 얼굴로 이루어져 있으며 손에는 번뇌를 부수는 여섯 상징 법구가 들려져 있다. 얼굴은 물소의 모습을 나타내는데 별존이나 13화신으로 나타난다. 야만따까에 대한 실제 수행은 자료로서 겔룩빠의 경우 티곌첸쌩게(Tri Gyaltsen Senghe)의 별존수행이나, 룬둡빤디따(Lhundup Pandita)에 의한 13존수행에 대한 주석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