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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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뜨락 |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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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0-07-29 12:06 조회3,4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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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구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는 일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모두 갖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마치 아무 것도 갖고 있지 않는 양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세 가지가 있다. 그 세 가지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나는 글을 쓰고 있고 독자들은 이 대목을 읽고 있는 순간이 가장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왠지 지금은 하찮아 보인다. 옛날 시절이 그립고 그때가 정말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보다 더 좋은 시간이 앞으로 펼쳐질 것이라 기대한다.

막내인 나는 내 또래 친구들보다 엄마 나이가 많았다. 초등학교 때 엄마 나이가 쉰살이었다. 그 당시 난 엄마가 마치 할머니처럼 느껴졌었다. 다른 아이들 엄마는 세련된 원피스를 차려입고 학교를 방문하는데 엄마는 늘 한복을 입으셨다. 잊혀지지 않은 모습은 남색 치마에 하얀 저고리인데 난 엄마의 그런 옷차림이 창피했다. 얼굴도 곱고 자그마한 몸집이라 한복이 잘 어울린다고 어른들은 칭찬을 했지만 난 유행에 뒤진 구닥다리 엄마가 싫었다.

지금 생각하면 쉰 살의 엄마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60, 70, 80살 이렇게 나이 들어 늙어가는 엄마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 수 있다. 나도 예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젊었었기에 예전이 그리워지지만 앞으로 세월이 흐르면 지금이 그래도 좋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해서 헛되이 보낼 수가 없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다. 지금 내 곁에 누가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의미의 존재인가를 알아야 한다. 또한 그가 언제까지 내 곁에 있을거란 안이한 생각을 해서도 안된다. 그 사람도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날 수 있다. 그가 떠난 후 아쉬워할 것이 아니라 지금 내 곁에 있는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그래야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고 또 설사 그가 떠난다 해도 후회가 남지 않는다.

난 엄마를 잃고 나서야 나와 가장 가까이에 있던 엄마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엄마의 희생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엄마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항상 엄마는 맨 마지막이었다. 나는 지금 참회한다. 엄마한테 좀 더 잘해드렸어야 하는 건데 하면서 말이다. 아무리 참회하고 또 참회해도 소용이 없기에 더욱 후회스럽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이 지금 하는 일이란 말에도 동감한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일이 있지만 그 모든 일을 다 해 볼 수는 없다. 어떠한 가지 일을 해야 하는데 내가 선택해서 지금 하고 있다면 그것이 소중한 일인 것이다. 그 일로 내가 살고 있고 그 일로 내가 발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남들이 하는 멋진 일을 보고 그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 일을 하게 된다 해도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어설플 것이다. 내가 하던 일이 내 몸에 맞는 나의 옷이기에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 엄마가 입었던 남색 치마에 하얀 저고리처럼 말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과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함께 하는 이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은 불교적 관점이다. 도법 스님 법문에 지금 이 자리가 가장 소중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훔치면 도둑놈이 되고 나누면 좋은 사람이 됩니다.’라는 말씀이 있는데, 지금 좋은 일을 해야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메시지이다. 예전에 좋은 일을 했다고 아무리 주장을 해도 지금 나쁜 일을 하고 있다면 나쁜 사람이다. 그리고 지금 나쁜 일을 하면서 앞으로 좋은 일을 하겠다고 약속을 해도 대중들은 좋은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삶이 착해야 한다.

결국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세 가지는 지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나도 이 글을 끝맺음하며 지금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