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밀교의불보살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심층밀교는 법경 정사(밀교연구소 소장/법천사 주교)가 글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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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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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10-15 11:08 조회12,58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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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서는 오불(五佛)에서 대해 잠시 말씀드렸다. 오불은 태장계만다라의 오불과 금강계만다라의 오불이 있다. 태장계만다라의 오불은 비로자나불을 위시하여 보당여래, 개부화왕여래, 무량수여래, 천고뇌음여래의 오불(五佛)이 있고, 금강계만다라의 경우는 중앙의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아축불, 보생불, 아미타불, 불공성취불의 오불이 있다. 이름은 다르지만 그 공능에 있어서는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불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비로자나불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에는 불상이 없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바로 부처님이었고 가르침, 말씀이 존재했으니 굳이 다른 불상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당시의 불교를 법중심(法中心)의 불교라 하였다. 부처님의 말씀, 즉 법(法)이 곧 진리였으니 법의 불교라 할 수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법이었고 부처님의 말씀, 가르침이 법이자 진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처님 말씀이 가장 온전하게 전해졌던 시기라 하여 이를 ‘근본불교(根本佛敎)’라 한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이후 불교는 부처님 말씀에 대한 이견(異見)이 생기면서 여러 부파로 나누어지게 된다. 이를 ‘부파불교(部派佛敎)’라 한다. ‘부처님의 법에 대하여’ 이견이 있었던 불교라 하여 ‘아비달마불교’라고 하고 분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여 ‘부파불교’라 한 것이다. ‘아비’는 ‘~에 대하여’라는 뜻이고, ‘달마(다르마)’는 ‘법’을 의미한다. 그래서 아비달마라 하였으니, ‘부처님의 법에 대하여 이론이 발생하여 부파를 일으킨 불교’라는 의미이다. 또, 그 당시의 불교를 일러 소승불교라고도 한다. 소승이라는 말은 이후에 나타난 대승불교에서 상대하여 지칭한 말로서, 부파불교를 폄하하여 불렀던 것이다. 이 소승불교는 출가자 중심의 불교로서 오로지 혼자 닦아 아라한과에 도달하겠다는 불교이다. 그러나 이후 불교는 모두가 함께 닦아서 다같이 부처님이 되자는 새로운 불교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대승불교이다. 대승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재가자 중심의 불교, 자리이타의 대승보살도 사상의 출현이라 할 수 있다. 재가자 중심의 불교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재가자들의 신앙대상이 있었다는 것이다. 즉 재가자들의 신앙대상은 부처님의 말씀도 물론 포함되었지만 탑이나 불상 등 구체적인 신앙대상물이 있게 되고 일정한 장소와 공간에서 법회를 열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공양물이나 관리자가 생기게 되었으니 이것이 재가불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당시의 불교는 앞의 법(法) 중심의 불교에 대비하여 불(佛) 중심의 불교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대승불교는 다불신앙(多佛信仰)의 불교라고도 한다. 수많은 불(佛)이 등장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많은 부처님과 보살들이 등장한 불교는 당시의 힌두교와 접합하면서 힌두교의 수많은 신(神)들을 수용하게 되었다. 이를 판테온이라고 한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힌두화된 불교, 불교의 힌두화라고 하여 ‘탄트라불교’라고도 한다. 이러한 시기의 불교를 통칭하여 비밀불교라고 한다. 바로 밀교를 말하는 것이다.
 
밀교에 와서는 불보살의 존상(尊像)들이 대거 등장하게 된다. 그것이 태장계, 금강계만다라 속에 자리잡고 있는 수많은 불보살과 제존(諸尊)들이다.

특히 부처님의 말씀, 법을 사람의 육신에 비유하여 법신(法身)이라 하였다. 진리, 말씀이 곧 살아있는 부처님이므로 이를 인격화(人格化)하여 ‘법신(法身)’이라 한 것이다.

그래서 밀교에서는 ‘우주 삼라만상과 일체의 진리’를 일러 ‘법신불(法身佛)’이라 한다. 흔히 ‘진리의 당체이신 법신 비로자나부처님’이라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사상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래서 법신 비로자나부처님은 유형무형의 우주 삼라만상과 진리 그 자체이므로 형상이 있고 없고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자체가 부처님이자 법신이기 때문이다. 총지종에서 불상을 모시지 않는 것은 ‘진리’의 법신(法身)이 형상의 유무에 있지 않으므로 굳이 형상불을 모시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모신다하여도 잘못된 것이 아니다.
법신불은 곧 비로자나부처님이다. 비로자나불은 범어로 Vairocana(바이로차나)라 하는데, ‘광명변조(光明遍照)’의 뜻이다. ‘광명변조(光明遍照)’란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널리 비춘다. 우주법계에 가득히 충만하여 있다’는 뜻이다. 총지종 종단에서 주존(主尊)으로 삼고 있는 법신 비로자나불의 소의경(所依經)은『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大毘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이다. 일명『대일경(大日經)』이라 한다.
 
대일(大日)이란 바로 광명변조(光明遍照)라는 뜻에서 나왔으며, 이 경을 한문으로 번역한 선무외 삼장(善無外 三藏)이『대일경소(大日經疏)』에서 처음으로 이 대일(大日)이란 말을 사용하였다. 비로자나불을 대일(大日)이라고 한 것은 태양과 같은 덕성(德性)을 지녔기에 대일이라 불렀고, 비로자나불의 공능(功能) 또한 태양과 다름없기에 비로자나를 대일이라 이름한 것이다. 실제로 태양은 비추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빛이 내리쬐는 곳의 그반대에는 항상 그림자가 드리워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비로자나는 실제 태양의 상위(上位)에 있다. 즉 비로자나는 태양 보다 더 밝고 밝아서, 어두운 곳도 한 군데 남기지 않고 널리 두루두루 비추고 계신다. 그러므로 어떤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는 부처님이다. 즉 어려운 이웃을 모두 비추어주고 고통과 괴로움에 허덕이는 중생들을 밝고 환한 빛으로 감싸 안는 부처님이다. 차별과 분별이 없는 참 부처님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진리를 아우르고 있는 부처님이다. 진리의 부처님이다. 그래서 그분의 가르침을 당체설법(當體說法), 당체법문(當體法門)이라고 한다.
 
비로나자부처님은 화려하게 장식된다. 서원당 정면의 오른쪽에 봉안되어 있는 태장계만다라의 제일 중앙에 있는 부처님이 비로자나부처님이다. 황금(黃金)의 색신(色身)으로 오불(五佛)의 보관(寶冠)을 쓰고 있다. 비단으로 만들어진 가사를 걸치고 보배 연꽃 위에 앉아 계신다. 광배(光背)는 붉은 태양의 형상을 하고 있다. 비로자나부처님의 덕성(德性)을 표현한 것이다. 그 광배는 다시 총지종의 본존(本尊) 뒤의 후불탱화로도 모셔져 있다. 본존 뒤의 후불탱화는 바로 비로자나부처님의 광배(光背)를 재구성한 것이다. 이 부처님의 손모양(결인結印)은 ‘두 손을 위아래로 서로 포개어 놓은 것’이다. 이를 법계정인(法界定印)이라 한다. 선정에 든 상태를 이르는 것이미로 ‘선정인(禪定印)’이라고도 한다. 이 비로자나부처님의 진언은 ‘아비라훔캄’이다.

서원당 왼쪽에 봉안된 금강계만다라의 비로자나부처님은 조금 다르다. ‘널리 비춘다’는 뜻의 변조(遍照) 이외에도 ‘장애가 없다’는 뜻의 무장(無障)이란 뜻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존상(尊像)은 태장계와는 달리 백색(白色)을 지니고 있고 손모양은 지권인(智拳印)을 취하고 있다. 총지종에서 진호국가불공을 올릴때 취하고 있는 결인이 바로 이 지권인(智拳印)이다. 지난 2월 20일부터 진호국가불공을 올리고 있는데 지권인을 하고서 수호국계주진언 ‘옴훔야호사’를 독송하고 있다. 이 지권인이 바로 금강계만다라의 비로자나부처님의 결인이다. 이 지권인은 진각종에서 ‘옴마니반메훔’을 외우면서 행하고 결인이기도 한다. 지권인을 하고서 지송하는 진언은 ‘옴 바즈라 다트 밤’이다. 금강계만다라의 비로자나부처님의 진언이다. ‘바즈라’는 금강(金剛)을 말하고, ‘다트’는 우주법계의 계(界)를 의미합니다. 비로자나부처님의 진언종자가 바로 ‘바’자이기 때문에 이를 통칭하여서 ‘옴 바즈라 다트 밤’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법계정인 法界定印>

비로자나부처님의 진언은 이외에도 많이 있다. 우리가 천도불공이나 동참불공을 올릴때마다 지송하고 있는 ‘광명진언’도 바로 비로나자부처님의 진언이다. 이 진언을 모두 갖추어서 말하면 ‘불공견색비로자나불대관정광진언(不空絹索毘盧遮那佛大灌頂光眞言)’이라고 한다. 이를 줄여서 ‘광명진언’이라 한다.

이외에도 ‘비로자나총귀진언’이라는 다라니도 있다. 꽤 긴 진언다라니인데, 이 진언은 일반 현교에서 일종의 공덕경(功德經)으로 여기고 있다. 맨 앞의 ‘오호지리’를 한 번 외우면 화엄경 50권을 독송한 공덕이 있고, 그다음의 ‘바라지리’를 외우면 화엄경 80권읠 독송한 공덕이 있다고 한다.

비로자나부처님의 진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모든 부처님의 근본이고 본래불인 비로자나부처님은 다시 여러 부처님으로 분화(分化)를 한다. 그것이 사불(四佛)이다. 다시 말해서 비로자나부처님의 또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사불(四佛)이다. 사불은 다음호에 이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