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는 나눔의 미덕美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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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11호 발행인 록경(황보상민) 발간일 2025-10-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페이지 정보
필자명 탁상달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시인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5-10-13 15:06 조회 51회본문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아무것도 주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은 세상에 누구도 없으며, 받는 기쁨보다는 주는 즐거움이 훨씬 더 크다는 말이 있다. 요즘처럼 힘겹고 어려운 때일수록 함께 나누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면 참으로 행복하고 흐뭇한 일이 될 것이다. 저마다 조금만 마음을 열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우리 삶은 훨씬 더 풍요롭고 부드러워질 것이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한 손에 등불을 들고 길을 걸었다.
그와 마주친 사람이 물었다.
“정말 어리석군요. 당신은 앞을 보지 못하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닙니까?”
그가 말했다.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한상복 님의 <배려>라는 책에 나오는 글의 한 대목이다.
배려(配慮)란 관심(Concern)을 가지고 염려(Care)해 주며 마음을 쓰는 일(Regard)이다. 배려는 받기 전에 주는 것으로, 비록 사소한 것이긴 하지만 이는 매우 위대한 소통이다. 혹시 우리는 내가 먼저 베풀기에 앞서, 남이 나를 먼저 염려해 줄 것을 은근히 기대하면서, 나에게 좀 더 마음을 써주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지나 않은지, 그리고 이러한 것으로 세상이 나를 부당하게 평가한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를 둘러싼 내 가족, 내 친구들, 그리고 나와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 지금까지 바쁘다는 핑계로 무심히 지나쳐 오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나 혼자만 잘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내가 먼저 베풀면서 나누는 것이 바로 진정한 감동을 주는 가치 있는 삶이다. 정말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돈과 명예가 아니라, 따뜻하고 훈훈한 정임을 잊지 않고 생활한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성숙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불경의 3대 설화문학에 속하는 『잡보장경(雜寶藏經)』에 보면 ‘무재칠시(無財七施)’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사람이 하는 일마다 풀리지 않아 부처님을 찾아가 호소했다.
“부처님 저는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이 무슨 까닭입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주지, 도대체 무엇을 준다는 말씀입니까?”
이에 대해 부처님은 재물이 없더라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로, ‘화안시’(和顔施: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띠고 부드럽고 정답게 대하는 것), ‘언사시’(言辭施: 남에게 친절하고 따뜻한 말을 해 주는 것), ‘심시’(心施: 착하고 어진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 ‘안시’(眼施: 호의를 담아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대하는 것), ‘신시’(身施: 몸으로 남에게 봉사하고 친절을 베푸는 것), ‘상좌시’(床座施: 남에게 자리를 찾아주거나 양보하거나 편안하게 해 주는 것), ‘방사시’(房舍施: 사람에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 등을 들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나아가 백천 마디의 말보다 단 한 번의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사람의 심중을 더 깊이 헤아린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부드럽고 온화한 표정에 배려하는 마음까지 담는다면 그 어떤 것보다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 배려는 이렇듯 돌아보는 마음, 심장이 머물고 싶은 마음, 보살펴 주는 마음, 손잡아 주는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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