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향기] 명경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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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8-14 09:06 조회6,34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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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은 끊임없이 외부의 사물이나 현상에 반응하면서 요동칩니다. 그래서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의 욕심과 결부시키기 때문에 화를 내고 괴로워합니다. 이것은 흔들리는 우리의 마음에 따라 사물과 현상이 왜곡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서 우리 중생들은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한 마디로 사물과 현상의 바른 모습을 보지 못하고 왜곡된 모습에 현혹되어 온갖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고 또 그로 인해서 괴로움을 자초하는 것입니다. 마치 불나비들이 제 몸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불을 향해 뛰어 들어가는 것처럼, 사람들도 왜곡된 사물과 현상에 현혹되어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깨달은 사람들은 중생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허깨비 놀음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고요하게 머무르면 무슨 일을 하던 지혜가 우러나옵니다. 마음이 고요하게 요동치지 않음으로써 모든 사물과 현상을 바르게 볼 수 있으면 어리석은 생각이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우리가 늘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것은 마음이 흔들리고 어지럽기 때문에 지혜가 일어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이 들뜨기도 하고 침울해지기도 합니다. 욕심으로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하고 화가 나서 마음이 부글부글 끓어오릅니다. 그래서 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잘못을 저지르게 됩니다. 마음이 흔들림에 따라 지혜 구멍이 꽉 막혀 버립니다.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수행법을 권장하는 것도 우리의 요동치는 마음을 잔잔히 가라앉히기 위해서 그렇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늘 탐진치로 부글부글 끓기 때문에 그것을 식히는 것이 수행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태가 되는 것이 정입니다.


선정의 훈련에 의하여 마음이 고요하게 머물러 있으면 모든 것이 바르게 보여 거기에 대처하는 것도 지혜롭게 할 수 있지만, 마음이 산란하면 어른거리는 현상이 진짜인줄 알고 거기에 탐심을 내고 진심을 내면서 어리석은 일을 저지릅니다.


우리의 마음이 고요히 가라앉아 움직이지 않으면 맑은 물에 사물의 모습이 바르게 나타나듯이 온갖 현상이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거기에서 지혜가 나오는 것입니다. 명경지수(明鏡止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맑은 거울처럼 움직이지 않는 물이라는 뜻입니다. 바른 선정에 머무른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그런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중앙교육원 교육원장 화령 정사 (정심사 주교)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