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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향기 | 차와 함께 하면 좋은 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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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0-12-02 12:58 조회3,85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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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겨울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며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계절이 왔습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몸을 데우기 위해 따뜻한 차를 찾게 되는데, 여러 종류의 차 중 우리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아니면 건강을 생각해서 차를 선택하게 됩니다.

오늘은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식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녹차하면 예로부터 다식茶食을 선호했으며 예전에는 쉽게 접할 수 없어 귀하게 여겨졌지만 지금은 전통 찻집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거나 다양한 곳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식은 밤 가루, 송화가루, 콩가루, 녹말가루, 참깨가루 또는 볶아서 말린 멥쌀가루 등을 꿀이나 조청에 반죽하여 무늬가 새겨진 다식판에 박아 만든 음식을 말합니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의 다식이란 차와 잘 어울려서 차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모든 음식을 말하기도 합니다.

 

옛날 궁중에서는 철 따라 나오는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떡이나 유과, 정과 등 차와 잘 어울리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음으로써 차를 즐기는 사람들의 미각을 돋우고 몸을 이롭게 하였다고 합니다. 가정에서 쉽게 그리고 만들 수 있는 다식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1) 쌀다식 : 쌀로 밥을 지어 말린 후 노릇해질 때까지 볶아 곱게 빻은 후 체로 치고 여기에 꿀과 소금을 넣고 잘 반죽하여 다식판에 박으면 완성

2) 밤다식 : 밤을 삶아 속껍질까지 다 벗긴 다음 곱게 빻아서 체로 치고 여기에 계핏가루와 유자청 그리고 꿀을 섞어 반죽을 하고 다식판에 박으면 완성

3) 흑임자다식 : 검은깨를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뺀 뒤 살짝 볶아 기름이 나올 때까지 오래 찧어서 꿀을 섞어 반죽한 다음 다식판에 박으면 완성

4) 송화다식 : 송화 가루를 꿀로 반죽하여 다식판에 박으면 완성

5) 녹말다식 : 녹말가루에 오미자 물()과 꿀을 섞고 반죽하여 다식판에 박으면 완성

6) 콩다식 : 콩가루를 꿀로 반죽하여 다식판에 박으면 완성

 

다식은 그 재료도 좋아야 하지만 차가 지니고 있는 고유한 맛과 향을 침해하지 않아야 하고 몸에도 이로워야 합니다. 다시 말해 차가 지닌 독특한 맛이 떫고 쓴맛과 조화를 이루어서 차 맛을 더욱 좋게 하고 영양까지 고려한 간식의 기능도 갖추어야 합니다.

다식은 씹을 때 소리가 요란하게 나거나 가루가 떨어지거나 즙이 흘러나오는 것들은 미관상으로도 적합하지 않으며 너무 딱딱해도 안 되며 자극적인 맛이나 강한 향이 있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또한 모양과 색이 차와 잘 어우러져야 합니다.

 

녹차와 어울리는 다식을 추천한다면 녹차의 찬 성질을 고려하여 대추단자나 호박 설기떡, 호두강정 등 따뜻한 성질의 재료로 만든 음식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녹차 가루를 이용한 녹차 케이크, 녹차 젤리, 녹차 떡 등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어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녹차 말고도 중국의 보이차와 어울리는 다식으로 팔보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다소 생소 할 수 있으나 중국의 약밥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입니다. 이름처럼 8가지의 재료인 찹쌀, , 대추, , 건포도, 은행, 살구, 밤으로 만드는 떡으로 몸은 따뜻하게 해주는 재료들로 만들어지고 주로 후식으로 차와 함께 내놓는다고 합니다. 꿀로 찹쌀밥을 양념했기 때문에 단맛도 있고 설탕으로 했을 때보다 쉽게 굳어지지 않으며 윤기가 나 완성된 후 그릇에 담았을 때 화려한 모양이 보기에도 좋다고 합니다. 그 외에 육포나 과일로 만든 떡이나 정과류도 보이차와 함께하면 훌륭한 다식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즐겨 마시는 우롱차의 경우, 다식으로 콩가루 다식이나 양갱, 모나카, 쿠리킨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쿠리킨톤은 원래는 설에 먹는 음식 중의 하나였으며 으깬 고구마에 밤과 설탕을 섞어 뭉쳐 놓은 것에서 최근에는 삶은 밤만을 사용하여 밤과 설탕을 으깨어 둥글게 뭉쳐 낸 것으로 화과자의 형태로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차 종류 중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차가 녹차와 홍차인데 영국하면 홍차가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 영국인들은 매일 오후 4~6시 사이면 홍차와 함께 케이크나 구운 쿠키 등을 곁들이는 에프터눈 티(Afternoon Tea)’를 즐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국을 여행하게 되면 쿠키 전문점들이 자주 눈에 띄며 각 가정에서도 직접 구운 쿠키를 손님이나 이웃에게 홍차와 함께 대접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주로 음식을 먹을 때에만 궁합이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챙겨 찾게 됩니다.

 

차와 다식에서도 마실 것과 음식의 조합을 생각하며 서로의 맛과 향이 잘 어울릴 수 있는 것을 선택해서 즐긴다면 요즘과 같은 지루하고 추운 겨울밤, 가족들과 출출한 속을 달래고 힘든 이 시기도 잘 견뎌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늦은 밤 기름진 패스트푸드 보다는 달달한 쿠키나 케이크, 약간은 뻑뻑하지만 과하지 않은 다식들과 차를 함께 한다면 차를 마셔서 얻는 지방분해 효과와 입안의 깔끔함뿐만 아니라 간편한 간식으로도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