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향기] 진정한 승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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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9-11 09:55 조회6,15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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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죽림정사에 계실 때였습니다. 어떤 바라문이 부처님의 명성과 불교 교단을 시기하여 부처님을 향해 욕을 퍼부은 적이 있었습니다. 자기 제자가 부처님께 출가했기 때문에 그것을 시기하여 그랬던 것입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이런 게송을 읊으셨습니다.


화내는 사람에게 화로 되갚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화내는 사람에게 화내지 않으면 두 가지 승리를 얻게 된다.
타인의 성냄을 알아 자신을 정념으로 가라앉히는 자는
자신에게도 승리하고 남에게도 승리한다.


  상대방이 화를 낼 때 화를 내지 않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누가 화를 낸다고 해서 같이 화를 내게 되면 일을 더 그르치게 됩니다. 《법구경》에서도 부처님께서는 미움은 미움으로써 풀어지지 않고 미움을 버릴 때에만 풀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상대방이 화를 낼 때는 틀림없이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내가 잘못해서 화를 내었을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오해 때문에 화를 내었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화를 낼 때는 덩달아서 화를 내기보다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왜 화를 내는 것일까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그 사람이 화를 내는 원인을 분석해 볼 수 있고 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해 줄 수도 있을 것이며 오해가 있다면 쉽게 풀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정념으로 자신을 가라앉히라고 하신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남이 화를 낼 때 화를 내지 않으면 상대에게도 이기는 것이 되고 자신에게도 승리하는 것이 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는 어려운 교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이렇게 늘 쉬운 말로 일러주고 계십니다. 불교의 수행이 꼭 참선하고 앉았거나 염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 마음을 잘 살펴서 화가 날 때 자신을 잘 다스리는 것이 수행입니다. 몇 십 년을 수행했다고 해도 자존심 좀 상한다고 길길이 날뛰면 그게 수행입니까? 그것보다는 남이 화낼 때에는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 사람의 화를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이 더 훌륭한 수행자입니다. 가장 자비로운 사람이 가장 잘 닦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화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자신에게도 승리하고 남에게도 승리하는 진정한 승리자인 것입니다.


- 이 글은 중앙교육원 교육원장 화령 정사 (정심사 주교)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