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위드다르마 연재글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십성성취 | 단음사클라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0-07-29 12:23 조회3,130회

본문

단음사클라쓰

 

 

단음사에는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서원당 앞마당에는 연꽃, 수국, 접시꽃 등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고, 마당 주변에는 감나무, 대추나무, 모과나무, 매실나무, 무화과나무, 앵두나무, 봉숭아 나무, 석류나무 등에서 다양한 과실들이 주렁주렁 열매를 달고 있다. 그리고 작은 텃밭에는 오이, 가지, 고추, 호박, 토마토, 수세미, , 부추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이른 아침과 해 질 녘에는 다양한 새들이 날아와 수련꽃이 피어 있는 화분의 맑은 물에 몸을 담그며 목욕을 한다. 물속에 뛰어들어 앙증맞은 날갯짓으로 몸을 씻는 새들을 방해하기 싫어 서원당 창문 틈으로 숨죽이며 지켜본다.

 

다양한 곤충들이 있어 가끔 당황할 때도 있지만 그들 또한 아름다운 것이다. 살아있는 것은 두발로 걷든, 네발로 걷든, 여러 발로 걷든, 기어 다니든, 날아다니든, 물속을 헤엄쳐 다니든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그래도 역시 단음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보살님들이다. , 팔십대의 주름진 얼굴에 소녀미소를 볼 수 있다. 마음이 순수하고 아름답지 않으면 볼 수 없는 미소들이다. 인간의 존엄성보다 물질적 가치가 중시되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도 사람이고, 가장 잔인한 것도 사람이고, 가장 못 믿을 것도 사람이지만 단음사 보살님들의 해맑은 미소를 보면 그래도 역시 가장 아름다운 것이 사람이고, 가장 믿을 수 있는 것도 사람이고, 가장 자비로운 것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단음사 앞마당에 꽃이 피어 있다. 꽃은 아무 치장도 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온갖 것들로 자신을 치장하고 감추어도 언제나 슬프고 추하다. 사람들은 지금 현재를 살지 않으며 지금 이곳에 있는 적이 없고 과거와 미래를 사는 유령 같은 존재들이다.

 

삶은 단순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든 것을 문제로 여기고 그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순간부터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매 순간 삶이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사람들은 머리로 궁리한다. 기다려라 조금만 기다리면 그 비밀을 알아낼 것이다. 삶은 결코 알아내지 못한다. 평생의 삶이 그냥 왔다가 돌아간다. 사람들은 살아있지도 못하고 죽지도 않은 채 그냥 고달프게 자신의 업에 질질 끌려다니며 인생을 허비한다.

 

사람들의 마음은 끊임없이 자신을 돋보이게 할 수단과 방법을 찾고 있다. 그리고 세상의 교육, 문화, 문명은 사람들에게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 될 것을 가르친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남들보다 돋보이고자 한다면, 남들보다 뛰어나고자 한다면, 당신은 불편하고 긴장된 삶을 살아야 한다. 언제나 무언가를 증명해야 하고, 사람들을 확신시켜야 하기 때문에.

 

살라, 그러나 삶을 하나의 자기 과시로 만들지 말라.

살라, 그러나 자신을 드러내 보이려고 노력하지 말라.

살라, 그러나 사람들의 이목을 끌려는 욕망에 희생되지 말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부처님도 비난받았고, 예수님도 비난받았다. 말 많은 자는 비난받고, 말 없는 자도 비난받는다. 살아있는 것은 비난받고, 이미 죽은 것도 비난받는다. 이 세상에 비난받지 않은 사람은 없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그것은 그 사람들의 일이다. 그것은 내가 걱정해야 할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늘 평화롭게, 늘 옳게, 늘 진실 되게 살며, 나를 의식적으로 들어내지 않고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