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향기] 가정의 행복이 으뜸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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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9-16 14:46 조회6,25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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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45년 동안 설법하시면서 여러 가지 훌륭한 가르침을 많이 남기셨습니다. 출가승들에게는 출가승에게 맞는 가르침을, 재가신도들에게는 재가신도들에게 맞는 법을 설하셨습니다. 특히 국왕이나 대신, 장자들을 상대로 하신 설법도 많으며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하신 설법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르침이 출가승 위주로 전승되다보니 재가자들을 상대로 설법하신 것은 경전 편찬과정에서 많이 누락되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가자들을 상대로 설법하신 것 중에 남아 있는 몇몇 말씀들은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는 소중한 말씀으로서 특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큰 지침이 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부처님께서 으뜸가는 행복이란 어떤 것인가를 말씀하신 것이 있습니다.

 

부모를 잘 섬기고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면서 훌륭히 양육하고 올바른 생업에 힘쓸 수 있다면 이것이 으뜸가는 행복이다.


이 말씀은 원만한 가족 관계를 통하여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가족에 대한 의무를 다 하는 것은 행복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을 소홀히 하고 잘 돌보지 못하면 누구나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특히 자기를 낳아서 길러준 부모를 잘 모시지 못하고 남의 손에 맡긴다면 그것보다 더 괴로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서양과는 달리 특히 동양에서는 부모에 대한 효도를 강조합니다. 지금의 자기를 키워주고 먹여주며 보살펴 주신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마음은 부모가 되어야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자기가 부모가 되었으면서도 자기를 낳아준 부모의 사랑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입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하여 온갖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자식의 행복을 위하여 자존심도 구기고 몹쓸 짓도 저지르게 됩니다. 그런 부모님의 은혜를 저버리고 현재 자신의 처지가 좋지 못하다고 해서 자기를 왜 낳았냐고 부모를 원망하고 부모를 봉양하는 것을 기피한다면 이 세상 어디에서도 행복한 삶을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요즘은 생활이 어렵다고 형제 남매간에 부모를 서로 떠맡기기면서 모시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은 정말 어리석은 일입니다. 부모를 팽개치고 제 자식만 거느리면서 행복을 추구해 봤자 진정한 행복이 오지 않습니다. 부모 모시기를 회피하면 우선은 짐을 벗는 것 같지만 이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부모를 박대한 사람은 나중에 자기도 똑 같이 그런 대접을 받게 됩니다. 그것이 인과의 도리입니다. 부모 은혜조차 모르는 사람이 다른 데서 행복을 구하려고 해 봐야 그것은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잘못을 저지르는 어리석은 사람이 많습니다.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는 것도 우선 부모를 잘 모신 다음에 해야 할 일입니다. 부모를 잘 모시고 또 아내와 자식을 잘 거두어 준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행복이 없겠지요. 부모를 봉양하고 처자를 돌보는 것은 가정을 이루는 기초입니다. 그것은 또한 행복의 초석이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이 세상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행복을 찾기 어렵습니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대부분 원만한 가정관계가 유지 되지 못하는 데서 옵니다.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 데서 오는 심적인 부담이나 부부 간의 불화, 부모와 자식 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등에서 현대인들의 불행은 시작됩니다. 아무리 많이 돈을 벌어 놓고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하더라도 가족 간의 기본적인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잠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습니다. 부모 잘 모시고 가족 부양 잘하면 인생의 절반은 성공한 것입니다. 거기에 거기에다가 올바른 생업을 가질 수 있으면 그것 보다 더 좋은 것이 없을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는 직업도 다양합니다. 요즘에 와서는 직업의 귀천은 없어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고 그렇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직업을 가져도 떳떳한 직업을 가져야 합니다. 사회를 병들게 하거나 환경을 오염시키는 직업은 당연히 좋은 직업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올바른 생업을 가지라고 하신 것은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직업을 피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직업을 가지라는 말씀입니다. 더구나 그런 직업이 자기의 취미나 적성과 맞아떨어진다면 그 보다 더 행복한 삶은 없을 것입니다.


재가자들로서는 이처럼 가족관계가 원만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건전한 직업을 가지면 행복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효도하고 가족을 잘 챙기며 열심히 사는 사람은 이웃에게 나쁜 짓도 저지르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으뜸가는 행복은 이처럼 명백하고 단순한 것입니다. 이런 말씀을 통하여 가정의 달, 부처님 오신날에 여러분들의 행복도 한번쯤 점검해 보는 것이 어떨런지요?


- 이 글은 중앙교육원 교육원장 화령 정사 (정심사 주교)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