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 소의경전 ]

소의경전(所依經典)은 신행(信行)을 비롯해 교의적(敎義的)으로 의지하는 근본경전을 일컫는 말로 소의(所依)란 의지할 바 대상을 의미한다. 총지종에서는 밀교의 대표경전은 『대일경』과 『금강정경』과 『대승장엄보왕경 』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을 소의경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은 불교 총지종의 소의경전으로 육바라밀의 실천수행을 교설한 경전이다. 이 경은 밀교경전이라기 보다는 대승경전에 속하는 경이다. 단지, 총지종의 실천수행법으로써 육바라밀행을 이론적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에 소의경전으로 삼은 것일 뿐이지 밀교경전이라 분류할 수는 없다.

1. 번역한 사람

본 경을 번역한 사람은 당나라의 반야(般若) 삼장이다. 반야 삼장은 인도 계빈국 출신으로 중국 당나라에 와서 수많은 경전을 한역하였다. 이 경은 당나라 정원(貞元) 4년에 번역하였다.

2. 해제

이 경은『육바라밀경』또는『이취육도경』이라고도 하며,『대반야경』의 제10회에 해당한다. 이 경은 9권 10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자씨보살이 중심이 되어 부처님께 질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명에 나타난 것과 같이 불멸 후 400∼500년경에 일어난 대승불교 사상에 입각하여 육바라밀을 설한 것이다.

(1) 제1권 내용보기

제1권의 제1품은 귀의삼보품이다. 이 품은 먼저 법회에 모인 대중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그다음 자씨보살이 박가범여래에게 일체유정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여 육바라밀의 수습방편을 문청(問請)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여래는 자씨보살의 문법공덕을 먼저 찬탄하신다. 그리고 여래는 중생들이 삼보에 귀명해야 하는 이유와 함께 삼보의 뜻을 설한다. 불보(佛寶)를 설하시며 제불(諸佛)의 법신(法身)에 귀명할 것을 역설하신다. 법보(法寶)를 설하시며 모든 법 중에는 총지문(總持門)이 최상임을 강조하신다. 또 승보(僧寶)에 대해 설명하면서 삼보에 귀명하는 방편과 과거의 죄는 참회로써 소멸하고 원친(遠親)을 버릴 것이며 생사의 바다를 건느려면 삼보에 귀명하라고 강조하신다.

(2) 제2권 내용보기

제2권은 2개의 품으로 되어 있다. 다라니호지국계품과 발보리심품이다. 다라니호지국계품에서 여래의 광명은 모든 물체의 장애를 받지 않음을 설명하고 이에 아난의 문청에 다라 여래께서 법을 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 내용은 불세계(佛世界)의 원근과 불(佛)의 명호(名號)와 일체지지, 불현세계(不 世界)의 불가사의한 장엄상(莊嚴相)을 설하고 있다. 또 만수실리보살(문수보살)이 부처님께 육바라밀의 심묘한 이취(理趣)를 수지하면 얼마만한 복을 얻는가를 청문(請問)함에 따라 부처님이 그 공덕을 설하고 있다. 이에 만수실리보살은 국계(國界)와 경전수지(經典受持)를 옹호하기 위하여 다라니를 설한다. 보현보살은 국계와 경전 수지자를 위하여 다라니를 설한다. 또 대성관자재보살이 경전 수지자를 옹호하고 국토 안의 재난을 없애기 위하여 다라니를 설한다. 육바라밀보살들이 각각 자기의 다라니를 설하며, 집금강보살(執金剛菩薩)과 제천(諸天)과 염마왕과 가로나왕들도 각각 다라니를 설한다. 이에 여래는 경전을 수지할 것을 부촉하신다. 발보리심품에서는 자씨보살이 중생을 애민하게 생각하고 여래께 보리심의 발심과 수행과 불퇴전의 법을 청문한다. 이에 여래께서는 대승행을 수행하고 큰 열반을 얻는 법을 설하신다. 대승행을 닦는 다섯가지 마음을 열거하신다.

(3) 제3권 내용보기

제3권은 제4품 불퇴전품이다. 이 품은 여래에게 자씨보살이 대비심을 일으켜서 수행하는 법을 문청하고 이에 대한 법문을 설하는 내용이다. 그 내용은 다섯가지의 발심, 정진으로 일체지지를 구하고 퇴전치 않음과 세가지 승심(勝心)을 발하여 불퇴전을 구하는 내용이며, 죄를 사(赦)하는 길은 보리를 구하는 것 밖에 없다고 설하고 있다.

(4) 제4권 내용보기

제4권은 보시바라밀다품이다. 보시로써 보리불과(菩提佛果)를 증득함을 설하고 있다. 얼마나 수습해야 보살마하살이라고 하는가를 문청하자 보리심을 발하여 불퇴전을 얻어야 보살마하살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보리불과(菩提佛果)를 속히 증득할 수 있는지를 문청한다. 중생을 제도하고 육바라밀을 수습해야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할 수 있다고 한다. 그 가운데 보시바라밀을 먼저 설하는 이유를 밝히고 오욕의 파도에 보리심이 떠내려 가는데 어떻게 보시행을 수습할 것인가를 설하고 있다. 보시바라밀을 행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주시고 있다. '유정의 빈궁을 없애기 위하여 보시바라밀을 행하라. 의혹은 보시의 마장이다. 두 가지 마음을 일으키고 일체 중생에게 신명을 바치고 성불하기를 서원하라. 부정한 이 몸이니 신명을 아기지 말고 시여(施輿)하라. 무아를 관하고 일체를 희사하라. 보리를 구하려면 대승을 수행하여 마음의 자재를 얻고 대승법을 설하여 중생을 제도하라.'고 가르치신다. 이와함께 삼종시(三種施)를 설하고 있다.

(5) 제5권 내용보기

제5권은 제6품 정계바라밀다품이다. 정계는 깨끗하게 께를 지키는 것이다. 정계의 공덕과 수행방편을 설하고 있다. 그 가르침을 보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자기가 먼저 정계를 가져야 한다. 정계바라밀을 수행하려면 세 가지의 장애를 먼저 물리쳐야 한다. 열 가지 선업에 각각 네 가지의 훌륭한 과보가 있다. 육십오종의 정계에 그 공덕이 다함이 없다. 정계의 배로써 파계자(破戒者)를 건져서 생사의 바다를 건너 저 언덕에 이르게 하라. 네 가지 물건은 법답게 구하고 비법(秘法)으로 구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무엇이 정계바라밀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6) 제6권 내용보기

제6권은 제7품 안인바라밀다품이다. 안인바라밀다를 수행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원만하며 안인에는 또 몇가지가 있으며, 수행 공용은 어떠한가에 대한 문답이 설해져 있다. 그 교설에는 '안의 종류, 안인의 공덕, 안인으로 수행하는 법'과 함께 '무아로써 안인을 수행, 아소(我所)를 없애고 안인을 수행, 안인의 진언으로 중생을 보호, 원적(怨敵)을 해하지 말고 안인으로 자기를 보호, 가엽게 생각하고 안인을 수행, 은덕으로 생각하여 공경하고 위로하며 안인을 수행, 자기의 죄과를 뉘우치고 대비심을 일으켜서 안인을 수행, 서른 두가지의 안인, 열 두가지의 관법으로 안인을 수행'하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

(7) 제7권 내용보기

제7권은 제8 정진바라밀다품이다. 정진바라밀다의 원만 수행법을 설하고 있다. '삼업 중에 의업(意業)이 최승하고 의업을 수습하는 데는 정진과 퇴전의 두 가지 마음이 있음을 지적하며 정진으로 수행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네 가지의 정진, 게을한 자는 무상의 보리에 이르기 어렵다. 세가지의 중생, 게을한 중생은 게을한 귀신에 붙들려서 미혹된다. 보살의 무량겁의 정진, 보리를 위하여 큰 서원으로 정진, 여래의 상호와 공덕도 정진으로 성취, 화신(化身)의 공덕이 모여 보신(報身)을 성취하고 보신(報身)의 공덕이 모여 법신(法身)을 성취함, 정진에 따라 지혜의 차등이 있다. 세 가지의 정진, 정진의 열가지 승사(勝事), 정진의 모든 공덕' 등에 대해 설하고 있다.

(8) 제8권 내용보기

제8권은 제9 정려바라밀다품이다. 정려바라밀다를 사유하고 수습하는 법에 대한 문청과 교설이 설해져 있다. '불도(佛道)를 성취하는 데는 오직 정려 뿐이다. 정려를 수행하려면 선지식을 친근하고 악지식을 멀리하라. 정려를 수행할때는 세간사를 버려야 한다. 대비심을 집으로 삼고 지혜를 복으로 삼아라. 열가지의 정려, 일체종지의 불을 구하러면 정으로써 불씨를 삼아야 한다. 정려의 다섯 가지 장애, 정려로 오신통(五神通)을 일으킴, 보리심을 발하기 보다 불퇴전이 어려움, 사무량심, 신통과 지혜의 분별, 일체 평등에 주하여 정려를 수습, 방편과 지혜, 여러 가지 삼매' 등에 대해 교설하고 있다.

(9) 제9권 내용보기

제9권은 제10 반야바라밀다품이다. 이 품에서는 반야의 종류와 어떤 방편으로 닦는가를 문청하고 그에 대한 답을 설하고 있다. 이 반야(지혜)가 육바라밀 중 오바라밀의 어머니라고 설하고 있다. 지혜는 모든 부처의 어머니이며 다섯 가지 바라밀이 지혜로부터 출생한다고 설한다. 그 교설에는 '다섯 가지의 두려움, 진실 무량한 공덕은 지혜에서 출생, 지혜의 열가지 장애, 열가지 승법(乘法), 반야바라밀다의 수행법,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여덟가지 법, 문법(問法)공덕과 신해(信解)공덕, 경을 가지는 공덕' 등에 대해 설하고 있다.

<법장원 연구원/ 법경>

대승이취육바라디경 권제1 위로

귀의삼보품 제1 (歸依三寶品第一)

1. 회중(會衆)을 밝힘

이와 같이 들었다. 한 때에 박가범(薄伽梵)께서 왕사대성(王舍大城)의 가란다가 죽림정사(迦蘭多迦竹林精舍)에 계실 때였다. 함께 모신 여러 보살마하살은 불퇴전위계(不退轉位階)인 십지(十地)에 주(住)하며, 십바라밀다(十波羅蜜多)모두를 이미 원만하였고, 또 많은 모든 대필추(大苾 )가 모두 다 아라한(阿羅漢)으로서, 모든 누(漏)가 이미 다하고 다시 번뇌가 없이, 기리(己利)를 체득(逮得)하여 마음이 잘 해탈하였고, 지혜도 잘 해탈하였다. 또 아승기야(阿僧企耶)의 모든 유정들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阿 多羅三 三菩提心)을 일으켰다.

2. 자씨보살(慈氏菩薩)이 박가범 여래에게 일체 유정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여 육바라밀의 수습 방편을 문청함

그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이 모임 가운데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회중(會衆)가운데 모든 유정류는 가난하고 외로와서 의지할 곳이 없이 생사에 유전(流轉)하고 애욕의 물결게 빠져서 저 언덕에 이르고자 법을 듣기위해 원하여 세존을 뵙지마는, 부처의 지혜를 구할 능력이 없다. 그때에 자씨보살이 심히 깊은 뜻을 묻기위하여, 일체 유정은 어떻게 하여야 보리심을 일으켜서 불(佛)을 구하고, 결정코 삼무수겁(三無數劫)에 피곤하고 게을함이 없을까. 이제 불 세존의 뜻을 이해하기 어려우며, 심히 깊고 광대하여 문귀(文句)가 교묘하고도 구족원만하므로 유정의 인과차별을 수기(受記)하여 속히 무상보리를 희구하리라. 이에 미륵보살마하살은 이러한 마음을 일으켜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의복을 정리하고, 잘 육근(六根)을 조복하며 신구의업(身口意業)을 모두 적정하게 하고, 그리고 그 육근은 온갖 복이 생겨나는 묘상(妙相)으로서 장엄한 여든 가지 상호(相好)가 있어 삼무수겁에 원만한 마하반야바라밀다(摩訶般若波羅蜜多)등 백천만 햇빛의 광명상으로써 그 몸을 장업하였다. 일체 유정이 우러러 보기를 싫어하는 자가 없고, 절대 견줄 수 없는 불과보리(佛果菩提)에 가까운 이와 같은 몸으로써, 부처님 계시는 곳에 가서, 오체(五體)를 땅에 대고 부처님의 두 발에 예하고, 또 무량한 공덕이 장엄한 손으로써, 갓 핀 연꽃처럼 합장하고, 공경하게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래세존께서는 일념 중에 능히 일체 유정의 과거 미래 현재의 마음을 아심으로, 혹은 유정이 법을 묻고서 청정한 마음을 얻고, 혹은 유정이 수기(受記)를 할 때에 수타원과(須陀洹果) 내지 아라한과(阿羅漢果)벽지불과( 支佛果)를 얻고 혹은,아뇩다라삼보리의 기(記)를 얻습니다. 이 뜻을 위한 까닭에 부처님께 여쭈오니 세존께서는 분별하여 말씀하여 주시옵기를 원하옵니다. 세존께서는 이제 삼세 유정이 의지할 구주(救主)가 되십니다. 혹은 대승의 행을 행하여 그 마음이 부드럽고 온화한 자도 있습니다. 오직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자비하신 마음으로 가없이 여기시고, 감로(甘露)의 법을 얻어 홀로 수용(受用)하시지 마시고, 그 법미(法味)를 같이 하게 하옵소서. 어떻게 하면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큰 열반 안락의 바른길을 걸어가게 하겠습니까? 이들 유정은 무슨 일을 하여서 부처의 지혜에서 불퇴전을 얻도록 해야하오며,어떻게하면 단바라밀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원만케 하겠습니까? 또 이 반야바라밀다는 앞의 다섯 가지의 바라밀다를 위하여 어머니가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수습하여 능히 원만하게 하며, 또 이 큰 서원을 어떻게 하면 현발(顯發)하겠으며, 또 모든 유정이 어떻게 열반의 저 언덕을 수습해야 하겠습니까? 오직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분별하여 해설하옵소서. 일체 유정을 이익케 하고 안락하게 하여 즐거움을 얻도록하기 위한 까닭입니다. 」

3. 부처님이 자씨보살의 문법공덕(問法功德)을 찬탄함

그때에 박가범 여래께서 자씨 보살마하살을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착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이제 능히 일체의 유정을 이익케하고 안락케하기 위하여 이 깊은 뜻을 물었도다. 모든 유정에게 권하여 선업을 닦도록 하기 위한 때문이며, 항상 유정이 깊은 뜻을 물었도다. 모든 유정에게 권하여 선업을 닦도록 하기위한 때문이며, 항상 유정에게 권하여 부지런히 수습하도록 하기 위한 까닭이며, 그대는 이제 일심으로 널리 유정을 위하여 한꺼번에 사슬을 끊고 법을 부지런히 구하는 때문이며, 그대는 이제 큰 자비심으로써 삼아승기겁에 육바라밀다의 큰 법해(法海)를 원만케 하기 위한 까닭에, 오직 새벽 밝은 별이 다 넘어가고, 아침 해가 문득 비춰옴과 같이, 그대도 이제 또한 그러하다. 마땅히 불일(佛日)이 되어야 할 것이다. 」

4. 부처님은 중생들이 삼보에 귀명해야 되는 이유를 설함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내 이제 그대를 위하여 심히 깊은 뜻을 구족하게 분별하리라. 만약 지혜 있는 사람이 생사의 험한 길을 생각하고 관찰(觀察)하여 볼 때 믿고 의지할 곳 없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느니라. 비유하면 큰 바다의 배에 선주(船主)없는 것과 같아서, 그 배 가운데의 유정은 많이 빠져 죽고, 높이 솟은 물결의 소용돌이로 배는 부숴져 침몰하고, 여러 가지 재난으로 항상 걱정 근심이 있으므로, 위없이 길상한 사공을 구하여서 믿고 의지해야 되는 것이다. 또 모든 유정은 생사 가운데서 항상 두려움이 많으므로, 세력 있는 사람을 구하여 믿고 의지하므로써 원적의 침해를 입지 않고, 가령 그 원적에게 큰 미친 힘이 있어서, 이 사람의 의지할 곳이 되더라도 그 원적은 다시 능히 손해를 끼치지 못할 것이며, 또 그 원적은 이미 세력을 보고 영원히 원한을 버리고, 정도로써 화도하는데 순종할 것이다. 일체 유정도 또한 이와 같아서, 각 이러한 생각을 할 것이다. '누가 능히 나를 위하여 귀의처(歸依處)가 되어서 그 모든 근심을 없애고 안락을 얻게 할까?' '이 삼계 오도(三界五道) 중에서 천룡(天龍)약차(藥叉)아소라(阿蘇羅)가로라(迦 羅)건달바(健達婆)긴나라(緊捺羅)마호라가(摩 洛迦)인비인(人非人)등의 여러 무리들 가운데 이런 이를 구하더라도, 능히 귀의자(歸依者)-의지하여 구원을 입을 수 있는 절대 권능자-가 되어줄 자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제천(諸天)들은 자기 자신도 아직 생사의 얽매임과 번뇌의 얽매임을 면하지 못하고, 삼계에 유전하여 무량무변의 뭇 고통이 있고,모든 두려운 일을 겪으며 탐욕의 그물에 얽어 매였는데, 어찌 능히 나를 위하여 귀의처가 될 것인가. 또 제천들이 항상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마음에 두려움을 품고 있는 것이 저 아소라와 같은데 하물며 사람과 다른 모든 중생이야 말해 무엇하랴. 이러하므로서 삼계 육도를 관찰함에, 능히 나를 구제함에 감당할 자는 없으므로, 이로써 마땅히 불법승에 귀의해야 할 것이다. 불법승을 제쳐놓고 다시 능히 나를 구호할 자가 없을 것이다> 일체 유정이 만약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열반의 낙을 구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불법승 삼보에 귀의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써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불법승에 귀의하게 하는 것이다.」

5. 부처님이 삼보의 뜻을 설함

그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어찌하여 불법승보라고 하며, 어떻게 귀명하여야 합니까?」

(1) 불보(佛寶)

① 불신(佛身)

부처님께서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불보(佛寶)라고 하는 것은 곧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불신(佛身)이요, 둘째는 불덕(佛德)이다. 불신(佛身)이라 하는 것은 여래(如來)응공(應供)정변지(正偏知)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이니, 이미 과거 무량무변 아승기겁(阿僧祇劫)에서,신명을 아끼지 아니하고 육도(六度)를 부지런히 닦아서 만행(萬行)이 원만하고, 보리수 밑에 금강좌에 앉아서 마군을 항복받고 모든 결적(結賊)을 끊어서, 일체지를 얻어 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하여,이와 같은 승묘한 공덕(妙功德)을 구족하시었다. 이것을 불신(佛身)이라고 한다.」

② 불덕(佛德)

「불덕이라고 하는 것은 곧 불신(佛身)중에 구족한 십력(十力)사무소외(四無所畏)십팔불공법(十八不供法)대자(大慈)대비(大悲)대희(大喜)대사(大捨)삼해탈문(三解脫門)삼시도(三示導)-신변시도(神變示導)기설시도(記說示導)교계시도(敎誡示導)-육신통(六神通)수심삼마지(隨心三摩地)-마음대로 자재하게 삼마지에 주하는 것-사지(四智)이지(二智)-정체지(正體智)후득지(後得智)-로써 아는 경계를 여의고.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을 끊고, 모든 습기(習氣)를 여의고, 무공용(無功用)-무위(無爲)-의도(道)로서 여여(如如)한 화도(化導)를 일으켜서, 혹은 먼데나 혹은 가까운데나 가고 오는 것이 자재하여 장애가 없고,한 개의 개자(芥子) 속에도 능히 무량한 모든 묘고산(妙高山)을 간직하는 이러한 공덕은, 무량무변한 제불여래가 모두다 구족하였다. 또 한 겁으로부터 무량겁에 이르도록 수명이 자재하여서 능히 손멸함이 없고, 신경통(神境通)-境界와 自身을 自在하게 變現하는 것-으로 왕래변현하는데 장애가 없이 뜻에 따라 자재하며, 제불세존이 경행하는 성읍(城邑)과 취락(聚落)에, 먼저 미묘한 금빛 광명을 발하여 그 곳을 비추고,그 가운데 중생들이 이 광명을 만나면, 몸의 병과 마음병이 모두 낫고 심화병이 소멸하여 청량한 몸을 얻게 되며 곱사가 펴지고 절름발이 걷게되며, 눈먼 자는 능히 보고 귀먹은 자는 듣게되며, 벙어리는 말을 하고 그 마음이 요란한 자는 본심으로 돌아가며, 귀매 망량에 걸린 자나 전광(癲狂)이나 미친자도 모두 낫고, 헐벗은 자는 옷을 얻고 교만한 자는 겸손하며, 우뇌한 자는 마음이 안온하고 도를 잃은 자는 바른 길을 얻으며, 주리고 목마른 자는 음식을 얻고,갇힌 자는 해탈을 얻으며, 공포(恐怖)한 자는 무외를 얻고, 언덕과 개골창과 산골짝과 강 언덕을 모두 평정하여 손바닥을 치는 것과 같으며, 낮고 작은 집과 문은 자연 크고 높으며, 좁던 길거리는 모두 넓어지고 시장과 동리는 자연 환하게 넓게 열려지며, 더러운 것이 변하여서 깨끗하고 향내나며, 가시 독침(毒針)과 와력사석(瓦礫沙石)이 나타나지 아니하며, 날빛이 밝게 비추나 염독(炎毒)이 전혀 없고, 향기바람이 화창(和暢)하여 먼지가 일체 없다. 백학(白鶴)공작(孔雀)앵무(鸚鵡)사리(舍利)가릉빈가(迦陵頻伽)구기라(拘枳羅)구나라(拘那羅)명명(命命) 등의, 새의 그 소리가 아름답고 예뻐서 화하고 고운 소리를 내고, 코끼리•말•소•양•물소•시리소•들소•죽우(竹牛)들이 각각 그 본음(本音)을 내거 소리가 미묘하며, 공후(  )와 통소 젓대 가야금(伽倻琴) 거문고 등 이와 같은 악기를, 치지 않아도 저절로 소리가 나고, 다른 여러 가지 교묘하고도 기이한 모든 신통한 일이 다 나타나서, 이러한 온갖 희한한 일이 날마다 다르게 좋은 일이 더해가는 것은 이것이 다 여래의 위신력(威神力)이다. 만약 중생이 불세존과 부처님의 공덕에 하나라도 다름이 있다고 의심하면 마땅히 이렇게 말하라.<부처와 공덕은 하나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라>고 비유하면 등불 심지와 밝은 것과 하나가 아니나 다르지도 않는 것과 같으므로 심지를 떠나서 따로 밝음이 없다. 만약 밝은 불이 심지를 떠난다고 한다면 등불이 미치는 곳은 모두다 뜨거워 타버릴 것이다. 불신(佛身)과 공덕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이 미묘한 몸은 곧 부처의 공덕으로서, 무루 법신(無漏法身)-일체 번뇌가 없는 법신-자타수용(自他受用)의 평등한 소의(所依)이니라.」

③ 법신(法身)

「그러나 이 불신은 또한 이 체(體)도 아닌 것이니, 이 체를 떠나서 따로 법신이 없는 때문이니라. 만약 이것이 체라고 하면 겉의 물체와 같이, 사대(四大)의 상(相)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알아야 할지니 상(相)도 아니고 무상(無相)도 아니라. 만약 상이 아니라면 큰 허공과 같다. 큰 허공과 같으면 성(性)은 곧 상주(常住)하여 방편의 허물(過)이 없고, 자성이 청정하여 물들고 집착함이 없이 심히 깊고 한량이 없어서 변하거나 바꿔짐이 없고, 이해하기 어렵고 알기도 어려우며, 미묘적정(微妙寂靜)하여, 가가없는 참되고 떳떳한 공덕을 갖추었으며, 모든 희론(戱論)을 끊고, 오직 부처님만이 증지(證知)하셔서 다른 이의 미칠바가 아니며, 또한 비유하거나 비교하고 헤아릴 바가 아니니라. 자씨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은 몸은 곧 이것이 과거 미래 현재의 모래수 같은 제불세존의 법신의 상이니라.」

④ 보신(報身)

「불의 보신이라 함은, 모든 여래가 삼무수겁에 무량한 복혜의 자량(資糧)을 닦고 모아서 일어난 가없고 진실한 공덕으로서, 상주불변(常住不變)의 제근상호(諸根相好)와 지혜의 광명은 법계에 두루 차서, 다 출세무루(出世無漏)의 선근으로부터 나는 까닭에 불가사의하여 세간 지혜를 초월한 것이다. 유정을 순숙(純熟)하기 위하여 이러한 상을 나타내어서, 다함이 없는 법을 연설하여 널리 이익되게 하는 것이 가가 없느니라. 자씨는 마땅히 알지니라. 이것이 곧 여래의 보신이 원만한 것이다.」

⑤ 화신(化身)

「화신이라 함은, 저 유정을 위하여 응화(應化)에 따르기 때문에, 무량아승기야에 모든 화불신(化佛身)을 나타내며, 그 화신하는 곳은 혹은 지옥에서 그 몸을 나타내어 그 유정을 제도하여 뭇 고통을 여의게 하며 인도하여 정법으로써 좋은 마음을 내게하여 곧 인천에 나서 승쾌락을 받고, 불법중에서 깊게 믿고 즐기며 부처의 법분(法分)을 얻어서 성도과(聖道果)-성인의 지위에 이르는 수행을 하여 얻은 결과-를 얻게 한다. 혹은 아귀취에 출생하여 그 유정을 화도하고, 기갈과 온갖 핍박을 여의계 하고, 화도하기를 정법으로써 승심(勝心)을 일으키게 하며, 곧 인천에 나서 모든 쾌락을 받고, 깊이 불법에 들어가서 성도과를 얻게 한다. 혹은 축생으로 화하여 그 취(趣)에서 혹은 가로라(迦  )의 몸이 되고, 혹은 용(龍)의 몸도 되고 혹은 사자(師子)상마(象馬)곰 호표(虎豹)시랑(豺狼)여우 호토(狐兎) 도마뱀 독사 자라(鼈)악어 백학(白鶴)공작(孔雀)봉황(鳳凰)원앙(鴛鴦)앵무(鸚鵡)사리(舍利) 등 여러 가지 몸이 되어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서로 잔해(殘害)함을 여의고, 자비한 마음으로 서로 향하게 하고 능히 모든 두려움을 여의게 하며, 정법을 깊이 믿고 즐기게하여 불법승에 귀명하게 하고, 인천에 나게하여 모든 쾌락을 얻고, 부처의 법분(法分)을 얻어서 성도과를 증득하게 한다. 혹은 유정을 화도함에 다른 국토에서 하기도 하고, 혹은 일월의 빛이 능히 비추지 못하는 곳에 이와 같은 온갖 불법이 없는 곳에서 정법을 세워서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불법승에 귀의케 하여 머리를 깎아서 부처님의 금계(禁戒)를 받게하고, 필추(苾芻)와 필추니(苾芻尼)가 되고 혹은 우바색가( 波索迦)우바사가( 波斯迦)다 되어 승방(僧坊)을 세워서 정법을 호지하고, 무량 무수한 유정을 안심입명케 하여 인천열반(人天涅槃)의 저 언덕에 두고 과증(果證)을 얻게 한다. 혹은 천취(天趣)에 나서 그 유정을 화도하여 오욕(五欲)을 여의게 하며, 마음에 염착이 없고 정법으로써 인도하여 보리심을 일으켜서 불법승에 귀의케하고, 깊이 정법에 들어가서 열반해탈의 과증에 이르게 하며, 혹은 인취(人趣)에 태어나도 왕궁(王宮)에 거처하는 석가종족의 집에 나서, 선교한 방편(善巧方便)으로써 모든 유정을 화도하고, 삼계의 번뇌 우환과 생로병사를 끊어버리게 하기 위한 까닭에 현세의 생을 받아 성을 넘어 출가하여, 보리수 아래 길상초(吉祥草)를 깔고 도량의 금강좌에 앉아서 마군을 항북 받고 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하여, 유정을 화도하기 위하여 정법륜을 전하고, 큰 광명을 놓아 일체에 두루 세간을 비춰서 자리이타(自利利他)를 모두 다 원만케하며, 혹은 적정(寂靜)을 나타내어 대열반(大涅槃)에 들어가니, 이것을 곧 부처의 화신이라하며,이와 같은 여러 가지 선교한 방편은 무량무변한 것이다. 이것은 여래의 자재신력(自在神力)이니라. 이러하여도 삼신(三身)의 체(體)에는 이상(異相)이 없느니라. 」

⑥ 제불의 법신에 귀명해야 되는 것을 설함.

그때에 박가범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마음에 어떠한가?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불에 귀명하려하면, 마땅히 세불의 청정법신에 귀명할 것이니라. 만약 불의 법신을 구하고저 한다면, 마땅히 이러한 큰 서원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원하건데 나와 저 일체 유정은 마땅히 이와 같은 공덕법신을 얻어지이다.>어찌하여 이러한 서원을 일으키게 하느냐하면, 불의 응신(應身)은 찰나에도 변천하고, 화신불은 속히 열반에 들지마는 공덕법신은 담연상주(湛然常住)하는 것이니 이러므로써 청정법신에 귀명할 것이니라. 법신에 귀명하면 곧 이것이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님께 귀명하는 것이 되느니라. 만약 내가 중생을 버리고 열반을 얻는다면, 곧 같은 지옥의 모든 고를 받을 것이며, 만약 유정과 같이 해탈하게 되면 지옥에 처한다고 하더라도, 열반과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이 인연으로써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불의 법신에 귀명하여 열반의 낙을 증득하게 할 것이니라. 구경여여한 체는 더하고 덜함이 없으며, 법신은 이 진실로 안락한 것이라 이러므르 다만 불의 법신에 귀명하게 할 것이다.」

(2) 법보(法寶)

또 다시 자씨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이름을 청정법보라고 하느냐하면, 법보에 또 세 가지가 있다. 어찌하여 세 가지라고 하는가 하면

① 제1의 법보

「제일의 법보는 열반과 감로와 해탈과 상락아정(常樂我淨)을 체성으로 하고 능히 일체 생로병사의 우비고뇌를 다 멸한 것이다.」

[생고(生苦)]

「어떤 것을 생고(生苦)라 하는고 하면, 부모가 판합할 때에 부정한 종자가 모태 가운데 들어가서, 업력의 바람으로 아홉 달을 경과할 때 캄캄한데 머물러서 광명이 없고 생숙장(生熟藏)사이에 있을 동안에 더럽고 부정한 팔만 고충(蠱 )과 함께 있으며, 숨쉬는 것을 어머니에 따라서하고 입으로 능히 말하지 못하며, 눈으로는 보지 못하고 기갈과 한열의 온갖 고초가 몸과 마음에 핍절(逼切)하다. 이와 같은 모든 고가 무량무변하여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자재(自在)를 얻지 못하게 하므로 생고(生苦)라고 하느니라. 이와 같은 고를 받는다 할지라도, 그러나 한가지 덕(一德)이 있으니, 일체의 원한이 있는 자도 보지 못하는 곳이며, 또한 옳고 그르고 과실과 죄를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비할데 없는 열반안락의 법 중에는 이와 같은 고뇌가 없는 것이다.」

[노고(老苦)]

어떤 것을 늙는 고라고 하는가 하면, 중생은 젊음으로부터 늙음에 이르기 까지 시절이 바뀌고 모든 충실하는 것은 모두 다 손멸(損滅)하여, 근력이 쇠하고 행지(行止)가 전도(戰掉)-늙으면 기운이 없어 손이 떨리고 머리가 저절로 흔들리는 것-하며 모발은 희여지고 안면은 주름지며 이목은 어둡고 이는 빠지며, 모습은 추루(醜陋)하고 신상(身相)은 곱사 같아서, 사람들이 싫어하고 천대하며, 모든 말은 말하자 잊어버린다. 그리고 이 몸으로써 그 무거운 짐을 진 것이니, 비유하면 타는 등불에 기름은 이미 다 하였고, 오래지 아니하여 장차 꺼지려 함과 같은 것이니 늙음도 또한 이와 같아서 건장하고 기름끼 잇는 것은 이미 다하여 오래지 않아 장차 죽게 된다. 또 소막차모(蘇莫遮帽)-탈을 쓰는 모자-로써 사람의 머리와 낯을 덮어서 쓰고, 모든 유정들이 보고 곧 희롱하게 하는 것과 같다. 늙음의 소막차도 또한 이러하여, 한 성읍(城邑)으로부터 한 성읍에 이르는 일체의 중생이 쇠로(衰老)의 모자를 쓰면 보는 자는 다 희롱한다. 이 인연으로써 늙는 것을 큰 고통이라고 한다. 죽지 않는 것을 제하고는 약으로도 능히 다스릴 수 없으며, 늙음의 고통을 받는다 하더라도 이것을 싫어하지 아니하고, 천지 신명(神明)에 기도하여 항상 장수하기를 원하지마는 비유할데 없는 열반안락의 법중에는 이 늙음의 고초가 없느니라.」

[병고(病苦)]

무엇을 병고라 하는가? 소위 지수화풍이 서로 위해(違害)하여, 온갖 고초가 그 몸에 와서 모이는 것이다. 일체 중생은 노소를 불문하고 다 함께 이 고통이 있다. 안락하여 몸이 쾌적한 것과 승묘한 오욕(五欲)과 금은진보와 가족권속을 모두다 버리고, 모든 가르침도 남녀 친척이 다 승순하지 아니하며, 일체의 원한 가진 자가 업신여기고 와서 겉으로 친하여 하므로 이와 같은 병고는 다 원하고 구하는 것이 아니다.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병을 큰 고통이라 한다. 안락열반의 비할데 없는 법 가운데는, 청정적연(淸淨寂然)하여 이러한 병고는 없느니라.

[사고(死苦)]

「자씨여, 어떤 것이 죽는 고통인가하면 이른바 중생이 기절(氣絶)하여 육신이 소멸하고 감각과 아는 것이 없는 것이니, 일체의 고통 가운데 죽음의 고통보다 더 한 것이 없다. 나고 늙고 병드는 고는 오취(五趣) 가운데 있고 없는 것이 일정하지 않지마는, 이 죽음의 고는 다함께 이것은 있는 것이다. 비유하면 가난한 고뇌가 능히 영화를 물리치는 것처럼, 원증고(怨憎苦)가 능히 친애함을 물리치는 것처럼, 죽음의 고가 만약 이르면 노소를 가리잖고 우지귀천(愚智貴賤)의 일체가 모두 이 몸을 버리고 캄캄한 곳에 들어가서, 의복 와구(臥具)와 일체의 재보도 능히 이것을 쓰지 못하고, 알몸으로 가며 또한 길동무도 없다. 재물로도 면치 못하며 털어놓고 하소연을 하여도 용서받을데라곤 전혀 없으니, 슬프게 탄식한들 어찌하랴. 무상(無常)은 능히 이런 작해(作害)를 하며, 심히 비악(鄙惡)한 것은 원친을 가리잖고 삼계 중생이 능히 면하고 여읠 수 없이 다 사벌(死伐)을 당하게 되니 , 누가 능히 이것을 구원하랴. 설혹 전륜왕(轉輪王)과 나라연의 힘으로도 다 붙들려 잡히게 되는 것이다. 마땅히 알아야 한다. 죽음의 고초는 무량무변 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에 죽음은 제일 큰 고통이다. 해탈열반의 비할데 없는 법중에는 적정하고 안락하여 이런 죽음의 고가 없는 것이다. 비유하면 사람이 쌀센 큰 강물에 빠져 떠내려 갈것이 높은 산에 올라가서 겁나고 두려움을 면함과 같이, 중생도 또한 그러하여, 항상 일체 생사의 폭하(瀑河)에 빠져 떠내려 갈것이나, 열반의 산에 올라가서 생사의 두려움을 여의고, 또한 내리는 비가 능히 독한 열과 티끌과 더러운 장애를 제거하여, 인민이 안락하고 몸과 마음이 청량하며 온갖 풀과 꽃이 성하게 자라나서 과실을 성숙함과 같이, 여래의 법우(法雨)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능히 일체 번뇌의 독열(毒熱)을 없애고, 중생으로 하여금 안락하게하며, 해탈정량으로써 일체 맑고 깨끗한 착한 씨를 자라게하고, 과실을 맺게하여 열반을 얻게한다. 이 인연으로써 제불세존은 무상한 몸을 버리고 열반의 낙을 증하였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거듭 이뜻을 밝히기 위하여 게송을 설하셨다.

1. 불과 법과 체가 같은 것을 설함
「여래의 묘한체(妙體)가 곧 법신이며 청정한 해탈은 곧 진제(眞諦)와 같다.날과 빛이 서로가 못 떠남 같이 여래의 공덕이 곧 열반이니라.」 2. 진망(眞妄)이 둘이 아님을 설함
진아(眞我)와 부처와는 차별이 없어 일체의 유정들이 가는 곳이라 생사 열반이 같고 둘이 없어서 그 성(性)을 괴손(壞損)않고 조작(造作)도 없다. 3. 더럽고 깨끗한 법성의 평등한 이치는 부처만이 아는것을 표시함
구(垢)정(淨)은 다름없는 여여성(如如性)이라 불세존 혼자서만 깨치시었네 중생은 여래장이 모두 있어서 삼보가 세간에서 나타났도다. 4. 성인과 범부의 견해가 다른 것을 표시함
유정들이 불지(佛智)에 들 수 있음은 청정한 성(性)차별이 없는 연고라 불과 중생 그 성품 다름 없으나 범부는 달리봐도 성인(聖人)차 없네. 5. 일체는 그 법성이 차별 없음을 설함
중생이 본래부터 청정한 것을 삼세여래 다 같이 설한바이라 그 성(性)의 구(垢)와 정(淨)이 둘이 없어서 중생과 부처와는 차별이 없다. 6. 심성은 허공과 같음을 설함
공은 시방 두루차 분별 없듯이 심성의 평등함도 그런 것이라 비컨데 중생계가 허공 중에서 생멸을 받는 것과 같은 것이다. 7. 無爲界가 金剛不壞임을 설함
제근(諸根)이 생멸함도 이와 같으며 무위계(無爲界)에 처(處)함도 그런것이라 허공을 불이 능히 못태우듯이 생사는 무위성(無爲性)을 헐지 못한다. 8. 서로 依存하는 相을 밝힘
지수풍륜(地水風輪)전(轉)하여 상의(相依)하지만 허공은 의존하는 상(相)이 없도다. 온처계(蘊處界) 세가지도 그러하여서 업종(業種)의 번뇌성(性)에 항상 머문다. 9. 眞無爲는 妄想無明의 所依임을 밝힘
그 업장의 번뇌는 어디 머물가 망상무명(妄想無明) 근원에 머물고 있다. 망상의 그 마음은 어디 있을까 무위정심(淨心)의 성(性)에 항상 있도다. 10. 蘊處界는 假說로서 다 無住를 法性으로 하는 것을 설함
온처계 세 가지는 가설(假說)함이요 일체의 법의 성은 본래 무주(無住)라 업(業)혹(惑)이 상지(相持)함은 지수(地水)와 같고 망상이 전동(轉動)함은 바람과 같다. 11. 惑業도 空에 依하여 所有가 없으므로 惑業 그대로가 空理인 것을 설함
심성 본래 맑음이 허공과 같고 망상도 공하여서 소유가 없네 번뇌업고(業苦)망상에 생겨나서는 업고(業苦) 도로 번뇌의 원인이 된다. 12. 惑業의 法性은 寂靜한 것을 說함
혹업(惑業)은 순환(循環)하여 정거(定居)가 없고 인없고 연(緣)도 없고 모인 곳 없어 생멸 없는 법성은 공적(空寂)함이라 본체의 광명지(光明智)는 청정하도다. 13. 妄想으로부터 二執을 일으키는 것을 밝힘
자성은 생함 없고 변이(變異)없으나 번뇌와 무명때(垢)에 가리워져서 예안( 眼)으로 두 대 달 보는 것처럼 중생의 이집(二執) 또한 그런 것이라. 14. 지혜는 능히 미혹을 막는 것을 설함
번뇌는 오직 모든 꿀벌과 같고 그 꿀은 여래장에 비유함이라 이 꿀은 뭇벌들에 둘러 싸이나 지자(智者)는 몸 보호해 꿀을 취한다. 15. 六度는 능히 法界身을 證하는 것을 설함
무상(無相)의 육도만행 방편삼아서 능히 그 법계신을 증득하나니 비유하면 안 찧은 곡식같아서 남에게 먹게할 수 없을 것이다. 16. 미혹이 있는 자는 남을 화도 할 수 없음을 밝힘
보살은 번뇌 등겨 아니 버리면 남에게 감로 밥을 줄 수가 없네 행인이 더러운 곳 보물 흘려서 만년을 경과해도 더러움 없네. 17. 미혹은 眞性을 물들일 수 없음을 밝힘
천안은 보물소재(所在) 보고서 알고 가져다가 씻어서 뜻대로 쓴다. 부처는 중생성(性)이 둘 없음을 알고 번뇌의 더러움을 씻으려 하네. 18. 결정을 證함
대승의 감로수로 물을 삼아서 진로(塵勞)를 다 씻으면 불성(佛性) 나타나 비유하면 오곡에 새싹이 트면 결정코 그 열매를 거둠과 같네. 19. 불성은 항상 청정하므로 지혜는 능히 그 이치를 증득함을 밝힘
불성은 유무중간이 아니 여읨을 부처만이 스스로 증득하시고 법보의 자성 항상 청정하다고 제불세존 이렇게 설하시었네. 20. 客塵은 불성을 덮더라도 모든 덕을 구족한 것을 설함
객진과 뭇 번뇌에 덮이는 것은 구름이 일광 덮는 것과 같으나 때가 없는 법보는 중덕(衆德)갖추어 상락아정(常樂我淨) 모두 다 원만하였네. 21. 理와 智가 無垢임을 밝힘
법성이 청정하면 어찌 구할가 분별 없는 지혜로 증득하리라 못물이 깨끗하여 때가 없으며 연꽃도 물 않드는 것과 같으리. 22. 번뇌가 없어지면 佛性이 나타나는 것을 표시함
월식(月蝕)후에 광명이 밝은 것처럼 햇빛이 구름에서 나온 것처럼 무구(無垢)공덕 넓고도 장엄하여서 번뇌 씻고 광명이 나타나리라.」

② 제2의 법보(法寶)>

부처님께서 자씨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지니라. 제일의 법보는 즉 이 마하반야(摩訶般若)와 해탈과 법신이니라. 또 다음에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제 이의 법보란 것은, 이르되 즉 계(戒)정(定)혜(慧)의 모든 미묘한 공덕인데, 이른바 삼십칠보리분법(三十七菩提分法)-三十七道品-이라. 이르되 사염주(四念住)-삼념처-와 사정단(四正斷)-四正勤-과 사신족(四神足)-四如意足-과 오근(五根)-信進念定慧-과 오력(五力)-信等五根의 力-과 칠각분(七覺分)-七覺支-과 팔정도(八正道)이니라. 이 삼십칠법은 앞의 청정법보를 위한 방편이 되느니라. 어찌해서 방편이 되느냐하면, 이법을 닦음으로써 능히 그 청정법신을 증(證)하는 것이니, 마땅히 알지어다. 이것이 즉 제 이의 법보이니라.」

③ 제3의 법보(法寶)

또 다음 자씨여, 무엇을 제삼의 법보라 하는가 하면, 이른바 과거 무량한 긍가사( 伽沙)의 제불세존이 설하신 정법이라. 내 이제 또 마땅히 설하리라. 팔만사천의 모든 묘법(妙法)은 유연(有緣)의 중생을 조복하고 성숙(成熟)하여, 아나타(阿難陀) 등의 모든 대제자로 하여금 한 번 귀에 듣고 다 기억하여 가지게 하고, 통틀어서 다섯으로 나눴으니, 첫째는 경전(經典), 둘째는 율장(律藏), 세째는 논장(論藏), 네째는 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密多), 다섯째는 다라니문(陀羅尼門)이라. 이 다섯가지 장(藏)으로서 유정을 교화하고, 마땅히 제도할 곳에 따라서 그를 위해 이것을 설하며, 만약 그 유정이 산림(山林)에 거처하기를 즐기고 항상 고요하게 있느면서 정려(靜慮)를 닦는 자에게는, 그를 위하여 경법을 설하고 만약 그 유정이 즐겨서 위의(威儀)를 익히고, 정법을 호지(護持)하여 일미화합(一味和合)하여서 오래 머물도록 하려하는 자에게는, 그를 위하여 계율을 설하며, 만약 그 유정이 즐겨서 정법을 설하고 법의 성상(性相)을 분별하며 순환연핵(循環硏 )하여 구경 심히 깊게 들어간 자에게는 그를 위하여 논장(論藏)을 설하고 만약 그 유정이 즐겨서 대승의 진실한 지혜를 익히고 아법(我法)집착의 분별을 여읜자에게는 그를 위하여 반야바라밀다장(藏)을 설하며, 만약 그 유정이 계경(契經), 조복(調伏), 대법(對法)-四諦의 이치를 對觀하여 열반에 對向하는 뜻-반야(般若)를 수지(受持)하기 어려운 자, 혹은 또 유정이 모든 악업을 짓고 사중(四重)-四波羅夷罪-팔중(八重)오무간죄(五無間罪)방방등경(謗方等經)-대승경전을 비방한죄-일천제(一闡提)-善根을 끊는 것- 등의 여러 가지 중한 죄를 소멸하고, 속히 해탈하여 열반을 단번에 깨치게 하기 위하여는 그를 위해서 모든 다라니장(藏)을 설하는 것이니, 이 다섯 가지 법장(法藏)은 비유하면 우유(乳) 낙(酪)-소와 양의 젖으로 만든 빠다 같은것-생수(生수)-소젖으로 만든 치즈 같은 것-숙수(熟수)-생수보다 나은것-묘제호(妙醍 )와 같아서, 계경(契經)은 젖과 같고 조복(調伏)은 낙과 같고 대법교(對法敎)는 그 생수와 같고 대승반야(大乘般若)는 숙수와 같고 총지문(總持門)은 비유하면 제호와 같은 것이다.」

<모든 법보 중에 총지문이 최상임을 설함>

「제호의 맛은 젖, 낙, 수 중에 미묘하기가 제일이라, 능히 모든 병을 낫게하고 모든 유정의 몸과 마음을 안락하게 하며 총지문은 계경등 중에 가장 제일이라. 능히 중죄를 제멸하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생사를 해탈케 하며 속히 열반의 안락한 법신을 증하게 하느니라. 또 다음에 자씨여, 내가 멸도(滅度)한 후는 아난타(阿難陀)로 하여금 설한바, 경장(經藏)을 수지(受持)하게 하고 그 우바리( 波離)로 하여금 설한바, 율장(律藏)을 수지하게 하며, 가다연나(迦多衍那)로 하여금 설한바 논장(論藏)을 수지하게 하고, 만수실리보살(曼殊室利菩薩)로 하여금 설한바 대승반야바라밀다(大乘般若波羅密多)를 수지하게 하며, 그 금강수보살(金剛手菩薩)로 하여금 설한바 심히 깊고 미묘한 모든 총지문(總持門)을 수지하게 하였다.」 이와 같은 교문(敎門)은 능히 유정의 생사 번뇌의 긴 밤의 어두움을 없애고, 속히 벗어나서 해탈의 과를 증하게 할 것이니라. 비유하면 밝은 등불이 능히 어두움을 없애고 길을 보게함과 같이, 불(佛)도 또한 이러하여, 지혜의 횃불을 태워서 능히 유정의 십불선(十不善)의 어두움을 비춰서 착한 길을 보게하고, 설혹 그 유정이 재보를 마끼더라도, 이 법을 들으면 곧 능히 일체의 빈궁에게 혜시하며, 막약 악업의 중생이 있어서 이 법을 들으면, 악을 버리고 선을 닦으며, 만약 성내는 자는 곧 능히 인욕하고, 해태한 유정이 들으면 정진하며, 산란한 중생이 들으면 적정하게 되고, 우치한 유정이 이 법을 들으면 곧 지혜를 일으키고, 지혜를 얻으면 다 능히 회심(廻心)하여 여러 가지 선을 닦으며, 또 모든 유정이 이 법을 들으면, 악취(惡趣)의 문을 닫고 열반의 길을 여는 것이, 오직 감로 같은 해탈의 과를 증한것과 같을 것이다. 마땅히 알지어다. 이것이 곧 제삼의 법보이니라. 이 세가지 법보에서 일체의 중생은 마땅히 무위 법보에 귀의해야 할 것이니, 일체의 법중에 최존 최승한 것은 무위 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느니라. 왜 그런가 하면 생사의 큰 고해중에서 능히 배도 되고 땟목도 되며, 능히 유정을 위하여 감로의 양약이 되는 때문이다. 또 이 긍가사( 伽沙)같은 제불보살이, 삼무수겁에 육도만행으로서 증득한 불과(果)이며, 이와 같은 묘법은 공덕원만하므로 이로써 무위의 법보에 귀의하는것이니라. 만약 중생이 경을 수지(受持)하려하면, 마땅히 이러한 원(願)을 발할 것이니라.원하건데 내 이와같은 법보에 귀명(歸命)하겠습니다. 이 법에 귀명하고, 원하건데 오도(五道)의 일체 중생도 또한 이 원을 일으키게 하겠습니다. 내 이제 귀명 하고 또한 유정으로 하여금 이 공덕법중에 안주(安住)케하여 더욱 열반 진실의 보소(譜所)에 이르게 하겠습니다>라고. 자씨여, 마땅히 알지어다. 이것을 제삼의 법보라 하느니라.」

(3) <승보 (僧寶) >

「자씨여 무엇을 진실한 승보라고 하느냐하면, 승보에는 세가지가 있다.」

① 제일의승(第一義僧)

「첫째는 제일의승(第一義僧)이니, 이른바 제불성승(諸佛聖僧)은 법과 같이 주(住)하여서 볼수도 없고 잡을수도 없고 파괴할 수도 없고 능히 태울수도 없고 사의 할수도 없어서, 일체 중생의 좋은 복전(福田)이라. 복전이라 하지마는 받는바가 없고, 모든 공덕법이 항상 변역하지 않는 것이니, 이러한 것을 제일의승이라한다.」

② 제이의 성승 (第二의 聖僧)

「제이의 성승(聖僧)이라함은, 이르되 수타원향(須陀洹向) 수타원과(須陀洹果) 사타함향(斯陀含向) 사타함과(沙陀含果) 아나함향(阿那含向) 아나함과(阿那含果) 아라한향(阿羅漢向) 아라한과(阿羅漢果) 벽지불향( 支佛向) 벽지불과( 支佛果) 팔대인각(八大人覺) - 世間無常覺, 多欲爲苦覺, 心無厭足覺, 懈怠墮落覺, 愚癡生死覺, 貧苦多?覺, 五欲過患覺, 生死熾然苦惱無量覺-삼현(三賢)-十住, 十行, 十廻向의보살-십성(十聖)-十地의 보살-이라. 이와 같은 것을 제이의 승보라고 한다.」

③ 제삼의 복전승(福田僧)

「제삼의 복전승이라함은, 이른바 필추 필추니등이 금계(禁戒)를 수지하고, 다문한 지혜가 있어서 천의수(天意樹)가 능히 중생의 구하는 것이 되게하고 덮어 주는 것과 같고, 또 광야(曠野)의 모랫벌 가운데서 물이 말라 물을 구할 때에, 패연( 然)한 단비가 쏟아져 내려, 때에 맞추어 충족함과 같으며, 또 큰 바다에서 일체의 뭇 보배가 다 그 가운데서 나오는 것과 같이, 복전승보(福田僧寶)도 또한 이러하여, 능히 유정에게 안온쾌락을 주며, 또 이 승보는 청정무염(淸淨無染)하므로, 능히 중생의 탐진치의 어두움을 멸함이 보름밤의 만월(滿月) 광명과 같고, 일체 유정이 우러러보지 않는자가 없다. 또 마니보주(摩尼寶珠)가 능히 유정의 일체 선원을 만족케함과 같으므로 이것을 제삼의 승보라한다. 이 세가지 승보에 일체 유정이 어떻게 귀명할 것인가. 마땅히 이렇게 설하라. 마땅히 제일의제(第一義諦)인 무위의 승보에 귀명하게해야 한다 고. 무슨 까닭이냐하면, 이것은 무위 상주의 승인까닭이다. 이 승보는 무루(無漏) 무위(無爲) 불변(不變) 불이(不異) 자증(自證)의 법이니라. 이와 같은 무루의 승보에 귀의하면, 능히 유정의 일체 고를 면하는 까닭이며, 또 서원하여 유정으로 하여금 마땅히 이러한 무루의 공덕을 어데 할지라. 이 법을 얻어서 삼승(三乘) - 성문, 연각, 보살의 삼승을 따로세워 설한敎法 - 의 법을 연설하여 유정을 도탈(度脫)할지니, 내가 귀명하는 불법승보는, 삼상도(三想道)의 고를 겁내지 않고, 또 인천에 태어남을 원구(願求)하지않고, 맹서코 유정을 구하여 죽는고로부터 벗어나게 할것이라. 이것을 귀의승보라고 하느리라.」

④ 삼보에 귀명하는 방편을 설함

「또 자씨여, 만약 중생이 삼보에 귀명하려면, 마땅히 이러한 마음을 일으켜야할 것이다. "내 이제 이 몸이 다하면 인간에 태어나서, 팔난(八難)을 여의고 얻기 어려운 것을 능히 얻으며 좋은 방편(善方便)으로써 마땅히 일체 승묘한 법을 익힐 것이다. 만약 내가 이와 같은 상원(上願)을 어기면 선법(善法)을 구하지 못할 것이다. 곧 스스로 속이는 것이 되리라" 또 사람이 배를 타고 바다에 들어가 보배 있는 곳에 이르러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으니라. 이와 같이 불법승보에 귀명하는 것은 고를 해탈하는 방편이라. 만약 귀의하지 아니하면 후회한들 어찌 미치랴. 이미 이것을 알고 마땅히 면려(勉勵)해야 할 것이다. 부지런히 수습하면 속히 소원을 성취하여 선법이 이미 이뤄지지 않겠느냐.」

⑤ 과거의 죄는 참회로써 소멸하고 원친(怨親)을 버리자

「과거의 죄와 허물을 마땅히 참회하여 소멸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라. "내 무시 이래로 생사로부터 몸과 입과 뜻의 업으로 지은 모든 죄가 무량무변합니다. 다 허망하고 전도된 마음으로부터 일어나서, 그리하여 부모(父母) 화상(和上) 사장(師長) 불법승보(佛法僧寶)등 존경해야 할 곳에 지은 모든 죄를 이제 다 참회합니다." 또 두 가지 때문에 모든 죄를 지어서 극히 중한 악업이 묘고산(妙高山)과 같다. 무엇이 두 가지 인가하면 첫째는 친하고 애착함이요, 둘째는 원한을 가지고 미워함이라. 만약 생사 급난(急難)중에서 그 두 가지 원친(怨親)이 있으면, 자기 몸에 이익이 없는 것이니, 마땅히 이와 같이 두루 이것을 관찰할 것이니라. "저이와 내 몸과 다 함께 마멸(磨滅)한데 돌아갈 것인데, 내 어찌하여 이런 죄를 짓겠느냐>고. 또 "시방세계의 일체 유정에게 모든 선업을 짓고, 학(學) 무학(無學) - 소승은 예류(預流) 一來, 불환(不還)의 三果를 학(學) 이라고 阿羅漢果를 無學이라하며, 대승(大乘)은 보살(菩薩)의 십지(十地)를 學이라하고, 佛果를 無學이라 한다. 여기에는 小乘을 가리킨 것임 - 독각(獨覺) 성문(聲聞) 불(佛)과 제자(弟子) 일체의 현성에게 내가 다 기뻐하리라" 또 다음에는 "무시(無始)로 생사에 윤전(輪轉)하여 오취의 몸을 받아 무량한 원친이 나에게 아직 일직 털끝만치라도 이익 되는 일을 주지 못하였고, 현재 미래도 또한 얻지 못할 것이다. 내 무시로 그 원친 때문에 지은 모든 죄를 내가 스스로 받기를 소원하고 맹서코 다른 일체 중생을 어지럽게하지 아니하리라. 만약 내가 중환(重患)이 있을 때에 친애하는 사람을 구하여, 자비한 마음으로 돌보아서 내 몸을 부지하고, 목욕시켜 닦아주고 음식을 공급하며, 병들고 여윈데 여러 가지 의약을 가져다 주는 등, 이렇게 한다 할 지라고, 내 몸의 병고를 서로 대신할 자가 없는데, 하물며 미래에 능히 내 생사의 큰 고통을 구제할 수 있겠는가. 그나마도 나의 이 몸은, 현세에서 의지하고 믿을 곳이 없는데, 어찌 하물며 미래의 나의 몸이 믿을 곳이 있을가. 유정도 또한 그러하여 나와 다른 이가 다 믿을데가 없다. 이런 고로 진실한 삼보에 귀명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며, 상주(常住) - 생멸변화가 없이 항상 머물러 있음 - 하는 까닭이다>

⑥ 생사의 바다를 건너려면 삼보에 귀명하라.

「비유하면 지혜 있는 사람이 험난한 중에서 힘있는 사람을 구하여 구호를 받는 것과 같이 중생도 또한 그러하여 생사의 험난에서 삼보에 귀명하여 그 주인을 삼아서 바야흐로 능히 생사의 큰 바다를 건너느니라. 내 만약 얻었으면 또 그 주인이 되어 일체 고난의 중생을 덮어주고 보호하여 능히 이와 같은 서원을 일으키게 하면 큰 신심(信心)을 얻을 것이니라. 부처님 앞에 길이 꿇고 합장하여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불법승보에 귀명할 것이니라. 비유하면 세간에 비천한 사람은 일체 유정이 부는 자가 다 경멸하고 재촉하여 노역을 시키며, 온갖 욕설을 하고 그 몸을 능욕(陵辱)하는 등 이렇게 경멸하고 천대하므로, 드디어 존귀하고 힘있는 사람을 구하여서 그 주인을 삼아 곧 능히 여러 가지 모욕을 면하는 것같이 유정도 또한 그러하여 혹은 악취(惡趣)에 나거나 혹은 인간에서 항상 모든 고를 입고 그 몸에 핍박되어 면하고 여읨을 구하려고 삼보에 귀명하고 또 이러한 원(願)을 일으켜야 한다. "원하건대 내 일체의 중생을 구호하여 생사의 바다를 건너서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하리라" 대상주(大商主)가 모든 상인을 인도하여 큰 광야사적(曠野沙 )의 험로를 지나 두려움이 없는 곳에 이르는 것과 같다. 삼보의 도사(導師)도 또한 이와 같아서 유정을 인도하여 허공 같이 끝없는 생사의 긴 밤을 지나서 큰 열반(大涅槃)에 이르러 무소외(無所畏)를 얻게 하느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어다. 발심(發心)하여 대승행(大乘行)을 수행(修行)하려면 마땅히 이와 같이 삼보에 귀명해야 할것이니라」

대승이취육바라디경 권제2 위로

다라니호지국계품 제2

1.부처님의 광명은 모든 물체의 장애를 받지 아니한다.

그때에 세존께서 심히 깊은 이취(理趣)의 결정(決定)요의(了義)인 보살마하살의 육바라밀다를 설하고자 하시니, 그때 곧 동쪽에서 큰 광명이 일어나서, 금빛이 밝고 빛나게 왕사대성(王舍大城)의 가란다죽림정사(迦蘭多竹林精舍)를 비추고, 내지(乃至)삼천대천세계가 다 금빛이 되었으며, 그리고 이 세계에 모든 제천, 호세(護世)의 사천왕(四天王), 석제환인(釋提桓因)-도리천주( 利天主)인 제석천왕(帝釋天王)-내지 타화(他化)자재천왕(自在天王)-6욕천(欲天)의 하나, 남이 나타내는 약사(藥事)를 자유로 자기의 쾌락으로 삼는 까닭에 타화자재천이라고 함-대범천왕(大梵天王)-색계초선천(色界初禪天)인데 사바세계를 차지한 천왕(天王)-과 일월성신(日月星辰), 보주(寶珠), 등촉(燈燭)의 모든 광명도 다 이에 미치지 못하였다. 불세존과 그 관정수직보살(灌頂受職菩薩)-법(法)대로 행(行)을 쌓아 관정단(灌頂壇)에 들어가서 아사리의 직위(職位)를 받는 것-의 두 가지의 광명을 제하고는 남은 일체의 광명은 다 모두 부처님 광명에 덮혀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었다. 또 삼천대천세계의 일월의 위광(威光)도 비추지 못하는 곳이 있다. 이와 같이 일월에 큰 위덕이 있고 큰 광명이 있지만은, 저 어두운 중생을 비추지는 못하였다. 불의 광명에 의하여 그 유정들이 각각 서로 볼 수 있게 하였다. 이 모든 세계에 모든 궁전(宮殿) 옥사(屋舍) 장벽(墻壁)산림(山林) 초목, 온갖 물건도 또한 이와 같은 광명을 막지를 못하고, 모든 산(山) 향산(香山) 보산(寶山) 흑산(黑山) 설산(雪山)과 묘고산(妙高山), 이같은 등의 산도 이 광명에 부딪히면 그림자의 안팎을 꿰뚫어서 막을 수 없고, 아래는 아비지옥(阿鼻地獄)에 이르고 위로는 비상(非想) 비비상천(非非想天)-三界의 맨위에 있는天, 이 天의 禪定은 下地와 같이 거치른 생각이 없으므로 非想이나, 또 細密한 생각이 없지 아니하므로, 비비상(非非想)이라 함, 외도(外道)들은 진열반처(眞涅槃處)라 하고 비비상(非非想)이므로 불교(佛敎)에서는 이것도 생사(生死)하는 곳이라 한다.-에 이르도록 빛을 입어 비춰지지 않는 곳이 없다. 이와 같이 삼천대천세셰의 모든 빛을 다 합하여 한 빛을 이루어서 그나마 두상(二相)이 없고 그 가운데 중생이 광명에 부딪히면 죄구(罪垢) 번뇌(煩惱)가 다 사라져 없어지고 몸과 마음이 안락하여 각각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우리들은 이 광명을 입고 이러한 안락을 얻었다.>고, 그 때 회중에 홀연히 수레바퀴와 같은 육십구치(俱?)의 칠보연화가 땅으로부터 솟아나와, 향기가 아름답고 그 빛깔이 미묘(美妙)한 온갖 잡색은 사람으로 하여금 보고싶어 하게 하며, 그 하나하나의 꽃에 또 무량무변 백천만의 잎이 있어서, 그 여러 모임의 위에 허공 가운데 자연히 미묘한 보개(寶蓋)가 되어 거미줄 같이 서로 얼키어 두루 대중을 덮어서 원앙새들이 노는 것과 같았다. 부드러운 옷이 여기에 스치면 마음을 즐겁게 하고, 그 연화 중에서 나오는 향기는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차서 모든 세계중에 있는 천향(天香) 용신(龍神) 등의 향과 다른 초목의 여러 가지 향도, 이 향기가 퍼지는 곳에서는 향기롭지 않으며, 또 이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유정은, 이 향내를 맡고 스스로 즐거움을 이기지 못하여, 다 모두 발심(發心)하여 번뇌의 죄와 때가 일체 소멸하였다.

2.아난타가 희유한 광명의 서상(瑞相)을 보고 부처님께 청법(請法)함.

그 때 아난타가 이 광명의 희유한 상을 보고 기특수묘(奇特殊妙)하기가 일찍없던 것을 보았으므로,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의복을 정리하고, 오른편 어깨를 드러내고 오래 꿇어 합장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무슨 인연으로써 이 광명의 기이하고 특별한 상이 나타납니까? 이 광명과 보화(寶華)의 향기는 옛적부터 아직 듣고 본적이 없습니다. 어디로부터 이런 상서가 나타나는 것입니까? 오직 원하오니 부처님께서는 분별하여 해설하셔서, 여기 모인 사람들로 하여금 다 모두 듣고 알게 하옵소서.」그 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네 이제 마땅히 알지어다. 여기에서 동쪽에 세계가 있으니, 이름이 불현(不 )이요, 그 곳에 보살마하살이 있으니, 이름이 무진장(無盡藏)이라. 육십구치(六十俱치)의 대보살들에게 공격받고 둘러 싸여서 뜻을 일으켜 이 곳으로 올려고 하므로 이런 상서가 나타난 것이다.」그때에 세존께서 이 말씀을 설하실 때에 이 대지(大地)에 여섯 가지의 진동(震動)이 있고, 그 무진장 보살이 큰 광명을 발사하여 큰 신통변화를 나타내며 위덕이 자재하여 좋은 향내 나는 꽃을 비 내리듯 뿌리고 무량한 제천들은 온갖 음악으로써 그 보살을 맞이하여 공양을 올렸다. 그 무진장보살이 육십구치의 보살마하살과 함께 이 가란다가 죽림정사에 와서 허공 중에 머무니, 그 높이는 칠다다수(七多羅樹)라. 다 모두 공경하고 부처님께 향하여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써,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찬 여래의 무량한 공덕을 찬탄하며, 미묘한 소리로써 게송(頌)을 설하였다.

① 「위대하게 깨쳐서 염착이 없이 무애(無 )의 묘지혜와, 청정안(眼)으로 삼독무명습기를 끊으시므로 무등한 대비존에 경례합니다.
② 포외(怖畏)와 의심그물 멀리 여의고 십력(十力)과 변재있고 두려움 없어 이도(異道)의 사도(邪徒)들은 전율(戰慄)을 하네. 그 위덕(威德) 자재함이 사자왕같다.
③ 여래의 그 혜일(慧日)의 큰 광명으로 시방에 두루 비춰 거칠 것 없고 무명의 어둔 장애 이미 다 하여 밝은 햇빛 온 세상 비춤과 같네.
④ 믿고 의지할 곳이 없는 고액자(苦厄者) 생노병사, 영원히 표류(漂流)하는데 진실한 비민(悲愍)으로 자비한 세존 윤회 고해 환난을 구제 하시네.
⑤ 무명에 전도함은 생사의 근원 여러 가지 망상은 파도가 되네 번뇌 소지(所知)멸하고 지혜 자재해 유행(遊行)에 물 않듬은 연꽃과 같도다.
⑥ 모든 법이 무아(無我)로 공적(空寂)한 것이 메아리 그 성품이 공함과 같고 조(造)와 수(受)가 없음이 환(幻)과 같다고 구세(救世)의 대비로써 연설하셨네.
⑦ 세존은 모든 법이 뜬구름 같고 폭수(瀑水)같이 흐름을 깨달으시고 세법(世法)은 굳세지 않고 우(愚)치한 것을 성지(聖智)로 관하시고 길이 끊었네.
⑧ 불안(佛眼)은 청련화와 오직 같아서 일월을 초과함이 백천배로다. 삼세의 인천(人天)들이 칭찬하오며 부처님 난사의(難思議)에 정례합니다.
⑨ 부처님은 가없는 덕을 갖추어 항사 같은 중생을 제도하시고 무루(無漏)공덕 미묘히 장엄하셨네. 이러므로 내 이제 정례(頂禮)합니다.」

그 때에 무진장 보살이 육십구치의 보살마하살들과 함께 이 미묘한 게송으로써 여래를 찬탄하고, 공중으로부터 내려와서 두면(頭面)으로 발에 예하고 오른 쪽으로 일곱 번 돌고, 부처님의 성지(聖旨)를 받들어 각각 연꽃에 가서 가부(跏趺)하여 앉았다.

3.아난타가 부처님께 무진장 보살의 소종래(所從來)를 청문(請問)함

그 때 아난타가 부처님의 신력으로써 자리로부터 일어서서,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길이 꿇어앉아 합장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무진장 보살은 어디에서 왔으며 그 세계 중에서는 부처님을 무슨 부처님이라고 부르며, 또 여기서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오직 원 하옵건데 세존께서는 분별하여 해설하여 주시옵소서.」 그 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 스스로 이것을 물어보라. 그 무진장 보살이 마땅히 너를 위하여 설할 것이다」 때에 아난타가 곧 무진장 보살에게 물었다. 「족성자(族姓子)는 어디에서 왔으며, 그 세계에서는 무슨 부처님이라고 부르며, 여기서 거리가 먼지 가까운지, 오직 원컨데 분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그때에 무진장 보살이 말했다. 「그대는 이제 오직 가고 오는 상(相)을 가지고 아직 버리지 못하였소?」 아난타가 말했다. 「내 이미 이 뜻을 안지가 오래되오.」 무진장 보살이 말했다. 「그대가 이미 안다면 어째서 다시 묻소? 곧 두 가지의 분별하는 마음을 내어 만약 온다고 하면 이것은 연기(緣起)의 뜻이며 만약 간다고 하면 이것은 연멸(緣滅)의 뜻이라. 어느 곳에서나 이 생멸의 상(相)이 없을 것인가. 그러나 우리 국토에는 가고 오고 생멸하는 상(相)이 없소. 만약 거래가 없으면 곧 이것이 성지(聖智) 소행(所行)의 곳일 것이며, 만약 거래가 있다면 곧 이것은 세간 생멸의 상이오. 만약 음성 문자가 있으면 또한 이것도 세간 생멸의 상이오. 그러나 내 국토에는 본래부터 문자도 없고, 또 언설(言說)과 생멸의 상도 없는 것이오. 만약 생멸이 없으면 곧 이것이 자각성지소행(自覺聖智所行)의 경계이며, 문자의 상을 여의면 이것이 곧 해탈이요.」 그때 아난타가 무진장 보살에게 다시 말했다. 「성자(聖者)여, 내가 감히 변재 있는 대사(辯才大士)에게 이와 같이 심묘(深妙)한 뜻을 묻는 것이 아니고, 오직 성자가 있는 세계는 여기서 먼 곳인지 가까운 곳인지, 또 부처님의 명호를 아직 듣지 못하였으므로 물었을 뿐이오. 비유하면 관색(關塞)에서 세금 받는 사람이 다만 오고 가는 사람에게 재보가 많고 적거나 유무를 가리잖고, 다 이것을 묻는 것과 같이, 이제 우리 성문도 또한 이러하여 다른 이로부터 정법을 설하는 소리를 듣고 잘 이해하고 수행하여 스스로 열반을 구하므로 이것을 성문(聲聞)이라고 합니다. 이제 성자(聖者)를 보았으니 법을 마땅히 묻겠습니다. 내가 만약 듣고 나면 수습하여 안락 얻기를 원하는 까닭이며, 대승의 법을 더욱 넓히려고 하는 때문이며 또 일체의 성문 독각(獨覺)은 다 모두 대승으로부터 나오는 까닭에 그러한 소이로 내가 "성자는 어디에서 왔으며, 여기서 거리가 먼가 가까운가, 부처의 명호는 무엇인가"를 묻는 것입니다.」 때에 무진장 보살이 아난타에게 대답했다. 「여래정등각이 현재 여기 계시고 멀지 않은데 어찌하여 이것을 묻지 않소? 부처님은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이것을 기별(記別)하시고, 이 여러 모임에서 다 모두 의심이 없어지게 될 것이오.」

4.박가범(薄伽梵)께서 아난타에게 불세계의 원근과 불의 명호와 일체지지를 설함

때에 아난타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의복을 정리하고, 한 쪽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오직 원하옵건데 대성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이를 설하여 주옵소서. 오직 원하옵건데 선서(善逝)-일체지를 대차로 하고 팔정도를 행하여 열반으로 잘 간다는 뜻-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이를 설하여 주옵소서. 이 회(會)의 무량무변의 유정은 이 법을 들으므로 인하여 다 정진의 갑옷을 입고 보살의 행을 닦으려 할 것입니다.」 그때 박가범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내 마땅히 너를 위하여 저 불세계의 멀고 가까움과 불의 명호와 공덕장엄과 그 불여래 응정등각의 무애무착(無 無着)한 일체지지를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너희들 대중은 다 마땅히 신수(信受)하고 놀라거나 의심을 내지 말라.」 때에 아난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듣기를 원합니다.」 그때 박가범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거리가 동쪽으로 십긍가사미진(十 伽沙微塵) 등의 세계를 지나서 세계가 있는데, 불현(不 )이라고 한다. 그 세계에 박가범이 있는데 이름을 보현여래 응정등각 명행원만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라고 하고, 지금 거기서 대승법을 설하고 있다. 무진장 보살은 그 세계로부터 여기에 온 것이다. 그 불세존은 오직 모든 대보살로써 그 대중을 이루고 있다. 성문 벽지불의 이름이 없는데 어찌 하물며 성문 연각이 실제로 있겠느냐. 그리고 그 보살은 오래 정업(淨業)을 쌓고 보시하고 조복하여 잘 육근을 제어하고 항상 인욕을 행하여 장애되는 바가 없으며 보리를 견고l 하고 정진을 부지런히 행하여 선교한 정려 해탈과 삼마지(三摩地)를 성취하고 신통하게 유희하며, 대지(大智)의 광명이 자재 무애하여 문자(文字)가 교묘(巧妙)하다. 자(慈) 비(悲) 희(喜) 사(捨)하여서 오직 허공과 같고 다 능히 이도(異道)의 사론(邪論)을 최복( 伏)하여 마(魔)의 노원(勞怨)을 항복 받고 용맹으로 퇴전하지 아니하여 불지(佛智)를 성취하며, 미묘하고 심히 깊은 여래의 십력, 사무소외(四無所畏)와 변재가 있어서 끊지 않고 지혜가 무애하여서 깊이 연기(緣起)에 들어서 능히 유무를 여의며 중도(中道)를 행하여 아와 아소(我所)를 여의고 유정의 수명(壽命), 양육사부(養育士夫), 보특가라(補特迦羅)-五趣에 윤회하는 主體-의생(意生)-부모가 낳은 육신이 아니고 생각하는대로 나는 것-유동(儒童)-정행(淨行)을 닦는 젊은 보살-작자(作者), 수자(受者), 지자(知者), 견자(見者), 단견(斷見), 상견(常見)등 일체의 망녕된 집착의 모든 소견을 멀리 여의고, 다라니(陀羅尼)와 계경(契經)을 얻어, 여래의 인(印)으로써 결인하는 것이다.널리 중생을 관하여 견고하게 버리지 아니하는 것이 한 자식과 같이 두 마음이 없으며, 감로의 법을 연설함이 사자후(獅子吼)와 같아서 상중하류(上中下類)의 일체의 유정이 이 법을 듣고 이익을 얻지 못한 자가 없고 속히 열반의 정로(正路)에 안주(安住)하며 삼명육통(三明六通)이 있어서 팔해탈(八解脫)을 갖추었고 삼보의 종자를 이어 끊어짐이 없이, 관정 수직하여 마땅히 법왕이 되어서 능히 유정을 깨치게 하여 제도 되지아니한 자를 제도하고 보리수에 이르러 도량에 앉아 사자좌에 거처하며, 자재 무외(無畏)하여 마원을 항복 받고, 능히 부처 몸을 나타내어 상호가 구족(相好具足)하며, 능히 무상 청정한 법륜을 전하여 순전히 대보살승(僧)으로써 권속으로 삼고, 둘러싸여서 설법하여 유정을 이익하게 한다. 그러할 때에 모임중의 일체 중생은 불이 그 모든 대보살의 공덕법을 설하심을 듣고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춤추며 곧 무량한 천상의 푸른 연꽃과 붉은 연꽃, 흰연꽃과 꽃봉오리, 마음을 즐겁게 하는 흰떨기꽃과 큰 백련화와 다른 온갖 꽃으로써 부처님의 위와 무진장 보살 등의 육십구치의 보살대중의 위에 흩어서 공양을 하고, 환희하게 스스로 경축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의 오늘 크고 훌륭한 이익을 얻어서 이와 같은 대보살들을 뵈올 수가 있었다. 만약 다른 국토의 일체 중생이 우리 공양을 듣고 친근하게 되면 또한 좋은 이익을 얻고, 그 보살의 공덕법을 들으면 다 무상정등각심(心)을 일으킬 것이다."」 때에 이 회중의 삼십육억의 중생은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다.

5.박가범께서 장로(長老) 아난타에게 불현(不 )세계의 부가사의의 장엄한 상을 설함.

그때에 박가범께서 다시 구수(具壽)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저 불현세계에는 모든 고난과 삼악취가 없고, 또 삼악취의 이름조차 듣지 못하였으며, 또 오중(五衆)-비구, 비구니, 식차마니, 사미, 사미니-이 금계를 범했다는 이름도 없고, 또 번뇌에 괴로워하는 소리도 없고, 또 여인(女人), 질투(嫉妬), 간인(  ), 해태(懈怠), 진애(瞋 ), 난의(亂意), 우치(愚癡)도 없고, 또 장개(障蓋)와 모든 습기(習氣)도 없으며, 또 여러 가지 상중하 등의 잡류(雜類)의 이름도 없고, 또 삼승차별의 이름도 없으며, 불법승보(佛法僧寶)는 평등일상(平等一相)이며 또 마(魔)와 마민(魔民) 이도(異道)의 사견(邪見)도 없고 또 기갈 한열등의 일들과 아와 아소 남녀 등의 상(相)과 서로간 온갖 이명(異名)을 섭수(攝受)하는 일도 없고, 그 세계는 한없이 넓고도 장업청정하며, 육십만 구치(俱치)의 불찰(佛刹)-부처님이 계시는 국토, 또는 부처님이 교화하는 국토, 穢土도 역시 부처님의 교화와 이익을 받는 곳이므로 불찰이라 한다-로써 한 불토로 하며, 또 해와 달도 없고 오직 보살 원력의 광명으로써 비치게 하며, 땅이 평평하기가 손바닥과 같고 순전한 보주(寶珠) 폐유리(吠瑠璃), 마니주(末尼珠) 등의 온갖 보배로써 사이를 얽어 장엄하였다. 또 여러 보배의 연꽃으로써 그 위에 흩었는데 그 꽃의 선명하고 부드럽기가 제일로서 천상의 승묘한 비단 옷과 같고 여덟겹의 보수(寶樹)가 섞여 울창하게 겹겹이 둘러서서 원장(垣墻)을 이루었으며, 온갖 잡꽃으로써 장엄하게 꾸몄으며 또 사력(沙礫). 갱감(坑坎), 구릉(丘陵), 토석(土石), 흑산(黑山), 형극(荊棘), 독자(毒棘)도 없고 오직 무량한 승묘의 보배 산이 있을 뿐이고, 천인이 있다하나 별다른 이상(異相)이 없고 여러 가지 음식으로 몸을 도우지 않으므로 또한 대소변의 더러운 것도 없고 항상 법의 기쁨과 선정의 즐거움으로써 맛을 삼고, 국토가 장엄 청정하여 오직 불법왕이 모든 보살을 화도하는데 문자가 없고 또 언설(言說)도 없고 그 모든 보살이 화도를 받을 때는 부처님 계시는 곳에 와서 공경히 합장하여 눈도 꿈적이지 않고 여래를 첨앙하여 염불삼매(念佛三昧)가 자연 성취되는 까닭에 그 세계를 불현(不 )이라고 한다. 염불삼매란 것은 이것이 어떠한 것인가 하면 이른바 색상에서 난 것도 아니고 또 수상행식(受想行識)에서 난 것도 아니고, 전후변제지혜(前後邊際智慧)에서 난 것도 아니고, 또 현재견문에서 나는 것도 아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그 염불삼마지는 불가사의 한 것이다. 모든 법에서 행하는 바가 없으면서 그래도 법의 여실한 상을 관하고 말이 없고 나타내어 보임도 없고 상도 없고 이름도 없는 것이다. 이것이 곧 염불삼매라고 하는 것이다.」

6.만수실리보살이 부처님께 육바라밀다경의 심묘한 이취(理趣)를 수지하면 얼마만 한 복을 얻는가를 청문함에 의하여 부처님이 그 공덕을 설함.

그때에 만수실리보살마하살(曼殊室利菩薩摩訶薩)이 곧 자리에서 일어서서 한 쪽 오른 어깨를 들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공경히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육바라밀다경의 심묘한 이취를 수지(受持)하면 얼마만한 복덕을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만수실리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구십억긍가사구치나유다 백천의 불소(佛所)에서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다면 네 뜻에 어떠하냐? 이 선남자 선여인의 얻는 공덕이 많다고 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할 것인가?」 만수실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심히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심히 많사옵니다. 선서이시여.」 부처님께서 만수실리보살마하살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 이제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여 연설하리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능히 육바라밀다경의 심히 깊은 이취(理趣)를 가진 대승법보에서 내지(乃至)한 게송이나 한 구절이라도 수지하여 독송(讀誦)하고 서사(書寫)하고 해설하고 설한대로 수행하면, 이 공덕은 앞에 말한 공덕보다 더 나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고 하면 이 육바라밀다대승이취의 심히 깊은 법문은 곧 일체 제불의 어머니로써 일체 여래가 이로 좇아 생겨난 까닭이니라」

7.만수실리 보살이 국계(國界)와 경전수지자를 옹호하기 위하여 다라니를 설함

그때 만수실리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국경(國境)과 이 경전을 수지하는 자를 옹호하기 위하여, 또 항상 수호하고 일체의 장애와 재난을 씻어 없애기 위하여 다라니(陀羅尼)비밀의 문구를 설하겠습니다.

첫째, 근본신(根本身) 진언을 말합니다.'나모살바미니 옴 바 이 새바 라'
둘째, 심(心)진언을 말합니다. '옴 목'
셋째, 두(頭)진언을 이릅니다. '옴 모 목'
넷째, 두계(頭 )진언을 이릅니다.'옴 암암목'
다섯째, 갑주(甲胄)진언을 이릅니다. '옴 애 목사하'
여섯째, 기장(器仗)진언을 이릅니다.'옴 오 목'

「대성 세존이시여, 이 다라니의 문구(文句)는 이것이 삼세 제불 법신의 지절(肢節)로서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가 선설하신 것입니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한적한 곳에서 새로 깨끗한 옷을 입고, 크게 은중(殷重)하고 분별없는 마음을 일으켜서 백천편을 염송하면 반드시 문지(聞持)함을 얻어서 길이 잊지 않을 것이며.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지니게 되면 이 사람은 곧 이 법사임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만약 사람이 경만하고 회방하여 이 법사에게 위범(違犯)하면, 즉,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임을 경회하고 위범하는 것이라고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만수실리보살마하살을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착하고 훌륭하다. 그대 이제 이 모든 부처님의 진언을 설하여 큰 이익을 얻게하고 일체의 중생을 옹호하고 자민(慈愍)하게 여겨서 장애와 재난을 씻어 없애도다.」

8.보현보살이 국계와 경전수지자를 위하여 다라니를 설함.

그때의 보현보살 마하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한 쪽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공경히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국계와 이 경전을 수지하는 자를 옹호하기 위하여, 또는 항상 수호하고 장애와 재난을 씻어버리기 위하여 다라니 비밀의 글귀를 설하겠습니다.」 '나모라흘 단 나모싣다남 나모아리야남 나막사 노삼 다냐타 옴 지리지리니 실리실니 하리 하리니 하타하타 의혜혜 다라니삼마 사하' 「세존이시여, 이 다라니 비밀의 글귀는 곧 이것이 삼세 제불의 선설하신 바로,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지니면, 마땅히 이 사람은 곧 법사 임을 알아야 할것입니다. 만약 사람이 이 법사를 경만하고 훼방하면, 곧 과거 미래 현재 삼세 제불에 위범하게 되는 것이라고 알아야 할 것입니다. 」

9.성관자재 보살이 경전수지자를 옹호하고 국토내의 재난을 없애기 위하여 다라니를 설함

그때에 대성관자재보살마하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한 쪽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공경하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성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저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지니는 자를 옹호하기 위하여, 항상 수호하고 그가 사는 국토에서 일체의 모든 재난을 씻어 없애기 위하여 다라니 비밀의 글귀를 설하겠습니다.」
'나모사만다못다남 다냐타 옴 리미리 리미리 아라리미리 간차 리미니 니지리 사하'
「세존이시여, 이 다라니는 곧 이것이 삼세 제불의 선설하신바로서 만약 사람이 능히 이 경을 지니게 되면, 이 사람은 곧 법사임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만약 사람이 이 법사를 경회(輕회)하면 곧 삼세의 제불을 경회하게 되는 것이라고 마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그때에 만다라의 제천과 보살들이 다 모두 모였으니, 그 이름이 금강살타(金剛薩陀)•금강왕(金剛王)•금강염(金剛染)•금강선재(金剛善哉)•금강보(金剛寶)•금강위(金剛威)•금강당(金剛幢)•금강애(金剛愛)•금강법(金剛法)•금강리(金剛利)•금강인(金剛因)•금강어(金剛語)•금강갈마(金剛 磨)•금강호(金剛護)•금강약차(金剛藥叉)•금강권(金剛拳)•금강살타(金剛薩 )•금강보(金剛寶)•금강법(金剛法)•금강희희(金剛嬉戱)•금강만(金剛 )•금강가(金剛歌)•금강무(金剛舞)•금강향(金剛香)•금강화(金剛華)•금강등(金剛燈)•금강도향(金剛塗香)•금강구(金剛鉤)•금강색(金剛索)•금강쇠(金剛 )•금강령(金剛鈴)•금강아미사(金剛阿尾奢) 등이었다. 이구동음으로 함께 법신의 종자 다라니를 설하여 이르되,
'옴모캄아 훔다란 하리 악' 이들 마하살과 제천과 보살들이 공경하게 합장하고 나아가서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했다. 「대성세존이시여, 우리들은 만약 사람이 이 경(經)에서 내지 한 게송과 한 구절이라도 수지함을 보게되면, 우리들은 공경하게 공양하고 이 사람을 존중하기를 비로자나여래와 같이 하고, 다를 바가 없습니다.」

10. 육바라밀보살들이 각각 자기 다라니를 설함

그때에 육바라밀다보살들이 위의를 갖추고 부처님 앞에서 각각 자기의 다라니 비밀의 글귀를 설했다.
첫째, 보시바라밀다보살이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나모바가바제예 다리 사노 리 마하발누미 훔삭'
둘째, 정계바라밀다보살이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나모바가바제예 하라하라뇨시라 내이저갈리발라 몯다훔바탁'
셋째, 안인바라밀다보살이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나모바가바제예 소라발지 내이저 묵 훔니 니폐 쇄 삭'
넷째, 정진바라밀다보살이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옴 나모바가바제예 고사니야 마나미모하야 훔바탁'
다섯째, 정려바라밀다보살이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옴 나모바가바제예 하리하리 지리지리 미리미리 살타 구살타옴 모리 모리바 사하'
여섯째, 지혜바라밀다보살이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나모바가바제예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하'

11.집금강보살과 제천과 염아왕과 가로나왕들도 각각 다라니를 설함

이때에 육바라밀다보살과 제천등이 다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우리들도 또한 이 경을 지니는 자를 옹호하기 위하여, 이 다라니 비밀의 글귀를 설하겠습니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 내지 일송(一頌)일구(一句)를 수지하면, 우리들이 공양하며 공경존중하여 찬탄하기를 부처님과 같이하고 다를 바가 없겠습니다.」 그때 비사문천왕(毗沙門天王)-四天王中에 北方을 지키는 多聞天이다.-도 또한 국계(國界)를 옹호하고 경을 수지하는 자를 위하여 자기의 심진언(心眞言)을 설했다. '다냐타 구나리 아저말저날저 아나저 구나리 사하' 그때에 증장천왕(增長天王)-남방을 지키는 天王-도 또한 국계를 옹호하고 경을 수지하는 자를 위하여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다냐타 아아녕 아녕 오리 안나리 전나리 마등기 복갈사 승 구리몰로 쇄리 사하' 그때에 지국천왕(持國天王)-東方을 지키는 天王-도 또한 국계를 옹호하고 경을 수지하는 자를 위하여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다냐타 예리 노미리 노폐냐 노예리 패리 패냐 사하' 그때에 광목천(廣目天)-西方을 지키는 天王-도 또 국계를 옹호하고 경을 수지하는 자를 위하여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다냐타 아니바니 군이 노나미 노구리 시리노리 미리 노 사하' 때에 사천왕(四天王)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기를, "대성세존이시여, 우리들도 또한 국토와 선남자 선여인을 옹호하고 경을 수지하는 자를 위하여 이 다라니 비밀의 글귀를 설하고져 합니다. 만약 겨을 수지하는 자를 경회하면 곧 삼세의 제불을 경회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하였다. 그때에 집금강보살도 또 경을 수지하는 자를 옹호하기 위하여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나모라다나 다라야야 니모시전 나말일라 파나예 마하약곤차 천 나파대예 녕저야 바라아바 이다로 타야가율 가빌 구지목카야 로마아리사나매잉갈라야 적가츤 나 난 싣탈로 갈타나 바라 념 발다 말밀라 하살다야 살바 미은나 미나야가 미특문 사나갈라 야 다냐타 훔 말일라 거로 나 단랄타' 그때 영탁이미나야가(鈴鐸耳微那夜迦) 등도 또한 경을 수지하는 자를 옹호하기 위하여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다냐타 옴 필치필치 마필치마필치 마미사마미사 마아바라마아바 라 사하' 그때에 염마라왕(閻魔羅王)도 또한 경을 수지하는 자를 옹호하기 위하여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다냐타 실리 미실리니 질리 미질리니 이히이히 예혜혜 모 다발저 사하' 그때에 가리저애자모(訶 底愛子母)-鬼子母神-도 또한 경을 수지하는 자를 옹호하기 위하여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다냐타 나예 나예 돈예돈예 살리산미 나야가남 목카염마남 삭가저 실담마남 마바도 사하' 그때에 마리지천(摩利支天)도 또한 경을 수지하는 자를 옹호하기 위해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다저리 마녕 만다라 발나녕 마만저 다냐타 갈가말사 말가말사 알다나 나말사 발토미락차 올발토미락차 살바매이표 살무발살예 표 할낙차 사하' 그때에 가로나왕(迦 拏王)도 국왕 대신과 경을 수지하는 자를 옹호하기 위하여 가로나왕 이취(理趣)의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걸사 파 옴 사하' 그때에 진실가로나왕(眞實迦  王)도 국계와 경을 수지하는 자를 옹호하기 위하여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나모살치타 아노나야 몰을라마하몰을라 만야 만야 살바 나안  라야미사 삭 온열소 리야 이포 번 아마리보 삭흘다 살나 솔도만녕 살망률다 미요 하리다라 간저 로질라 싱아라 명 날리여날라 이가라 차야 살마나 니유지 상카 가사라 모리 나라 군다 나바라 삼막카 미쇄 가사 발녕' 그때에 가로나왕(迦  王)이 겨우 이 진언을 설하자마자 일체의 악룡독기(惡龍毒氣)가 다 모두 최멸( 滅)하여 국토가 안녕하였다. 그때 대자재천왕(大自在天王)도 경을 수지하는 자를 옹호하기 위하여 진언을 설하여 가로되, '다냐타 옴 다타야 사하 시다타야 사하 바타야 사하 믹타야 사하 사돌로 이아연 다나야 사하 나모가타 미가타 갈녜 가라 파타라 아뇩다라 니슬타 간니슬타 간이유야난 저아라 이미 아라 미사 라 미사 아미사 로나라 노난리 나 한낭한낭 약하약하 파자파자 망타망타 미특문 사야 미특문 사야 유예시바라 마혜시바라 나모싣제소도 파미혜 알자 나모시전 나야 사하 발라 전나야 사하 바아라 제야야 사하 수라야 사하 수라닉 하바야 사하 빙아야 사하 빙아길쇄 야 사하 을라야 사하 을라로파야 사하 거라야 사하 거라로파야 사하 녜단다라야 사하 올특바 야 사하 옥특바 계사야 사하 약하나 야 사하 발자나 야 사하 아목카 야 사하 아녕 말다가야 사하 오추참마야 사하 오추섬마로열라 야 사하 유 만 니미 싣지 야싣자가싣지 아매날라 말저 을저말저 파나 양아 오로 명나라 곡걸사 흘율내감 마호 색건 나 을리 바 하노 오슬타 익 하바 나사 실로 다라 라라타 실리산 약하미 사하 바탁' 그때에 비사문천왕(毗沙門天王)과 제천(諸天)등이 각각 이와 같은 다라니를 설하고 나서 함께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우리들이 만약 이와 같이 법사가 내지 한 게송, 한 구절이라도 수지하고 독송하는 것을 보면 항상 옹호하고 일체의 재난 고액을 씻어 없애며, 모든 독기와 꾸짖고 욕하거나 때리거나 온갖 환난 질병과 이매(이魅) 망량(  )등 길상하지 못한 일은 다 모두 소멸케 하겠습니다.」

12. 부처님이 지경자(持經者)를 부촉(付囑)함

부처님께서 모든 대사(大士)와 비사문천왕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잘 이와 같이 경을 지니는 법사를 수호하도다. 이 경의 이름자도 오히려 듣지 못하는데 하물며 다 능히 수지하고 독송하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존중하고 찬탄하며, 온갖 바르는 향과 가루향과 태우는 향과 화만(華 )과 의복과 묘보개(妙寶蓋)와 비단과 당번(幢幡)과 향유(香油)와 수등(수燈)으로써 이러한 백천만가지로써 법사에게 공양하는 것이겠느냐 마땅히 먼저 발원 할 지니라. "이 경을 듣고는 설한대로 수행하겠다"고 내가 이제 이 경가지는 법사를 너희들에게 부촉(付囑)하노니, 마땅히 옹호하고 내지 친속까지도 또한 마땅히 수호하여 쇠환(衰患)이 없게 하고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니라.」

발보리심품 제3 (發菩提心品 第三)

1. 자씨보살이 중생을 애민하여 보리심의 발심과 수행과 불퇴전의 법을 청문함.

그때에 박가범께서 사자후(獅子吼)를 하시고 비밀한 총지문(總持門)을 밝히셨다. 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한 쪽 오른 어깨를 드러내며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일심으로 합장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거룩하고도 훌륭하십니다. 대성세존이시여, 능히 대비로써 이와 같은 비밀감로승다라니 수호법사(秘密甘露勝陀羅尼守護法師)를 찬탄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데 세존이시여, 중생을 애민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을 선설하여서 모든 유정이 발심(發心) 못한 자로 하여금 어떻게 발심하게 하며 이미 발심한 자로 하여금 어떻게 수행하게 하며, 또 어떠한 인연으로서 대승의 마음에서 불퇴전을 얻게 해야 하겠습니까?」

2. 부처님이 대승행(大乘行)을 수행하고 큰 열반 얻는 법을 설함

(1) 다섯 가지 수승(殊勝)한 마음을 발해야 되는 것을 설함

그때에 박가범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유정을 위하여 대승의 행을 닦고자, 유정을 제도하여 큰 열반에 들게 하려면 마땅히 먼저 다섯 가지의 수승한 마음을 일으킬 것이다. 무엇이 다섯인가 하면 첫째는 모든 유정에게 널리 평등한 대자비심을 일으키는 것이고, 둘째는 부처님 지혜에서 마음이 퇴전하지 않는 것이고, 셋째는 모든 유정에게 빚진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고, 다섯째는 항상 부끄러운 생각을 가지고 언제라도 갚기를 다할지니라. 능히 이와 같은 다섯 가지의 마음을 일으키면 속히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증득할 것이다.」

(2) 일심으로 수행하고 불퇴전의 방편을 설함

「다음에 자씨보살이여, 어떨게 하여야 대승중에서 일심으로 수행하고 불퇴전을 얻는가하면, 옛날 한 상인(商人)이 총혜명달(聰慧明達)하여 항상 인효를 행하며, 항상 부모 종친의 빈고(貧苦)를 보고 우뇌(憂惱)를 품고 몸과 마음이 간절하고 핍박되어"무슨 방편으로써 능히 공급하고 구제할 수 있을까" 이것만 생각하다가 바다에 들어가서 여의보(如意寶)를 캐서 공급하여 가난한 고를 여의도록 하는 것밖에 더 좋은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 인연으로써 용맹심을 일으켜서,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고 집을 나와 온갖 방편으로서 자량(資糧)과 모든 좋은 동반자와 배와 뱃사공을 구하려 바다로 가는 도중에 한 이상한 사람이 바다로부터 돌아 오는 것을 만났다.이 사람이 상인에게 물었다."이렇게 갑자기 어디로 가는가?" 상인이 위의 인연을 말하고 대답하기를 "빈궁한 사람을 구제하기 위하여 지금 바다에 들어가서 여의보를 구하여 서로 나눠주려고 하오"하였다. 그 이상한 사람이 또 말했다."나도 옛날 집을 떠나서 또한 이와 같이 친족의 빈궁한 모든 고를 구제하기 위하여 이미 길을 떠나 넓은 들을 지나고 큰 사막도 지나 물도 없고 초목도 없는 막다른 곳에 다다르니, 들코끼리와 호랑이와 표범, 이리떼, 독사, 사자 등이 많았고, 혹은 도적과 큰 하수와 기갈과 한열과 놀라고 두려움등 온갖 위험한 재난을 만났습니다. 그 선사(船師)와 함께 큰 바다에 이르니 또 폭풍과 큰 고기와 악한 룡과 우뢰와 번개와 우박과 비와 큰 풍랑의 소용돌이를 만나, 많은 고난이 있었음은 상세히 다 말할 수 없는 것이오. 이와 같은 온갖 고통을 받았으나, 여의 보주는 얻지 못하고, 다만 자신이 쓸 것도 겨우 얻었을 뿐이고, 아직 가난한 친족을 구제하지는 못하였소. 이제 인자(仁者)에게 권하오니 억지로 어려운 고생을 쓸데 없이 겪으며 스스로 피로하게 하지 마십시오. 내 인자를 위하여 특별히 이익되게 하고 싶소. 왜냐하면, 저 큰 바다에는 온갖 재난이 있소. 흑풍(黑風) 흑산(黑山) 약차(藥叉) 나찰(羅刹), 큰 고래와 악어 등의 뭇 장난이 한 가지가 아니오. 다만 일찍부터 여의주가 있다는 말만 들었을 뿐, 가는 자는 천만인이나 얻은 자는 한 둘도 없소. 이런 때문에 인자에 권하는 것이니 마땅히 속히 돌아가십시오. 」

① 마군의 방해를 물리치고 세 가지 수승한 마음을 발함

그때에 상주(商主)가 이 말을 듣고 더욱 더 승진하여 세 가지의 승심(勝心)을 발하고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퇴전하지 않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부모 형제 종친의 가난한 고통이 이러한데 어찌 헛되게 돌아가서 서로 구제하지 않으리요. 둘째는 나의 친속이 예전에 부자로 있을 때에 나에게 의식을 주고 나를 가없이 여겨주시다가 이제 빈궁하여 생명을 전혀 못 구하게 되었는데 어찌 버려두고 물러서서 돌아가려고 할 수 있으랴. 셋째는 내가 재가 할 때에 집일을 처리하고 크고 작은 종과 사환들을 치고 부리며 온갖 꾸지람을 다 했으나 어쩐지 빈고하여서 넉넉하게 대어 주지 못했는데 어찌 그것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환히하게 물러서서 돌아가게 할 것인가. 이 인연으로써 은덕 갚기를 생각하고 큰 용맹을 일으켜서 결정코 전진(前進)하여 반드시 바다에 들어가 여의보를 구하여 집에 돌아와서 친속을 구제하고 그 소용을 마음대로 쓰게 하여 영원히 가난과 궁핍을 여의게 하리라.

②보살이 대승행을 행하기 위하여 육도(六度)법해(法海)에 들어가는 것을 상주(商主)가 바다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함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이 보리심을 일으켜서 시방을 관하고, 육취(六趣)사생(四生)-胎卵濕化의 중생-은 다 나의 숙세(宿世)의 부모로서 나를 가엾게 여기셨기 때문에 모든 악업을 짓고 지옥 아귀 축생에 떨어져서 모든 고뇌를 받는 것이다. 이 인연으로써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무슨 방편으로라도 이 고난을 구제하리라"고, 이렇게 생각한 뒤에 "오직 육바라밀다 큰 법계 가운데 들어가서 불의 지헤를 구하여 유정 생사의 고를 구제함이 있을 따름이다" 이와 같이 생각하고 큰 용맹을 일으켜서 퇴굴(退屈)하는 마음이 없이 정진하고 부지런히 구해서 게으름도 없이 온갖 방편으로써 노비와 식량을 구하고, 보리의 좋은 짝이 되는 법과 법사를 구하려 가다가 중로에서 한 마왕을 만나니 모든 권속을 거느리고 혹은 하늘 사람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사람의 몸 바라문의 몸을 나타내며, 혹은 상주(商主), 필추니(苾 尼)의 몸이 되고 혹은 다른 온갖 이류(異類)의 몸이 되어, 그 마왕이 보살에게 물었다."그대는 이제 총망하게 어디로 가는가?" 보살이 대답했다."내 일체의 고뇌 중생을 위하여 이제 육도(六度)의 큰 바다에 들어가서 불종지(佛種智)의 여의보주를 구하여 일체 가난한 중생을 구제하려하오"

<마왕의 방해>

마왕이 또 말했다."나도 초발심(初發心)에는 역시 그러했소. 일체 고뇌하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생사의 집을 나와서 크게 유전(流轉)하는 넓은 들과 사막을 지나 온갖 기갈(飢渴)과 도적과 공포(恐怖)의 뭇 재난을 겪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으며, 바야흐로 육도의 대법해 중에 이르니, 혹은 머리를 달라고 구걸(乞)하는 자를 만났고, 혹은 눈•귀•코•혀•몸•수족(手足)•팔다리•심장•폐(肺)•장( )•위(胃)•간(肝)•담(膽)•비(脾)•신(腎)•국성(國城)•처자(妻子)•노비(奴婢)•복사(僕使)를 구걸(乞)하는 자도 만났소. 이와 같은 온갖 구걸에 따라서 보시하고 간인한 생각을 내지 않고 지혜 보배를 부지런히 구하려고 무량겁을 지나며 생사에 유전하고 고해에서 온갖 고난을 받았지만 오직 무상보리는 얻지 못하고, 다만 아라한과(阿羅漢果)를 구하여 삼계를 여의고, 적멸열반으로 회향하였소. 내 이제 그대에게 권합니다. "억지로 노고(勞苦)하지 마시고 스스로 수지(修持)하시라" 고. 내 그대와 함께 이 과(果)에 나아 가려하오. 무슨 까닭이냐 하면 나는 생각건데 삼도(三塗)는 항상 주림의 고통(飢苦)을 받아서 먹을 것만 생각하고, 얼굴을 들어 허공을 쳐다보더라도, 누가 와서 먹을 것을 입에 넣어주어서 나를 한 번 배부르도록 채워주지 않는가 하며, 온갖 고난이 몸과 마음을 핍박(逼迫)하여 인명의 무상함이 산수(山水)보다도 더한지라. 선지식은 만나기가 어렵고도 어려운 것이오. 만약 믿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한들 어찌 미치겠소. 생사의 바다 가운데서 유전하는 정하지 못한 마음은 물에 달과 같은 것이라. 어찌 실다움이 있겠소. 악지식은 보기가 쉽고 만나기도 쉬운 것이오. 항상 즐겨서 사람들에 권해 보살의 도를 행하여, 재물을 버리고 목숨을 버려서 보리에 취향(趣向)할 것을 바라는 것이오. 하물며 모든 부처님이 나오실 때에 단 한 번 나타나는 것이겠습니까. 구하는 자는 천 만이나 되지만은 얻는 자는 한 사람도 없소. 이 때문에 인자에게 권하는 것이니, 모름지기 노고하지 마시고 해탈을 구하여 스스로 열반을 취하시오. 또 삼무수겁에 모든 근고(勤苦)를 받고 겨우 불과(佛果)보리를 얻지마는 이 생의 삼생(三生)에 아라한을 증(證)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아라한에 무슨 고가 필요한가. 그 때문에 무지한 어리석은 이는 마음으로 불과를 바라고 온갖 간고를 다 겪고, 무량겁을 지나도 오히려 아직 아라한과(果)를 증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는데 어찌 하물며 무상보리를 얻은 것입니까? 비유하면 사람이 한 작은 새를 잡고 다시 한 가로라왕(迦  王)을 보고 잡으려고 곧 손에 이미 잡은 새를 놓아주고, 곧 달려가서 가로라왕을 잡으려고 해도 큰 가로라는 날아가고, 작은 새도 또한 잃어버리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자가 불과(佛果)를 구하는 것도 또한 이러하여 이것을 버리고 다른 것을 구하려다가 두 과(果)를 모두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미 이것을 알았으면, 원컨데 속히 마음을 돌이켜서 이 생 중에서 반드시 나한과를 증하시오.

③ 보살이 마왕의 방해를 물리치고 불퇴전의 세 가지 마음을 발함

그때에 보살이 이 말을 듣고 나서 더욱 용맹정진하여 세 가지 마음을 일으켰다. 무엇을 셋이라 하는고 하면,
첫째, 일체 중생은 무시제(無始際)의 생사로부터 이래로 다 내가 친한터이라, 혹은 친우가 되어서 현재 고뇌를 받고 아직 면하지 못했는데 어찌 퇴전하여 돌아갈 것인가.
둘째, 일체 중생은 무시 이래로 나에게 의식(衣食)을 주며 나를 가엾게 여기고, 깊이 이제 윤회의 고난을 받음이 한 둘이 아니라. 어찌 아직 갚지도 못하였는데 퇴전할 마음을 일으키랴.
셋째, 일체 중생은 무시제로부터 다 나의 권속으로써 때리고 부리며 늘 꾸짖었는데 아직 일찍 조금도 그의 은혜를 갚지 못하였으니, 이 인연으로써 퇴굴하지 못할 것이오. 다시 더욱 용맹정진하여 보리를 구증(求證)해야 할 것이다. 만약 보리일체지의 보배를 증하면 생사 고난의 중생을 구제할 것이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대승 중에서 일심으로 수행하여 불퇴전을 얻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3. 부처님이 대승행을 닦는 다섯 가지 마음을 설함

또 자씨는 마땅히 알지어다. 보살마하살은 대승의 행을 닦아서 다섯 가지 마음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이 다섯 가지 마음은
첫째, 모든 유정에게 대비심을 일으키는 것이고 둘째, 모든 유정을 위하여 일체지를 구하는데 마음에 퇴전이 없게하는 것이니 이 두 마음은 대승의 법에서 정진수행하는 것이며 셋째, 일체 유정은 다 나의 친우이며 넷째, 일체 유정은 나에게 은혜가 있는데, 아직 털끝만치도 갚지 못했으며 다섯째, 일체의 유정은 다 나의 권속이라, 내 일찍이 그에게 불선업을 짓고 온갖 욕을 하고 부당한 책벌(責罰)을 하여 마음 깊이 부끄럽게 생각하며, 어느 때에 이것을 다 속죄할까 하는 것이니, 이 세가지 마음은 모든 보살로 하여금 용맹으로 퇴전하지 않게 하고, 내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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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퇴전품 제4 (不退轉品 第四)

1. 부처님에게 자씨보살이 대비심을 일으켜서 수행하는 법을 문청함

그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고, 부처님의 두 발에 예하며,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 세존이시여, 이미 보살의 다섯 가지 발심을 말씀하셨으므로 대승을 수행하여 불퇴전-어떠한 난관을 만나더라도 결코 동요하지 않고 처음 한 생각의 목적을 향하여 정진근고하는 것을 말함-을 얻겠습니다. 그러나 대비심(大悲心)을 어떻게 일으키며, 어떻게 수행을 합니까? 오직 원하오니 여래께서는 유정을 애민하여 널리 선설하여 주시옵소서, 모든 중생을 이롭게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한 때문입니다."

2. 부처님이 다섯 가지 발심을 설명함

그때에 박가범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도 훌륭하다. 선남자여, 이 뜻을 잘 물었다.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라. 내 마땅히 그대를 위해 분별해서 해설하여, 그대의 의망(疑網)을 끊으리라. 이른바 다섯 가지 마음이라 함은 제일에 대비심이니, 마땅히 이 마음을 가지기를 견고히하여 버리지 말지니라. 저 악취지옥의 중생을 생각하고, 또 그 고를 생각하기를 계경(契經)-불교의 경전, 契는 契合한다는 뜻, 經은 貫?한다는 것이며, 攝智의 뜻-에 설함과 같이 그대는 이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 이 경으로서 다시 그대를 위하여 설하리라"

(1) 제 一에 대비심을 일으킴

① 지옥의 고상(苦相)을 관하고 대비심 일으킬 것을 설함

모든 유정을 관하면 모두 숙세의 부모종친으로서 존중하던 터이다. 이제 지옥에서 현재 모든 고통을 받고, 열 세 가지의 불에 얽히고 싸여 있다. 두 불꽃이 있으니, 발로부터 들어가서 이마로 뚫고 나오고 또 두 불꽃이 있으니이마로부터 들어가서 발을 통하여 나오며, 또 두 불꽃이 있으니 등으로부터 들어가서 가슴으로 나오고 또 두 불꽃이 있으니, 가슴으로부터 들어가서 등으로 나오며, 또 두 불꽃이 있으니 왼쪽 옆구리로부터 들어가서 오른쪽 옆구리로 뚫고 나오고, 또 두 불꽃이 있으니 오른쪽 옆구리로부터 들어가서 왼쪽 옆구리를 뚫고 나오며, 또 한 불꽃이 있어서 목으로부터 감아내려와서 발에 이르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지옥의 모든 중생의 몸은 그 형상이 연약하여 익은 소젖과 같고, 그 온갖 불로 인해 서로 꿰뚫어 태워진다. 그 지옥불이 인간의 불을 태우기를 털로 만든 꽃을 태워서 타고 남은 재가 없는 것과 같다. 혹은 중생이 불에 타서 동서로 뛰어다니며 구호를 구하기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또 중생이 달아나려해도 달아날 곳이 없어서 도로 와서 불에 뛰어들며, 또 중생이 갑자기 더러운 깊은 똥구덩이에 던져지자 그 구덩이 가운데는 벌레가 있어서 그 주둥이가 예리함이 순전히 동철(銅鐵)과 같고 길이가 십륙지(十六指)로서 중생의 피골(皮骨)과 수뇌(髓腦)를 쪼아먹으며, 또 중생이 불 가운데 묻혀서 타고 굽히고, 혹은 중생이 짠물 가운데 빠져서 떠내려 가는데, 이때 옥졸들이 큰 쇠그물로써 물 가운데로부터 끌어내기를 고기잡는 것과 같이하여, 그 중생을 뜨거운 쇠가 있는 땅위에 눕혀두고 지지고 태우며, 다음에는 쇠집개로써 그 혀를 집어내고, 다시 양동(洋銅)물로써 그 입에 따뤄 부으니 견디지 못하여 죽었다가 조금 뒤에 곧 깨어나서 달아나며, 고통 면할 길을 생각하고 구하려 했으나 마침내 벗어남을 얻지 못하였다. 또 쇠개(鐵狗)가 찾아서 쫓아오고 쇠까마귀(鐵烏)떼가 날아와서 쇠주둥이(鐵?)로 줄곧 쫓아와서 뼈와 살을 찢어서 먹으므로, 멀리 있는 숲을 보고 올라가서 면하려 하나, 그 숲 나무위에는 다 쇠침(鐵針)과 가시(?)가 돋혀서 그 가시 하나하나의 길이가 십육지(十六指)로서 불곷 같이 뜨거워서, 중생이 올라 가려고 하면 가시 끝이 아래로 향하여, 가슴으로부터 들어가 등을 뚫고 나오므로, 고통 받는 것이 한량이 없으나, 벗어나려 해도 면할 길이 없다. 까마귀와 독수리들이 날아와서 두 눈을 쫗아 먹고 다시 그 뇌를 쪼개어 골수를 파먹으며 여기에서 내려오려고 하면 가시 끝이 위를 향하여 눈, 귀, 코, 혀, 몸, 살(肉) 손발과 열 손가락의 마디가 모두 다 분산하여 나무 위에 걸리어서 면하고자 하여도 벗어날 길이 없고 옥졸이 거두어서 쇠 주머니 속에 넣어서, 뜨거운 쇠몽둥이로써 반복하여 두들기며, 또 중생의 손발과 머리의 다섯 곳을 찢어서 톱으로 이것을 갈고, 또 중생을 쇠절구 안에 넣고 그 쇠공이로써 머리로부터 찧으며, 또 중생을 끓는 가마에 넣어서 쇠집개로서 뒤쳐가며 삶으니 물크러지고 익어서 오직 뼈만 있으나 그 명이 아직 있는 것도 있고, 또 중생을 지옥에 거처하게 하는데 자주 빛 쇳돌로 집을 짓고 마음대로 불을 때어 그 불꽃이 환하게 붉은 쇳돌을 녹여 흐르게 하여, 쇳방울 듣는 것이 뜨거운 화살과 같으며, 또 지옥의 사면에 쇠산이 있어서 중생을 그 속에 있게 하고, 두 산이 서로 부닥치고 어떤 때는 남북, 혹은 또 동서의 두 산이 합할 때 그 가운데 중생으로부터 농혈(濃血)이 흘러 나오고, 또 지옥에 쇠뱀(蛇)이 있어서 중생의 몸을 감아 발에서 목에 이르러서는 그 머리를 눌르고 힘을 다햐여 졸라서 골수와 피를 이마에 모아서 빨아 먹고 오직 가죽과 뼈만을 남기며, 또 지옥에 모든 중생들이 있는데 옥졸이 세 갈래 쇠집개로 그 몸을 집어 쑤시는데 두 발로부터 들어가 이마와 어깨에 이르러 세 곳으로 통해 나오고, 그 불집게로 집어 쑤시는 데 따라서 맹렬한 불꽃이 함께 일어나서, 눈과 귀와 코와 입으로부터 불이 나오는 것도 또한 그랬다. 또 지옥이 있는데 모든 중생을 뜨거운 쇠바닥에 눕게하거나 혹은 엎드리게 하고, 다음에는 검은 쇠줄로써 몸을 묶은 다음에, 도끼로 이를 찍기를 목수(木手)가 모든 젖은 나무를 다루는 것과 같고, 또 중생이 있는데 모든 옥졸들이 발로부터 머리에 이르도록 그 가죽을 벗기고, 다 벗기어서는 줄을 꼬아서 고삐로 하여 중생에게 재갈을 먹여서 높은산 꼭대기에 오르게 하고, 그 산에서 뜨거운 쇠로써 달리고 핍박하여 오르게하며 채찍질하여 만반의 고통은 가히 말할 수 없다. 이들의 중생은 무시이래로 다 나의 부모 내외의 종친이라. 이제 유전(流轉)하여 지옥에서 무량겁을 지내도록 항상 고뇌를 받다가 자기의 집으로 가거나, 악업이 다한 까닭에 잠깐 인천(人天)에 낳다가 여기에서 죄를 짓고 도로 지옥에 떨어진다.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중생이 모든 고통 받는 것을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② 아귀의 고상을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킬 것을 설함

다음에 아귀를 관하고 다시 대비심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모든 중생이 아귀중에 있는 것을 보면 하룻밤 하루 낮은 사람의 한 달과 같고, 날로써 달을 계산하고 열 둘로서 한 해를 삼으며, 귀취(歸趣)중에서는 수(壽)오백 세가 인간의 일만오천세와 같고 항상 기갈을 받을 뿐이며 처음부터 장과 물(漿,水)의 이름도 듣지 못하였는데 어찌 하물며 눈으로 보겠느냐. 그러나 그 아귀의 몸은 큰산과 같고 머리는 천막(天幕)과 같으며, 목구멍은 가늘어서 바늘과 같고 그 머리카락은 드리워져서 두 어깨를 덮고 몸은 예리한 칼로써 형체를 베고 끊는 것과 같으며, 변하여 맹렬한 불꽃이 되어 그 몸을 태우는 것이 불이 섶을 태움과 같아서 고통을 참기 어려우며, 그 양쪽 겨드랑이의 털이 내려와서 허리와 배를 덮었고 다음은 체모(體毛)가 내려와 무릎과 발목에 드리워져서 칼로 깎거나 불로 태우더라도 도로 전과 같아져서 무량세를 지나도록 이와 같은 고통을 받는다. 혹은 멀리서 물을 보고 달려가서 먹으려고 하면, 그 곁에 가서는 엎어지고 악업의 업력(業力)으로써 그 물은 변하여 고름피와 더러운 똥이 되고 혹은 뜨거운 모래가 된다. 그 물의 양쪽 언덕에는 또 옥졸이 있어서 화살 칼 몽둥이 도끼 창 등을 가지고 찍고 찌르고 갖가지로 치고 두드리고 배고픈 중에 불에 끄슬리고 뜨겁고 목마름에 미란(迷亂)하여 어쩔 줄을 몰라 오던 데로 돌아 갈려고 달리다가 모진 불길에 휩싸여서 타지며 갈 바를 모르는데 옥졸이 쫒아 와서 때리고 찍고 끊어서 손발 마디가 모두 다 부러져 없어진다. 또 아귀가 있는데 아침에 다섯 자식을 낳아서 낳는 대로 이것을 먹고 밤에 다섯 자식을 낳아 낳는 데로 먹었으나 먹을수록 배가 고프다는 생각으로 말미암아 아직 잠깐도 배부르지 않고 혹은 비올때 입을 위로 들어 받아 먹으려해도 업력 때문에 한 방울이 입에 들어가서 배 가운데 흘러 들어가자 그만 변하여 모진 불이 되어 곧 지내 나오며, 혹은 여름에 뜨거운 바람이 일어나서 모든 아귀를 불어 쓸어가서 모래밭 가운데에 떨어뜨리면 밑에서는 뜨거운 모래로써 태우고 위로는 햇볕에 타며 주림과 목마름과 뜨거움에 지쳐서 나무 숲을 바라보며 그늘과 시원함을 맛보려고 달려가 거기 이르자 그늘은 피하고 아귀가 이르자 다 옮겨가 버린다. 왜 그런가 하면 옛날 인간에서 연회를 베풀었을 때 걸인이 오는 것을 보고 아끼는 마음으로 주지 않고 비리로 때리고 욕하며 이를 쫓아 보냈으니 이를 쫓아 보냈으니 이 업연으로써 이제 이 과보를 받는 것이다. 또 아귀가 있는데 밤에 달이 있을 때는 맑고 구름이 없지만, 흐르는 빛이 비추면 독한 열이 몸을 녹이는 것이 한 여름에 햇볕에 찌는 것과 같고 또 아귀가 있는데 한 겨울에 큰 바람이 일게되면, 업력으로 말미암아 모든 아귀를 불어 날리기를 나는 티끌과 같이하고 얼음산 가운데에 갖다 두어서 모든 추운 고통을 받으며, 이렇게 무량한 세월을 지나면, 여기에서 명을 마치고 도로 지옥에 떨어진다. 이렇게 왕래하며 무량한 세월을 지내고, 악업이 다 하여 사람 몸을 얻으려고 원하나, 빈천한 집에 태어나서 간인(  )하므로 보시하지 않고 자기가 살기 위하여 더욱더 탐욕과 아끼는 마음이 더하고 빈궁한 연고로 열 가지의 불선한 온갖 죄를 지으며, 이로부터 명을 마치고 또 지옥에 떨어져서 온갖 고를 받으며, 그 고가 다하면 아귀중에 다시 나고, 이렇게 가고 오기를 무수겁을 지내도록 이러한 고를 받느니라. 이들 중생도 또한 과거 무량무변 생사겁중에서 항상 부모 육친 권속이 되었던 때문에 항상 나를 위하여 악업을 짓고 이제 아귀가 되어 이러한 고보를 받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은 이 고를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켜야할 것이다.

③ 축생의 고상을 관하고 대비심 일으킬 것을 설함

또 자씨여 아귀가 이미 그렇고 다음에 축생을 관하더라도 또한 이와 같다. 모든 노루,사슴,여우,들개,토끼,호랑이,표범,이리 등 온갖 짐승과 모든 나는새들•오리•매•원앙과 같은 등류가 있어서 가든가 머무르든가 나무에 깃들이고 있든가 앉았든가 날든가 떠있든가, 항상 사람 또는 힘센 새와 짐승을 겁내고 혹은 마시고 혹은 먹는데 아직 일찍 잠시도 편치 않고 주야로 항상 겁에 떨며 또 축생에 큰 자라, 거북, 물고기, 조개, 개구리, 악어 등 수족(水族)들이 항상 그물에 잡히고 물속에서 나고 죽고 하며 또 축생으로 독사•도마뱀•땅거미•족제비 등 이들 축생은 어두운 곳에 나서 어두운 곳에서 죽으며, 또 축생에 이, 벼룩 등은 사람 몸에 의하여 생겨서 도로 사람에 의하여 죽으며, 또 축생에 혹은 죽은 시체에 의하여 혹은 똥이나 습기에 의하여 혹은 초목에 의하여 거기에서 생겨서 거기에서 죽고, 혹은 변화하여 생겨서 도로 변화하여 죽는 이른바 구더기•뽕벌레•우벌이•메뚜기•범나비•들류이며 또 축생이 있는데 항상 고름피와 모든 더러운 것을 먹고서 단맛으로 여기는 이른바 돼지와 개•쇠똥벌레•등애류는 멀리 냄새를 맡고서 아름다운 향내로 알고 날고 뛰고 달려가서 먹지 못할까 두려워하며, 또 축생이 있으니 아름다운 풀은 먹지 않고 오직 찌르는 가시를 먹고 맑은 물은 마시지 않고 오직 탁한 물을 마시며, 또 축생이 있으니 풀에서 생기는 것은 아니지마는 항상 풀을 먹는 것이다. 이를테면 코끼리•말•소•나귀•낙타•노새들의 축생류는 혹은 쇠갈구리로써 그 뇌를 졸라매어 길들여서 타고 다니며, 혹은 코를 꿰고 혹은 곱비로써 재갈 먹이고, 그 머리를 얽어매며, 무거운 것을 지고 가는데 항상 채찍을 맞고 욕을 먹으면서 더디고 빠르게 가는 것을 시키는대로 하고, 혹은 여위고 움츠리고 섰다가 다시 거꾸러질 때가 있어도 한없이 두드려 맞고 힘이 없어 능히 전진하지 못하나 다 숙세 인연으로 말미암아 이제 이 고를 받는 것이다. 혹은 신시(信施)를 먹고도 부지런히 정진하지 않거나 다른 숙세의 빚을 갚지 않고 어려운 고보를 받는 것이다. 이와 같이 끌려 다니며 온갖 매를 맞고도 오히려 부족하여 혹은 잡아 죽이니 만단의 고통이 살아날 곳이 없고 물과 풀이 없어서 병들어도 고칠 약이 없고 죽으면 껍질을 벗기고 사람에게 먹히며 이렇게 하여 죽어서 지옥에 떨어진다. 왜냐하면 마음이 어리석어서 선악을 모르고 부모가 낳아서 기른 구로( 勞)를 생각지 않으며 인과를 알지 못하고 정법을 듣지 않고 또한 보시 지계의 선근이 없이 다만 물과 풀을 생각할 뿐 다른 것은 아는바가 없다. 이들 축생은 사람이 기르는 것이며, 사람이 기르는 외의 다른 축생, 이를테면 사자, 호랑이, 표범, 이리와 위에 말한 물과 육지의 축생은 서로 잔해하고 서로 잡아먹으며, 이런 업으로 말미암아 지옥 중에 떨어져서 무량겁을 지내도록 모든 혹심한 고를 받다가, 지옥의 죄가 다하면 다시 축생에 태어나고 이와 같이 왕래하며 무량겁을 지낼 것이다. 이들 축생도 또한 과거 무량무변한 생사겁으로부터 이래로 항상 부모 육친 권속이 되어서 나를 위하여 불선업을 짓고 이제 축생이 되어서 이러한 고보를 받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은 이 고통을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킬 것이니라.

④ 인간의 고상을 관하고 대비심 일으킬 것을 설함

"축생은 이미 그러하고, 다음은 인간세계를 관하면, 모든 중생은 인도에 생했다 할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가난하여 굶주리는 것이 긴 세월이라. 알몸으로 진흙을 밟고 다니고 비를 맞고 잠자며, 서리 맞으며 곡식을 거두고 더운 때 김매고 주야로 쫓아 달리며 손발이 터지고 머리카락은 숙대같고 절름발이로 걸으며, 거지로서 남의 문 앞을 돌고 다녀도 아직 한 번도 배부르지 않고 날이 저물면 기대 누워 주려서 잠자며, 다른 사람에게 줄 것을 청해도 서로 구제해 줄 자가 없고 말과 행동을 아무도 믿고 따르지 않으며 모습이 아름다워도 도로 경만과 천대를 받고 항상 인욕(忍辱)-나쁘거나 좋은 경우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기의 도에 정진하는 것-을 행하여 남을 요익하게 하여도 싫어하고 꾸지람을 들으며 스스로 겁낸다는 말을 듣는다. 혹은 문예(文藝)가 있을지라도 남이 이를 기록하지 않고 종친에 인사하러 가면 시기하여 먹을 것을 구하러왔다 하고 혹은 삼보에 귀명하여 믿으면 비방하며 명예를 구한다 하고 혹은 남을 찬탄하면 곧 첨곡(諂曲)하다고 하며, 혹은 하천한데 태어나서 항상 스스로 불안하고 남에게 매이고 부쳐서 살며 진퇴를 명령받아 하고 항상 한열을 무릎쓰고 덥고 서늘함을 모르며 물을 긷고 나무를 하여 피로와 괴로움을 사양치 않아도 주인의 뜻에는 도무지 불쌍하고 가엾은 마음이 없이, 조금이라도 틀리고 더딘 일이 있으면 찾아서 채찍으로 때린다. 스스로 지어서 스스로 받는 것이지 하늘도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박복함을 스스로 불러와서 죽을 고통을 겪는 것이다. 비유컨데 마른 나무가 가지와 잎이 다 없어져서 일체의 나는 새가 와서 깃드리지 않음과 같이 박복한 사람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거듭 게송(頌)을 설하여 말씀하셨다. "말없으면 어리석고 어둡다 하고 말을 하면 위풍 떨고 미쳤다 하네 친근하면 아첨한다 비방을 하며 멀리하면 겁을 낸다 조롱을 받네. 인욕하면 겁약(怯弱)하다 모욕을 받고 귀명(歸命)하면 이름낸다 훼방을 하네 빈천하게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죽는 고통 그보다도 더한 것이라." 다음에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빈궁한 것이 극히 큰 고통이 된다. 항상 친근하여 사람을 찬탄한다 하더라도 복이 없는 때문에 허물과 걱정이 따라서 생기고, 빈궁하기 때문에 항상 능욕(凌辱)을 만나고 그 때문에 더욱 악업을 지어서 지옥에 떨어진다. 또 호귀(豪貴)한 족성(族姓)의 사람은 많은 종과 코끼리•말•소•양이 있고 친척과 권속이 앞뒤로 둘러 싸여 승묘(勝妙)한 낙(樂)을 받는 것이 제천(諸天)과 같다 하더라도, 오욕(五欲)에 미혹되어 더욱 더 진애심을 일으키고 항상 아집과 교만을 일으켜서 사람을 업신여기느니라." 그때에 박가범께서 게송을 설하여 말씀하셨다. "오근(五根)을 겉잡지 않으면 방일이 많고 탐재는 자기를 해함이 원수와 같네 오욕에 빠지면 술 취한 사람 같아서 귀천이 모두 다 생사의 고를 부른다." 부처님이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일체의 중생은 현재와 미래에 스스로 지은 업은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은데, 모든 고통의 원인이 탐욕을 근본으로 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다시 선법과 계율(戒律)을 닦아 익히지 않으며, 숙세의 인업(因業)을 태워 없애고 착한 법이 모두 다해지면 이로부터 죽은 뒤에는 또 다시 삼도(三塗)에 떨어질 것이다. 왜그런가하면 탐욕 때문에 항상 산 목숨을 죽이고 자기의 세력을 믿고 남의 재물을 겁탈하며, 온갖 방편으로서 남의 아내를 침범하여 마음대로 사음을 하고자 하며 친소(親疎)를 가리지 않고 항상 바라고 구함을 일으키고 모든 망어로써 어질고 착한 사람을 속이며, 글과 말을 꾸며서 유정을 흉보고 추악한 말을 여기 저기 퍼뜨려서 남의 권속과 모든 친척을 이간하여 불화하게 하며 항상 간탐과 질투심으로 남을 업신여기고 경만하여 스스로 잘난 체 하고 진심의 불에 선업을 다 태워 없애고 모둔 외도는 찬탄하고 불법승을 비방하며 천신에 제사하여 복을 구하고, 숙세의 삼보의 깊은 은혜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무량겁으로부터 이래로 나를 위하여 근고(勤苦)하고, 승행(勝行)인 보리의 자량(資糧)을 수습하여 일체지(一切智)를 갖추었음이니, 이것을 이르되 부처라 한다. 그리하여 생사 긴밤의 어두운 가운데서는 등불이 되고, 귀의할 곳이 되고 구주(救主)가 되고 배(船)도 되고 땟목(?)도 되어 생령을 건져내어 인천(人天)을 대열반(大涅槃)의 저 언덕에 건져다 둔다. 중생은 사견과 아만이 높아서 취한 사람과 같고, 오욕에 묶여서 선법을 닦지 않고, 이로부터 명 마치면 지옥 아귀 축생에 떨어진다. 혹은 인간에 있어서도 하천(下賤)하고 빈궁(貧窮)하여 모든 고뇌를 받는 것이 독한 화살을 몸에 맞은 것과 같은 것은 선법을 닦지 않음으로써 이러한 고보(苦報)를 받는 것이니, 보살마하살은 이 고를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⑤ 제천(諸天)을 관하고 대비심 일으킬 것을 설함

다음은 천취(天趣)를 관하라. 저 제천을 관하건데 수명이 정원하여 모든 고뇌가 없다고 하나, 장차 명을 마칠 때는 오쇠상(五衰相)이 나타난다. 첫째 머리 위에 꽃다발은 모두다 시들어지고 둘째 천의(天衣)에 때가 묻고 셋째 겨드랑이에 자연히 땀이 나고 넷째 두 눈을 자주 껌벅이고 다섯째 본래 있던 곳을 즐겁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상이 나타날 때는 새로난 천녀(天女)는 다 모두 멀리 떠나며 이를 버리기를 초개와 같이하고 예전에 모시던 천녀는 애련(愛戀)의 정이 깊어서 둘러싸고 보며 목숨을 버리는 것처럼 목메어 슬피 울며 각각 앞에 나아가서 슬피 부르짖으며 기거를 묻는다. 그때 천인들은 새 천녀들에게 이르기를 "나도 또한 가엾게 여기고 두 마음이 없는데 어찌 이제 나를 버리기를 초개(草芥)와 같이 하는가? 그대들은 이제 와서 슬퍼하며 나를 아끼는구나! 이 인연으로써 옛사이에는 사랑하고 새로운 사이에는 미움을 일으켜서 오상(五相)이 앞에 나타난다면 반드시 죽음이 올 것을 알고, 천궁(天宮)의 처소를 떠나게 되니, 아름답고 미묘(美妙)한 음성과 천상의 빛과 향기와 즐거운 마음과 하고져하는 낙이 어지럽고 생각을 잃어 이 궁을 떠나게 되는 것이 아닌가! 모든 천중(天衆)들의 모임 가운데 오래 머물지 못하니 내 오늘날 명이 장차 다 하려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고뇌는 화살이 심장에 맞은 것 같도다. 우리들은 의지할 곳이 없고 믿을 곳이 없고 친한 사람도 없고 주인도 없고 귀명할 곳도 없고 구제할 사람도 없어, 목이 쉬도록 슬퍼하고 탄식하는데 제천(諸天)은 쾌락만 즐기고 나를 버릴 것인가! 또 제석천(帝釋天)의 궁성을 생각하니 이제 간장이 끊어지려는구나! 제석(帝釋)천왕보좌에서 조알(朝謁)할 길이 없고 수승한 궁전중(殿中)에서 길이 첨망(瞻望)할 길이 끊어 졌으며, 제석천의 보상(寶象)에는 어느날이나 같이 탈고, 온갖 꽃핀 동산에서 다시 볼 수도 없고 추악원( 惡苑)-제석천왕이 아수라의 군대를 征伐하기 위하여 이 동상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무기(武器)가 나타나는 곳-안에서 갑옷과 투구를 쓰는 것도 길이 사양하게 될 것이며, 온갖 숲이 우거진 동산에서 연회할 날도 없고, 희림원(喜林園)-극히 殊妙한 경치가 모두 이 동산에 있어서 즐거움이 한량 없음-에서 놀아 볼 기약이 없고, 파리질다(波利質多)- 利天에 있는 향기로운 나무-와 겁파수(劫波樹)-喜林園에 있는 나무, 때 맞추어 쓰고 싶은 물건이 나온다고 함-백옥(白玉) 연석( 石)에 다시 앉을 때가 없을 것이며 선법의 당중(堂中)에 모여서 의론하는 것도 영원히 막히고, 만타지니(曼陀枳尼)-大龍衆王이 멱감는 못의 이름-의 수승한 못물에 목욕할 기회도 없으며, 네 가지의 감로(甘露)-靑黃赤白의 아름답고 맛있는 음식-도 또한 먹기 어렵고 오묘(五妙)의 음악-宮商角徵羽의 五音이 美妙함을 이름-도 들을 길이 돈연히 끊어졌으니, 슬프다 큰 고통이여! 무상(無常)의 신속(迅速)함은 나의 이 몸으로 하여금 홀로 이 고통을 받게 하고, 찰나에 생멸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 아닌가". 제천(諸天)의 수명(壽命)은 곧 환몽(幻夢)과 같아서, 옷을 벗어 땅에 버리고 몸과 심장을 베고 뱀에 물리는 극히 큰 고뇌를 겪는 것과 같다. 다른 천(天)을 우러러 보고 애원하기를 "자비로서 가엾게 여기고 나의 수명을 구제하여 다시 며칠이라도 늘려 주시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겠습니까. 내 몸의 오쇠상을 없애고 저 마두산처(馬頭山處)-마두산처는 말머리의 형상과 같은 山. 沃焦海는 바다 가운데 焦石이 있어서 바닷물을 모두 말려버린다고 한다. 모두 五欲의 깊고 높은 것을 말한 것이다.-와 옥초해중(沃焦海中)에 떨어지지 말게 하여 주십시오" 이러한 말을 제천이 비록 들어도, 능히 구제하는 자가 없었다. 이 천(天)이 보고 나서 이렇게 생각했다. '그들 제천은 서로 구원하여 나의 수명을 연장하지 못하는 것이니, 이로써 꼭 알아야 할 것이다. 장차 오래지 않아서 죽을 것이라'고 목숨을 마칠 때에 다다라서 그 천이 자기가 태어날 곳을 보니, 지옥 축생 아귀에 떨어지게 될 것이라. 이 상(相)을 보고 목메어 슬피 부르짖으며 몹시 고민 하다가 기절하여 땅에 쓰러져서 뒤집힌 눈으로 서로 훑어보다가 곧 명을 마치고 업(業)에 따라 삼악취에 떨어지는 것이니, 이로써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천궁(天宮)중의 큰 고통도 유전(流轉)하여 끊임없어 다만 기약이 없는 것이라'고. 보살마하살은 이런 고통을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⑥ 천상과 지옥과 인간의 수명이 다른 것을 설함.

"자씨여, 마땅히 알지어다. 비유하면 사람이 활 끝으로 큰 바다의 물을 찍어냄과 같은 것이니 활의 물과 큰 바다의 물과 어느 것이 많겠느냐?" 자씨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 활 끝의 물은 극히 적은 것인데 어찌 이것으로 큰 바다에 비교하겠습니까? 이 큰 바다는 극히 깊고 넓은데 어찌 이 활 끝물에 비할 수 있겠습니까" 그때에 박가범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천인으로부터 몰락하여 삼악취에 떨어지는 것은 큰 바다의 물과 같고 다시 인천(人天)에 나는 것은 활끝의 물과 같다. 삼도(三途)에 떨어지면 고(苦) 받음이 무량하여서 다 말할 수 없고 가히 사량하지 못하리라. 위와 같이 삼악취의 고를 대략 말한 것은 긍가하( 伽河)의 한낱 모래와 같고 아직 그 설하지 못한 것이 긍가하의 모래수와 같다. 수명(壽命)도 또한 그렇다. 인간의 수(壽) 백년이 제석천(帝釋天) 중의 일주야가 되고, 이 주야가 삼십으로써 한 달이 되며, 열두 달을 일년(年)으로 하여 천상의수(壽)가 일천년이라. 만약 인간의 세월 같으면 총(總)삼(三)구치(俱치)가 넘는 육십억년이라. 이 수량(壽量)이 저 흑승(黑繩)대지옥 중의 일주야가 되면 이 일야(日夜) 삼십으로써 한달(月)로하며, 열두달을 일년으로하여 만(滿)일천년으로서 수량(壽量)으로하고 이 일천년으로써 중합(衆合)대지옥-八大지옥의 하나. 모든 고통을 합쳐 모아서 받게하는 지옥-중에서는 일일야(一日夜)로 하여 이 일야(日夜) 삼십으로써 일개월로 하고 십이개월을 일년으로 하여 만(滿)이천년으로써 수량으로 하고 내지(乃至)아비(阿鼻) 대지옥 중의 수는 일중겁(一中劫)-小劫二十을 中劫이라 하고 四中劫을 大劫이라함-이다. 이것으로써 마땅히 알지니 지옥 중생의 수명은 매우 장원한 것이다. 제천이 임종(臨終)할 때에 천안(天眼)으로써 관하여 모두다 알고, 극히 우뇌(憂惱)하고 가졌던 모든 욕락(欲樂)을 한꺼번에 잃어버린다. 그 고락을 각각 십륙분으로 하여 일분의 고(苦)가 생(生)기면 능히 천중(天中)의 십륙분의 낙을 멸하느니라.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제천(諸天)이 명 마칠 때 다다라서 이와 같은 고통받는 것을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한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제일의 대자비심이니라"

(2) 제 二에 유정을 위해 부지런히 정진하여 일체지지를 구하고 퇴전하지 아니함

① 일체 중생을 모두 숙세에 나의 부모 친속이라고 생각함

"또 대정진을 일으켜서 유정을 구제하여 열반안락한 곳에 두어야 한다. 저 상주(商主)와 같이 이러한 생각을 하라.'부모 종친이 다 모두 가난에 지쳤으니 어떠한 방편으로서라도 어려움을 면하도록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다시 다른 방도가 없으니 오직 바다에 들어가서 여의주를 가져오는 것뿐이다. 가지고 돌아와서 부모에 효양하고 받들어 모시겠다.'고 이런 생각을 하고 바다에 들어가 여의주를 얻어서 높은 깃발 위에 두고 온갖 보배, 의복 음식 향화 기악(妓樂)을 비 내리듯 하여, 부모 종친의 뜻에 따라서 모두 만족하게 하여준다."

② 일체지의 여의주를 얻어서 신통공덕의 다라니문을 비내리듯 함

"보살마하살이 보리심을 일으켜서 일체지(智)를 구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라. '일체 중생은 다 나의 숙세의 부모 친속으로서 생사에 유전하여 현재 모든 고를 받으니, 무슨 방편으로써 면하게 할까?'이런 생각을 하고, '다시는 다른 방도가 없고 오직 육바라밀법계 중에 들어가서 일체지의 여의주를 구하여 이 고를 구제함에 있다.'고 이러한 생각을 하고 법계중에 들어가서, 부처님 지혜인 여의보주를 구하여 법의 깃발 위에 두고, 큰 자비의 구름을 펴서 널리 일체 신통공덕의 다라니문을 비내리듯 하게 하고, 부끄러움을 의복으로 삼고 보시를 집으로 삼고, 정계의 향과 인욕의 화만과 정진의 반찬에 선정을 상(牀)으로 삼아 지혜의 감로로써 그 밥을 삼고, 모든 법이 공적(空寂)함을 그 자리로 삼고, 대열반으로써 보배성을 삼으며, 제불 보살을 선지식으로 삼아서 비내리듯 할지니라. 이와 같은 묘보(妙寶) 의복(衣服) 향화(香華), 기악(妓樂), 여의보주(如意寶珠)보다도 오직 일체종지(一切種智)의 무상조어대사외에는 능히 모든 고난한 자를 구제하여 안락을 얻게하고, 열반을 구경(究竟)케 할자가 없다."

③ 네 가지 큰 서원을 발해야 함

"보살 마하살은 이것을 생각하고, 결정코 스스로 깨쳐서 불퇴전을 얻고 또 이러한 서원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1. 원컨데 내가 사는 고난 있는 곳에 모든 중생을 대신하여 온갖 고뇌를 받고, 스스로 해탈하여 열반을 증하고 저 중생을 버리고는 안락을 구하기를 서원하지 않는다고. 무슨 까닭이냐 하면, 일체 성문과 벽지불이 자기 해탈을 구한 뒤에 열반에 드는 것이 무량무변하여 가히 헤아릴 수 없으나, 일체 중생을 이롭고 즐겁게 할 수 없고, 불신(佛身)의 공덕을 칭양(稱揚)할 수도 없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은 설혹 삼도에 있더라도 능히 유정으로 하여금 불선업을 버리고 선법을 수습하여 뭇 고통을 여의고 해탈을 얻게하는데 하물며 인중(人中)에 있어서랴. 이 인연으로써 보살마하살은 시방 일체의 유정을 이락케 하는 것이다. 이러한 뜻으로 말미암아 도리( 利)의 제천과 대범천(大梵天), 대자재천(大自在天)과 모든 신선과 외도들도 공경 공양하고 다 모두 받아 용납하며, 이 보살은 불퇴심을 얻어 삼세 제불에 칭찬받고 기별(記別)을 받게 될 것이다. 보살마하살의 대승을 닦는 자는 자재하여 무외(無畏)하기가 사자왕과 같아서 일체 중생을 따라 좇아서 행하고 길이 두려움이 없게 하고 곧 보리에 이르리라. 성문, 연각과 모든 아라한(阿羅漢)은 보살의 가르침을 듣고 깊은 암굴(巖窟)에 들어가서 옷으로 머리를 덮고 열반에 들어가려 할 것인데, 어찌 대승과 같이 보살행을 닦고, 자리이타의 이익을 입지 않는 자가 없게 할 것인가. 이런 인연으로써 더욱더 정진을 더하여, 차라리 삼도에서 무량한 고를 받고 마침내 자리하지 않고도 열반을 얻으리라. 과거와 미래의 일체 유정이 지은 악업으로서 마땅히 악취에 떨어져서 모든 고통을 받을 자는 원컨데 내 몸에 모아서 대신해서 이것을 받고 내가 과거와 현재세에서 닦은 승행(勝行)과 일체의 선품(善品)과 모든 공덕법을 원하건데 다 일체의 유정에게 회향하여 속히 열반을 증하게하며, 소유의 진귀한 재보도 내가 즐겁게 다 버리고, 치고 욕하거나 업신여겨도 끝내 보복하지 않고 다 참고 받겠으며, 원컨데 저 중생으로 하여금 다 죄가 없게 하리라. 무량 무변 아승지겁에 난행(難行)고행(苦行)하여 나의 서원(誓願)이 다할 때까지 행하리라, 그리고 중생을 위하여 맹서코 무상정등보리를 구하여 정진 수행하고 선정 해탈하여 불퇴전을 얻고, 또 과거의 무량 무변의 보살마하살이 정근(精勤)하여 일체지지(一切智智)를 수습하였음과 같이, 나도 또한 이와 같은 수행을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일체 유전(流轉)의 유정을 제도하여 열반의 위없는 해탈에 편하게 두고자 함이다. 또 원컨데 일체 중생의 무리 혹은 난생(卵生),태생(胎生), 습생(濕生), 화생(化生) 혹은 유색(有色), 무색(無色) 혹은 유상(有想), 무상(無想) 혹은 비유상(非有想), 비무상(非無想)으로 하여금 내가 다 큰 열반에 들게하고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다 육바라밀을 원만하게 하여, 무상불신(無上佛身)의 백복장엄(百福莊嚴)한 삼십이상 팔십종호(三十二相八十種好)를 구족하게 성취하고 목과 등에 둥근 광명이 있어서 백천일(百千日)을 지나도 중생들이 즐겁게 보고 우러러 봐서 싫음이 없게 할 것이다.
2. 또 원컨데 시방 세계의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공덕이 장엄하여 모두 다 불(佛)과 같이 되게 할 것이라. 고 다시 이러한 서원을 일으키라. '원컨데 이 몸을 버리고 법계의 일체 중생을 위하여 타매(打罵)와 가책(訶責)을 받고 어떤 때에는 동여매어서 그지 없는 괴로움과 모욕을 받거나 목숨을 끊고져 하거나 온갖 노역(勞役)에도 승순하여 어김없을 것이니, 원컨데 저 중생으로 하여금 다 죄루(罪累)가 없게하여 지이다.' 이러한 원(願)을 발하고나서 또 다시 생각하라. '원컨데 내가 속히 이 서원을 원만하게 성취하여지이다.'
3. 또 서원하기를 '이 몸이 오취(五趣)에 머물어서 일체 유정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며, 의지하고 믿을데 없는 자에게는 의지할 곳이 되고 타국에 주유(周遊)하려는 자에게는 인도하는 사람이 되고, 바다에 들어가려는 자에게는 배와 뗏목이 되고 개천과 시내를 건너려는 자에게는 그를 위하여 다리가 되며, 광야(曠野)에 살려는 자에게는 그를 위하여 샘과 우물이 되고, 추운자에게는 땔나무(??)가 되며, 한 여름 더위에는 그를 위하여 서늘함이 되고 어두운 곳에 있는 자에게는 등불이 되며, 피로에 지친자에게는 부드러운 깔 방석이 되고, 굶주려서 배고픈 자에게는 맛좋은 밥이 되며, 목마른 자에게는 화(化)하여 단맛의 물이 되고, 헐벗은 자를 위하여는 의복이 되며, 가뭄과 흉년에는 오곡을 비내리 듯 내리게 하고 병들어 고통하는 자에게는 좋은 의사가 되어 아픔을 낫게하고 수명을 연장하게하고 고독한 자와 홀아비 홀어미에게는 모시는 자가 되며 모든 빈궁한 자에게는 묻힌 보배가 되어서 그 가고 머무는데 따라서 서로 버리지 아니하고 만약 먼길 가는 자에게는 길동무가 되며 아울러 수레와 말이 되어 가는 곳까지 닿게하고, 혹은 사견(邪見)을 가진 자에게는 그를 위해 정법을 설하여 정견(正見)에 머물게 하고 지옥에서 고통 받는 자에게는 내 맹서코 그 지옥에 들어가서 구제하여 나오게 하며, 아귀에 떨어진 자에게는 그를 위하여 청량하고 맛좋은 음식이 되어 기갈을 덜어주고 축생의 무리 호랑이, 이리, 곰, 사자 등에 떨어진 자에게는 그들을 위하여 고기더미가 되어서 먹게하리라' 또 이 서원(願)을 발하라, '내 살(肉)을 먹고자 하는 자에게는 다 모두 배부르게 하여 서로 잡아먹지 못하게 하고 코끼리. 말. 소. 양. 사슴 등의 짐승에게는 내 그들을 위하여 비이(肥 )-풀이름, 만약 소들이 이것을 먹으며 ??가 된다고 함.-와 보드라운 풀이 되며 또는 모든 중생의 고기(肉)를 먹고 풀을 먹으려는 자에게는 오곡과 음식 등 뜻에 따라 모두 충족하게 하고 인간이 되어 사는 자에게는 즐기고 하고 싶은 것에 따라서 내 모두 공급하여 떨어짐이 없게 하리라' 고
4. 또 이러한 원을 발하라.'원컨데 내 모두 일체의 다라니신(身)을 성취함을 얻어서 모든 중생이 있는 곳에 따라 다 구호하고 여의수(如意樹)가 되고 현병(賢甁)이 되어서 다함 없는 재보를 출생하여 일체에 급시(給施)하기를 구족 원만케하며 혹은 의왕(醫王)이 되어 그 질병을 낫게 하고 대비의 손으로써 법의 문빗장을 잡고 열반의 성을 열어 불지견(佛知見)을 시현(示現)하며, 삼아승지겁(三阿僧祗劫)에 난행 고행으로 모든 중생을 구제하여 열반에 안주(安住)하고 진실로 해탈케하여 소생처(所生處)에서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여 게으름이 없이 일체 유정을 이익하고 안락하게 하리라. 중생을 구하기 위하여 지옥에서 고통 받기를 무량하게 하여도 열반의 낙과 같이 하리라.' 또 이러한 원을 발하라. '만약 일체 중생이 아직 해탈을 못할 때는 내 서원코 항상 지옥에 있고 보리를 증하지 않겠다.' 고.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곧 이 것이 보살마하살이 제이(第二)로 정진하여 일체지지를 부지런히 구하는 것이니라."

(3) 세 가지 승심(勝心)을 발하여 불퇴전을 구함

"또 다음에는 자씨여, 이 행(行)을 다 행한 뒤에는 마땅히 다시 세 가지의 승심(勝心)을 일으켜서 불퇴전을 구하고 내지(乃至) 삼무수겁에 정진 수행하여, 한 찰나에도 간단하는 일이 없도록 할 지니라."

① 마왕(魔王)들의 방해를 물리쳐야 함

혹은 뭇 마가 사문의 형상이나 혹은 바라문의 형상이나 고행하는 자의 갖가지의 다른 모양을 하여 대승의 모든 허물을 만들어 수행자에게 권하여 퇴전하게 하고 이와 같은 말을 할 것이다. "불도는 아득하게 멀어서 백천겁을 지나도록 난행 고행을 하고 버리기 어려운 것을 능히 버리고, 나라성과 처자와 상마와 칠보와 노비와 동복( 僕)과 몸의 살과 손발까지라도 아낌없이 이와 같은 보시를 천만겁을 지나도록 하고 바야흐로 보리를 증할 것이다. 무량한 중생이 이와 같이 수습하여도 다 아직 성불하지 못하였고 모두 이미 퇴전하여 자기의 열반에 들며 설령 불과를 이룬다고 하더라도 또한 열반에 들어갈 것이다. 일종의 열반에 뭐 근고(勤苦)를 할 것인가, 그대가 이익을 구한다면 두 가지의 일을 닦을 것이니라. 첫째는 현생에서 항상 쾌락을 받는 것을 구하여 인천의 온갖 승묘한 오욕을 마음대로 누리고 조금 고가 있더라도 또한 겁을 내지 말지니라. 무슨 까닭이냐 하면, 비유컨데 농부와 같아서 어찌 벌레와 짐승을 두려워해서 씨를 뿌리지 않을 것인가, 인천(人天)의 쾌락도 또한 이와 같아서 적은 고가 있다 하더라도 쾌락이 다함이 없는 것이다. 다만 스스로 닦고 가질 것이지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두려워 할 것인가. 둘째는 스스로 열반을 구하여 이 생에서 세 번 나서 아라한을 얻게되면, 스스로 마땅히 해탈할 것인데, 어째서 많은 고를 받아가며 불과(佛果)를 구할 것인가. 만약에 또 이승(二乘)에 들어가기 어려운 자는 또한 인천의 온갖 쾌락을 받을 것이다. 설혹 내종에 싫을지라도 빨리 열반에 들것이니, 비유하면 사람에 공력은 적게 들이더라도 이(利)를 얻는 것이 많은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공력(功力)은 극히 많이 들여도 일을 이루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대가 보시를 하고 온갖 간난(艱難)과 노고(勞苦)를 다 하여도 도무지 성취하는 것은 없고 스스로 속을 뿐이다. 그대 이제 나와 함께 행하고 머물며 함께 열반하며 나아가고 그침에 함께 거처하지 않겠는가."할 것이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보살마하살이 대승을 닦으려하는 자는 이 말을 듣거든 도무지 믿고 따르지 말고 이러한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이것은 악마가 나를 요란( 亂)하게 하고 장애하여 나를 꾀이고 속여서 보리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것이다'고 이미 이것을 알고 또 이런 마음을 일으킬 것이다. "내 이제 본서원을 어기고 이와 같은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결정코 위없는 불과를 정진하여 구하고, 대승에서 맹서코 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제일의 승심(勝心)을 일으킴

「세가지 마음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뭣을 셋이라 하는고 하면 첫째에는 일체 유정은 다 나의 숙세의 부모 친우로서, 무시제(無始際)로부터 생사에 윤회하여 큰 간난과 고통을 받고, 팔한(八寒) 팔열(八熱)-等活 黑구 衆合 號  大  炎熱 大熱 無間이다.-십륙지옥(十六地獄)-八大地獄에 各十六의 副地獄을 말함-에서 모든 고뇌를 받고, 또 아귀 축생가운데서와 인천에서도 또한 이와 같다. 하물며 이것이 나의 숙세의 부모 내외의 친속인데 어찌 자비와 연민의 정이 없을 것인가. 이런 까닭에 내 이제 맹서코 보리를 취하는데 퇴굴하지 아니할 것이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불퇴전 중의 제일심(心)이니라.」

제이의 승심을 일으킴

「둘째에는 일체 유정이 무시 이래로 이미 부모가 되어, 일일이 태어나는 곳에 어머니의 배 가운데 있어서 침식과 잠잘 때에 편치 못하게 하고, 낳아서 기르는데 고생하시며, 대비심으로써 피가 화하여 젖이 되고, 오래도록 게을하지 않고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은 먹이시며, 공덕을 날마다 닦아서 나의 성장을 소원하시었는데, 내 복이 엷어서 요수(夭壽)로서 명을 마치니,부모는 슬피 부르짖으며 스스로 머리를 뜯고,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리고 식음이 달지 않았다. 일일의 생(生)중에 다 이런 고가 있었으니, 흐른 눈물은 그 양(量)이 사대해보다 많았고, 마신 어머님의 젖도 사대해보다 많았을 것이다. 또 일체 유정은 무시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은애가 있는 까닭에, 나의 부모가 되어 온갖 인연으로서 나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며, 이러므로서 지금까지 유전(流轉)하여 아직 쉬지않는 것이다. 만약 이 유정이 근고(勤苦)하여 위 없는 보리를 수습하면 곧 이 유정은 모두 성불에 계합하여 질 것이다. 나 때문에 생사가 다함이 없었던 까닭이다. 또 일체의 유정은 무시 이래로 나를 가엾이 여긴 까닭에 착하지 못한 업을 짓고도 마음에 개회(改悔)가 없었다. 만약 이 악업을 형상을 세워서 쌓아 모은 다고 하면 묘고산 보다 높을 것이다. 업 쌓은 것이 이미 그러하니 삼악취에 떨어지는 것도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뜻인 때문에 어찌 은혜를 배반하고 자기만이 열반에 들어서 해탕을 구할 것인가. 비유하면 여러 사람이 같이 왕법을 범하여 옥에 갇혀서 달아날 길이 없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 담에 조그마한 구멍을 발견하고, 모든 방편을 써서 자기만 빠져 달아났다. 이 인연으로서 고난을 면한 것처럼, 이승의 사람들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예전에 중생과 함께 어리석은 애착으로 삼계에 얽매여 있으면서, 생사의 옥을 벗어나려 하여도 방법이 없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 사제문(四諦門)을 보고, 고(苦)를 알고 집(集)을 끊고 멸(滅)을 증(證)하고 도(道)를 닦아 아라한(阿羅漢)을 얻어서 자기만의 열반을 증하지만, 대승을 닦는 자는 이와 같지 아니하고, 서원하여, 중생과 함께 해탈을 얻는다 계정(戒定)으로써 두 손으로 하고, 지혜로서 도끼를 삼고, 대비를 갈구리와 자물쇠로 삼아서 번뇌의 적(賊)을 파하고 생사의 군사를 항복 받아서, 성문(城門)을 활짝 열어서 지혜의 전당에 오른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대승을 닦는 자의 제이의 불퇴심(不退心)이니라.」

제삼의 승심을 일으킴

「셋째에는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생각을 해야 할것이다.무시제로 부터 유전(流轉)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일의 유정은 서로 계속(繫屬)하여 신구의업으로써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마음을 요란(擾亂)케 하여 그로하여금 진애를 일으키게 하고, 재보를 겁탈하여 온갖 것을 탐구(貪求)하고 남의 목숨을 끊어서 피와 고기를 먹는 이와 같은 살해가 무량무변하다. 설혹 그가 아직 살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밤낮 생각하기를 '무슨 방편으로서 그 목숨을 끊어서 그 피와 고기로서 나의 먹을 것을 충당할고' 한다. 또 교만한 마음으로 자기만 믿고 다른 이는 업신여겨서 남을 그르다 하고 자기는 옳다고 하며 남의 좋은 일을 듣고는 질투심이 생겨서 참지 못하고 중독(毒)되어 죽게 하며, 고난한 자를 보고도 자비심이 없고 자기보다 낫지 않음을 기뻐하고, '어떻게 하면 일찍 죽을까'한다. 부귀한 자를 보고는 뜻으로 기뻐하지 않고, 형명(刑名)을 범하게 하여 쫒겨나서 빈천하기를 원하고, 다른 이를 고뇌하게 하고 자기는 영화 받기를 원하며, 남의 재보(財寶)는 밤낮으로 망하기를 원하고, 나의 재산은 날마다 증장하기를 원하며, 남은 우고(憂苦)케 하고 항상 안락을 원하며, 남은 미움을 받게하고 나는 사랑함을 받고져 하며 다른 이는 원가(怨家)를 만들게 하고 자기는 친우가 되려하며 남은 항상 타락하게 하고 나는 뛰어 오르고자 하며 다른 이는 빈궁하게 하고 나는 오직 부유하기를 원하며 나는 지혜를 얻고 남은 우치하기를 원한다. 무시 이래로 생사간에 밤낮으로 생각키를 이와 같은 마음으로써 자기의 안락을 구하여 이익되게 하고 자기에게 닥치는 고뇌는 다른 이에게 넘겨서 한 중생도 침해를 입지 않는 자가 없고 이름이 들어날 좋은 일은 모두 남이 하기를 원치 않고 입으로는 말하여도 마음에는 어긋나는 일을 항상 행하여서 이와 같은 온갖 위협으로서 남을 편치 못하게 함이 무량무변하여 다 말할 수 없다.」
내가 과거에 나쁜 교로써 죄지은 것을 뉘우치고 승심을 일으킴
「또 나쁜 교로써 다른 이를 시도(示導)하여 현재 미래에 험한 곳에 떨어지게 하였으며, 거짓 소견을 꾸며서 다른 사람을 변증(辨證)하고 진귀한 재보에 손해를 주고 그 벼슬도 잃게 하며 이간의 말로써 친소를 만들어 요란하게 싸우게 하고 교묘하게 많은 거짓말을 하여 마음에 서로 원한을 품게하여 지옥에 떨어져서 벗어날 기약이 없게 하며 추악한 말로써 남을 헐고 욕하기를 뜨거운 화살로서 그의 몸과 심장을 쏘는 것과 같이 하여, 이에 명마침에 이를 때까지 어느 때나 잠시도 잊지 않게 했다. 거짓 이름을 내세워 헐어 말한 것이 많았고, 중생을 괴롭히려 온갖 이단(異端)의 말을 하며 혹은 화내어 불타는 마음으로서 삿되고 악한 법을 설하고 진애가 치성하여 유정을 악도에 빠지게 하며 주술(呪術)과 요매(妖魅)와 부서(符書)로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다 함께 닦고 익히게 하여 서로 손해 되게 하고 질병을 유행하게 하며 건장한, 자를 여위게 하며 젊은이가 변하여 늙게 하고 밝은 눈을 소경이 되게 하며 밝은 귀를 귀먹게 하고 단정한 이를 더러운 얼굴로 나타내게 하며 건장한 자로 하여금 문둥병이 들게 하고 선 닦는 자로 하여금 악을 짖게 하며 지혜 있는 자로 하여금 어리석고 미치게 하고 장수하는 자로 하여금 일찍 죽게 하며 부귀한 자로 하여금 빈천하게 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직 끊임없이 유전하여 행하였다. 」
내가 외도의 스승이 되어 과거에 죄지은 것을 뉘우치고 보리를 성취하여 중생들을 제도할 승심을 일으켜야 함
「또 생각해 보아라."내가 예전에 외도의 스승이 되어 사견으로서 사람에게 가르치고 비법(非法)을 법으로 설하고 법은 비법이라고 설하여 무량무변의 모든 유정들로 하여금 보리심에서 물러나게 하고 사견비법 중에 떨어지게 하였으며 이로 좇아 지옥 축생 아귀취(鬼趣)에 떨어지게 하였다."고 또 중생들은 왕세(往世)중에 나의 사교(邪敎)를 받아서 그 뒤에 험준한 산에 올라가 몸을 던지고 내려와 염모나하(閻牟那河)-印度 恒河의 支流-에 들어가서 명을 마치고 생천(生天)함을 얻었다고 하여 지금도 끊어지지 않고 있다. 또 무량한 중생들은 긍가하( 伽河) 남염모하(南閻牟河)이 두 물의 중간에 가면 큰 신수(神樹)가 있는데 이구타(尼拘陀)라 불렀다. 그 나무가 단정하고 푸르고도 무성한 나무 잎은 좋은 그늘을 이루었고 땅은 편평하고 넓어서 이곳을 시장(施場)으로 하여 나무 밑에는 많은 세갈귀쇠창(三 鐵戟)을 세워 놓고 저 모든 중생이 생천(生天)을 구하는 자는 저 시장(施場)중에서 먼저 보시를 행하고 다음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강물에 들어가 목욕하여 죄구(罪垢)를 씻어 없애기를 바래며 그러한 후에 나무에 올라가서 바로 쇠창(鐵戟)위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명을 끊고 이로부터 죽은 뒤는 천상에 태어난다고 하며 무시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유행(流行)하여 아직 끊어짐이 없다. 또 중생들은 내 사교(邪敎)를 받고 항상 스스로 아까워서 혜시를 행하지 않고 만약 보시하는 자를 보면 크게 진심을 일으키며, 보시를 받는 사람을 보면 또 노여움을 일으켰다. 왜냐하면 내가 시자(施者)와 수시자(受施者)를 보면 이 업연으로 말미암아 함께 지옥에 떨어지고 이러한 소견 때문에 무량겁중에 아귀 고를 받으며 지금도 아직 해탈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 중생이 있어서 내 사교를 받아 많은 소와 양을 죽여 피로써 하늘에 제사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이와 같은 소와 양은 하늘로부터 나에게 내려주신 것이라, 내가 그 고기를 먹고 피로써 하늘에 제사해야 한다. 무시로부터 지금까지 그 교를 받아 행하고 이미 명을 마치면 악취 중에 떨어져서 잔인하게 살해하여 편하지 못하고 서로 잡아 먹으므로 어리석은 때문에 열반을 얻지 못할 것이다. 또한 중생들이 나의 사교를 받아 불법승을 항상 비방했다. 또 중생이 나의 사교를 받아 삼세선악의 인과를 믿지 않고 말하기를 "보시도 없고 또 공양도 없고 또 그 과(果)도 없고 호마(護摩)-焚燒 또는 火祭 化法의 뜻-의 법도 없고 선행도 없고 악행도 없고 또 업과(業果)도 없고 이 세상도 없고 다른 세상도 없고 지옥도 없고 아귀도 없고 축생도 없고 천상도 없고 인간세계도 없고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고 일체의 중생은 그저 술취한 것과 같다. 술 만드는 사람은 누룩과 쌀로써 차고 더움을 알맞게 하여 드디어 유명한 술이 되는 것이다. 마시면 곧 사람을 취하게 한다. 이 취하게 되는 것은 어찌 부모로부터 생긴 것인가, 중생도 또한 그러하여 부모가 화합한 근본은 염애(染愛)로 말미암아 내가 출생한 것이고 내가 명을 마치면 다시 날수 없는 것이다. 비유하면 나무를 베어서 태우면 재가 되는 것과 같은데 이 재를 뿌린다고 어찌 나무가 날수 있으랴, 내 몸도 또한 그러하여 죽은 후엔 나지 못하리라. 이런 까닭에 결코 인과가 없다고 알지라. 이로 연유하여 부모와 스승에게 공경함이 없고 항상 이를 헐어 욕하며 무량생(無量生) 중에서 이 삿된 법을 가르쳐서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지옥에 떨어지게 했다. 혹은 외도가 불로써 몸을 태우고 혹은 물에 뛰어들어 스스로 빠져 죽으며 혹은 날카로운 창 위에 굴러서 명을 마치고 혹은 개의 행동을 익혀 입으로 똥을 먹고 생천(生天)을 구하며 혹은 소의 버릇을 익혀서 부리는 자에게 불리우는 모양을 하고 물을 마시고 풀을 먹고 알몸으로 걸어다니며 육친을 분변치 않고 음란(淫亂)한 짓을 하고 혹은 외도가 스스로 굶어서 날이 다하도록 먹지 않고 섰다가 밤이 되어 겨우 먹으며 혹은 외도가 오열(五熱)로써 몸을 구워 날로 뒤지며 혹은 외도들이 항상 한 발을 들며 혹은 외도가 있어서 항상 달을 받들어 섬기면서 백월(白月)인 초하루에는 한 술을 먹고 이틀에는 두 술을 먹기로 하여 내지 만월(滿月)에는 열다섯술을 먹고 흑월(黑月)의 첫날에는 감식(減食)하기를 한 술, 이틀에는 두 술을 줄이고 이렇게 하여 흑월이 다 될 때에 이르러서는 다만 한 술(一口)만 먹고 혹은 도무지 먹지 않기도 하며 혹은 외도가 항상 닭 흉내를 내며 먹는 것을 땅에 흩어 두고 발로 끌어 흩어서 입으로 주워 먹고, 때를 알아서 닭의 울음을 울며 혹은 외도가 있어 알몸으로 걸어다니며 부끄러움이 없고 머리털을 지져버리고 한 낮에 서서 해를 따라 돌고 크게 추울 때는 그늘진 곳에서 바람을 향해서며 혹은 외도가 사람을 죽여서 그 해골을 취하여 거기에 음식을 담으며 혹은 외도가 나체로서 부끄러움이 없이 재(灰)를 몸에 바르며 혹은 외도가 숯검정을 몸에 바르고 사람의 해골과 팔 다리의 모든 뼈로써 영락(瓔珞)과 화만(華 )과 팔찌를 만들어서 몸과 머리를 장엄하며 혹은 외도가 말종이나 갈기털로서 짜서 의복을 만들며 혹은 외도가 나무껍질로 옷을 만들며 혹은 외도가 솔개털을 옷으로 만들며 혹은 외도가 닭털을 옷으로 쓴다. 이와 같은 외도의 삿된 법으로써 모든 중생에게 가르쳤다. 구업인 까닭에 무수한 중생이 지금까지 우매하여 해탈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
내가 염마옥졸이 되어 신업(身業)으로 중생들을 괴롭힌 것을 뉘우침
「또 무시로부터 지금까지 신악업(身惡業)으로써 중생을 괴롭혔으니 , 옥졸의 몸이 되어 손에 쇠가위를 잡고 중생의 혀를 갈라 구리쇳물을 들어 붓고 또 쇠톱으로써 모든 중생을 갈르기도 하며 또 중생을 달리게 하여 칼나무에 오르게 하고 장위 오장을 뽑아 내어 먹었으며 또 철사로 중생을 묶어서 회하(灰河) 중에 던져 모든 고를 받게하여 돌면 곧 끌어 내어 뜨거운 쇠위에 올려두고 고기를 남비에 넣어 둔 것 같이 뒤지고 굴러 고를 받게하였고, 또 핍박하여 일어 앉히고 뜨거운 쇠족자로 뜬 구리쇠물을 입에 부어 마시게 하며 또 쇠 집게로 그 혀를 빼 내어 당겨서 길고 넓게하여 쇠 보습으로 이것을 갈았다. 위에 말한바와 같이 지옥의 고 가운데 무시겁으로부터 내가 이런 일을 하여 온갖 신업으로 중생을 고뇌케 하였다. 또 사자 호랑이 이리 곰 등의 짐승이 되어 중생을 잔해(殘害)하여 피를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
인간에서 중생 괴롭힌 것을 뉘우치고 제도하기 위하여 승심을 일으켜야 함
「또 인왕(人王)과 재관(宰官)과 사서(士庶)가 되거나, 장자(長者) 거사(居士)존위(尊位) 중에 있을 때 법을 무시하고 세금(稅金)을 걷우며, 비리(非理)로 매를 쳐서 왕법을 행하지 않고 유정에게 해를 끼쳤다. 이런 생각으로 무시로부터 지금까지 오취(五趣)의 중생들이 뇌해를 입지 않은 자가 없다. 머리를 쪼개고 눈을 후비고, 귀를 끊고, 코를 베고, 혀를 끊고, 살을 먹고, 뼈를 깨어 골수를 내고, 그 손발을 끊고, 내지 목숨을 끊었다. 또 인중(人中)에 있어서는 다른 직업을 하지 않고, 백정과 산양과 고기잡이와 그물로 토끼를 잡고 줄쌀( 箭)로써 짐승과 물고기를 잡아서 뭇 생명을 뺏은 것이다. 이를테면 소와 양과 노루와 사슴 여우와 토끼 닭과 돼지, 물고기와 자라 등을 잡아 가지고 다리와 배를 갈라서 큰 무더기로 쌓아 두고 팔았다. 이와 같이 살해하기를 무량 무변하게 하여서 한량없는 구치겁(俱 劫)중을 지냈으며, 이렇게 팔아서 자기의 생명을 살아 왔다.」

(4) 죄를 사(赦)하는 길은 보리를 구하는 것밖에 없음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의 대승을 닦는 자는 마땅히 이러한 마음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생각하면 내 탐진치 때문에 이같은 신구의업을 지어서 일체 중생을 속이고 잔해하여 현재 지옥 아귀 축생에 떨어져서 모든 고뇌를 받으니 내 이제 깊이 부끄럽고 스스로 꾸짖고 뉘우쳐서 무슨 방편으로 이 죄를 사(赦)할까?" 이와 같이 생각한다하여도 다시 이 죄를 능히 사할 방편이 없고, 오직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 多羅三 三菩提)를 지구(志求)함이 있을 뿐이라. 다시 능히 이 빚을 갚을 자가 없을 것이다. 또 이렇게 생각하라. "내 무상정등각을 얻은 후에 이 유전광야(流轉曠野)의 모랫벌에서 널리 중생을 제도하여 열반성(涅槃城)의 안락한 곳에 두고 일체지지(智智)의 여의보주로써 무시 이래로 지어온 깊은 죄를 갚으리라"고.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제 삼의 불퇴전의 마음이니라. 위와 같은 세 가지 마음을 일으켜서 부지런히 수행하고 정진하여 게을리 하지 말지니라. 이 세 가지 마음으로 대승중에서 일심으로 수행하면 불퇴전을 얻을 것이다. 또 자씨보살마하살이여. 이 다섯 가지로써 보리심을 일으켜서 대승을 수행하면, 능히 속히 일체지지를 성취할 것이다.」

대승이취육바라디경 권제4 위로

보시바라밀다품 제5 (布施波羅蜜多品第五)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이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獅子吼)를 하시고, 널리 다섯 가지 발보리심을 말씀하시었다. 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무량 무수 백천구치(俱 )의 모든 대보살마하살 대중과 함께 문수사리보살마하살(文殊師利菩薩摩訶薩)을 상수(上首)로 하여, 다 이미 여섯 가지의 바라밀다를 성취하였고 또 무량한 대아라한이 있어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 하여, 소작(所作)을 이미 분변하며, 무겁게 진 것을 버리고 착한 행이 청정하였다. 그리고 무수구치백천억 나유다(那庾多)의 천(天)•용(龍)아소라(阿蘇羅)•건달바(乾 婆)•가로라(迦  )•긴나라(緊捺羅)•마호락가(摩 洛迦)•약차(藥叉)•나찰(羅刹)-毘沙門天에 속한 鬼衆-구반다(鳩畔茶)-毘留勒叉天에 屬한 鬼衆-벽여다(  多)-餓鬼의 最劣한 者-비사차(毗舍遮)-提頭賴 天에 屬한 鬼衆-인비인(人非人) 등이 있었다.

1. 얼마나 수습해야 보살마하살이라고 하는가를 문청함.

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의복을 정리하고 오른편 어깨를 드러내고 길이 꿇고 합장하여, 일심으로 공경하며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미 대승보살의 불퇴전심(不退轉心)을 설하여 주시었습니다. 보살마하살이란 얼마나 법을 수습해야 보살마하살이라고 하는 것입니까. 오직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분별하여 해설하여 주시옵소서."

2.보리심을 발하여 불퇴전을 얻어야 보살마하살이 됨을 설하심.

그때에 박가범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청정한 마음으로써 불법승에 귀명(歸命)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켜서 불퇴전을 얻게되면 곧 보살이라 하고, 나의법중에 나게되면 마하살이라 한다. 긍가사( 伽沙) 등의 제불보살과 함께 법자(法子)가 되고 저 유정을 위하여 부모가 되며, 큰 복덕으로써 광명을 비추어서 백천날이 지나도록 그 몸을 장엄하게 하느니라."

3.보리불과를 어떻게 해야 속히 증득하는가를 문청함.

그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보살마하살은 어떠한 것을 원리(遠離)하고, 무엇을 친근하여야 합니까. 또 어떤 사람을 반려(伴侶)로 삼고 먼저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주(住)하고 무엇을 수행(修行)하며, 무엇으로서 그 마음을 항복받고, 무엇을 섭지(攝指)하여, 어떠한 세력(勢力)으로서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겠습니까?"

4.중생을 제도하고 육바라밀을 수행해야 무상보리를 증득함을 설함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은, 마땅히 오취(五趣)의 중생을 인도하여 무상정등보리에 둘지니라. 외도의 삿된 법과 악지식을 원리하고, 마땅히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선정(禪定)•지혜(智慧)를 친근하여 수행할 것이며, 구족(具足)하게 대승(大乘)을 수행하는 자를 반려(伴侶)로 삼고, 자신(自身)에 있어서도 정법을 듣고 부지런히 외어 지닐지니라. 항상 이와 같이 여섯 가지 바라밀다에 안주(安住)하여 정진 수행하고, 마음과 뜻을 항복 받아서 육근(六根)을 섭호(攝護)할 지니라. 이 세력으로 말미암아 속히 무상정등보리를 증득하게 되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라고 하느니라. 무엇을 여섯 가지 바라밀다라 하는가 하면, 이른바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 이것을 여섯 가지 바라밀다라 하느니라."

5.보시바라밀을 먼저 설하는 이유를 설함

"무슨 까닭으로 먼저 보시바라밀을 설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자씨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너를 위하여 널리 분별하여 설하리라. 그 보시(布施)는 육도(六度)중에서 가장 수습(修習)하기가 쉬운 까닭에 먼저 설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세간에서 하는 모든 일과같이 만약 하기 쉬운 것은 마땅히 이것을 먼저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먼저 보시바라밀다를 설하는 것이다. 일체의 유정이 보시를 능히 행하지 못 할 자는 없을 것이다. 혹은 약차(藥叉)혹은 나찰(羅刹) 사자(師子) 호랑(虎狼)과 모든 옥졸 도아(屠兒) 괴회(魁膾) 등의 이런 중생은 유정 중에도 극히 포악하지만 그래도 능히 간인( 吝)함을 여의고 보시를 행한다. 어째서 보시를 하는가 하면 아들 딸을 기르는데 자비한 마음으로 젖을 먹인다. 그러나 이런 중생은 비록 복리(福利)란 것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은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는 까닭에 몸이 자라나서 수명(壽命)이 안락(安樂)하게 하며, 기갈(飢渴)의 괴로움을 여의게 하므로, 또한 보시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뜻으로 육바라밀다에서 먼저 보시바라밀을 설하는 것이다. 또 일체 빈궁한 유정은 굶고 추위에 헐벗음으로서 몸과 마음이 편안하지 못한데 어찌 능히 온갖 사업(事業)을 할 수 있으랴. 만약에 의식을 주어서 안락을 얻게 하고 그러한 뒤에는 능히 온갖 사업을 닦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아서 모든 유정이 가난함에 지쳐서 위없는 신심(信心)을 일으키고 대승(大乘)의 온갖 사업을 능히 수행(修行)하지 못할 것을 보거든 먼저 일체의 의복 음식과 집과 와구(臥具)를, 그리고 병들고 여윈 이에게는 의약(醫藥)을 베풀어서 마음을 안락케하고, 그러한 후에 무상정등각심을 일으켜서, 대승(大乘)의 온갖 사업(事業)을 수행(修行)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뜻이기 때문에 육도(六度)의 저 언덕은 보시를 문(門)으로 하고 사섭(四攝)의 행(行)을 머리로 삼는 것이니, 오직 대지(大地)에 일체의 만물이 이에 의지하여 생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런 뜻으로써 먼저 보시바라밀다를 설하는 것이다."

(1)유정의 빈궁을 없애기 위하여 보시바라밀다를 행하라.

위에 설한 것과 같이 약차(藥叉)의 등류(類)는, 복전(福田)과 비복전(非福田)을 알지 못하고 애념(愛念)으로 말미암아 젖을 먹이는 것이지만, 마땅히 사람의 몸이 되면 부(富)해야하고 재물과 자량(資糧)이 쓰는데 떨어짐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런 까닭에 나는 곳마다 항상 습관이 된 아끼고 탐하는 마음을 여의고 일체를 보시하여서, 유정의 빈궁한 곤고를 없애는 것이니, 무슨 까닭이냐 하면, 모든 보살 마하살은 유정을 이롭고 즐겁게 하고자 하는 까닭에 먼저 보시바라밀다를 행할 지니라."

(2) 의혹은 보시의 마장이니라

"구걸하려 오는 자가 있으면 다 베풀어주고, 찡그리지 말 것이며, 또 간사하게 보거나 화를 내거나 후회를 하지말고 보시를 행(行)할 지니라. 그 소유에 따라서 보시하여 주고,미루며 아끼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 것이니라. 사랑하는 물건과 의복(衣服)•와구(臥具)•음식(飮食)•탕약(湯藥)•국성(國城)•처자(妻子)•노비(奴婢)•동복( 僕)•상마(象馬)•칠보(七寶) 등에 있어서도 아끼지 말고 구걸에 따라서 주고 한 생각에도 후회(後悔)를 하지 말라. 만약 의혹을 내면 마땅히 이것이 마(魔) 장인줄 알라. 무슨 까닭이냐하면, 마왕(魔王)파순(波旬)이 재보로 화하여 아끼게 하고 이런 방편(方便)으로써 내 마음을 혹란(惑亂)케 하여 대보리(大菩提)에서 장애가 되게 하는 것이니, 이러한 뜻에서 간인(  )할 것이 아니니라. 이와 같이 생각하고 일체의 보배와 재물에 대한 애련(愛戀)의 마음을 다 버릴 것이니라."

6.오욕의 파도에 보리심이 떠내려 가는데 어떻게 보시행을 수습할 것이다.

그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사랑하는 재보를 보시에 응하여 아끼지 아니한다면, 보살마하살이 전륜왕(轉輪王)-出世하여 卽位할 때 天으로부터 輪寶를 感得하고 이를 轉하여 四方을 降伏받는 까닭에 輪王이라 함.-이 되어 모든 칠보(七寶)와 일천 자식에게 둘러 싸여 어찌할 줄을 모를 것입니다. 비유하면 조그마한 초목이 시냇가에 있다가 폭우를 만나서 큰 물에 둥둥 떠서 남는 것이 없는 것과 같이, 그 전륜왕도 오욕(五欲)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 웅맹(雄猛) 자재하게 일천 아들을 몸에 따르게 하여 보리심을 씻어서 다 모두 띄워버렸는데 어떻게 보시의 행을 닦겠습니까? 이 인연으로써 버리고 여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7.두 가지 마음을 일으키고 일체 중생에게 신명을 바치고 성불하기를 서원하라.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자씨보살 마하살에게 이르셨다.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나는 곳에는 항상 부귀함을 얻고 재보가 풍족하며, 법도 마땅히 이와 같이 되느니라. 만약 전륜성왕이 되면 마땅히 이와 같은 두 가지의 생각을 할지니라. 첫째는 과거 모든 부처님의 행하기 어려운 행과 불보살이 갖은 교법을 생각할 것이니라. 이 전륜왕의 오욕(五欲)의 승락(勝樂)은 다 허망한 소견으로 좇아 생긴 것이니, 오직 환몽(幻夢)과 같은 것이니라. 전륜성왕이 오욕의 경지에서 분별을 일으키지 않고, 계착(計着)을 내지 않으면 무엇이 능히 보리의 마음을 장애(障 )하겠느냐 둘째는 일체 유정을 생각하기를 '내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안락한 곳에 이끌어 들이겠다'고, 또 '과거 긍가사( 伽沙) 등의 제불여래가 버리기 어려운 것을 능히 버린 것과 같이 나도 또한 맹서코 마땅히 이와 같이 버릴 것이라'고, 간탐의 때를 씻기 위하여 이런 마음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원컨대 이제 이몸 으로부터 내지 성불에 이르기까지 맹서코 이몸으로써 법계 일체의 중생에게 바쳐서 닦는바 복업이 혹은 많거나 혹은 적거나, '원컨대 중생과 함께 이것으로 무상정등보리에 회향하겠다.'고. 이렇게 하고서 이것을 관하라. 내가 과거세에 이미 일체의 신명을 버린 것이 묘고산과 같는데 나의 이 몸을 관하니 오직 개자(芥子)와 같도다. 신명도 오히려 버렸는데 어찌 하물며 재물이겠느냐. 만약 모든 보살이 진재(珍財)를 쌓아두고 보시(布施)를 행하지 아니함은 오직 흰 코끼리가 긍가하( 伽河)에서 깨끗이 목욕하고 코로써 똥구뎅이의 먼지흙을 빨아서 온 몸에 이것을 바르는 것과 같은지라. 내 복덕의 깨끗한 물로써 그 몸을 씻고 단엄청결하게 되었는데. 재보를 간인(  )하고 애서(愛惜)하여서 땀으로 그 몸을 더럽히지 못할 것이라>고..」

8.부정한 이 몸이니 신명을 아끼지 말고 시여(詩餘)하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보살은 이와 같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만약 사람이 와서 나의 몸 가족을 달라고 하면, 내가 곧 가죽을 벗겨서 성내거나 원한을 일으키지 않고 환희하게 시여하라. 만약 몸과 머리와 피와 살(肉)과 골수(骨髓)를 달라 하드래도 다 보시하라. 이 인연으로써 보살마하살은 모든 유정을 이익(利益)하고 안락(安樂)케 하기 때문에, 생사를 버리고 열반(涅槃)을 취하지 말지니라. 또 이런 생각을 하라. "내 이제 이 몸이 전제(前際)로 부터도 오지 않았고, 뒤에도 또한 가는 것도 없다. 부모의 부정(不淨)한 종자를 화합(和合)하여 내 몸이 생겨서, 부정(不淨)한 가운데 거처하고 숙장(熟藏)의 사이에서 자라난 것이 오직 나무를 심어서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꽃과 과실이 성실함과 같아서 내 몸도 또한 그러한 것이라. 고(苦)로써 가지로 삼고, 근심과 슬픔을 잎으로 삼고, 속임을 꽃을 삼고, 어리석음을 뿌리를 삼고, 진애(瞋 )를 나찰(羅刹)과 같이하여, 이 나무에 살고 있다. 또 악업은, 호표(虎豹) 시랑(豺狼) 사자(師子) 등이 싸우는 것처럼, 이 나무를 둘러 싸서 돌고 있으며 내 이제 잠시 이 나무 밑에서 쉬고 있는데 어찌 죽음의 독한 나무를 아깝게 여길 것인가. 그리고 이 나무라는 몸은 아(我)와 아소(我所)가 없는 것이다. 설혹 또 있다 하드라도 내 또한 버릴 것이며, 중생에게 바쳐서 그가 쓰는대로 마끼고 마침내 아끼고 아까워 함이 없어지기를 서원하리라. 왜냐하면, 내 이미 희사(喜捨)했기 때문에 과보를 구하지 않고, 은덕(恩德)을 구하지 않으리라. 집착하는 바가 없는 연고니. 무슨 까닭이냐 하면. 이 독한 몸이 삼악법(三惡法)에 얽혀 있기 때문이라. 무엇이 셋인가 하면. 첫째는 청정하지 못한 것이요, 둘은 극히 고통스러운 것이요, 셋은 은덕이 없는 것이라. 만약 어떤 사람이 이 나찰의 독해(毒害)와 악수(惡獸)에 둘러싸인 무리들 가운데서 나의 몸을 구발(救拔)하면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나에게 큰 은인이며, 나의 몸에 큰 이익을 주었으므로, 내 이 사람에게 항상 은덕을 생각해야 할 것인데. 어찌 이 사람에게 몸을 아낄 것인가. 또 이 대지(大地)에 있는 원림(園林) 초목 약(藥) 등의 뿌리(根)와 싹(芽)과 가지와 꽃과 과실을 먹고 가질 수 있는 자는, 혹은 잘드는 도끼로써 이 초목의 지엽(枝葉)과 꽃과 과실을 베고, 쪼개어 남에게 주어서 능히 무량한 중생이 이익하게 하여도, 그러나 이 대지(大地)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중생이 내 몸의 지엽(枝葉) 화과(華果)를 먹고 병이 나은 것을, 저 무정물(無情物) 조차도 오히려 분별치 않고 능히 일체의 유정을 이익케 하는데, 하물며 내 몸이 다른 이에게 이익을 주고 보시를 능히 행(行)하지는 못할 지언정, 도리혀 구걸하는 자에게 아만(我慢)스러운 마음을 일으키고, 경만하여 욕하며 없인 여기겠느냐.」

9.무아를 관하고 일체를 희사하라

「또 자기 몸에 안밖을 관찰함에, 먼저 내신(內身)을 관하면, 눈은 이것이 아(我)인가, 이것이 아소(我所)인가, 만약 아가 아니라면 무엇을 아까워 할것인가, 귀 코 혀 몸도 또한 이와 같이 두루 관찰하드라도 아와 아소(我所)가 없는 것이다, 다음에 외신(外身)을 관하매 색(色)은 眼識에 비추는 세계를 말함- 이것이 아(我)인가 이것이 아소(我所)인가 소리(聲) 냄새(香) 맛(味) 스침(觸)도 또한 이와 같다. 이렇게 안팎을 두루 관찰하여도 다 아(我)는 없다. 이미 아가 없는데, 무엇이 아까와서 보시하지 않으랴. 마땅히 결정코 이와 같이 생각하라. "원컨데 이 몸을 속히 일체에 바치겠다"고.무슨 까닭이냐 하면, 이 몸은 무상하게 변천하고 정(定)함이 없어서 찰나(刹羅)에도 생멸하고. 소유(所有)가 없는 까닭이다. 그때에 세존께서 계(揭)를 설하셨다.

① 다른 이에 핍박되어 신명재 버려 자유없이 억제됨은 이익이 없네 이와 같이 알고나서 잘 생각하여 마음 열어 보시함이 최승 함이라.
② 미혹한 자 몽환같은 법을 깨쳐서 안팎 모두 희사하고 애착이 없이 이와 같이 보시하여 허공과 같이 아(我)도 없고 수(受)없음이 최승함이라.」

10. 보리를 구하려면 대승을 수행하고 공법을 관하여 마음의 자재를 얻고 대승법을 설하여 중생을 제도하라.

「또 자씨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대승을 수행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려하면, 마땅히 공법(空法)을 닦을 지니라. 공(空)을 관(觀)하므로써 마음의 자재(自在)를 얻고, 긍가사( 伽沙)의 불소(佛所)에서 기별(記別)을 받고 마음이 퇴전(退轉)하지 않으며, 그리고 보시를 행하여도 수고롭지 아니할 것이니, 단시(檀施)를 칼(刀)로 삼아 간인(  )의 도적을 파(破)하라. 간인의 도적은 뭇 고통의 근본이 되는 것이므로 보살은 이에 애착을 일으키지 말라. 무엇 때문인가 하면 , 보살마하살은 비록 번뇌가 있더라도, 다 이것이 방편의 이로운 물건으로서 생기는 것이므로 그 번뇌는 허물이 되지 않는 것이다. 모든 보살이 서원에 따라 출생하는 까닭에 신구의업(身口意業)이 무공용(無功用)에 주(住)하여 청정함을 얻게되는 까닭이다. 오근(五根)을 잘 조복하여 방일(放逸)함이 없음으로, 능히 많은 일체 중생을 이락(利樂)케 하고, 능히 승의(勝義)와 세속의 일반 도리(道理)를 알고, 정정(正定)의 물로써 간탐의 때를 씻고, 이 때를 없앤 뒤에 다른 이에게 자재(自在)하게 대승의 법을 설하여, 위광(威光)이 비추는 것이 날 빛이 환한 것과 같아서 모든, 어두움을 파(破)하며, 설법의 소리와 위광은 마음의 어두움을 없게 하느니라.」

(1) 법시를 먼저 설하는 이유

자씨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써 먼저 법시를 말씀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법시에 세 가지가 있는데 재시(財施)보다 나은 것이다. 무엇을 셋이라 하는고하면, 첫째 재시는 다할 때가 있지만은 법시는 곧 증장(增長)하여 다함이 없는 것이다. 이로써 비교해 보건대 재시보다 훌륭한 것이다. 둘째 재시를 받으면 현재만 이익하고, 법시를 받으면 현재와 미래가 함께 이익하여 무량세에 항상 서로 따르며, 남이 침해하거나 빼앗는 일이 없고, 무상정등보리에 이르기까지 서로 버리고 떨어지지 아니하며 셋째 재시는 주는 자는 이익을 얻지마는 받는자는 이익이 없으나, 법시는 자타(自他)가 함께 이익되고, 법을 들으므로 말미암아 발심하여 속히 무상보리에 나아가는 것이니, 이 세 가지 뜻으로써 법시는 재시보다 승(勝)한 것이다. 법시를 행하므로 말미암아 명칭이 멀리 듣기게 되고, 일체의 인천(人天)에 존중과 공경을 받게 되느니라. 이러한 인연으로써 법시를 먼저 설(說)하는 것이다."

(2) 세 가지 보살의 보시

"만약 보살마하살이 보시바라밀다를 수습(修習)함에는 세 가지의 일을 하여, 모든 공덕 주는 것을 그 근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첫째는 능히 자타를 이익하게 하라. 만약 이타(利他)하지 않고 자기만 세상 낙(樂)을 받게 되면 보살행이 아니니라. 둘째는 대승중에서 퇴전하지 말것이며 셋째는 조그만치 닦더라도 곧 무량 공덕의 근본으로 삼을 것이니, 왜냐하면, 청정한 마음은 분별이 없는 까닭이다. 비유하면 해가 떠서 세간을 비추는 것처럼 정(情)과 비정(非情)과 함께 다 이익을 입으나, 이것을 해는 말하지 않는다. 내 또한 능히 조촉(照觸)하지마는 정과 비정을 분별치 않나니, 이 보살이 지은 공덕으로써 이에 한 꽃과 한 과실을 보시하면, 일체 중생을 다 이익하게 한 것이라. 이 공덕으로써 무상의 과를 성취하고, 시방(十方)을 자비로 화도하여 일체를 시도(示導)할 것이다.

11. 소시(小施), 대시(大施), 제일의시(第一義施)의 삼종시를 설함

"또 자씨보살마하살이여, 시(施)로써 보배로 삼고 장엄구로 하여, 이에 성불의 상호(相好)장엄한데 이를지어다. 어찌하여 적은 보시로도 공덕이 많은가 하면, 방편력(方便力)으로써 적은 보시도 회향(廻向)하여 발원하면, 일체의 중생과 함께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증(證)하나니, 이 공덕이 무양 무변하여서 오직 적은 구름이 점점 세계에 두루 퍼짐과 같으니라. 또 자씨여, 시(施)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소시(小施)요, 둘째는 대시(大施)요, 셋째는 제일의시(第一義施)니라. 소시라 하는 것은 이를테면 여러 가지의 음식, 의복, 모든 장엄구(莊嚴具), 재보(財寶), 상마(象馬), 고장(庫藏), 쌀창고, 성읍(城邑), 취락(聚落), 원림(園林), 옥택(屋宅)과 전륜왕(轉輪王)소유의 악구(樂具)로써 보시를 행하는 것이니, 이것을 소시(小施)라고 하며, 둘째 대시(大施)라 하는 것은 윤왕(輪王)이 사랑하는 후비(后妃), 권속(眷屬)과 자기 몸을 걸자(乞者)에게 보시하는 것이니, 이것을 대시(大施)라고 하며 셋째는 제일의시(第一義施)라 하는 것은 능히 신명(身命)으로써 보시를 행하지 않고, 무소득(無所得)의 마음이 상응하는 까닭에 제일의시라고 한다. 보살마하살은 이 세 가지로써 보시를 행하는 까닭에, 이것을 단바라밀(檀波羅蜜)이라고 한다."

(1) 보살의 소시(小施)

①다섯 가지 식시(食施)와 회향 발원

또 자씨여, 먹는 것으로써 보시하는 것은 마땅히 오사(五事)로서 할지니라. 무엇을 다섯이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시명(施命)이니, 만약 사람이 먹을 것이 없으면 생명을 건지기 어려운 때문이며 둘째는 시색(施色)이니, 먹는 것을 얻어먹으므로 인하여 안색(顔色)이 화열(和悅)하게 되는 때문이며 셋째는 시력(施力)이니, 음식을 먹으므로써 기력(氣力)을 증익(增益)하게 되는 까닭이며 넷째는 시락(施樂)이니, 이 먹는 것으로써 몸과 마음이 안락하게 되는 것이며 다섯째는 시변(施辯)이니, 만약 배가 고프면 몸과 마음이 겁약(怯弱)하여져서 말을 더듬게 되어 말을 알아 들을 수 없고, 음식이 충족하면 몸과 마음이 용예(勇銳)하여서 큰 변재(辯才)를 얻고 지혜가 거침없게 되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이 밥과 음식으로 보시할 때는, 마땅히 이와같이 회향발원을 할지니라. "내가 먹는 것을 보시할 때는 이 다섯 가지를 보시하리라. 첫째 명시(命施)에는, 원컨대 일체 중생과 함께 부처님의 수명이 장원하여 다함이 없음을 얻어서, 일겁(一劫) 이겁(二劫)원에 따라서 주(住)하기를 회향발원하며, 둘째 색시(色施)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부처님의 색신을 얻어서, 자금색(紫金色)과 같이 세간을 비추워서 백천일이 지나도록 회향발원 하며, 셋째 역시(力施)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부처님의 십력(十力)을 얻어, 하나 하나의 마디 가운데다 팔만사천육백육십삼종의 나라연(那羅延)의 힘이 있기를 회향발원하며, 넷째 낙시(樂施)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부처님의 비유할데 없는 열반 안락을 얻기를 회향발원하며, 다섯째 변시(辯施)를 함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불세존의 사무애변(四無 辯)-法舞 義無 , 辭無 , 樂說無 다-을 얻기를 회향발원하리라"

②일체 소시의 회향발원

"만약 맛(味)을 보시할 때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부처님의 위없는 감로(甘露)의 법미(法味)가 구족하고 충만함을 얻어서 비할데 없는 청정한 열반에 안치(安置)할 것을 회향하며, 만약 장(漿)을 혜시(施)할 때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그 애타게 목마름이 없어지도록 회향하며, 만약 좋은 음식과 사당(砂糖) 꿀 감자(甘蔗) 포도 온갖 향기로운 음식을 보시하고자 하면, 여래의 입 가운데 넷니(四牙)를 얻어 가진 음식과 모든 독약(毒藥)이 이 이에 이를 때는 변하여 감로(甘露)를 이룰 것을 회향 발원하며, 만약 의약(醫藥)을 혜시하면,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육도(六度)의 약을 얻어, 생사의 병을 치료하여 모두 나아, 열반(涅槃)의 낙을 얻어지기를 회향하며 만약 의복(衣服)을 보시하면,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참괴( 愧)의 옷을 얻어서, 그 몸을 덮어 가리워 모든 더러운 꼴을 여의고, 단엄 수승한 금색의 몸을 얻어 가장 훌륭하여 비할데 없기를 발원회향하며, 만약 바르는 향과 가루향을 보시하면,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계향(戒香)-戒는 淸淨하여서 그 德이 四方에 熏及하므로 戒를 香에 比喩하고 또 香을 바름으로 依해서 戒를 지키는 것을 表함-을 몸에 발라서 모든 번뇌와 냄새나고 더러운 습기(習氣)를 없애기를 회향하며, 만약 상마(象馬)와 거승(車乘) 연여(輦轝) 선벌(船筏)을 보시하면, 원컨데 중생과 여래의 수심삼매(隨心三昧)를 얻어, 유지자재(遊止自在)하여서 장애되는 것이 없도록 회향하며 교량(橋梁)을 보시할 때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육도(六度)의 다리를 얻어, 생사의 하수(河水)를 건너서 열반의 언덕에 이르도록 회향하며, 만약 영락(瓔珞)을 보시하면,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삼십이상(三十二相) 팔십종호(八十種好)의 영락장엄을 얻기를 회향발원하며 만약 광야(曠野)와 사막에서 오고 가다가 목말라서 지치고, 햇볕에 쬐이면 보시하기를 우물과 마실 물과 목욕으로써 하고,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유전(流轉)하는 생사광야에서 삼독(三毒)의 불길과 애타게 목마른 고를 여의게 하도록 회향하며, 또 원컨데 내 몸이 법계의 못(池)이 되어 일체지(一切智)의 물이 그 가운데 충만하여, 저 중생에 따라서 마시고, 목욕하고 생사의 근원이 다 하여 진해탈(眞解脫)을 얻도록 회향발원하며, 당옥(堂屋)을 보시하여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풍우 원적과 모진 짐승의 두려움을 여의고 몸의 안락을 얻게하는데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모두 열반의 당옥(堂屋)에 들어감을 얻어서, 번뇌의 적(賊)과 지옥의 춥고 더움을 여의고, 생사의 풍우에 길이 두려움이 없기를 회향발원하며, 만약 담요(담褥)와 부드러운 깔 것을 보시함에는, 원컨대 중생과 함께 보리(菩提)의 자리에 앉아, 자연히 깨쳐서 진평등(眞平等)을 얻기를 회향하며 만약 온갖 상묘한 의복(衣服)을 보시함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삼승(三乘)의 법의(法衣)를 얻어 널리 일체 고뇌의 중생을 덮어주기를 회향하며, 만약 삼보(三寶)와 사승(師僧)과 부모에게 온갖 등촉(燈燭)을 보시(施)함에는,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일체 지혜의 눈을 얻기를 회향발원하며, 만약 음악을 혜시함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진정한 천이(天耳)를 얻어서 시방세계(十方世界)에 있는 음성을 다 듣고 알기를 회향하며, 만약 멀고 불법이 없는 곳에서 승방(僧坊)과 승이 거주하는 집을 세워서, 모든 자구(資具) 음식 탕약(湯藥)을 두는데,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열반성(涅槃城)의 안락한 곳에 두어서 길이 유전(流轉) 생사의 고를 여읠 것을 회향발원하며, 만약 탕약을 보시함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보시하는 법약(法藥)으로써 번뇌의 병을 없애기를 발원하며, 만약 부리는 사람을 혜시 함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모두 다 아난(阿難)과 같이 여래를 받들어 모시기를 회향서원하며, 만약 갇히고 매인 자를 구하여 해탈을 얻게 함에는 원컨데 중생과 함께 일체 번뇌에 갇히고 매인 것을 멀리 여의고 진해탈을 얻어서 법왕위(法王位)에 주(住)하기를 회향서원하며, 만약 금과 은과 값이 없는 보배를 보시함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백복(百福)의 상(相)을 얻어 그 몸을 장엄하기를 회향서원하며, 만약 보관(寶冠)과 장엄한 기구(器具)와 영락(瓔珞) 팔지 귀걸이 주만(珠 ) 등 온갖 꾸미개로서 보시하는데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팔십종호(八十種好)를 얻어 법신(法身)을 장엄하기를 서원하며, 만약 절과 수도처(修道處)를 보시함에는 원컨데 일체 중성과 함께, 사성종(四聖種)-성문•연각•보살•불을 사성이라 함. 이 四聖에 種姓이 있는 것을 四聖種이라 함-이 의지(依止)할 곳을 얻기를 회향서원 하며, 만약 복장(伏藏)을 보시함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부처님의 위없는 공덕법재(功德法財)를 얻기를 회향발원하며, 만약 칠보와 전륜왕위(轉輪王位)와 자재안락(自在安樂)을 시여함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큰 힘의 묘용(用)을 얻어 묘법(妙法)의 손으로써 중생을 십악업(十惡業)으로부터 건져내어 십선(十善)의 물로써 씻어 청정하게 하고, 정계(淨戒)의 향으로써 그 몸에 발라, 일체 악한 이름의 냄새를 끊어 없애고, 참괴의 의복으로써 덮개를 삼고, 부처님의 공덕으로써 영락(瓔珞)을 삼으며, 인욕(忍辱)으로써 화만(華 )을 삼아서 그 몸을 장엄하고, 정려(靜慮)로써 상좌(牀座)로 삼아, 편안히 거처하여 동(動)하지 않고 보리(菩提)의 보관(寶冠)으로써 정상(頂上)에 얹어 법왕위(法王位)에 처하여, 관정(灌頂)을 받을 것을 회향서원한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와 같은 보시(施)라야 이것을 곧 보살이 소시(小施)를 행하는 것이라 한다."

(2)보살의 대시(大施)

"또 다음에 대시(大施)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사랑하고 공경하는 정순(貞順)한 처첩(妻妾)과 단정한 효우(孝友)와 남녀의 사랑함이 둘도 없는 것으로써 보시하는 것이라. 만약 내가 이 처자를 버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일체 중생과 함께 법의 부모가 되며, 능히 일체 중생을 가엾게 여기고 비민(悲愍)하여 구호하기를 사랑하는 자기 아들과 같이 하여, 능히 생로 병사를 여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뜻이므로 보살마하살은 일체 사랑하는 것과 아끼는 보배라도 모두다 보시(布施)하여, 이에 불의 무상보리를 성취하는데 이를지어다. 자씨(慈氏)여, 마땅히 알지니, 이와 같은 시(施)라야, 보살이 대시(大施)를 행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3)보살의 제일의시(第一義施)

①제일의시의 회향서원

"다시 다음에 제일의시(第一義施)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청정한 마음으로써, 자신의 수족과 피육(皮肉)과 골수(骨髓)와 머리 눈 귀 코와 신명에 이르기까지, 보시(布施)하여도 마음에 인색함이 없이, 이 공덕으로써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당래세(當來世)에 불의 금강불괴(金剛不壞)의 몸을 얻을 것'을 회향서원하고, 만약 수족을 보시하여도 마음에 인색함이 없이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생사 유전하는 폭하(瀑河)에 빠져 떠내려 가도, 구호할 자 없으면 정법의 손을 주어서 건져내게 하여, 안락한 곳에 두기'를 회향 서원하고, 만약 귀, 코, 혀를 보시(施)할 때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당래세에, 모두 다 제불의 청정한 오근(五根)을 얻어 이런 묘법으로써 중생을 장엄하게 할 것'을 회향서원하고, 만약 혈육(血肉)으로써 모든 중생에게 보시(施)함에는 이와 같은 때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마땅히 이 몸을 얻어서, 오직 대지(大地)와 같이 모든 유정을 위하여 의지할 곳이 되고, 또한 큰 물이 능히 때와 더러움을 없애고, 마르고 시든 온갖 초목을 윤택하게 하여 백 가지 풀이 자라나게 하며, 또 큰 불이 능히 어두움을 없애고 일체를 성취함과 같이, 또 큰 바람이 능히 일체를 두들겨 싹트게 하고 생장하여 번영(繁榮)함을 얻게 함과 같기'를 회향서원하고 만약 눈을 보시할 때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불안(佛眼)을 얻어지기>를 회향 서원하고 만약 머리와 보관을 보시함에는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부처님의 위없는 칠각(七覺)의 보관(寶冠)을 얻어지기'를 회향발원해야 한다. 또 다음에 자씨여, 보살마하살은 모든 세간의 미묘하고 좋은 물건에 탐착을 내지 않고, 항상 능히 일체 유정에 혜시(惠施) 할지니라. 무슨 까닭이냐 하면, 대비심으로써 중생을 보기를 오직 한 자식과 같이 하는 때문이니라.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길이 빈궁함을 없애고, 구하는 소원이 모두 만족하게 하여, 생사광야 중에서 칠성재(七聖財)-見道以後로 聖者가 믿고 닦는 일곱가지 법으로서 信, 戒, 聞, 0, 0, 捨, 慧를 말함-를 갖추어 불지(佛智)의 보배를 얻어지기'를 회향발원해야 할 것이다."

②진정(眞淨)한 보시

"또 자씨여, 어떻게 보살마하살이 보시를 수행하여 모든 허물과 근심을 없게 하는가. 말하자면 자수(自手)로써 이룩하고 만들어서 보시를 행하고, 다른 이를 질투하지 않으며, 악명을 겁내어서 하는 것이 아니요 은덕을 구하지 않고 보시를 행하여 가난하고 고독한 곤고를 건지기 위하여 보시를 행하나니, 이것을 보시(布施)라 하느니라. 만약 명예를 위하여 사장(師長)이 되어서 보시를 행하는 것은, 장사하는 사람과 같아서 진정한 보시가 아니고, 대비심을 일으켜서 원친(怨親)과 재물의 다소를 가리지 않고 보시를 행함을 진시(眞施)라고 하느니라."

③보시의 두 가지 복전(福田)

"또다시 자씨여, 두 가지 복밭이 있으니, 무엇을 둘이라고 하는가 하면 첫째는 비전(悲田)-貧窮福田인데 三福田의 하나. 보시하는 이는 耕作者, 재물은 種子, 받는 사람은 밭이라고 인정하여 福田이라 함-이니 이르되 모든 고로(孤露), 빈궁(貧窮), 곤고(困苦)한 자이며, 둘째는 경전(敬田)이니, 이르되 불•법•승과 부모와 스승이니라. 비전(悲田)을 경만하고 천대하여 복전이 없다고 하지 말 것이며, 경전(敬田)에 복보를 구하지 말고,대비심으로써 분별하는 바가 없이, 평등하게 일체에 보시함을 진정한 보시라 하느니라. 또 보시를 하고 바라고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재물에 있어도 희사하지 못하고, 혹은 관(官)에 빼앗기게 되어 보시를 행하고, 혹은 손실을 겁내어 보시를 행한다. 삼보에게는 경만(輕慢)하지 못할지니, 존중하는 마음을 내어서 스스로 말하지 말고 보시를 행하라. 만약 중한 보배로써 애착하는 바가 없이 아만을 내지 않고 또한 스스로 높임이 없이 보시를 행함을 진실한 보시라 하느니라. 만약 경전(敬田)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싫어하는 물건을 가지고 이를 시여(施與)하게 된다면 시(施)를 했다고 할 수 없으며, 혹은 가난하기 때문에 좋은 물건이 없고 추비( 鄙)한 것만 있으므로 부끄러워서 보시하지 못하고, 이 인연으로써 도무지 보시를 행하지 않기로 한다. 선남자여, 무릇 보시를 행함은 분별치 말것이니, 그 소유에 따라서, 오면 곧 이를 줄지니, 이것을 곧 단바라밀이라 하느니라. "

④단바라밀과 보시가 아닌 것

"보살마하살이 자기의 지계(持戒) 다문(多聞)-많은 法門을 듣고 受持하는 것-선정(禪定), 지혜(智慧)를 믿지 말 것이며, 보시를 행하고 또한 다른 사람을 경만하지 말라. 간탐 진애 우치 과문(寡聞) 파계(破戒)로써 보시를 행함은 청정한 보시가 아니니라. 보살마하살이 행하는 보시는 불활외(不活畏)-初學 보살이 보시할 때에 후에 내가 생활할 수 있을까? 두려워서 가진 재물을 모두 보시하지 못하는 것-가 없고, 악취의 두려움이 없고, 그 다소에 따라 이를 시여(施與)하고 광대한 마음으로써 보시를 행해야, 다함이 없고 한량이 없는 공덕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곧 단바라밀이라 하느니라. 만약 보시를 하고 걸인(乞人)을 비웃고 나무래기를"네가 이제 장정(壯丁)으로서 제근(諸根)이 구족한데, 어찌하여 스스로 생업을 영리(營理)하지 않고 구걸하느냐"고 하면, 이와 같은 시는 보시라 할 수 없으며, 혹은 보시르 한 후에 후회하여 말하기를"내 어리석기 때문에 재물을 원통하게 잘못썼다."고 하면, 이와 같은 시는 보시라고 할 수 없으며, 혹은 다른 사람의 찬탄을 바라고, 혹은 나쁜 이름이 두려워서 하는, 이와 같은 시는 보시라 할 수 없으며, 혹은 악한 소원을 위하여 보시를 행하는 것은 보시라 할 수 없으며, 혹은 날은 가려서 보시하는 것이니, 이르되 백월(白月)-초하루부터 十五일까지-의 일일, 팔일, 십사일, 십오일, 흑월(黑月)-十六일부터 말일까지-의 삼일 팔일 구일 십삼일 십사일 십오일 이와 같은 날에 보시하고, 다른 날에는 보시하지 아니하는 것을 보시라 할 수 없으며 혹은 때(時)를 가려서 보시하는데, 새벽에 보시하고 낮에는 보시하지 않으며, 해질 때와 다른 때에도 보시하지 않는 이와 같은 보시는 보시라 하지 않으며, 혹은 사람을 가려서 보시하는데, 가난한 자에게는 시여하고 부자에게는 시하지 않으며 혹은 가난한 사람과 부자에게 같이 보시하고 병자에게는 보시하지 않으며, 혹은 병자에게는 보시하고 다른 유(類)에게는 보시하지 않으며, 혹은 이 사람에게는 시여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보시하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보시는 보시라 하지 않으며 혹은 지식을 가리고 얼굴 모양이 단정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보시하고, 다른 나쁜 사람에게 보시하지 않는 것은 이를 보시라 할 수 없으며, 혹은 걸자(乞者)가 배우(俳優)또는 악사(樂士)인지 무용(舞踊)하는 사람인지 만담(漫談)하는 사람인지를 보고 이들에 시여하고, 다른 자에게는 보시하지 않으면, 이와 같은 보시는 보시라 이를 수 없는 것이다. 무릇 보시는 과보를 구하지 않는 것이다, 윤왕(輪王)과 호세(護世)-世間을 守護하는 四天王-와 제석과 범천과 제천(諸天)과 찰제리가(刹帝利家)와 바라문(婆羅門) 장자(長者) 거사(居士)등 이와 같은 집에 태어나서, 자기 몸을 위하여 스스로 해탈을 구하려고 보시를 행하고, 또한 염퇴(厭退)하여 피권(疲倦)한 마음을 내지 않고, 이르되 "내 이미 보시 하였으니, 다시는 보시하지 않으리라"고. 이같은 등의 보시는, 다만 보시라 할 수 있으나 단바라밀(檀波羅蜜)이라고 할 수는 없느니라."

⑤무상(無相)으로 보시한 공덕이 무량하다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은 위와 같이 법이 아닌 보시를 하지 말고, 정해탈(正解脫)과 회향(廻向)과 발원(發願)과 무상보리(無上菩提)로서 할지니라. 이것이 진실한 보시단바라밀이며 구경 청정한 것이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 多羅三 三菩提)에서 불퇴전(不退轉)을 얻을 것이며, 만약 능히 이와 같은 모든 과실(過失)을 여의고 무상의 보시를 행하여 얻는 공덕은, 한량이 없고 가가 없어서 광대함이 법계와 같고, 구경(究竟)은 허공과 같나니,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은 마음으로써, 혹은 한 꽃을 보시하고, 혹은 한 과실을 보시하고, 내지 물 한 방울을 보시하고, 이 경(經)을 수지(受持)하고 독송(讀誦)하여, 내지 한 게송과 한 구절을 다른 이에게 들려 주어서, 찰나(刹那)를 지나는 동안에 얻은 공덕이 무량하고 가가 없느니라. 만약 또 어떤 사람이 무량한 아승지겁으로부터 행한 보시가, 금은 칠보와 다른 온갖 상묘(上妙)한 보배와 재물로써 보시하여 전륜왕(轉輪王)과 범천왕과 제석과 사천왕을 구하며, 혹 아라한과(阿羅漢果)와 독각(獨覺)보리와 다른 작업(作業)을 구하여서, 무량 무변한 아승지겁에 정계(淨戒)를 수지(受持)한 소유공덕도, 앞의 보살마하살의 무주상(無住相)의 보시(施)로써 얻는바 공덕에 비하면, 백분 천분 만분 억분 구치분(俱 分) 내지(乃至) 우바니살담분( 波尼殺曇分)-數의 極을 말함-에서 그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며, 그리고 이 보살의 원력(願力)으로서 보시한 바의 한 방울 물을 큰 바다에 던지면, 바닷물을 다함이 있을지언정 방울 물은 다함이 없을지니 무슨 까닭이냐 하면 중생이 다함이 없는 까닭에 보살의 원력도 또한 다함이 없는 것이며, 허공법계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또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점차로 부지런히 행하고 정진하면, 큰 신통(神通)을 얻어서 묘고산(妙高山)에 오를 것이며, 혹은 큰 바다에 이르러 값없는 보배를 얻어서 섬부주(贍部洲)에 돌아와 온갖 보배를 비내리 듯 하여 유정에게 주고, 혹은 음식, 의복, 와구(臥具), 구병(救病) 의약(醫藥)을 비내리 듯 하여 유정의 기갈(飢渴)의 질병과 빈궁한 괴로움을 끊어 없앨 것이다. 이 공덕으로써 "원컨데 유정에게 보시하여 미래제가 다 하도록 항상 쉴새없이 광대하기가 법계와 같고 구경에 허공과 같이 되기"를 회향발원하라. 다만 자리(自利)만으로 보시를 행하는 것은, 공중에 한 조각 구름이 바람에 불면 곧 흩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니, 어찌 능히 일체 중생을 이익되게 하랴 또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보시하면, 진제(眞際)-眞實한 세계로서 本體界를 말함-와 같고, 법계와 같아서, 불로써도 태우지 못할 것이며, 물로써 떠내려보내지 못할 것이며, 금강같이 견실하여 파괴할 수 없을지니, 이런고로 보살의 보시한 원력은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큰 이익을 얻어서 구경 안락하게 하며, 또한 일체 유정으로 하여금 이 행원을 함께 하게 하여, 내지 무상정등보리에 이르기까지 퇴전하지 않고, 항상 이러한 행을 행하여, 곧 열반에 이르기까지 유정을 이익하게 하여 해탈을 얻게 하느니라. "

⑥보리심을 일으켜서 행한 보시는 공덕이 무량하다.

"또 자씨여, 여래가 세상에 계실 때는 일체 유정이 온갖 상묘한 의복과 방사(房舍) 와구(臥具)와 음식, 탕약, 수등(수燈), 유등(油燈) 첨복(瞻蔔)-金色花樹라고 譯함. 그 꽃에 향기가 멀리 퍼짐- 등의 온갖 화향(華香)으로써 공양을 올리고 존중 공경하여 노래와 범패(梵唄)로서 찬탄하였으며, 부처님이 입멸하신 후에는 불의 사리(舍利)를 취하여 솔도파( 堵波)-大聚, 功德聚, 高顯處等으로 譯함, 舍利等을 安置하는  墳과 같은 것-를 일으키고, 또한 위와 같이 온갖 것으로써 공양하고 존중 찬탄하였다. 이와 같은 두 가지의 공덕과보가 같아서 차별이 없고, 이 의리(義利)로 말미암아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은중(殷重)한 마음을 일으켜서, 경건하고 성실한 마음으로서 애락(愛樂)하게 하는 것이니 경모(敬慕)하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켜서 정법(正法)을 듣고 설한대로 수행하여 곧 능히 아라한과(阿羅漢果)와 벽지불과( 支佛果)를 취증(趣證)하고 모든 보살은 십지(十地)를 성취하여 육도를 원만하게 하며, 이에 무상정등보리의 불과(佛果)에 이르느니라. 즉 이 유정은 또 능히 모든 유정을 권유하여 동등하게 승행(勝行)을 닦게하고 내지 무상정등보리를 증득케 하나니, 이런 뜻으로서 보살마하살이 보시바라밀다를 수행하여 내지 물 한 방울을 보시한 소유의 이익은 진제(眞際)와 같고 법계와 같아서 다함이 없고, 만약 보시를 행할 때 널리 일체의 유정을 위하여 무상정등보리에 회향하지 못하면, 설사 보배 무더기를 묘고산(妙高山)과 같이 보시하더라도, 이익은 심히 적어서 오직 개자와 같이 다하기 쉬우며, 또한 조각 구름이 바람에 불려서 곧 없어지는 것과 같으니라."

⑦보시한 재물이 진정한 나의 소유 재물이다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대승의 보시행을 수습(修習)할 때는 ,오직 복장(伏藏)의 보물이 자신을 따라 다니는 것과 같고 여의수(如意樹)가 유정의 뜻에 따라 능히 그 소원(願)을 채워주는 것과 같으니라.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다시 두 가지의 훌륭한 마음을 일으킬 것이니 첫째는 소유의 자재(資財)와 고장(庫藏)과 모든 물건은 자성(自性)이 공(空)함으로 오직 아지랑이와 같고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다고 알아야 하며, 둘째는 모든 유정에게 대비심을 일으켜서, 만약 빈궁한 사람을 보면 가엾는 마음을 일으키고,이 마음을 발한 후에는 바로 깨달을 것이니라. 이 재보에 간인(  )하지 말것이며, 스스로 보시(施)를 행하여 서원코 일체 중생과 함께 같이 무상정등보리를 증할지니라. 이와 같은 재물은 진실한 나의 소유이니라. 설령 재물을 모은다 하더라도 끝내 자기를 위하여 않고, 다 일체 중생을 요익케 하기 위햐여 한다면,모두 다 단바라밀을 성취하느니라. 만약 내가 온갖 재물을 쌓아 모아서 스스로 보시하지 않으면,이와 같은 것은 나의 소유가 아니고, 자재하지 못하므로써 알몸과 같고, 지키는 사람이 자기의 몫이 없는 것과 같아서, 무상(無常)의 도적이 와서 바람칼로서 몸을 가르고, 사랑하는 재물과 처첩을 가져가 따로 다른 사람에게 주며, 그 사람이 얻은 다음에는 더욱 간인하여 명마침에 이르러도, 또 다시 이와 같이 전전(展轉)간인하여서 마침내 버리지 못하나니, 이와 같은 등의 사람은 잠시 수호할 따름이니라. 이로서 마땅히 알지니, 이와 같은 자재(資財)는 결정코 나의 물건이 아니며, 왕과 도적과 물과 불과 악한 자식도 모두다 명분을 가지고 침노하고 빼앗을까 두려워 하고, 가까이 하여 알 것을 생각하여, 침식이 편안하지 못하고, 항상 흩어지고 잃을까봐 걱정하느니라. 아껴서 보시하지 아니하므로 말미암아 이러한 걱정과 위태로움을 부르게 되느니라."

⑧보시하고 보시하지 않는 결과

"또 자씨여, 이 시(施)를 행하면 수화 원적도 침탈할 수 없으며, 침식이 안온하여 마음에 걱정 근심이 없고, 만약 자기의 손으로 보시(施)하고 회향발원하면, 그 모든 유정은 바햐흐로 그 분(分)에 젖어, 드디어 불과에 이르기까지 항상 서로 따르고, 마음이 항상 안온하여 모든 걱정과 두려움을 여의느니라. 만약 간인하게 되면 항상 걱정과 번뇌를 품고, 현세에 모든 고의 근본이 되며, 미래세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리라고 마땅히 알지니라. 또 자씨여, 아끼어 모은 재물을 보시하지 아니하면, 풀단에 횃불을 켜들고 바람을 거슬러 가는 것과 같이, 풀이 다 타면 손이 타서 마땅히 고통을 받을 것이요, 만약 속히 버리면 곧 모든 고가 없을 것이니, 이와 같이 알고 마땅히 이렇게 재물을 관하라. "오직 횃불과 같고 아지랑이와 같으니, 속히 이것을 버리면 진실한 과(果)를 구할 것이라."고 만약 간탐스런 유정들이 서로 찬탄하기를 "너는 약삭바른 지혜가 있으므로 보배와 재물을 수호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처럼 혜시를 행하지 말라."고 이런 사람은 인과가 없다고 비방하는 것이니 마땅히 지옥 아귀 축생에 떨어지리라. 설령 사람이 된다하드라도 항상 빈천하게 되느니라. 또 다음에 보시를 잘 행하면, 국왕과 대신 바라문과 거사에게 칭찬 받고 그 사람의 말하는 것을 남이 다 믿고 받아들이며, 간인한 사람은 혜시하지 않음으로 항상 걱정과 고뇌를 가지나니,말하기를 "보시하면 복이 없다."고 하므로,마땅히 삼도에 떨어질 것이다. 또 잘 보시하는 사람은 일체에 경애받고, 간탐의 무리들은 미움을 받느니라. 잘 보시하는 자는 승가람(僧伽藍)과 같이 일체의 인천(人天)이 모두다 귀향하며, 간탐하는 사람은 무덤에 빠짐과 같아서, 일체의 성현이 다 모두 이를 멀리 하며, 또 마른 못에 뭇 새둘이 모여 들지 않음과 같으니라. 이와 같은 두 사람이 대중 가운데 있는데, 만약 보시를 찬탄하면 이를 듣고마음이 기쁘고, 만약 간인함을 꾸짖으면 이를 부끄러워 하리라. 또 보시를 행하는 자는 제천과 현성(賢聖)이 함께 한 곳에서 즐기고, 아껴서 보시하지 않으면 아귀와 축생이 자연히 모이느니라. 또 무상(無相)의 보시를 행하면, 제일의(第一義)에 주하여 인버(人法)의 공(空)함을 얻어서 능히 자타를 이익케하고 구경 원만하리라."

⑨걸자(乞者)를 보거든 효자가 부모를 만난 것처럼 기뻐하라

"또 자씨여, 선남자 선여인이 있으면, 스스로"보살의 대승을 수행한다."고 하고, 마땅히 결정코 정념(正念)으로서'보시의 공덕은 무량무변하고 간인의 과실도 또한 무량하다.' 고 생각할지니라. 이와 같이 안뒤에는 결정코 단제(斷除)하여, 장애가 없게 할지니, 걸(乞)자가 오는 것을 보면 안색이 화하고 기뻐할 것이며 회방하는 말이 없고, 만약 구걸하는 소리를 들으면 환희하고 가엾이 여기기를 비유하면 효자가 부모와 멀리 이별한지 오십여 년에 홀연히 집에 돌아옴을 듣고 반가와서 어찌할 줄 모르는 것과 같이 해야 할지니라. 구걸하는 자의 소리 듣는 것도 또한 이와 같이 영접하여 집안에 들게 하고 바라보기를 부처와 같이 하여 이같은 마음을 일으킬 것이니라. "이 선지식이 이제 나의 보시를 받아서 나의 간탐과 악취의 과실(過失)을 덜어주고, 무량한 이익으로서 나의 몸을 장엄하며, 무상보리로서 나의 몸을 빛나게 꾸며주려고, 이와 같은 걸사(乞士)가 되어 떨어지고 때묻은 옷을 입고, 화한 안색에 부드러운 말로서, 나를 가엾이 여기고 왔으니, 이분이 나의 좋은 벗이로구나, 왜냐하면, 나의 몸 가운데 간탐의 과오를 없애주는 까닭이라, 이 걸자(乞者)는 나의 주인이며 나는 곧 종으로서 마땅히 교명(敎命)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런 마음을 일으킨 다음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스스로 보시할 물건을 가지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환희하게 받들어 보시하고 "원컨데 일체 중생과 함께 이익하고 안락하게 하며, 무상정등보리에 회향할 것"을 발원하라, 또 걸자(乞者)에게 이익한 마음을 일으키라. 이와 같은 사람은 곧 이를 능히 행하는 하늘의 여의수(如意樹)이니라. 만약 이것이 없다면 어찌하여 생사의 넓은 광야를 건너겠느냐. 자량을 없애지 않고 인천(人天)의 열반의 저 언덕에 이를 것이냐.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인천의 안락과 위없는 해탈은 다 걸자로 인하여 성취됨을 얻는 것이다. 또 자씨여, 만약 때로 걸자가 보살의 곳에 와서 큰 희망을 일으키는데 보살이 이때, 집이 가난하여 물건이 없으면, 마땅히 부드러운 말로써 사람을 위로하고 화내어 원망하지 말게 할 것이며, 의심을 내지 말게 하고 있고 없는 것을 가르쳐 줄지니라. 이런 인연으로써 환희하여 돌아갈 것이다. 또 보살마하살이 보시를 행할때는, 마땅히 자비로서 그 마음을 너그럽게 할지니라. 모든 걸자(乞者)를 그의 가고 옴에 맡기고 그 소망에 따라 아까워하지 말지니라."

⑩대승의 바다에서는 간탐하는 자를 용납하지 않는다.

"또 자씨여, 일체의 재물은 무상하여서 무너져 없어지고, 뭇 고통의 근본이라. 몸의 종기나 혹과 같고 썩은 새고기를 가지는 것과 같은데 그것이 아까워서 자기도 먹지 않고, 공덕도 닦지 않고, 또 남에게도 주지 않는다. 재보를 굳게 지키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보시를 행하는 자가 아니므로 보살이라 할 수 없다. 대승의 법에서 승심(勝心)을 일으키지 않고, 또 불퇴전위(不退轉位)를 성취할 수 없으면, 비유컨데 큰 바다가 죽은 시체(屍體)를 오래 가지지 않는 것처럼, 대승의 바다 가운데도 아끼는 자는 용납치 않는 것이다. 보살이 대승행을 닦는 까닭은, 일체의 죄구(罪垢)를 멀리 여의고, 온갖 공덕을 닦고자 하는 것이다. 불법중에서 의려(疑慮)를 내지 않고, 모든 유정과 모든 재보에서 어느 때나 마음에 분별이 없이, 항상 혜시를 행하여 군생( 生)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수행으로써 보시바라밀다를 원만히 하여,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함을 얻는 것이다. 이것을 곧 제삼의 승의(勝義)의 단바라밀다라 하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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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바라밀다품 제6 (淨戒波羅蜜多品第六)

1.정계 공덕과 수행방편을 청문함

그 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를 하시고, 널리 보시바라밀다를 설하셨다. 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합장하고 공경하게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 세존께서는 이미 대승을 닦고자 하는 자는 대비심을 일으켜서, 보시바라밀다를 행해야 하는 것을 설하셨습니다. 그 다음은 무슨 방편으로써 능히 정계바라밀다를 원만하게 할 것이며, 무엇을 정게라고 하고, 어떠한 허물을 없애야 하며, 어떻게 가져야 청정함을 얻겠으며, 설혹 정계를 가진다 하더라도 현재와 미래에 무슨 과보가 있고, 어떻게 수호해야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 하겠습니까? 오직 원하옵건데 세존께서는 분별하여 널리 설하여서, 일체 유정을 이익하고 안락하게 하옵소서."

2.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자기가 먼저 정계를 가져야 함.

그때에 여래(如來)•응공(應供)•정변지(正 知)•명행원만(明行圓滿)•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께서, 자씨보살마하살을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착하고 훌륭하다. 그대가 무량한 백천억겁에 정계를 받들어 가지고, 널리 유정을 이익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이와같은 뜻을 물었도다. 그대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이것을 생각해 볼지어다. 내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대승(大乘)을 닦으려는 자가, 만약 정계바라밀다를 원만히 하고자 하면, 마땅히 이와같은 광대한 마음을 일으켜서, 널리 일체 중생을 가엾게 여겨야 할 것이다. 이른바 지옥을 겁내지 않고, 천상에 태어남도 구하지 않고, 자기 몸만 스스로 해탈을 구하려고 금계(禁戒)를 호지(護持)하지 않는 것이다. 또 이와 같은 정념으로 생각하라.'내 예전에 이미 서원을 발한지라. 만약 유정이 금계를 회범한 자를보면, 맹서코 마땅히 권하여 정계를 굳게 가지게 하고, 불의 정계로써 영락을 삼아 그 몸을 장엄케 할 것인데, 만약 내가 계를 호지하지 못하면, 어떻게 계로써 유정을 거두어 보호할 것인가, 이런 인연으로써 권하여 계를 가지게 할 것이니, 만약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어찌 능히 일체 유정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둘 수 있으랴. 무슨 까닭이냐하면, 만약 모든 범부가 스스로 청정하지 못하여 계를 훼범하면, 정법을 설하여 다른 이에게 계 가지기를 권한다 하더라도, 마침내 믿고 따르지 않고, 도리어 경만받고 웃음거리가 되고 말 것이며, 만약 다른이에게 정계를 호지 하기를 가르치려면, 어찌하여 스스로 지키지 않고 훼범하랴.' 이러므로써 이것을 생각하고 그대는 마땅히 계행을 가질지니라. 그대 만약 계행을 갖지 않는다면, 그대 입으로 설한다고 하더라도, 자연히 귀에 들리지 않을 것이며, 이렇게 되면 여러 가지 방면으로 다른이에게 조롱과 훼방을 입을 것인데, 어찌 능히 남에게 정계를 지키라고 권할 수 있을 것인가,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먼저 자기 몸을 바로잡고 모든 방일을 여읜후에 정계바라밀다를 굳게 가지고, 그러한 후에 남을 위하여 정법요(正法要)를 설할지니라. 유정이 들으면 곧 능히 신수(信受)할 것이요, 이미 신수하게 되면 부처님의 계를 호지하여 청백함을 구족하고, 이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것이다."

3.정계바라밀을 수행하려면 세 가지 장애를 먼저 물리쳐라.

또 자씨여 만약 유정이 보리심을 발하여 널리 일체의 오취(五趣)사생(四生)을 위하여, 내지 한 금계를 호지하면, 또 불의 정계바라밀다에 들게 되고, 능히 무상정등보리를 얻을지니라.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대승을 닦으려하는 자는, 모든 유정이 악취에 떨어짐을 보면, 마땅히 정계바라밀다를 수습하여 구제하여 나오게 하고 열반에 들지니라. 그러나 수행할 때에 세 가지의 큰 장애가 있으니, 첫째는 진애, 둘째는 간탐, 셋째는 염욕이라. 그 진애는 능히 대비심(悲心)에서 물러서게 한다. 대비심은 일체 보리생의 근본이라, 비력(悲力)으로써인 까닭에 꿈에도 죽일 생각을 내지 못할 것인데 하물며 깨어있을 때에 유정의 목숨을 끊고 그 고기를 먹을 것인가. 그 간탐은 보시를 못하게 하며, 자기의 재물에는 항상 아끼는 마음을 내게 하고 남의 재보에는 항상 탐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이러므로 보살마하살은 남의 재물을 보면, 독사를 본 것과 같이 탐착을 내지 말지니라. 그 염욕은 청정한 행이 아니므로 마땅히 오욕의 진흙을 멀리 버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탐욕은 모든 고의 근본으로서 육바라밀다의 큰 장애이며, 또 능히 보리심을 태워버리느니라. 그때에 박가범께서 게송을 설하여 말씀하셨다.

①여자의 어여쁨이 사람을 환혹하여거짓으로 친해지면 가깝게 하지 말라.탐욕에 미황(迷荒)하여 청정을 파괴함이 폭류가 석벽을 부수는 것과 같네.
②여자의 성격에 첨곡(諂曲)함이 많은 것은 물이 흐름 따라서 정하지 못함과 같이 항상 다른 뜻 가지고 그 남편을 배반하니 지자는 잘 생각해 멀리 여읠 것이라.
③비유하면 설산의 흰코끼리의 왕이 코에 힘이 있어서 큰 나무를 능히 뽑고 어미상(象)을 보고는 마음이 혼취(昏醉)하여 함정에 끌어들여 조복함과 같도다.
④사슴이 풀을 먹고 맑은 물 마시려고 멀리 모든 산곡을 찾아서 다니다가 사냥꾼이 사슴을 유혹하는 소리에 그 사슴이 소리 찾아 와서 죽는 것과 같네.
⑤물고기가 깊이 숨을 곳에 잠겨서 물속을 헤엄쳐 다니는 것 않보이나 먹이를 구하려고 낚시 밥을 삼키니 탐욕으로 망신함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⑥비유하면 꿀벌이 그 향기를 탐하여 취한상(象)의 흐른 땀에 향기를 발견하고 이 향기를 맡으려고 그 몸에 모였다가 흔드는 귀에 맞아 모두 죽는것과 같네.
⑦바람없이 등불이 활활 타는데 나는 나비 밝음 찾아 다투어 와서 이 연유로 불에 들어 스스로 타 죽나니 탐애가 몸 망침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⑧색성과 향미촉이 중생 몸에 두루 닿여 일일이 사람을 해함이 독약과 같네. 받는 자는 이와같이 잘 생각하라. 뭇 고통이 모이면 안락이 아니니라.
⑨활활 타는 불길에도 오직 닿을 수 있고 회오리 바람도 혹은 능히 붙들어 매며 진애의 독사도 조복하기쉬우나 여자의 마음은 다루기가 어렵도다 부처님께서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⑩무열지(無熱池)의 못 가운데 가득찬 공덕수가 여자의 마음은 다루기가 어렵도다. 여인에 친근하면 선법이 멸하리라 부처님께서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인연으로써 마땅히 알지니, 여인은 친근하지 못할것이라. 내지 꿈결에도 생각지 말아야 할 것인데 하물며 깨었을 때에 욕사(欲事)를 행할 것이냐"

4.세 가지 장애를 원리하고 열 가지 정계(淨戒)를 수습할 것을 설함

또 보살마하살은 세 가지 장애를 여의고 나서, 마땅히 열 가지의 정계를 수습할지니, 무엇을 열 가지라 하는고 하면, 이른바 몸의 세 가지의 정계와 입의 네 가지의 정계와 뜻의 세 가지의 정계니라.

(1)몸의 세 가지 정계

몸의 세 가지라 함은 살•도•음을 여의는 것이니 살생하지 않는다고 함은, 만약 유정이 해 입는 것을 볼 때는, 마땅히 자비심으로써 가서 그 목숨을 구할 것이니, 혹은 자재(資財)로써 대신 주고 벗어남을 얻게 하고, 만약 면하지 못하면 몸으로써 이를 대(代)신 할지라. 어째 하물며 자기 스스로 살생할 것인가. 투도하지 말라함은, 보살마하살은 남의 재물에, 꿈 속에서도 도적할 생각을 내지 못할 것인데 하물며 깨어 있을 때 도적할 마음을 일으키겠느냐. 자기의 재물에 있어서도 청정한 마음으로서 인색함이 없이 항상 혜시를 행하고, 또 남에게 권하여 불여취(不與取)를 여의고 항상 보시바라밀다를 행하게 할 것이며, 염욕을 여읜다함은,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오욕의 경계를 멀리 여의고, 또 유정을 위하여 음욕의 허물됨을 설하고, 다시 중생으로 하여금 음욕의 사행(邪行)을 여의게하며, 출가(出家)의 무량한 공덕을 찬탄하고 설하여, 많은 중생으로 하여금 집을 버리고 출가하게 하고, 유정을 구제하여 탐애의 옥(獄)을 여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몸의 세 가지 선업이라 하느니라.

(2)입의 네 가지 정계

입으로 네 가지라 함은 이르되 거짓 망어와 이간 양설과 모진 악담과 꾸민 기어(綺語)를 여의는 것이니라. 거짓 망어(妄語)라 함은, 이르되 보지 아니한 것을 보았다하고 보고서 않보았다고 말하는 것이니, 듣고 깨닫고 아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이 허광함을 다 여의고, 진실한 말을 하는 것을 망어를 여의것이라 하며, 이간 양설(兩舌)이라 함은, 저 사람에게는 이사람의 말을 하고, 이 사람에게는 저 사람의 말을 하여, 어그러져서 다투게 하는 것이라. 만약 능히 이를 여의고 항상 화합을 말하게 되면, 이것을 간어(間語)를 멀리 여의었다고 하는 것이며, 모진 악담(惡談)이라 함은, 거칠고 악한 말을 하여 그로하여금 열뇌(熱惱)케 하고, 듣기 싫어하는 것을 듣게 하는 것이라. 만약 능히 이를 여의고 항상 부드러운 말로써 그로 하여금 즐겁게하면, 이를 곧 추악어를 여의었다고 하며, 꾸민 기어(綺語)라고 함은, 염욕심으로써 희롱하고 농담으로 삿된 말을 하는 것은 다 의리(義利)가 없는 것이니, 만약 능히 이를 여의고, 유정을 이익하게 하기 위하여 진실한 말을 하는 것을, 무의어(無義語)를 여읜것이라고 하나니, 보살이 이와 같이 입으로 네 가지의 허물을 여의고, 여래의 네 가지 선어(善語)를 수습하고, 항상 유정을 위하여 묘어(妙語)를 설하여, 법 듣는 자로 하여금 환희하여 신수케 할 지니라. 물을 맑게 하는 구슬로써 능히 타락한 물을 맑게 함과 같이, 법을 듣고 신수(信受)함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3)뜻의 세 가지 정계

또 자씨여, 뜻의 불선업에 세 가지가 있으니, 이르되 탐•진•치 이다. 탐질(貪嫉)을 여읜다 함은, 남의 존귀함이나 많은 재보를 보고 질투심이 일어나거든, 마땅히 바른 생각으로써 이와 같은 생각을 할지니라. '원컨데 일체 유정이 큰 부귀를 얻어서 군색함이 없어지이다.' 이것은 모든 유정이 근고간난으로 얻은 것이라, 어찌 그에게 질투심을 낼것인가, 우리는 내 재물로서도 다 남에게 봉공할 것인데, 하물며 그가 스스로 얻었으니 우리는 마땅히 수희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찌 도리여 질투를 낼것인가, 이 인연으로써 저 유정에게 질투하지 말고 다만 수희 할지니라. 만약 능히 이와 같이 탐심과 질투를 없애면, 이것을 보살의 지심(持心)정계라고 이르느니라. 진애를 여읜다 함은, 만약 보살마하살이 모든 유정의 모든 악과 모함과 비방을 듣고, 까닭없이 욕을 먹고, 팔과 다리가 끊어지더라도, 보살은 그에게 진해(瞋害)의 마음을 여의고 이렇게 생각하라.'내 이미 발원하였노라. 모든 유정에게 진해를 일으키지 않겠다고, 어찌하여 오늘에 진애심을 일으키랴. 또 내가 옛날 발원하였음은, 항상 법약으로써 유정에 진해의 병을 덜어줌이라. 만약 중생에게 진해를 일으키면 스스로 빨리 구하지 못하리니, 어찌 능히 저 일체의 유정을 구하랴' 또 다음에 만약 모든 유정이 보살에게 성낼 때는 스스로를 이기고 책할지니라. "나에게 허물이 있고 복덕이 엷으므로써, 다른 이로 하여금 진심을 내게 한 것이니, 내가 만약 허물이 없으면 그가 반드시 성내지 않으리라"고. 또 만약 보살마하살이 두 사람의 유정이 서로 진한(瞋恨)으로 수원을 맺고 풀지 못함을 보거든, 비민한 마음을 낼지어다. 이 유정이 진한을 버리지 않으면 마땅히 지옥에 떨어져서 불로써 그 몸을 태우는 큰 고뇌를 받을 것이니, 이것이 내 허물이라, 마땅히 법약을 가지고 이 진애병을 고치리라. 내가 옛날 서원하였거니 "원컨데 일체의 중생으로 더불어 진애의 병을 멸제 할 것이라."고 어찌하여 오늘 이들 중생의 진애를 단제하지 못할까. 항상 애마( 魔)에 잡아 묶일 일을 하고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크나큰 맹렬한 불에 타짐으로써 이미 마집(魔執)을 당하게 된 것이라. 설령 칼을 가져와서 나를 죽이더라도 나는 마귀로 알고 성내지 않을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에게는 크게 비민한 마음을 낼 것이라. 사견을 여읜다 함은, 일체 중생이 다 사견을 가진 것이 극히 깊고 두터우므로, 보살이 대비로써 정견의 횟불로써 크고 밝게 비추어 삼보를 보게하며, 또 불•법•승이 가진 공덕을 깊이 믿고 즐겨서, 일체 외도와 일체 중마(衆魔)가 장애를 한다하더라도, 정견이 마음을 파괴할 수는 없을 것이며, 대승의 행에 퇴굴함이 없으리라.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대승을 행하고자 하는 자는, 중생으로 하여금 착하지 못한 행을 여의게 하고져 하면, 먼저 마땅히 자신의 십악을 멀리 여의고, 십선을 수행할지니라. 무슨 까닭이냐 하면, 만약 모든 보살이 스스로 십선을 행하면 말과 가르침을 사람들이 다 신수(信受)하겠지마는, 만약 스스로 행하지 않고 남에게 가르치는 것은, 비유하면 물에 빠져 떠내려 가는 사람이, 언덕 위에 있는 사람에게 '내가 그대를 구하겠다'고 말함과 같으므로,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십악을 짓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스스로 십악의 폭류에 떠내려 가면서, 모든 중생에게 '내 마땅히 그대를 건지리라'고 말하더라도, 또한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보살도 이와 같이 십선계를 구족하게 수습한 다음에, 또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나니, 이렇게 전전(展轉)하는 것을 정계바라밀다를 수습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5.열 가지 선업에 각각 네 가지 훌륭한 과보 있음을 설함

그때 자씨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이렇게 유정이 십악을 끊고 십선을 닦으면, 마땅히 어떠한 과(果)를 얻습니까>" 그때 박가범께서 자씨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이것을 생각할지어다. 내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차례로 해설 하리라. 이 십선업은 일일이 다 네 가지의 과보를 얻는다. 무엇을 넷이라하는가 하면 첫째는 현재 안락하고 둘째는 번뇌 원적이 세력이 줄어지고 셋째는 당래세에서 항상 존귀함을 얻어서 재물이 떨어지거나 모자람이 없고 넷째는 정근수습하면 마땅히 무상정등보리를 얻으리라."

(1)살생하지 않는데 네 가지 좋은 과보

살생을 여의는 네 가지라 함은 첫째는 보살마하살이 일체 중생에게 해할 마음을 내지 않고 능히 무외를 베풀고 또한 두려워하지 않게 하며, 두려움이 없는 까닭에, 일체 중생이 친근하여 공양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는 것이다. 보살이 그에게 가엾은 마음을 낼지니, 자비한 마음인 까닭에 과거에 가졌던 일체 원한이 자연 마음에서 사라진다. 둘째는 진애와 해할 마음이 모두 다 줄어지고, 자비의 감로로써 그 마음을 젖게하여, 능히 성난 열뇌를 없애버리고, 잠자리가 편하여 항상 악한 꿈이 없고, 자비한 마음인 까닭에, 약차와 모든 귀신과 같은 피와 고기를 먹는 자도 해칠 마음을 버리며, 모든 악한 짐승들도 항상 그 사람을 수호한다. 셋째는 미래세에서 세 가지 과보를 얻나니, 첫째는 수명이 장원하여 항상 중도에 요사(夭死)함이 없으며 둘은 나는 곳에 항상 병고가 없고 셋은 큰 부요한 재물이 있어서 항상 자재함을 얻게된다. 넷은 살생하지 않는 까닭에 불의 법분(法分)을 얻어서 오취중에 나는 곳마다 세상에서 자재하여, 마음대로 능히 살게되며, 내지 보리수 아래 앉을 때에 모든 마와 귀신이 장애를 하지 못하고 등정각을 성취하여, 한량없는 성중(聖衆)에게 둘러싸인다. 자씨여, 이것이 곧 살생하지 않는 네 가지의 좋은 과보니라."

(2)투도하지 않는 네 가지 좋은 과보

"투도를 버리는데도 또한 네 가지 과보가 있으니 첫째는 현생 중에서 탐욕을 여의게 되어 몸과 마음이 안락하고 둘째는 탐욕을 여의게 됨으로써 일체 중생에게 신임을 받고, 재물을 맡기고 그 사람을 쓰는데 의혹이 없으므로 모든 유정을 위하여 복장(伏藏)이 되고 셋째는 미래세에 크게 부요하여 호귀자재하고, 소유의 진재(珍財)를 왕과 도적과 수화도 능히 침탈할 수 없으며 넷째는 능히 긍가사 등의 일체 제불과 함께 공덕장(功德藏)을 주관하며, 이른바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 등의 청정한 법재는, 이승인(二乘人)의 귀에도 오히려 듣지 못하였거든, 어찌 하물며 볼 수 있으랴.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이 곧 투도업을 여읜 네 가지 좋은 과보라 하느니라."

(3)사음하지 않는 네 가지 좋은 과보

"또 사행(邪行)을 여의는 것도 또한 네 가지의 좋은 과보가 있으니 첫째는 현생에서 일체 인천에 칭찬받고 또한 의심이 없어 남에게 공경 받고 악명을 멀리 여의며 둘째는 육근이 조선(調善)하여 염욕의 타오르는 불길 같은 세력을 누그러뜨리며 셋째는 미래세에 태어나는 곳에서 부모 종친 처자 권속이 효우(孝友)하고 정순(貞順)하며, 순일(純一)하여 잡됨이 없고 여인이 지닌 허물을 여의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또한 애염(愛染)이 없게 하며 넷째는 사행(邪行)을 여의기 위하여 마왕음장(馬王陰藏)-男根이 말의 그것과 같이 腹中에 陰藏함을 말함, 三十二相의 하나이다.-의 상(相)을 얻어, 내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느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이것이 곧 사행을 여읜 네 가지 좋은 과보라 하느니라"

(4)거짓 망어(妄語)를 하지 않는 네 가지 좋은 과보

"또 다음에 거짓말을 여의는 것도 또한 네 가지 좋은 과보가 있으니, 첫째는 현세에서 항상 실어(實語)를 행하고 거짓말을 여의면, 제천이 어여쁘게 생각하고 항상 함께 수호하고 둘째는 이미 거짓이 없으면 일체의 중생이 그 말을 신수(信受)하며, 만약 설법할 때는 사람들이 다 진실하게 받아 들여 공력을 허비함이 없이 자연히 믿고 행하며, 설사 또 다른 사람이 스스로 거짓말 한다고 훼방하더라도, 거짓말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실답은 말하는 자를 보고는 마음이 또한 환희할 것이다. 자기의 망어로써 다른 사람의 실어를 믿지 못한다하더라도, 만약 진실을 알게되면 깊이 경중(敬重)할 것이다. 마땅히 알지니, 실어는 큰 이익이 되고, 망어를 끊으면 일체의 악업도 또한 짓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이가 물을 때에 실지대로 대답을 해야하는 연고로, 고요히 있을 때에도 망념을 일으키지 않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만약 사람이 내게 묻기를 "그대 한가하게 있을 때에 망령된 생각을 일으켰는가? 일으키지 않았는가?" 할 때에 만약 없다고 하면 이것은 거짓말이며, 만약 있다고 하면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울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써 망심이 점점 적어지게 해야할 것이다. 셋째는 태어날 때마다 입 가운데 항상 청연화(靑蓮花) 향기와 소만나(蘇曼那)향기가 나서, 일체 유정으로부터 사랑과 공경을 받게 되며, 스스로 실어하는 자는 다른 이의 거짓말을 의심하지 않고, 또 다른 이로 하여금 자기의 실어를 믿게하여,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길이 의심을 끊게 한다, 넷째는 말하는 것을 남이 다 믿고,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법을 듣고 환희하게 하여, 마땅히 무상보리를 얻을 것이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이 곧 거짓말을 여읜 네 가지 좋은 과보니라. "

(5)이간 양설(離間, 兩舌)을 하지 않는 네 가지 좋은 과보

또 다음에 이간 양설을 아니하는데 또한 네 가지의 과보가 있으니, 첫째는 현재세에 자타가 화합하여 다툼이 없고, 있는 곳에서 안락을 얻게하며 둘째는 화합한 까닭에 많은 사람이 공경하고 사랑하며, 과거에 있었던 이간한 죄도 모두 소멸하므로, 삼악취에 떨어질 마음의 걱정과 두려움이 없으며, 셋째는 미래세에 있어서 다섯 가지 좋은 과보를 얻는다. 첫째는 능히 금강불괴의 몸을 얻어 세간의 도장(刀杖)으로도 능히 손괴하지 못하고 둘은 태어나는 곳에서 좋은 권속을 얻어서 모든 어긋남과 다툼이 없어, 서로 버리거나 이별이 없고 셋은 태어나는 곳에서 설혹 선우(善友)와 선지식의 설법을 못 들었더라도, 자연히 둘 없는 법문을 깨닫고, 불•법•승을 깊이 믿고 퇴전함이 없으며 넷은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일심으로 한결같이 환희하게 서로 대하게 하고, 속히 자삼마지(慈三摩地)를 증하게 되며 다섯은 능히 일체의 유정을 권발하여 대승을 수습하고, 퇴전하지 않게한다. 여섯은 이간의 말을 멀리 여의고 항상 화합한 말을 하면 착한 권속을 얻어서 수순 조복하여 내지 열반에서 서로 버리고 여의지 않는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곧 양설을 여의는 네 가지 좋은 과보라 하느니라.

(6)모진 악담(惡談)을 하지 않는 네 가지 좋은 과보

또 추악한 말을 여의는데도 네 가지 과보가 있으니 첫째는 현재세에서 추악한 때를 여의고 마음이 항상 청정하고, 만약 거칠은 경계에서 망령되게 탐욕과 진애의 풍진(風塵)이 일어나서 모든 장식(藏識)이 모이면, 보살마하살이 대비의 구름을 일으켜서 자심(慈心)의 비를 내려, 망령된 탐욕을 멸하고, 진애의 풍진을 그치게하여 청정함을 얻게하며 둘째는 부드러운 말하는 사람이 일체 애락하고 찬탄하고 수순하여, 추악한 자를 점점 조복하게 하며, 육근이 청정하여 삼업에 물들지 않게하며 셋째는 청정한 까닭에 당래세에 태어나는 곳은 영원히 3도(途)를 여의고 항상 좋은 곳에 태어나며 넷째는 점차로 능히 무상보리를 얻어서, 범음성(梵音聲)을 갖추어, 설법할 때 그 유음(類音)에 따라 각각 그 뜻을 알고 염언(念言)을 한다. 이제 박가범여래도 나를 위하는 설법이지 다른 이를 위하는 것이 아니며, 설하시는 묘법도 다 내 마음에 계합하여 내 몸과 마음의 번뇌와 습기(習氣)를 없앤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이 곧 추악한 말을 여읜 네 가지 좋은 과보라 하느니라.

(7)꾸민 기어(綺語)를 하지 않는 네 가지 좋은 과보

또 꾸민 기어를 여의는데도 또한 네 가지의 좋은 과보가 있으니 첫째는 현재세 중에서 지혜있는 사람에게 찬탄함을 받고, 마음에 졸폭(卒暴)함이 없어서 안락함을 얻을 것이며 둘째는 그 사람의 말과 가르침을 사람들이 모두 신수(信受)하여, 추악( 惡)함이 적어지고 셋째는 미래세에 태어나는 곳에서 항상 여러 가지 뜻과 같은 소리를 듣게 되며 넷째는 점차 능히 무상보리를 얻어서 거침없는 변재(辯才)를 얻고, 설혹 저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일체 천룡 인비인 등이 부처님 계신 곳에 와서 함께 같은 시간에 각각 자기 나름의 의심 되는 것을 묻더라도, 박가범 부처님은 한 찰나에서 한 말소리로써 다 능히 대답하심으로, 모두 본심에 계합하여 의심을 다 끊는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꾸민 기어를 여읜 네 가지 좋은 과보라 하느니라.

(8)탐욕과 질투를 여의는 네 가지 좋은 과보

또 다음에 탐욕과 질투를 여의면 또한 네 가지의 과보가 있으니 첫째는 현세 중에 다른 사람의 부귀함을 보고 탐심과 질투를 일으키지 말고 이렇게 생각하라. '그 사람의 부귀는 다 숙세의 복으로써 생긴 것이라, 내가 탐심과 질투로써 어찌 침해하고 빼앗으랴' 이런 인연으로써 길이 간탐과 질투를 단제할 것이다. 만약 간탐 질투를 끊지 못하면 항상 가난함을 받고, 또 위력(威力)이 없을 것이니, 이런 까닭에 보살이 이것을 관하여 그 탐심과 질투를 없애고 다른 사람의 부귀함을 보고 같이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서 털끝만치도 버리지 않으면 큰 공덕을 얻을지며 둘째는 일체 사람에 애경을 받으며, 몸과 마음이 안락하여 또 걱정과 번뇌가 없고, 위덕이 자재하여 청정한 마음 가운데 있어서, 탐욕의 구름은 오직 밤달이 뭇 별에 둘러 싸여 있음과 같아서 간탐 질투의 마음이 이로 말미암아 적어지며 셋째는 태어나는 곳에서 항상 단엄함을 얻어 육근이 원만하고, 재보가 풍족하여 뭇 사람에게 사랑과 공경함을 받고, 항상 혜시를 행하여 거침없는 변재가 있어서, 대중 가운데 있더라도 두려움이 없으며 넷째는 내지 무상보리를 증득하여 중성(衆聖)에 둘러싸여 공덕이 최상으로서 일체 중생과 같이 교명(敎命)을 받는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탐심과 질투를 끊은 자의 네가지 좋은 과보라 하느니라.

(9)진애를 끊는 네 가지 좋은 과보

또 진애를 여의는 자도 또한 네 가지의 과보가 있으니 첫째는 현재세에서 육근이 총명하고 이로우며, 용모가 거동이 보기 좋아서 사람들이 친근하게 잘 따르게 된다. 진애의 사람은 오직 마른 나무 속에 불이 타면, 모든 가지와 잎이 다 말라짐과 같아서, 중생도 또한 그러하여, 진애의 불이 일어나면, 오근에 훈습되어 얼굴이 말으고 사람들에게 밉게 보이며 둘째는 마음에 진애가 없으면, 일체의 뇌해(惱害)와 치고 욕하거나 가책이 모두 일어나지 않는 것이니, 비유하면 사람이 가루라(迦 羅)의 주(呪)를 지니면, 일체의 모든 독이 이를 능히 해치지 못함과 같고, 성냄이 없음으로써 자심(慈心)이 증장하고, 자비한 진언으로써 삼십륙구치의 천마, 귀신을 모두 최복시키며, 자비한 진언을 받들어 지니면 손해 됨이 없고 셋째는 미래세에 자심의 사다리로써 범천에 태어나서, 일겁 동안 안락하여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악을 끊고 선을 닦게 하며 넷째는 점차 능히 무상보리를 얻어, 32상 80종호를 구족하여 장엄함이 치연히 타오르는 불빛 같아서, 무량한 공덕이 그 몸에 쌓이고 모이느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이 곧 진애를 여읜 사람의 네 가지 좋은 과보라 하느니라. 사견치심(癡心)을 여의는 네 가지 좋은 과보 또 사견을 여읜자도 또한 네 가지 과보가 있으니 첫째는 만약 사견을 여의고 정견을 수행하면 현세중에서 악지식을 여의고, 선우(善友)에 친근하여 법을 듣고 신수(信受)하며, 아직 생기지 아니한 악은 길이 생기지 않게하고 이미 생긴 악은 모두다 끊게하며, 아직 생기지 않은 선법은 수습하여 생기게 하고, 이미 생긴 선법은 닦아서 증장케 하나니, 이 정견은 일체 선법의 근본이 되며 둘째는 능히 착하지 못한 행의 문을 닫고, 대중 중에서 명칭이 널리 들리어, 마음에 의회(疑悔)가 없고 셋째는 미래세의 나는 곳에서 선지식을 만나 좋은 길잡이를 얻고, 정견에 수순하여 불 법 승에 귀명하고 다른데 향함이 없으며, 보살의 행에 퇴전할 마음이 없고, 죄과를 제멸하여, 복취 증장하고, 유루와 무루. 생사와 열반. 과환(過患)과 이익(利益)을 능히 잘 분별하여, 모든 법에 통달하고 아와 아소가 없고 집착함이 없어 법성의 공함에 주하여, 정견의 힘이 능히 구경 청정하며 넷째는 있는바 삼승(三乘)의 승묘한 공덕은 사람이 능히 측량할수 없으나, 정견의 힘은 다 모두 원만하여, 능히 중생을 위해 귀의처가 되고, 유정을 도탈하여 생사의 고로부터 벗어나게 하여, 모두 위없는 대승에 편안하게 두고, 내지 법왕의 위(位)에 처하게 한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사견치심을 여읜 사람의 네 가지 좋은 과보라 하느니라.

6.육십오종의 정계 공덕이 다함이 없음을 설함

또 보살마하살이 다만 십선을 호지하는 정계공덕만 무진할 뿐아니라. 내지미새(微細)한 금계를 수지(受持)하는 청정한 공덕도 또한 다함이 없느니라. 무슨 까닭이냐하면, 범부 중생의 금계를 수지하는 취상(取相) 과보의 일체도 다할수 있고, 외도제선(諸仙)의 모든 금계도 통(通)을 잃을 때는 또한 다하고, 인간의 십선도 십선을 버릴 때는 계도 또한 따라서 잃는 것이며, 욕계(欲界) 제천의 수(壽)가 다하면 계도 잃게되며, 색계(色界) 제천의 4정려 중에서도 무색계천의 모든 선정도 생(生)을 버리고 정(定)을 잃게되면, 계도 또한 따라서 다하지마는, 육십오종의 하나하나의 계는 구경 청정하여 공덕이 부진한 것이다. 무엇을 육십오종이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중생을 해하지 아니하고 둘은 도적질을 하지 아니하며 셋은 남의 처를 범하지 아니하고 넷은 남을 속이거나 의혹되게 하지 않으며 다섯은 양설이 되는 말을 하지 않고 여섯은 거칠고 악한 말을 참으며 일곱은 꾸민 말을 하지 않고 여덟은 탐욕심을 내지 않으며 아홉은 남의 안락함을 보고 환희심을 내고 진애를 일으키지 않으며 악한 말과 욕을 능히 참고 받으며 열은 사견을 일으키지 않고 여래를 존중하며 외도를 스승 삼지 않는다. 열하나는 불에 귀명하는 계는 마음에 의심과 탁함이 없는 까닭이며 열둘은 법에 귀명하는 계는 탐욕을 여의고 진실한 때문이며 열셋은 승에 귀명하는 계는 화합이 최승한 까닭이며 열넷은 아버지를 존중하는 계는 나의 몸을 낳은 때문이며 열다섯은 어머니를 존중하는 계는 나를 양육한 까닭이며 열여섯은 화상을 존중하는 계는 나의 법신을 생한 때문이며 열일곱은 아사리를 존중하는 계는 나의 궤칙(軌則)을 가르치신 까닭이며 열여덟은 대제자를 존중하는 계는 나의 법신을 성취한 때문이며 열아홉은 한 마음의 게는 경중에 차별이 없는 까닭이며 스물은 파괴함이 없는 계는 중대함에 범함이 없는 때문이며 스물하나는 결범함이 없는 계는 경미한 것도 훼범하지 않는 까닭이며 스물둘은 삼승을 수습하지 않는 계는 성문과를 구하지 않는 때문이며 스물셋은 이승을 수습하지 않는 계는 독각과를 구하지 않는 까닭이며 스물넷은 악한 곳에 태어나지 않는 계는 사견 외도의 집에 나지 않는 때문이며 스물다섯은 백법(百法)을 증장하는 계는 정계의 힘으로써 수순하여 생한 까닭이며 스물여섯은 부귀한 상(相)의 계는 지혜있는 사람을 싫어하지 않는 때문이며 27, 단정하고 장엄한 계는 그 마음이 산란하지 않는 까닭이며 28, 훼방함이 없는 계는 모든 곳에 꾸지람을 입지 않는 때문이며 29, 오근을 잘 보호하는 계는 방일하지 않고 부지런한 까닭이며 30, 명칭이 높은 계는 잘 모든 법을 깨친 때문이며 31, 욕심이 적은 계는 바라고 구하는 것이 없는 까닭이며 32, 단정하고 정직한 계는 모든 착한 마음에 수순하는 때문이며 33, 설한대로 수행하는 계는 교명(敎命)을 어기지 않는 까닭이며 34, 크게 자비한 계는 일체 중생을 구도하기 때문이며 35, 크게 비민하는 계는 일체 중생의 고통을 없애주는 까닭이며 36, 크게 기뻐하는 계는 그가 낙 얻는 것을 기뻐하는 때문이며 37, 크게 버리는 계는 미음과 사랑을 여읜 까닭이며 38, 자기 허물아는 계는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피는 때문이며 39, 남의 허물을 보지않는 계는 남의 뜻을 보호하는 까닭이며 40, 보시의 계는 빈천인을 구제하기 위함이며 41, 지계의 계는 일체의 선법을 섭호(攝護)하는 까닭이며 42, 인욕 계는 중생 들을 해치 않기 위함이며 43, 정진 계는 용맹으로 퇴전하지 않는 까닭이며 44, 선정의 계는 정지(定支)를 증장하는 때문이며 45, 지혜의 계는 법을 듣는데 싫어함이 없는 연고이며 46, 다문(多聞)의 계는 법을 구하기에 계를 함이 없는 연고이며 47, 선지식에 친근하는 계는 각분(覺分)을 닦고 모으는 까닭이며 48, 악지식을 멀리 여의는 계는 험악한 길을 피하기 때문이며 49, 신명을 아끼지 않는 계는 찰나에도 무상한 연고이며 50, 수명을 아끼지 않는 계는 머리 타는 것을 구원함과 같은 까닭이며 51, 후회하지 않는 계는 본성이 본래부터 청정한 연고며 52, 거짓과 헛되지 않는 계는 변동이 없는 까닭이며 53, 열뇌(熱惱)가 없는 계는 안과 밖이 청량한 연고며 54, 인상(人相)과 아상(我相)이 없는 계는 겸손하고 하심(下心)하는 까닭이며 55, 도거(掉擧)하지 않는 계는 성품이 안정된 까닭이며 56, 첨곡하지 않는 계는 항상 질직(質直)한 연고며 57, 중생심을 아는 계는 잘 사물의 기연(機緣)을 아는 까닭이며 58, 마음을 조복하는 계는 탁란(濁亂)하지 않는 연고며 59, 적정한 계는 시끄럽고 혼잡함을 여읜 까닭이며 60, 부처님을 도는 계는 이(理)와 행(行)에 수순하는 연고이며 61, 구제 중생하는 계는 사섭법을 행하는 까닭이며 62, 정법을 호지하는 계는 법재를 수호하기 위함이며 63, 모든 서원이 원만한 계는 큰 서원이 청정한 까닭이며 64, 여래의 계는 실상(實相)과 같이 수순하는 까닭이며 65, 불삼매의 계는 일체의 불법을 원만하게 하기 위함이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육십오종의 청정계신(淸靜戒身)이니라.

7. 정계의 배로써 파계자를 건져서 생사의 바다를 건너 저 언덕에 이르게 함

부처님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모든 보살이 하나하나의 계를 지니면 이와 같은 무량한 공덕을 얻는 것이니, 내지 아까운 목숨을 버릴지언정 불의 금계를 결범하지 말고, 이 계를 지니기를 눈동자를 보호함과 같이 할 것이며, 이 계를 삼가히 지키기를 현벙(賢甁)을 보호함과 같이 할지니라. 오욕의 날낸 도끼로써 찍어 부수지 말고, 더구나 조그만한 계라도 보호하기를 오역죄와 같이 중대하게 여겨, 경중을 같이 보호하기를 금강과 같이 하고, 고거(高擧)하여 아만을 일으키지 말지니라. 이 계를 지녀서 청정하기가 이와 같다 하더라도, 무시 이래로 지은바 악업에 비한다면, 대천세계에 있는 티끌과 같고, 이 지계의 선업을 그 악업에 비하면 한 티끌과 같은 것이다. 이미 이런 것을 알고, 어찌 계를 가지고 아만을 일으키겠느냐. 또 자씨보살이여, 모든 중생이 금계를 헐어 파함을 보더라도 경만하는 마음을 내지 말고, 자신에 있어서는 더욱 더 계 지니기를 힘쓰며, 이러한 생각을 하라. '내가 옛날 서원하기를,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정계에 굳게 주하게 하고 모든 중생을 화도하기가 어렵다 하지마는 내 마땅히 힘써서 더욱 정진하여, 정계의 배로써 파계자를 건져서 생사의 바다로부터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하리라' 고

8. 네 가지 물건은 법답게 구하고 비법(非法)으로 구하지 말라.

또 자씨여, 모든 중생은 이 몸에 네 가지의 물건이 쓰인다. 무엇을 네 가지라 하는고 하면, 1에는 음식, 2에는 의복, 3에는 방사(房舍), 4에는 의약(醫藥)이니, 보살마하살은 이 네 가지에 법답게 경영하고 구해야 하고, 비법으로써 구하지 말아야 하며, 스스로 긍고(矜高)하여 많이 구하기를 싫어함이 없어서는 안될 것이다. 마땅히 소욕으로 지족하여 몸을 지탕할지니라. 비유하면, 사람이 몸에 종기가 나서 앓다가, 좋은 의원을 구하여 약을 바르고, 의복으로써 싸서, 남이 안보이는 방에 거처하며 부드러운 요를 깔고 누운 것과 같은 것은, 다만 치료하기 위함이지 몸을 아껴 그런 것이 아니므로, 보살도 이와 같이 팔고의 몸으로써 좋은 약을 구하고, 음식으로써 바르고 의복을 가차하여, 방사에 거처하더라도, 이 몸의 색력(色力)과 수명을 즐겨하지 않고, 좋은 법을 닦아서 중생을 안락하게 하고, 생사 번뇌의 종기를 끊어 없애기 위함이라.

(1)자기 허물을 반성하고 남의 허물을 책하지 말라

보살도 이와 같이 대중 가운데 있어 항상 자기의 허물을 반성하고 남을 헐어 말하지 말며, 명예를 멀리 여읠지니라. 만약 찬탄하는 자가 있거든 다 스스로 이를 생각하라. '이런 명문(名聞)이 내게는 다 분수에 없는 것이다. 내 이제 스스로 생각해 보건데 모든 허물이 많고, 공덕 법 가운데는 나는 조금도 없는데, 중생들이 망견(妄見)으로서 내게 있다고 말할 뿐이라' 고 하고, 보살이 대비심으로써 의지가 되고, 정계바라밀다로써 반려(伴侶)로 삼을지니라.

9. 무엇이 정계바라밀인가

또 자씨여, 이 정계에 바라밀다가 아닌 상(相)을 취하는 지계가 있으니, 최승하게 섭수할 바는 아니며, 다만 정계라 부르지만 바라밀다는 아니니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다만 삼계 유루(有漏)의 과보를 얻게 되나 수가 다하면 없어지는 까닭이다. 만약 널리 일체 중생을 위하여 금계를 호지하고, 제일의공(第一義空)으로서 아상(我相)이 없다고 관하고, 그리고 유정을 위하여 금계를 호지하면, 이것을 정계바라밀다라고 하며,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속히 무상정등보리를 얻게 하느니라. 또 이 정계바라밀다는 모든 유정을 위하여 시도(示導)가 되는 것이니, 일체 믿음 없는 유정을 위하여 맑은 믿음을 내게하는 연고이며, 능히 유정을 위하여 복장(伏藏)이 되는 까닭이며, 또 일체 유정을 위하여 값없는 보주 영락으로 그 몸을 장엄하는 때문이며, 또 일체 유정을 위하여 상묘한 도향(塗香)이 되는 연고이며, 또 일체 유정을 위하여 큰 명칭이 드러나게 하는 까닭이며, 또 이 정계바라밀다는 능히 재가 출가 일체 유정의 늙고 젊은이에게 평등하게 단정하고 장엄함을 주는 연고이며, 아만(我慢)-아와 아소(我所)가 있다고 집착하여 고자세(高姿勢)를 부리는 것-과 증상만(增上慢)-성도(聖道)를 증오(證悟)하지 못한자가 이미 증오(證悟)한 체 하는 것-을 일으키지 않고, 모든 허물과 근심을 여의고, 위의가 청정하여 모든 두려움이 없으며,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최승한 법왕(法王)을 얻느니라. 어찌하여 능히 계를 아는 것을 제일로 삼는가 하면, 만약 중생이 능히 정계를 가지면 비천한데 처해 있다하더라도, 그리고 호귀한 족성(族姓)으로서 존엄한 것도 아니고, 또 자기 힘이 능히 남을 이익되게 하는 것도 아닌데, 이 정계바라밀다로써 능히 일체의 천용•약차•인비인등•국왕•대신•찰제리•바라문•장자•거사로 하여금 모두 다 귀경(歸敬)예배하고, 공양하고 존중 찬탄하게 한다. 하천한 사람이 부처님 계행을 받아 가지더라도 오히려 이와 같이 공경 존중함을 받게 되는데, 하물며 다른 존귀한 사람이 금계를 호지하고, 정계바라밀다를 성취하여 원만함이겠느냐. 마땅히 알지니, 정계를 호지하는 자가 행주좌와(行住坐臥) 하거나 경행(經行)하는 곳은 그 땅이 길상함으로 일체 인천은 마땅히 그 흙을 취하여 정대(정대)하고 공양할지니라. 이러므로써 마땅히 알지니, 정계를 가진 자를 모든 대중 가운데서 제일 최고 최상으로 삼느니라. 이것을 곧 이르되 정계바라밀다를 구경원만한 것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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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바라밀다품 제7 (安忍波羅蜜多品 第七)

1.안인바라밀다를 수행하자면 어떻게 진구(進求)해야 원만하며 안인에는 또 몇 가지가 있으며 수행 공용(功用)은 어떠한가를 청문함

그때에 박가범께서 이와 같이 정게바라밀다를 현설(顯說)하였을 때, 자씨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어 오른 무릎을 땅에 부치고, 부처님 발에 정례(頂禮)한 다음에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안인바라밀다를 수행함에는, 어떻게 진구(進求)하여야 원만함을 얻으며, 그리고 이 안인에는 또 몇 가지가 있으며, 만약 수행하면 공용(功用)은 어떻습니까? 오직 원하오니 개시(開示)하여 주옵소서, 우리들이 듣기를 원하옵니다."

2.부처님이 안인의 종류를 설함.

그 때에 박가범께서 자씨보살마하살을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착하고 훌륭하다. 그대 이제 일체 중생을 이익하고 안락케 하고자 하기 위하여, 이러한 심히 깊은 뜻을 물었도다. 그대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이것을 생각할지어다. 내 이제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선남자여, 마땅히 알지니라. 생사와 열반이 모두다 평등하여서 분별이 없으므로 이것을 안인바라밀다라고 하며 또 만약 지극히 어리석고 광란한 중생이 와서, 욕설을 하면 안인하여 이를 받을 지니라. 비유하면 금제(禁制)하기 어려운 취한 코끼리는, 쇠갈구리로써 이를 조복(調伏)할 것이니, 진심의 취한 코끼리도 또한 이와 같이 인욕의 갈구리로써 이를 제어하여, 그것을 조복시키는 것을 안인바라밀다라고 하느니라. 또 만약 모든 유정이 저 삼십육 구치(俱 )의 천마 귀신 약차 나찰 들이 와서 침해할 때는, 보살은 오직 안인바라밀다로서 능히 그 마군을 파해야 하며, 내지 팔만사천의 번뇌의 원적을 부숴 항복 받고자 하려면, 또한 안인으로써 이를 멸하여 없애야 할 것이다. 오직 이러한 천마 대군과 번뇌 원적 뿐 아니라, 내지 극히 작은 원적도 또한 안인으로써 이를 조복할지니, 이것을 안인바라밀다라 하느니라. 또 비유하면 왕자가 좋은 왕법을 배워서, 부왕이 죽은 후에 왕위를 계승하면, 마땅히 정법으로써 사방에 반고(頒告)하고, 국내에 모두 다 다섯 가지 정법을 받들어 행하여 할지니, 무엇이 다섯인가 하면, 1은 생명을 끊지 않는 것이고, 2는 도적질하지 않는 것이며, 3은 사음을 여의는 것이며, 4는 거짓말 하지 않는 것이며, 5는 분외로 재물에 세금을 매지 말것이니, 만약 왕의 경내에서 살생을 범한 자가 있으면, 그 왕이 곧 육분일의 분죄(分罪)를 얻으며, 투도와 사행과 망어도 또한 이와 같을지니라. 무슨 까닭이냐 하면, 만약 법이든 법이 아니든 왕이 그 근본이 되므로, 죄에 있어서나 복에 있어서나 육분(六分)의 일분(一分)은 다 왕에게 속하기 때문이니라.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아서, 마음의 국토를 위하여 대비로써 왕이 되고, 오인(五忍)의 법으로써 경내(境內)에 선포할지니, 이른바 치고 욕하고 분노하고 원한 가지고 희롱하는 이러한 다섯 가지 법을 다 안인할 지니라. 만일 위범하면 큰 중죄를 얻으리라. 또 자씨여, 비유하면 농부가 씨를 심으려 할 때 물을 끌어오기 위하여 먼저 도랑을 파고 공사를 일으키는 도중에 산더미 같은 돌에 부딪혀서 파고 뚫을 길이 없어, 여기서 곧 정지하게 된다. 보살마하살은 이렇게 하지 말지니, 생사유전(生死流轉)의 큰 광야(曠野)에서 지혜의 도랑을 파고 감로의 물을 끌려고 이미 수습중에 진애의 돌에 부딪혀서 치워버릴 방도가 없을 때는 오직 안인이 있을 뿐이니라. 자세히 살펴서 이것을 뚫을 지니라. 또 일체 국왕 대신 장자 거사는 항상 영락(瓔珞)으로써 장엄을 하지마는, 모든 부처와 법왕과 대보살들은 항상 안인의 영락으로써 자기의 속몸을 장엄하고, 만약 중생이 비리(非理)로서 속이고 배반하면, 자비한 마음으로 안인하여 이를 구호하고, 또 이 안인을 필추(苾芻) 필추니(苾芻尼)에 주어서 사범(師範)이 되고, 신(信)•진(進)•염(念)•정(定)•혜(慧)로써 숲을 삼고,정계로써 지엽(枝葉)을 삼으며, 이 숲속에서 진심의 불길이 홀연히 일어나서 계(戒)의 지엽(枝葉)을 태워서, 끄고 잡을 수 없어도, 안인의 비(雨)로써 현재와 미래 일체의 고난을 멸하고 영원히 우환이 없을 것이다. 안인이 없으면 현세중에서 행주좌와에 안락이 없을 것인데, 미래에 어찌하여 낙이 있으랴 . 보살마하살은 안인의 힘으로써 갑옷을 삼을 지어다. 저 죄 짓는 사람을 도축자(屠畜者)로 여기라. 진애의 손으로써 망상의 활을 잡고, 악한 말의 화살을 쏘아 안인의 갑옷을 맞히고자 하더라도, 저 활과 화살이 저절로 부러지고, 안인의 갑옷은 하나도 뚫어지지 않고, 그 부러진 활과 화살이 변하여 연화가 될 것이다. 마땅히 알지니라. 보살이 이렇게 수행하는 것을 안인바라밀다라 하느니라. 또 비유하면 세간의 무병(無病) 불사약(不死藥)이 능히 자타일체의 모진 병을 낫게 함과 같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다. 인욕의 불사약으로써 능히 자타일체의 진애와 번뇌의 독한 병을 고치므로 이를 안인바라밀다라 하느니라. 비유하면 세간의 명월보주(明月寶珠)를 상주(商主)가 가지고 가다가 모랫벌 큰 광야의 중간 물 없는 곳을 지날 때, 달밤에 보주를 가지고, 달을 향하여 그릇으로써 받으면, 물이 곧 따라서 나와, 상주(商主)가 그 물을 마시고 광야를 지나감과 같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다. 이 안인의 명월보주를 가지고, 생사광야의 모랫벌에 물 없는 번뇌의 곳을 지나매 불지(佛智)의 달에서 인욕의 보주를 가지고 불의 법수를 받아 보살은 이것을 마시고 생사를 벗어나서, 열반의 저 언덕에 이르느니라."

3.안인의 공덕을 설함

또 자씨여, 비유하면 대지의 일체 초목이 땅에 의하여 나게되고, 일체 유정이 이에 의하여 사는 것과 같이, 안인도 또한 그렇다. 일체의 보살마하살이 십지(十地)-보살의 五十位中에 최후의 十位를 말함. 00000000-중에서 육바라밀다를 수습하여 이에 의하여 생장하며 이로 말미암아 주(住)한다. 또 지극히 높고 큰 사다리가 있어서 중생이 올라가서 곧 범천(梵天)에 이르는 것처럼, 안인의 사다리가 높고 큰 것도 또한 그러하여 보살이 올라가 천중(天中)의 천(天)에 이르느니라. 또 재주있는 화가(畵家)가 여러 가지 형상을 그리고 채색으로 장엄하게 함과 같이 안인의 화가도 또한 이와 같이, 장엄한 공덕을 원만하게 성취하느니라. 또 비유하면 허공에 큰 구름을 일으켜 큰 비를 내리고, 폭수(瀑水)가 넘쳐서 모든 초목과 화과를 띄워서 강물을 거쳐 다시 큰 바다에 이르는 것과 같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 마음이 허공과 같이 능히 일체의 대비의 구름을 일으켜서 큰 법우(法雨)를 내리고, 안인의 폭류가 일체 진애의 초목과 우치의 화과를 떠내려서, 지혜의 강에 흘러들어 다시 열반의 청정한 큰 바다에 이르느니라. 또 보살이 생사유전의 모든 고를 당한다 하드라도, 안인의 힘으로써 이것을 받고, 무량겁을 지내도 사양하지 않고, 염권(厭倦)해도 또한 버리고 열반을 취하지는 않는다. 또 보살마하살은 안인의 힘으로써 능히 일체의 머리와 눈과 뇌수와 살과 손발과 신명을 버리드라도 마음에 아까움이 없으나, 무지한 범부는 이 말을 듣고 놀래며 겁내고, 소름을 끼치는데 어찌 능히 이를 버리랴. 보살도 이와 같이 안인의 힘으로써 태어나는 곳마다 얼굴 모습이 단정하여, 일체 중생에게 즐겁게 보이고 대중이 모인 가운데서 항상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칭탄함을 받게 되느니라."

4.안인을 진구(進求)하고 수행하는 법을 밝힘.

"또 보살마하살은 안인의 힘에 편안하게 머물어서 견고하게 움직이지 않음이, 수미산을 회오리 바람이나 맹렬한 바람도 움직일 수 없는 것과 같이, 안인의 수미산도 또한 이러하여 진애의 맹렬한 바람도 움직일 수 없느니라 또 일체의 외도는 악지식에 인하여 사견의 마음을 일으켜서, 모든 고행을 닦고, 발가벗은 형상으로써 스스로 굶고, 오열(五熱)-五體를 불에 뜨겁게 굽는 것을 말함-로써 몸을 구어 바위에 던지고, 불에 뛰어들어 천상에 태어남을 얻는다고 하며 정법을 믿지 않는다. 보살은 이것을 보고 대비심을 일으켜서, 같이 고행을 해보여서 그에게 갑절을 더 할지니, 이로서 모든 외도들이 보살을 존경하여 스승을 삼을 것이다. 그러한 후에 이를 인도하여 정법을 보여주고 그 삿된 무리들을 정견(正見)에 머물게 할지니라. 또 외도들은 이런 말을 할 것이다. "이 몸에 아(我)가 있어서 마음 가운데 머물고 있으며, 엄지손가락과 같아서 장애됨이 없고, 또 형상도 없어서 오직 천안(天眼)이 있는 자 만이 이를 보게 되고, 이 안근(眼根)을 아(我)의 시자(侍者)로 삼아, 눈이 이미 얻어지면 아에게 안다고 가르쳐 주나니,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도 또한 이와 같은지라, 이런 인연으로써 중생이 나를 헐어 욕하는 자 있으면 사람들은 이것을 죽일지라도 천상에 남을 얻고, 욕함을 참고 받게되면 죽어서 삼도에 떨어지리라, 비유하면 많은 사람이 함께 한 장수(將帥)를 섬기는데 만약 우리 장수를 헐어 말하는 자가 있으면 뭇 사람이 함께 이를 죽일 것이다. 만약 죽이지 않으면 뭇 사람에게 죄가 있는 것과 같다."고. 보살은 안인의 힘으로써 그 사견을 가엾게 여겨서 다 이를 참고 섭수하여, 온갖 방편으로써 그 사견을 없애나니, 비유하면 때맞추어 오는 비가 초목에 흡족히 내려 자라게 하고 성실하게 함과 같이, 보살의 안인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 그때에 박가범께서 게송을 설하여 말씀하시되
①비오려면 개미는 구멍을 나와 흙을 모아 봉하고 사는 것처럼 부모의 부정함이 모여 몸되고 망념에 집착하여 아라고 하네.
②상속하는 육체의 강함 믿으나 지자는 체관하고 환과 같다네 한 생각 동안에서 티끌이 되니 코끼리가 개미집 밟는 것 같네.
③찰나의 순간에도 생멸하여서 행주좌와 모두가 고통 뿐이라 썩신의 무상함을 깨닫게 되면 지자가 어찌 이에 탐착을 하랴.
④고행에 주해있는 모든 천에는 독사가 보더라도 해할 수 없고 상한다 할지라도 약이 있지만 무상한 독의 쏨을 누가 구하랴.
⑤선법 닦기 쉽지만 모두 버리고 욕락으로 무너질 고를 탐하네 지자는 이를 관해 탐착 없나니 헌옷을 울금으로 물드림 같네.

5.무아로써 안인을 수행함.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외도를 위하여 무아의 법을 설할지니라. "네가 집착하는 아는 안에 있다고 하느냐, 밖에 있다고 하느냐, 전제(前際)로부터 온 것인가, 후제(後際)로부터 간 것인가, 네가 있다고 하면 네가 명마칠 때에 능히 너를 구할것인데, 이미 구하지 못함을 분명히 알지 못하느냐, 아가 없는 것이라고. 비유하면 충신이 한마음으로 임금을 섬기는데, 만약 위난이 있을 때는 임금은 반드시 이를 구해줌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이미 그렇지 못하니 결정코 아가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만일 아가 있으면 마땅히 자재(自在)함을 얻어야 할 것인데, 어찌 무상에 무너짐을 입게 되는가? 그리하여 모든 중생은 무상한 귀신의 뭇 고통의 핍박함을 당하여 지절(肢節)이 늘어져서 엄연(奄然)하게 죽어가니, 만약 아가 있다면 이를 면해야 할 것이다. 이미 면하지 못하는 까닭에 아가 없음을 알것이니, 이런 인연으로써, 너희들 모든 외도는 무시 이래로 아에 봉사(奉事)하여 모든 악업을 짓고, 고(苦)받음이 한이 없으니, 마땅히 알지니라, 이 아는 자그만치의 은혜도 없으며, 네가 오래도록 그를 섬기드라도 너를 버리고 가버리며, 드디어 너의 몸을 모든 악한 짐승 시랑과 범 살쾡이에 뜯어 먹게한다. 그리고 그 아는 너를 버리고 다른 몸을 찾으며, 무시 이래로 너희들을 버렸다. 만약 그 수를 셀랴면 무량무변하며, 현재나 미래나 또한 이러할 것이다.

6.아소(我所)를 없애고 안인을 수행함.

"또 너는 말하리라. 마음은 곧 이것이 신아(神我)이며, 몸은 심부름꾼이라고 할 거이다. 마땅히 알지니라. 이 몸은 즉 이것이 아소(我所)이다. 무시 이래로 몸을 받은 것이 무량하여서 그 수를 알 수가 없는데, 이러한 모든 몸은 한아(一我)라 할 것이냐, 많은 아(多我)라 할 것이냐, 만약 다아라고 하면 곧 이는 무상한 것이요, 무상한 때문에 아의 뜻이 성립되지 않으며, 만약 아 이것이 하나라면 즉 상주(常住)하여 항상 일신을 수호하고, 옮겨 가지 않을 것인데, 머무르지 않으므로 하나(一)라는 것도 또한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네 마땅히 생각해 볼 것이니, 많은 아(多我)와 한아(一我)의 의의가 아울러 성립되지 않으니, 마음은 이 아가 아님을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라. 또 마땅하 관찰할 지니라. 몸은 아소(我所)가 아니며, 또 심부름꾼도 아니다. 몸이 만약 아에 속했다면 행주좌와 생로병사에 아의 처분에 다 따르리라. 아가 아직 교칙하지 않아도 서로 뒤따르나니, 아에 속하지 않는 것이 분명한지라. 만약 아에 속했다하면 생(生)은 마땅히 상생(常生)이어야 하고, 늙고 죽지도 않고 행주좌와도 또한 이러하리라. 달라지고 바뀌어 진다면 상(相)이 아니며, 결코 아소(我所)도 아니니라. 이로써 아와 아소가 없는 것을 알것이니라. 또 마땅히 알지니, 집착하는 아는 너의 큰 원수니라. 무슨 까닭이냐 하면, 네가 전세에서 선근을 쌓아서 모았다 하더라도 오욕의 과보를 금세에 다 받고, 현재에 온갖 악업을 짓게되며, 업력 때문에 옥졸들에 맡기게 되는 것이라, 만약 아가 있으면 어찌 서로 구제하지 못하는가." 보살마하살은 안인의 힘으로써 아와 아소의 악귀 중에서 유정을 구해내어, 정견처(正見處)에 두고 아와 아소를 여의계 하고, 일체법의 본성이 공적함을 보게할 것이니라. 이것을 보살이 안인바라밀다를 수습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7.안인의 진언으로 중생을 보호함.

또 자씨여 사람이 오직 자식을 보호하기 위하여 주술(呪術)을 작하여, 모든 악귀로 하여금 침해를 못하게 함과 같이, 보살도 또한 그러니라. 안인의 주(呪)로써 모든 중생을 보호하여 성냄과 같은 원적이 손해를 입히지 않게 하느니라.

8.원적을 해하지 말고 안인으로 자기를 보호하라.

또 자씨여, 비유컨데 사람이 가시 때문에 발이 찔이므로, 모든 가죽으로써 두루 대지를 덮고 그 위를 다니면 걱정을 면하리라고 함과 같다. 지혜 있는 자가 묻기를 "그대가 구하는 가죽은 무엇하려 하는가" 하였다. 이 사람이 자세히 위와 같은 인연을 말한즉, 지자는 이를 꾸짖고 나무라기를 "어리석은 이 사람아, 그렇게 하지 말라. 다만 작은 가죽으로써 가죽신을 지어 신으면 될 것이고, 족히 행리(行李)할 수 있어 발도 손상함을 입지 않을 것인데, 어찌 많은 가죽으로써 대지를 덮으려는고?" 범부중생도 이와 같아서 널리 원해(怨害)를 만들고, 칼로써 대지의 원가(怨家)를 죽이고져 한다. 보살은 이를 보고 깊이 비민함을 일으킨다. 다만 안인으로써 가죽신을 삼아 너의 신심(身心)을 보호할 것이지, 어찌 중원(衆怨)을 칼로써 두루 해칠 것이냐. 이것을 안인 바라밀다라고 한다.

9.이공(二空)을 관하고 안인을 수행함.

이를테면 사람이 독하고 악한 말로써 온갖 욕하는 것을, 보살은 이를 듣고도 졸폭하게 진심을 일으키지 말고, 마땅히 이것을 관찰할지니, 이렇게 욕하는 자는 이것이 누구인가, 욕을 듣는자는 또 누구인가, 피차의 두 몸은 각각 십이처(十二處)-안이비설신의 六根과, 색성향미촉법의 六境이다.-가 있어서 눈은 색을 보고, 귀는 소리를 듣고, 코는 냄새를 맡고, 혀는 맛을 보고, 몸은 스침을 느끼고, 뜻은 법을 알지마는, 이 눈은 실상 아가 아닌지라, 만약 아가 아니라면 자타의 눈은 누구의 허물일 것인가, 만약 허물이 있으면 마땅히 벌(罰)로 다스려야 할지니라. 이렇게 관찰한다면 다같이 과실은 없는 것이라. 이미 과실이 없다면 누구가 받고, 누구가 욕하고 성낼것인가, 이렇게 관찰한다면 내지 법처(法處)에 까지도 또한 이러하여, 십이처(處)외에는 하나도 없고 욕하는 자와 욕먹는 자가 둘 다 함께 공(空)한 것이라. 이렇게 생각하면 진심이 돈연히 사라지리라. 만약 추어( 語)를 들으면 마땅히 자세히 관찰할지니, 이런 말을 하는데 있어서 어느 것이 추( )인가, 추어( 語)의 두 글자(二字)가 생(生)함은 동시가 아니라, 추( )의 시각은 어(語)가 아니며, 어(語)의 시각(時刻)에는 추( )가 아니어서 찰나에 생멸하여 각각 서로 기다리지 않으니, 두 글자 마저 없는 것인데 하물며 많은 욕이겠느냐. 이로써 관찰함에 백천겁 중에 이런 거치른 말을 하더라도 욕설이 되지 않는 것이다. 또 욕하는 사람과 욕하는 것을 관찰하메 두 가지가 함께 무상하여 찰나에도 머물지 않는데, 어찌 화를 낼것인가,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과거는 이미 멸하였고, 미래는 아직 이르지 않고, 현재는 머물지 않으니 욕하는 그것도, 이미 공했으며 내 몸도 또한 그러하여, 저 무상과 같이 생멸하여 머물지 않고, 머물지 않으므로써 일체는 다 공한 것이라. 이렇게 관을 할 때 무량한 원적이 일시에 소멸하느니라. 만일 이관을 여의고 상을 취하고 분별하면 다만 안인이라고 하고 바라밀다라고 부르지 않느니라. 오온(五蘊)의 무아 내지 십팔계 등도 다 모두 또한 무아로써 환화(幻化)와 같고, 헐고 칭찬함이 평등하여서, 본성이 공적(空寂)함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10.가엾게 생각하고 안인을 수행함.

또 자씨보살마하살이여, 욕하는 자를 보거든 마땅히 가엾게 생각할지니라. 이런 사람은 진마(瞋魔)에 지배되고, 번뇌에 덮이어서 이렇게 헐고 욕을 한다. 내 이제 이 마(魔)를 물리쳐 없애버리기 위하여 마땅히 훌륭한 안인다라니를 닦고 배워서 진심과 원한을 일으키지 않고, 진애와 번뇌로서 중생을 해롭게 하는 일이 없게 하리라. 내가 만약 성내게 되는 것은 귀신이 나의 몸을 미혹케 하는 것이라. 이런 인연에서 저 욕하는 자에게 크게 가엾은 생각을 일으켜서 이를 안인할지니라. 능히 이렇게 한다할지라도 다만 안인이 될뿐이요. 만약 분별을 여의면 이는 곧 바라밀다라 하느니라.

11.은덕으로 생각하여 공경하고 위로하며 안인을 수행함.

또 다음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안인을 행할 때 만약 사람이 잘드는 칼을 가지고 자기의 손발을 끊거든 마땅히 이 사람에게 즐겁게 위로하는 마음과 선지식이라는 생각을 일으킬 것이니라. 오직 사람이 보시하고 나서 즐거워하며, 내 이제 큰 복보를 얻었다고, 저 받은 자에게 항상 은덕을 생각하면, 곁에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다 따라서 기뻐할 것이다.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 베고 끊는 자를 보거든 크게 기쁨을 일으키며 위로하라. 나의 죄업을 제멸하고 나의 법재를 배푸는 것이라. 나로 말미암아 악한 명칭을 받고, 인천 해탈의 낙을 잃어버리고 삼도(三途)의 고를 받으며, 이런 인연으로써 나의 선우가 되고, 나의 좋은 동무가 되어서 나의 안인바라밀다를 이루게 하였으니, 내 그 사람에게 마땅히 경중(敬重)한 마음을 일으키고 내지 보리에 이르기까지 은덕을 잊지 못할 것인데, 어찌 하물며 도로 성을 낼 것인가, 만약 진애를 일으키면 이는 은덕을 배반하는 것이라. 이런 인연으로 더욱더욱 공경심을 일으켜서 좋은 스승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능히 참기 어려움을 능히 참는다 하더라도, 자타에 어 아직 분별을 없애지 못하였음으로 다만 안인이라고 하고, 바라밀다라고는 하지 않느니라.

12.자기의 죄과를 뉘우치고 대비심을 일으켜서 안인을 수행함

또 보살이 한적한 곳에 머물 때 어떤 사람이 와서 보살을 비방하기를 "네가 주지 않는 것을 취하여 음욕을 행하였으니 욕하고 벌주어 다스리겠다."고 할 때, 보살마하살은 그래도 안인하여 이렇게 생각하라. '그 사람의 과실이 아니고, 이것은 내가 숙세에 일즉 남을 비방하고 욕하고 벌주어 다스렸으므로, 내가 그 재앙으로써 그의 가책을 자초(自招)한 것이라. 그가 나를 해함으로 말미암아 마땅히 악취에 떨어질 것이므로, 이 사람에게 크게 가엾은 생각을 일으키고, 또 스스로 생각할지니라. 내 이제 와서 이 마음이 극히 간사하여 지옥에 떨어질 것이 두려워서 안인의 마음을 내고, 또 자기의 안인바라밀을 성취하려고 베고 끊은 자로 하여금 삼도에 떨어지게 한다고. 이렇게 생각하고는 깊이 부끄러운 생각을 할지니라. 보살은 이때에 베고 끊은 자를 보고 부끄러운 마음과 선지식이란 생각으로 깊게 존중할지니라. 그러나 이것은 다만 안인이지 바라밀다는 아니니라. 무슨 까닭이냐하면, 자타에 분별이 있는 까닭이니라. 또 보살은 오온의 몸에 다섯 가지 허물을 관함에, 뭇 고통의 모이는 곳으로서 찰나에 무상하여 오종(五種)의 부정(不淨)-종자부정. 주처부정. 자상부정 자체부정 종경부정이다-한 것이 있고, 36물(物)-발 모 고 치 -에 아와 아소가 없어서 일체가 다 공한 것이다. 외도의 사견은 몸에 집착하여 안락하며 상주하여 변함이 없으며 이것이 청정한 법이며, 아와 아소가 있다고 한다. 보살이 이 다섯 가지 법을 관함과 같이 일체 유정을 관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이미 이를 안 다음에는 욕을 들어도 성내지 않고 칭찬해도 기뻐하지 않으나, 다만 안인이라 할 뿐이지, 바라밀다는 아니니라.

13.서른 두 가지의 안인을 설함.

또 자씨여 대략 보살 안인의 서른 두 가지를 설하리라.
①탐욕 없음이 이것이 안인이오 ②남을 해하지 않는 이것이 안인이며 ③열뇌(熱惱) 없음이 이것이 안인이요 ④원한(怨恨) 없음이 안인이며 ⑤분노(忿怒)가 없는 이것이 안인이요 ⑥다툼이 없는 것이 안인이며 ⑦오욕의 경계에 물들지 않는 이것이 안인이요 ⑧능히 자신과 남을 보호하는 것이 안인이며 ⑨보리심에 수순하는 것이 안인이요 ⑩분별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 안인이며 ⑪생사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안인이요 ⑫업 인과에 수순하는 것이 안인이며 ⑬몸이 청정한 것이 안인이요 ⑭입과 뜻이 청정한 것이 안인이며 ⑮견고하여 퇴전하지 않는 것이 안인이요 16.언설(言說)이 자재한 것이 안인이며 17.망령스러운 마음으로 두루 모든 법을 계교하지 않음이 안인이요 18.스스로 성현의 지혜를 깨닫는 것이 안인이며 19.남의 뜻을 잘 보호하는 것이 안인이요 20.자(慈) 비(悲) 희(喜) 사(捨)를 수행하고 선(禪)으로 생활하지 않는 것이 안인이며 21.인천(人天)의 낙(樂)에서 자재를 얻는 것이 안인이요 22.상호원만(相好圓滿)한 것이 안인이며 23.범음(梵音)이 심묘(深妙)한 것이 안인이며 24.모든 악을 없애는 것이 안인이며 25.간탐하는 대(垢)를 멀리 여의는 것이 안인이요 26.질투를 끊어버리는 것이 안인이며 27.모든 원적(怨賊)을 버리는 것이 안인이요 28.보리분(菩提分)에 가까워 지는 것이 안인이며 29.모든 착하지 않는 것을 여의는 것이 안인이요 30.거처함에 적정(寂靜)을 즐기는 것이 안인이며 31.남을 비방하지 않는 것이 안인이요 32.모든 불법을 보호하는 것이 안인이니라. 자씨여, 이와 같은 삼십이종의 안인바라밀다를 보살이 수행하면, 능히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어서,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리라.

14. 열두 가지 관법으로 안인을 수행함

또 자씨여, 무엇을 안인바라밀다라고 하는가하면
1)만약 사람이 욕설하면 마땅히 이 소리를 메아리라고 관할지며 2)만약 남이 구타할 때는 마땅히 이몸은 거울에 비춘 형상같다고 관할지며 3)만약 진애를 받을 때는 이 마음은 환화(幻化)같다고 관할지며 4)만약 분노함을 당하면 마땅히 이 마음의 본성은 시끄러움으로 움직임이 없다고 관할지며 5)만약 이양(利養)을 얻을 때는 마땅히 이 마음을 관하여서 자성을 조복(調伏)하고, 환희심을 내지말며 6)만약 이양을 잃으면 마땅히 이 마음을 관하여 선묘적정(善妙寂靜)하여서 진애심을 내지 말며 7)만약 희방함을 입을 때는 마땅히 이몸은 오직 허공과 같다고 관하여서 보복하지 말것이며 8)만약 칭찬하드라도 마땅히 자신의 본성은 아만이 없다고 관하여서 고거(高擧)하지 말것이며 9)만약 칭탄(稱歎)함을 받을 때는 마땅히 심성은 본래부터 공적하다고 관하여서, 기뻐하지 말것이며 10)만일 흉보고 싫어 할 때는 본심의 체성을 관해서 두려움을 여의고 근심을 하지말며 11)만약 고를 만날 때는 마땅히 법성은 본래부터 핍밖(逼迫)이 없다고 관하여서 고상으로 보지말며 12)만약 낙을 받을때는 마땅히 실상의 체성은 상주 불변하여서 고락의 상이 없다고 관할지니라. 보살마하살이 안인에 머물 때는 이와 같이 팔풍이 능히 움지기지 못하리라. 무슨 까닭이냐 하면, 보리심으로써 진실한 상에 주하여, 피아(彼我)를 여의고 법신을 보게되는 까닭이며 또 불안한 일이 있으면 다 이를 참고 받을지니, 모든 마원을 항복받고져하는 까닭이며, 마땅히 일체의 난행고행을 행할것이니, 외도의 모든 사견을 조복하기 위한 까닭이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내가 지금 간략하게 안인바라밀다를 설하였다.

[구경(究竟)의 안인이 아닌 것을 설함]

또 자씨여, 만약 무상을 관하여 저와 나의 상을 여의고, 마음에 얼음은 진실한 인(忍)이 아니며 만약 모든 법의 착하고 못한 상을 여의고, 마음에 안인을 얻음은 진실한 안인(忍)이 아니며 만약 다시 십이처인(十二處忍)을 제관(諦觀)하고, 모든 육근에서 성내어 욕하는 상을 여의고 안인을 얻는 것은 진실한 인(忍)이 아니며 만약 애마( 魔)를 관하고 전도(顚倒)라 하고, 인(忍)을 진정이라 하여 사정(邪正)의 생각을 말함은 진실한 인(忍)이 아니며 또 인은 이치가 진애는 이치가 없다고 보고 이 상을 취하는 인은 진실한 인(忍)이 아니며 또 팔정도(八正道)에 주하여 팔사인(八邪忍)과 도(道)와 비도인(非道忍)을 여읨은 진실한 인(忍)이 아니며 또 모든 법의 무상(無常)과 무아(無我)와 부정(不淨)과 고인(苦忍)을 관하지 않고, 오직 제법의 상(常) 락(樂) 아(我) 정(淨) 무생법인(無生法忍)을 관하는 이러한 어긋나는 인은 참다운 인(忍)이 아니며 또 공법(空法)에서만 참고, 제견(諸見)에 있어서는 참지 못하고, 무상(無常)의 법에 있어서는 참고, 유상에는 참지 못하며, 무원(無願)의 법에는 참고 유원(有願)에는 참지 못하며, 무행(無行)의 법에는 참고, 유행(有行)에는 참지 못하며, 무번뇌의 법에는 참고 유번뇌에는 참지 못하며, 모든 선법에는 참고, 선이 아닌것에는 참지 못하며, 출세의 법에는 참고 세간 법에는 참지 못하며, 무과(無過) 법에는 참고 유과(有過)에는 참지 못하며, 무루(無漏)법에는 참고 유루(有漏)에는 참지 못하며, 열반의 법에는 참고 생사에는 참지 못하는 이러한 모든 인(忍)은 이것이 대치인(對治忍)- 迷悟의 對立에서 正法의 힘에 依하여 迷를 對治하는 것을 말함-이요 구경인(究竟忍)은 아니니라.」

[부처님이 구경인(究竟忍)을 설함]

그때 자씨보살마하살이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인(忍)은 이미 구경(究竟)이 아니면, 어떠한 것을 구경인이라고 하겠습니까. 오직 원하옵건데 여래께서는 분별하여 해설하옵소서」 그때 박가범부처님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진실한 인은 바른지혜로써 일체 법의 본성이 다공함을 깨치는 것이니, 즉 이 공성은 일체 법의 본성이 다 공함을 깨치는 것이니, 즉 이 공성은 일체의 법과 함께 본성엔 둘이 없는 까닭에, 일체의 법성(法性)과 공성(空性)과 정지(正智)와는 본성이 청정하여 무이(無二) 무이분(無二分) 무별(無別) 무단(無斷)인 까닭에, 이로서 마땅히 알지니, 세간에 법은 즉 이것이 공이며, 공은 곧 이것이 세간법이니라. 두법의 본성은 서로 여일수 없는 때문이니, 이러한 인(忍)만을 구경인(究竟忍)이라 하느니라. 또 정지혜로써, 일체의 법성은 즉 무상성(無相性)이며 무상성이 즉 일체법임을 알지니라. 본성이 둘이 아니므로 일체의 법성과 본무상성(本無相性)과 정지(正智)와는 본성이 청정하여 무이(無二) 무이분(無二分) 무별(無別) 무단(無斷)이므로, 이것으로써 마땅히 알지니, 일체의 법은 즉 무상(相)이며 무상은 즉 일체법이니라. 두법의 본성은 서로 여의지 못함이라. 이와 같은 인(忍)만을 구경인(究竟忍)이라고 하느니라. 또 다음은 정지혜로써, 일체의 법성은 즉 무원(無願)의 성(性)이고, 무원의 성은 즉 일체의 법성임을 알지니, 본성이 둘이 아니므로, 무원(無願)의 성(性)과 일체의 법성과 정지(正智)와는 본성이 청정하여 무이(無二)이며 무이분(無二分)이며 무별(無別)이며 무단(無斷)이므로,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일체의 법은 즉 무원이며 무원은 즉 일체법이니라. 두법의 본성이 서로 여의지 못하는 고로, 이와 같은 인(忍)을 구경인이라 하느니라. 또 정지혜(正智慧)로써 일체의 행성(行性)은 즉 무행(無行)의 성임을 알지어다. 이 무행의 성과 일체의 행과는 본성이 둘 아닌 까닭에 일체의 행성과 무행성과 정지와 본성은 청정하여 무이며 무이분이며 무별이며 무단이므로, 내지 이와 같은 인은 이것이 구경인이니라. 또 정지로써 번뇌가 즉 무번뇌성이며 무번뇌성이 즉 번뇌성임을 알지어다. 본성이 둘이 아니므로 번뇌성과 무번뇌성과 정지와는 본성이 청정하여서 무이이며 무이분이며 무별이며 무단이므로 내지 이러한 인은 이것이 구경인이니라. 또 정지혜로써, 일체의 선성(善性)이 즉 불선성(不善性)이며 불선성이 즉 일체 선성임을 알지어다. 본성이 둘이 아니므로, 선성과 불선성과 정지와는 본성이 청정하여 무이며 무이분이며 무별이며 무단이므로, 내지 이러한 인은 이것이 구경인이니라. 또 정지혜로써, 출세의 법성이 즉 세간의 법성이며, 세간의 법성이 즉 출세간의 법성임을 알지어다. 본성이 둘이 아니므로 출세의 법성과 세간의 법성과 정지와는 본성이 청정하여 무이며 무이분이며 무별이며 무단이므로 내지 이러한 인은 이것이 구경인이니라. 또 정지혜로서, 무과실성(無過失性)은 과실성(過失性)이며, 과실성은 즉 무과실성임을 알지어다. 본성이 둘이 아니므로, 무과실성과 과실성과 정지와는 본성이 청정하여서 무이며 무이분이며 무별이며 무단이므로 내지 이와 같은 인은 이것이 구경인이니라. 또 정지혜로써, 무루(無漏)의 법성은 즉 유루의 법성이며, 유루의 법성은 즉 무루의 법성임을 알지어다. 본성은 둘이 아니므로, 무루의 법성과 유루의 법성과 정지와는 본성이 청정하여 무이며 무이분이며 무별이며 무단이므로, 내지 이러한 인은 이것이 구경인이니라. 또 정지혜로써, 열반성(涅槃性)이 즉 생사성(生死性)이요. 생사성이 즉 열반성임을 알지어다. 본성이 둘이 아니므로, 열반성과 생사성과 정지와는 본성이 청정하여서, 무이며 무이분이며 무별이며 무단이므로, 내지 이러한 인은 이것이 구경인이니라.〕 부처님께서 자씨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진실구경의 안인은, 일체의 법에 있어서 자(自)도 아니며, 타(他)도 아니며, 유도 아니며, 무도 아니며, 생도 아니며, 불생도 아니며, 멸도 아니며, 불멸도 아니니, 이 인을 얻어서야만, 참으로 구경의 무생법인(無生法忍)이라고 하고, 이것을 안인바라밀다라고 하느리라.〕

[부처님을 찬탄하고 공양함]

부처님께서 이 안인바라밀다를 설하였을 때, 자씨보살을 상수로 하여 무량한 모든 대보살마하살중과 이 대회중과 함께, 이구동음으로 박가범 부처임을 찬탄하여서 말씀하시기를 "거룩하고 훌륭하시며 드무십니다. 선서이시여, 심히 기이한 세존이시여!"하고 곧 무량한 진묘(珍妙)의 공구(供具)로써 공양했다. 이를테면 여러 가지의 묘향(妙香)•첨복화향(瞻蔔華香)•소향(燒香)•도향(塗香)•말향(末香)과 여러 가지의 화만(華 )과 의복•비단•당번(幢 )•보개(寶蓋)를 허공 중에 던져서 공양하고, 온갖 음악으로서 오락하고, 온갖 노래와 게송으로써 여래를 찬탄하였다. 이 모든 중생이 부처님의 이 안인바라밀다를 설하심을 듣고, 놀라지도 않고, 겁내지도 않고, 떨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다 여래의 진실한 법인(法忍)을 얻어서 흩는 향화(香華)와 온갖 공양이 허공중에 있어서, 삼천대천 세계에 두루 찼다.

18.자씨보살이 색신삼매(色身三昧)에 들어서 신통변화의 경계를 나타냄.

그때 박가범 부처님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이와 같은 온갖 향화와 의복과 내지 번개를 안치할지니라."하시니 그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쭙기를 "세존이시여, 내 이미 이러한 행화와 온갖 의복을 안치하고, 각각 모든 보살들과 천룡들의 모임에 두었으며, 본신(本身)중(中)을 처소로 하였습니다." 그때에 자씨보살이 이 말씀을 설하고 곧 일체 색신삼매에 들었다. 이 선정에 들자 모든 삼천대천세계의 허공에 두루 찬 가지가지의 향화 의복과 비단과 내지 번개( 蓋)가 선정의 힘으로써 모두다 자씨보살의 배꼽속에 들어가서 서로 장애되지 않고, 그리고 모든 공구(供具)도 또한 줄어 적어지지도 않고, 보살의 몸도 또한 넓고 커지지도 아니하였다. 그때에 무진장보살마하살이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물었다. "선남자여 이 삼매의 이름이 무엇이기에, 이 선정 중에 주함에 능히 이런 모든 공양구를 모두 배꼽속에 들어 가게 하여도, 그대의 몸이 더 커지지도 않고, 온갖 물건도 줄지 않습니까?" 자씨보살이 말씀했다. "선남자여, 이 삼매를 보입일체색신삼매(普入一切色身三昧)라고 하오." 무진장보살이 또 말씀했다. "대사(大士)여, 이 삼매의 신변경계란 그것이 무엇입니까" 자씨보살이 말씀했다. "인자여, 삼천대천세계의 일체 소유의 물건이 내 배꼽 속에 들어가더라도, 내 몸이 더 커지지도 않고, 저 형상도 줄지도 않고, 왜냐하면 법성은 이와 같은 때문입니다." 그때 회중에 혹은 보살과 천룡과 귀신과 인비인 등이 있다가 가만히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들이 이 삼매의 경계에 신통변화를 보고싶으나,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과 천룡과 대중의 마음에 생각하는 바를 알고,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이 삼매의 신통변화를 나타내어서 대중으로 하여금 함께 알도록 할지니라." 이때에 자씨보살이 오래도록 이러한 삼매를 수습하여, 잘 순숙(純熟)함을 얻어 모든 장애가 없이 모든 보살과 다른 곳의 대중과 이 모임에 있던 모든 필추승과 불세존의 일체 모두를 자씨의 몸속에 들어가게 하고, 그러고도 모든 유정도 또한 놀라고 두려움이 없이, 일찍 없던 신심의 안락을 얻었다. 비유하면 동방에 무량아승기야(阿僧企耶)의 세계를 지나서 세계가 있는데, 보영락장엄(寶瓔珞莊嚴)이라, 그리고 그 중생들의 쓰는 물건은 다 온갖 희한한 보배로써 장엄하여 모든 쾌락을 받고, 몸속에 천인 대중이 받는 쾌락도 그 세계와 같이, 동등하여 다름이 없듯이, 이 모든 대회가 다 모두 자씨의 몸에 있어서, 도시 장애가 없는 것을 알게 했다.

19.자씨보살이 본이(本爾)의 법성(法性)을 밝힘.

그때에 자씨보살이 도로 신력으로써 모든 대중과 불세존이 각각 본자리에 돌아와서, 엄연히 주하게 하여도, 모든 대중과 일체의 유정이 모두 왕래가 있었음을 알지 못하였다. 그때 무진장보살이 자씨보살에게 말했다. "희한한 일입니다. 대사(大士)여, 이 삼마지의 신통변화는 일찍 없었던 것이요, 옛부터 아직 보지 못한 것입니다." 자씨보살이 말했다. "인자여, 다만 이 모임의 일체의 대회(大會)가 내 몸속에 들어갈 뿐 아니라, 설령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묘고산과 십보산(十寶山) 대철위산(大鐵圍山)과 대해홍하(大海紅河)와 일월 성신과 천궁과 용궁의 제존의 신궁(神宮)과 오취사생(五趣四生)과 인 비인등을 다 모두 몸속에 넣더라도 또한 방애(妨 )가 없고, 내 몸도 더함이 없고, 그들도 또한 줄도 않고, 이 모든 중생도 또한 왕래가 서로 있었음을 알지 못합니다. 법성은 이와 같은데 하물며 이 모임이겠소." 그때에 박가범부처님께서 이 안인바라밀다를 설하시고, 크게 신통변화를 나타내었을 때에 회중에 칠십육나유다의 인천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고, 삼만이천의 보살은 다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부처님께서 자씨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잠깐이라도 이 안인바라밀다의 이름을 듣고 능히 신심을 일으키면, 이 사람을 결정코 지옥 아귀 축생에 떨어지지 않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영원히 퇴전함이 없을 것이다. 내 이제 이 안인바라밀다를 설하여 구경원만하고, 일체 중생을 이익하고 안락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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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바라밀다품 제8 (精進波羅蜜多品 第 八)

1.정진바라밀다의 수행과 원만하게 하는 법을 문청함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안인바라밀다의 설법을 마치시니, 자씨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 쪽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공경하여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대성 세존께서 이미 안인바라밀다를 설하셨습니다. 다음은 널리 정진바라밀다를 설하여 주십시오.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주(住)하고, 어떻게 항복받고, 어떻게 수행하고, 어떻게 정진바라밀다를 원만케 할것인가를, 오직 원하건데 세존께서 분별하여 널리 설하여 주십시오."

2.부처님이 수행 원만(圓滿)의 법을 설함

그 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자씨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할지니라. 내가 그대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이른바 다른 다섯 가지의 바라밀다를 닦는 것은 다 정진의 힘으로써, 능히 정진바라밀다를 성취하는 것이니, 이른바 몸과 입과 뜻의 이 세 가지 선업은 다 정진의 힘에 의하여 바야흐로 발생함을 얻게 되는 것이다."

3.삼업(三業)중에 의업(意業)이 최승하고 의업을 수습하는데는 정진과 퇴진의 두 가지 마음이 있음을 설함.

"삼업 중에서도 의업이 가장 승한 것이다. 보살마하살이 의업을 수습하는데 두 가지 마음이 있으니, 첫째는 정진이요, 둘째는 퇴전이라. 이른바 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은 이것이 정진이고, 보리심을 그치고 쉬는 것은 이것이 퇴전이니라. 어떻게 일으키는가, 모든 유정에게 대비를 일으키는 것이며, 어떤 것이 지식(止息)하는 것인가, 아(我)가 공함에 주하는 것이니다. 어떻게 일으키는가, 일체의 중생을 섭취하는 까닭이며,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일체 중생을 버리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생사중에서 지치고 게을함이 없는 것이며,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삼계에서 벗어나기를 구하는 까닭이라. 어떻게 일으키는가, 일체를 모두 버리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경만하는 마음으로 보시하지 않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정계(淨戒)를 굳게 가지는 까닭이며,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금계를 훼범하는 것이라. 어떻게 일으키는가, 잘 안인에 주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인욕을 닦지 않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선근을 수습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게을한 것이니라. 어떻게 일으키는가, 선정에 주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마음이 산란한 까닭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지혜가 상응한 까닭이며,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무명에 상응하는 것이라. 어떻게 일으키는가, 다문(多聞)하여 잘 설(說)하는 까닭이며, 어떠한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정법을 듣지 않는 것이라. 어떻게 일으키는가, 지혜를 쌓고 모으는 까닭이며,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상을 취하여 분별하는 것이라, 어떻게 일으키는가, 오온(五蘊)을 관하기를 환과 같이 하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오온에 실증을 내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소주처(所住處)를 알기를 꿈과 같이 아는 까닭이며,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길이 근경(根境)을 멸하는 것이라 어떻게 일으키는가, 경계(界)의 무생(無生)을 관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몸과 지혜를 멸하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범행(梵行)을 증장하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실(實)다운 지혜를 버리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오통(五通)이 자재한 까닭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유루(有漏)를 염리(厭離)하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염처(念處)를 정관(正觀)하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염주(念住)를 닦지 않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바르게 상대와 차별을 끊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정단(正斷)을 행하지 않는 까닭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신족(神足)이 자재한 까닭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신족을 갖추지 못한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오근(五根)을 부지런히 닦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오근을 증장하지 않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신(信)•진(進)•염(念)•정(定)•혜(慧)를 닦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신•진•염•정•혜를 닦지 않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각지(覺支)를 원만히 하는 까닭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칠각(七覺)을 갖추지 않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정도를 부지런히 닦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팔정도(八正道)를 닦지 않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선정(禪定)을 닦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잘 지관(止觀)을 닦지 않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바르게 연생(緣生)을 관하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연생을 염환(厭患)하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아직 듣지 못한 것을 듣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듣는 것이 있는 까닭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계행으로써 몸을 장엄하게 하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온신(蘊身)을 염환(厭患)하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변재와 설법에 거침 없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아라한의 묵연(默然)한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삼해탈문(三解脫門)을 수습하는 까닭이며,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삼해탈문을 닦지 않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마원을 항복받는 것이며,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열반을 즐겨 집착하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잘 방편을 닦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고요한 것을 즐기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보리를 진구(進求)하여 그치지 않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 소작(所作)을 이미 분별하는 것이며 어떻게 일으키는가, 속제(俗諦)를 깨닫는 것이요, 어떤 것이 지식하는 것인가,멸제(滅諦)를 증득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또 자씨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러한 온갖 정진의 행법은 다 정진의 힘으로써, 능히 원만하고, 더함도 덜함도 없이 바야흐로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능히 일체의 상을 멀리 여읜 까닭이며 다 지혜의 힘으로 말미암아 능히 정진 바라밀다를 원만하게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여 보살마하살이 사업을 수습하는가 하면, 대자대비를 수습하여 유위를 버리지 않고, 진무위(眞無爲)를 증하여 퇴전하지 않으면, 이에 곧 무상정등보리에 이르느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의업을 청정한 정진바라밀다니라."

4.네 가지 정진을 설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은 네 가지 정진이 있으니, 무엇이 넷인고 하면, 소위 생기지 않은 불선(不善)은 발생하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긴 불선은 속히 멸해 없어지게 하며, 생기지 않은 선은 마땅히 속히 생기게 하고, 이미 생긴 선은 능히 증장케 하는 것이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네 가지 정진이니라, 만약 이 네 가지가 없다면 어찌 정진바라밀다를 원만히 하겠느냐. 보살마하살의 일으키는 정진 내지 보시 지계 안인은 정진하여 버리기 어려운 것을 능히 버리고, 짓기 어려움을 능히 지어서,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을 정근하며, 용맹심으로 게을함이 없이, 닦은 승행(勝行)은 일체의 제천과 제석과 범천과 사천왕도 짓지 못하는 바이니라. 무슨 까닭이냐 하면, 보살마하살은 널히 중생을 제도하여 생사의 바다로부터 구출하더라도 제도했다는 상(相)이 없는 것이니, 다 정진의 힘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라, 이것이 즉 정진바라밀다라고 하는 것이니라.

5.게을한 자는 위없는 보리에 이르기 어렵다.

또 자씨여, 게을한 중생이 닦은 사업의 공력은 미소하여서 방울물이 바다에는 이르지 못함과 같이, 게을한 사람도 또한 이와 같아서, 무상보리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니, 비유하면 손과 발이 모두 없는 사람은 행주좌와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내지 미소한 일이라도 다 성취하지 못함과 같다. 이런 사람이 어찌 능히 강하대해(江河大海)를 건널 것이냐. 게을한 중생은 정진의 발이 없어서 또한 이와 같으니라. 게을한 사람은 가정의 사업도 성취되는 것이 없거늘, 어찌 자비하여 계와 혜를 갖추어 닦아서 능히 유정을 제도하여 화택(火宅)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보살의 육바라밀다 보리의 자량(資糧)을 수행하랴. 보살마하살은 정진 바라밀다로써 배와 뗏목을 삼아서 삼무수겁에 복지로써 성취하는 것이라. 모든 유정과 함께 이 배를 타고 생사의 큰 바다에서 저 언덕으로 뛰어 넘을지니라.

6.세 가지 중생을 설함

또 세간 중생에는 모두 세 가지가 있으니, 1에는 해태, 2에는 비근비정(非勤非情), 3에는 정근용예(精勤勇銳)니라. 해태라 함은 자기의 집일에도 모두를 버리는데, 하물며 남을 위하여 사업을 영위하고 건설하겠느냐. 비근비정이라 함은 큰 사업은 모두 하지 못하며, 설령 진구(進求)하려다가도 인연따라 곧 퇴전하며, 정진을 부지런히 하는 자는 다만 유정을 위하여 큰 노고만 받고 다만 남을 이익케 하고 자기 몸은 생각하지 않느니라.

7.게을한 중생은 게을한 귀신에 붙들려서 미혹된다.

게을한 사람은 게을한 귀신에 항상 붙들려서 심신이 미혹되고 어지러워지는 것이니, 비유하면 사람이 바다에 들어가 칠보산에 이르러, 이 산중에 있는 무량한 보배구슬을 바야흐로 따려고 하다가 귀신에 집착되어, 홀홀이 헛걸음만하고 한 보배도 얻지 못하고 알몸으로 돌아옴과 같이 게을한 중생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이 섬부주(贍部洲)의 복덕 있는 땅에 십선(十善)의 업력으로서 그 중에 태어났으며, 보살이 이를 관하매 무량무변의 십선의 구슬보배가 대지에 편만하였다. 그런데 모든 중생은 게을한 귀신에 홀려서 집착된 때문에 광란하여 마음을 잃으며, 설혹 좋은 보배를 보드라도 취할 마음이 없고 묘고산과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 만약 정진하는 사람은 이 보물을 취하여도 아무것도 어려울 것이 없고, 한 털을 드는것과 같으니라.

8.보살의 무량겁의 정진을 설함

" 살마하살은 정진바라밀다를 원만히 하려는 까닭에 널리 중생을 위하여, 무량무겁으로부터 생사의 긴밤에 신명을 아끼지 않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바야흐로 보리에 이를지니라. 보살은 이를 관하여 마음에 게을함이 없으면 오직 밥먹는 사이와 같으니라. 또 다시 생각하라. '과거의 제불은 보살의 행을 행하여, 육바라밀다를 만족하게 하기 위하여, 무량겁을 지나도 또한 밥 먹는 사이와 같이 하였다.' 고. 보살마하살은 또 현재나 미래나 무량무변한 일체 제불을 관함에, 보살의 행을 행하여 무량겁을 지나서 바야흐로 정각을 성취하였으니, 이와 같이 겁수는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비유하면 한 성(城)이 있는데 극히 높고 넓어서 사면의 높고 낮은데가 각각 백유순으로 하고, 이 성안에 삼(油麻)씨를 채워두고, 백천겁을 지나서 하나씩을 없애며, 이와 같은 겁수에 점점 하나씩을 없애어서 내종에 이성이 빌(空)때를 일대겁으로 하여, 이러한 대겁을 꼽아서 삼아승기야(三阿僧企耶)를 채우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겁을 지나도록 항상 오취(五趣)의 일일의 유정을 위해, 정진을 부지런히 행하여 모든 고뇌를 받고 바야흐로 보리에 이르는 것이다. 비유하면 대지를 부수어서 미진(微塵)이 되게함과 같으니 이와 같은 미진은 많겠느냐 적겠느냐" 자씨 보살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심히 많습니다." 부처께서 자씨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가사 중생이 저 미진과 같이 많다고 하더라도, 보살은 저 일일의 유정을 위해 위와 같은 겁 중에, 정진을 부지헌히 하여 신명을 아끼지 않고 모든 고뇌를 받고, 그러한 뒤에 곧 위없는 보리를 성취하느니라."

9.찰나의 인간연월겁수(劫數)에 정각을 성취하는데 어찌 진구(進求)하지 아니하랴

"보살마하살은 또 이와 같이 생각하라. '내가 과거에 전(前)과 같은 겁수에 정진을 부지런히 하여,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구족 원만하여 불퇴전을 얻어서 바야흐로 보리에 이른 것이라.'고 또 이런 생각을 하라. '이와 같이 장원하게 용맹정진하였는데 하물며 인간의 년월겁수를 거기에 비교하면 찰나와 같은데도 정각을 이루었거늘, 어찌 진구(進求)하지 아니하랴'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하여 그 마음을 굳세게 하고 '버려야 할 때는 머리, 눈, 골수, 뇌, 손, 발, 지절에도 인색함이 없으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일심으로 정진하여, 항상 게으름이 없을지니, 이것을 곧 보살마하살의 정진바라밀다라 하느니라." 그때에 박가범부처님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①세간의 일체 모든 과의 열매는 모두다 정진으로 이루어 지고 지수와 화풍들과 육근 육진도 그로서 말미암아 있는 것이라.
②탐진치와 의심의 모든 미혹은 해태로 말미암아 생겨 나므로 보살은 이 중에서 해태한 것을 독한 화살과 같이 두려워 한다.
③사람 비록 기술이 있다 하여도 게을하면 모든 것이 성취 못하고 방일하고 게을한 모든 남녀는 자모라도 기쁘게 보지 않는다.
④지혜있는 사람은 정진 하여서 보살의 모든 행을 성취 하나니 이 사람은 정각의 꽃을 피워서 능히 불의 과위를 성취 하리라.
⑤지자는 어느 때나 용맹 하여서 깊은 뜻을 깨닫고 통달 하는데 우치하고 게을한 모든 사람은 세간에서 칭찬을 하지 않는다.
⑥만약에 사람들이 정진 없으면 그 또한 세간에서 명칭이 없고 착한 법의 자량도 없게 되어서 똥물의 부정함과 같은 것이라.
⑦초목이나 기왓돌 같은 것들도 세간에서 쓸곳이 오직 있으나 방일하고 해태한 그 사람들은 일체의 모든 일이 쓸곳이 없다.
⑧비유하면 때묻은 헌옷과 같고 그 또한 시들어진 꽃다발과 같이 만약에 사람들이 정진 없으면 단정하게 쓸곳에 쓰지 않는다.
⑨사람의 명칭 널리 듣기게 됨은 정진과 안인으로 연유함이라 안인과 정진 모두 없는 사람은 여자도 남자에도 아닌 것이라.
⑩게을하면 언제나 재물이 없고 비천하면 교만을 많이 받는다. 항상 남의 비방을 두려워 하고 가정 일은 모두 다 성취가 없다.
⑪이와 같이 정진이 없는 사람은 비록 모든 재주가 있다 하여도 사람들이 그 항상 경만 하여서 뱀에 독기 없음과 같은 것이라.
⑫비록 모든 기술이 없다 하여도 부지런한 정진만 오직 있으면 성불의 결과되는 큰 보리 도를 결정코 그 모두를 성취하리라.
⑬일체 모든 복업을 닦는 그것도 모두다 정진으로 연유함이라 만약 왕의 사자(使者)를 받으려 하면 오로지 왕의 교칙 기대림 같네.
⑭정진은 존귀해질 근본이므로 마땅히 용맹으로 부지런하게 보살들이 즐겁게 수행을 하면 반드시 무상불과 성취하리라.
⑮오직 항상 정진에 머물 것이니 지혜있는 사람은 칭찬을 듣고 우자는 집착하고 천이라 하여 사견은 생사고해 근본이 되네.
16)지혜로운 사람은 정견에 주해 모든 천을 버리고 정진하여서 마땅히 부지런한 용맹으로서 능히 모든 천들을 제도 하리라.
17)어리석은 사람은 정진이 없어 정진을 버리고서 천을 섬기며 지혜있는 사람은 정진을 즐겨 제천을 멀리하고 정진을 한다.
18)어리석은 사람과 지혜있는자 특수하게 차등이 있는 것이라 천 믿으면 사견의 원인이 되고 정진은 좋은 결과 초래 하리라.
19)땅 있어도 종자가 없는 것처럼 갈고 매도 그 무슨 이익 있으랴 정진이 없는 것도 그러하여서 천으로 얻는 것이 무엇 있으랴.
20)비유하면 바람이 불에 불어서 작은 불이 점차로 커짐과 같이 정진도 이제 또한 그러하여서 선법이 광대하게 증장 하리라.
21)능히 모든 난행을 행하게 되면 증장하여 수승한 과보를 얻고 유정위해 신명을 아니 아끼면 마땅히 법왕위를 얻을 것이라."

10. 보리를 위하여 큰 서원으로 정진하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보리를 구하려는 때는 정진의 갑옷을 입고, 대서원으로써 기장(器仗)을 삼고, 밤낮으로 부지런히 정진하면, 공덕을 증장하는 것이 오직 처음부터 백월(白月)이 점점 원만해짐과 같으니라."

(1)유정을 제도하면 칼과 불이 연꽃으로 변함

" 비유하면 사람이 전 먼곳에 부처님의 사리탑이 있다는 것과 정법을 잘 설하는사람이 있다는 것을 들은 것과 같아서, 이 사람은 들은 뒤에 환희 용약하여, 자량(資糧)과 수레(車乘)와 동무(伴侶)을 기다리지 않고, 맨발로서 그 탑묘(塔廟)에 가는데, 지나가는 길에는 오직 맹렬한 불과 날카로운 칼이 깔려졌다. 그러나 이 사람은 용예하여 그 마음이 퇴전하지 않고, 결정코 전진하여, 거기에 이르러 불탑을 우러러 예를 하고 정법을 들으려고 불과 칼 가운데에서 발을 들거나 발을 디디거나 걸음걸음에 생각하고 이런 서원을 일으켰다. "내가 오늘 칼과 불 가운데를 걷고 정법을 듣게 되었으니, 원컨데 내가 생사의 큰 고통 가운데서 유정을 구제하여 열반의 안락한 곳에 둘 것이라."고. 보살마하살이 이런 서원을 한 뒤에, 칼과 불을 밟으면, 연화를 밟는 것과 같이 발바닥에 부드러움이 수만나화(須曼那華)-높이 四尺의 나무로서, 그 꽃은 黃白色이며, 향기가 멀리 퍼진다.-와 같으며, 또 전단향수를 그 위에 뿌림과 같이 청정하고 향기로와서 비유할 데가 없다. "

(2)신구의업(身口意業)의 서원으로 정진함

"또 이런 서원을 하라. "나는 오늘부터 무상보리에 이르기까지 이 중간에서 신구의업으로써 항상 불사를 하리라. 만약 다른 일을 행하면, 원컨데 이몸이 마른 나무와 같이 되게 하고, 입으로 다른 말을 설하면, 원컨대 나로 하여금 벙어리가 되게 하고, 뜻으로 다른 법(餘法)을 생각하면, 원컨데 나로 하여금 광란(狂亂)하여 지기를"서원하고, 정법 외에는 스스로 다른 교에 즐겨서 집착하지 말지니다. 이와 같이 삼업으로 닦은 모든 선을 다 모두 무상보리에 회향할지니라 "

(3)자기를 위한 공덕보다 일체 중생을 위한 공덕이 무량하다

또 "원컨데 일체 중생은 다 정각을 성취하여, 공덕이 무진광대하기가 법계와 같고, 구경은 허공과 같으며, 미래제가 다하도록 휴식함이 없기를." 서원하라. 비유하면 허공에 두터운 구름이 널리 퍼져서 큰 비를 내려 쏟을 때, 만약 육지의 모랫벌에 오면 오래지 않가 곧 마르고, 만약 한 방울의 비라도 바다에 들어가면, 바닷물이 다하지 않을 때는 그 빗방울도 마르지 않을 것이니, 보살의 지은바 공덕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만약 자신을 위하여 해탈을 구함은, 육지의 비가 오래지 않아 곧 마르는 것과 같고, 만약 법계의 일체 유정을 위하여 선업을 닦아서 열반에 나아가게 하는 것은, 대비서원으로서 중생이 다함이 없으므로 선도 또한 다함이 없는 것이니라.

(4)제도한 중생은 손톱 위에 흙과 같고 제도 못한 중생은 대지(大地)와 같다.

"또 자씨여, 비유하면 보살의 수명이 무량하여, 동쪽으로 가기를 무량한 구치의 삼천대천세계를 지나고, 지나는 국토의 중생 유(類)를 모두 다 대 열반의 안락한 곳을 얻게하며, 이와같이 무량한 아승기겁에 널리 중생을 제도하리라. 내 지금 이것을 관하기를 손톱 위에 흙과 같고, 그 아직 제도 되지 않은 자는 대지의 흙과 같아서, 이와 같이 동방 세계에 제도되지 않은 자가 이미 그러하고, 남서북방과 사유(四維)상하도 또한 이와 같다. 이와 같은 무량한 유정이 있어도, 보살마하살은 또한 싫어서 버리거나 퇴전하지 않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마침내 휴식함이 없다. 보살마하살은 능히 이와 같은 광대한 마음을 일으켜서, 적은 업이라도 수행함에 어려움이 없는 것이다. 삼계중에서 복지와 존귀함이 자재하여서 수고함이 없이, 자연히 이를 얻느니라."

11. 여래의 상호(相好)와 공덕도 정진으로 성취함

부처님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세간에 있는 과거 현재 미래의 일체 중생과 아라한과 벽지불 이러한 유정들이, 정근하여 닦아 모은 무량무변의 소유공덕을, 여래의 한털의 공덕에 비하면, 백천만분의 그 하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니, 이런 모든 하나하나의 털끝은 다 여래의 무량한 공덕으로부터 출행한것이라. 여래의 몸에 일체의 털끝 소유의 공덕은 함께 여래의 털 하나의 공덕을 이루어서, 이와 같은 부처님의 털의 팔만사천 하나하나의 털중에 각각 위와 같은 털끝 공덕을 갖추었으며, 이와 같이 모여서 함께 여래의 한 수호(隨好)의 공덕을 이루고, 이런 수호의 팔십가지를 갖추어서 하나하나의 수호(好)중에 각각 위와 같은 부처님 털의 공덕이 있고, 이렇게 모여서 함께 여래의 한 상(相)의 공덕을 이루었으며, 이와 같은 모든 상(相)을 서른둘로 갖추어서, 각각 위와 같은 수호(隨好)의 공덕을 갖추었으며, 이런 것이 모여서 백천배에 이르고, 부처님의 미간 호상(毫相)의 공덕을 이루어서, 그 상이 원만하고 아름답게 오른 쪽으로 돌아서, 수정(水精)이 명정(明淨)하여 깨끗이 흰것과 같고, 어두운 밤에 밝은 별과 같아서, 호상(毫相)을 펴면 위로 색계(色界)의 색구경천(色究竟天)에 이르고, 이를 감으면 본래와 같이 호상(毫相)이 되어 미간(眉間)에 머무는지라. 이 호상 소유의 공덕을 백천배로 하여 불의 정상(頂上)의 육계(肉 )의 상을 이루고, 소유의 공덕은 인천에서 능히 그 정상(頂上)을 보는 자가 없었다. 이런 육계의 천배의 공덕도 여래의 범음성상(梵音聲相)소유의 공덕에 미치지 못하며, 그 소리는 밑으로 아비지옥에 사무치고, 위로는 색구경천(色究竟天)가운데 이르렀다. 이렇게 말한 무량한 공덕은 다 이것이 여래 대비의 화현이라. 이와 같은 화신은 다 무량한 공덕의 모임으로 말미암은 것이라. 비할수도 없고, 비유해 말할 수도 없고 등대할 자도 없느니라."

12. 화신의 공덕이 모여 보신을 성취하고 보신의 공덕이 모여 법신을 성취함

"이와 같은 화신의 천배의 공덕은 부처님의 보신(報身)을 성취하며, 이러한 보신소유 공덕의 백천만배로써 부처님의 법신을 성취하여, 소유공덕의 그 양은 알 수가 없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서 제불여래의 가없는 공덕을 설함을 듣고, 놀라지 않고, 겁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정진바라밀다를 성취할지니라. 마땅히 이와 같은 광대한 마음을 일으키라."불신의 공덕과 무량한 복더미를 내 지금 이것을 관하고, 맹세코 마땅히 수증(修證)할 것이다. 부지런히 행하고 정진하여 신명을 아끼지 않고, 일체 중생을 위하여 무량겁에 삼도고를 받더라도, 후회를 하지 않고, 다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원만 구족하게 성취하여, 무상정등보리를 성취함을 얻게하리라고."

13.정진에 따리 지혜의 차등이 있음을 설함

부처님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마땅히 불의 지혜를 자세히 관할지니, 그대 이제 자세히 들으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설하리라."

(1)사리불(舍利弗)의 지혜를 설함

사리불과 같은 이는 모든 성문중에 지혜가 제일이니라. 이 섬부주(贍部洲)는 북으로는 넓고 남으로는 좁아서 협차상(頰車相)-師子相과 같은 것으로서 삼십이상의 하나-과 같고, 둘레가 칠십유선나량(踰繕那量)이고, 동승신주(東勝身洲)는 형상이 반달과 같고, 둘레가 팔천유선나량이고 서우화주(西牛貨洲)는 형상이 만월과 같고, 둘레가 구천유선나량이고, 북구로주(北拘盧洲)는 지형이 주사위와 같아서, 둘레가 십천(十千)유선나량이며, 묘고산왕은 그 상이 사방 물에 들어가는 것이 팔만유선나량으로서 사보합성(四寶合成)이며, 물에서 들어나는 량도 같아서 사보합성이라, 주위의 사면에 각 팔만유선나량이 있고, 다음은 밖으로 즉 금산(金山)일곱겹이 있고, 둘레에 여덟 바다의 물이 둘려있고, 가장 바깥쪽에는 또 큰 철위산이 있으니, 이와 같은 사주(四洲)와 모든 산왕(山王)을 가지고 종이로 쌈고, 팔대해수(八大海水)로써 그 먹으로 삼고, 일체의 초목으로써 그 붓으로 삼아서 일체 인천이 그 보고 들은 것을 일겁에 서사(書寫)하드라도, 사리불이 얻은 지혜에 비교하면, 십륙분 중에서 그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고, 또 이 삼천대천세계에서, 그 가운데 중생들이 갖인 지혜는 사리불과 같아서 다를 것이 없다."

(2)보살의 지혜를 설함

보살마하살이 보시바라밀다를 깨달은 지혜는 그보다 백배 넘느니라. 또 이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중생이 다 보시바라밀다의 지혜를 갖추었더라도, 한 보살마하살이 얻은 정계 바라밀다의 지혜에는 미치지 못하며, 내지 반야바라밀다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또 이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중생이 다 이러한 여섯 가지 바라밀다의 지혜를 갖추었더라도, 한 초지(初地)의 보살마하살이 얻은 지혜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며, 내지 십지(十地)의 보살마하살이 얻은 지혜도 전전배증(展轉倍增)하는 것이 또한 이러하며, 또 이 십지의 보살이 얻은 지혜도, 그대 자씨 일생보처(一生補處)-一生後 에 佛處를 補充하는 뜻이다 慈氏가 五十六億七千萬年後에 下生하여 부처님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뜻으로 이 名稱있 이다-의 보살마하살이 얻은 지혜에 비하면 백천분의 그 하나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때에 자씨보살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나서 이러한 생각을 했다. '지금 여래께서 대중 가운데서 이러한 칭찬을 하시므로 깊이 송구함을 느끼게 되었다'고

(3)여래의 지혜를 설함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으라. 삼천대천세계의 일체 중생의 갖인 지혜는 다 자씨와 같아서 다를바가 없으며, 이러한 보살마하살들이 보리수에 나아가 도량에 앉아서 마원을 항복 받고, 장차 정각을 성취하려는 모든 지혜도 여래의 얻은 바 지혜에는 백천만분의 그 하나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여래의 지혜는 심히 깊어서 헤아릴 수가 없고 불가사의하며, 또한 비유로써 교량(校量)할바도 아니니라. 만약 보살마하살이 이 모든 부처의 심히 깊은 지혜를 듣고, 놀라지 않고, 겁내지도 않으며, 두려워하지도 않고 더욱더 정진을 한다면 바라밀다를 성취할 것이다. 게을한 사람은 세간에 적은 선도 오히려 성취 못하거든, 하물며 여래의 큰 지혜의 저 언덕에서 능히 널리 일체 중생을 제도하겠느냐.

14.세 가지 정진을 설함

또 자씨여, 세 가지의 정진이 있으니, 무엇을 셋이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이 심히 깊은 여래의 광대한 지혜를 들어도 마음이 기울어지거나 움직이지도 않는 것이며, 둘째는 능히 과거 모든 보살마하살의 대비의 행에 따르는 것이며, 셋째는 행하는 행이 설령 고난에 봉착하드라도 마음이 퇴전하지 않는 것이니라. 또 정진력으로써 일체의 세간 출세간의 유정 비정의 경계는 다 모두 이것이 공(空)하다고 관찰할지니라. 이와 같은 승의(勝義)의 공을 관하는 까닭에 일체 중생에 상(相)으로 얻을 것이 없을 것이며, 비록 무상을 알지라도, 그래도 중생을 위해서 무수겁에, 모든 고행을 닦아서 피로함도 사양치 않고, 항상 사섭(四攝)인 보시 애어 이행 동사로써 유정을 섭취(攝取)하고, 교는 삼승(三乘)으로써 해탈을 얻게 하느니라.

15.정진의 열가지 승사(勝事)를 설함.

또 최상승에 안치(安置)하여 불퇴전을 얻어서 일체의 행원을 모두다 성취하고, 정진 바라밀다를 구족 원만히 할지니라. 제불여래로부터 기별을 받아 무등등(無等等)의 무상보리에 가까워짐은 오직 백월(白月)이 열나흘 밤에 점점 원만해 짐과 같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 불보리에 점점 원만한데 향하여 무공용(無功用)을 얻어서 자연히 열 가지의 승사를 얻게 되느니라. 무엇을 열 가지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제불의 정법을 듣고 익히지 않고도 모두다 앞에 나타나서 능히 유정을 위하여 묘법을 선설하며 둘째는 부사의력으로써 자연히 견고한 서원을 일으키고, 능히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보리심을 일으키게 하고 셋째는 자재를 얻어서 신구의업이 서원에 따라 현생에서 일체 거침이 없으며 넷째는 능히 온갖 신통변화를 나타냄이 마음에 따라 자재하여 장애하는 바가 없으며 다섯째는 능히 미증유의 희기(希奇)한 일을 해도 다 자재를 얻고 여섯째는 중생에 자재하여 오취중에서 근기에 따라 익되게 하고, 능히 그에게 출생하게 하며 일곱째는 재보가 수시로 생기고, 쓰더라도 다 함이 없으며 여덟째는 항상 마음을 스승으로 삼고 마음에 스승되지 않고 졸폭함이 없이 조복(調伏)된 코끼리와 같으며 아홉째는 자연히 생사열반을 깨쳐서 두 가지가 다 평등함을 알고 스승의 가르침에 의존하지 않고 열째는 무상지를 얻어서 유정을 이락케하고, 생사중에서 구제하여 삼승열반의 정로(正路)에 두고, 구경 무상정등 보리를 얻게 하는 것이다.

16.정진의 모든 공덕

또 정진하는 사람은 생사중에서 모든 과환(過患)을 말하며 큰 열반의 무량한 공덕을 나타내고 대비의 반야로서 항상 보익(補翼)하여 이로 말미암아 생사열반에 머물지 않고, 미래제가 다 하도록 유정을 이락케 하나니, 이것이 곧 정진바라밀다니라. 또 정진하는 사람은 정법을 듣고 총지자재(總持自在)하여, 정진의 힘으로써 몸에 질병이 없고, 일체의 원한으로 해하려는 자에게도 자비한 마음으로 상대하게 되므로, 악귀(惡鬼)와 같은 장애를 하는 자도 할 수 없이 보살의 말과 가르침에 모두 다 승순(承順)하며 또 정진하는 사람은 일체 제천이 공경하고 애념하여, 위난중에 있어서도 일체 선신(善神)에 옹호함을 받고 또 정진하는 사람은 적게 보시하여도 능히 단바라밀다를 원만히 하느니라. 또 정진하는 사람은 청정한 계행을 수호하여 가지고, 게으른 자에게 섭수 될 일을 하지 아니하므로 속히 정계바라밀다를 원만히 하며 또 정진하는 사람은 능히 잘 안인하여 원친이 평등하여서 두 마음을 가지지 아니하므로 속히 능히 정진바라밀다를 원만하게 하며 또 정진하는 사람은 용맹불퇴하여 정진의 갑옷을 입고, 항상 대자대비를 버리지 않고, 속히 능히 정진하는 사람은 정려를 부지런히 닦아서 삼마지에 안주하여 움직이지 않으므로, 속히 선(禪)바라밀다를 원만하게 하며 또 정진하는 사람은 다문하여 지혜가 있으므로 풍송(諷誦)하여 게을 함이 없이 속히 반야바라밀다를 원만하게 한다. 그러므로 이 반야바라밀다는 깊은 바다와 같아서 일체의 성문 독각과 모든 보살도 방편으로서 측량할수 없으며 오직 정진바라밀다 만이 능히 다 궁구(究盡)하는 것이다. 또 정진하는 사람은 밤낮으로 무량한 공덕을 증장함이 청련화가 진흙에 나서 밤낮으로 증장하여 물위에서 그 꽃이 피어 향기가 분복(芬馥)하여서 보는 사람 마다 즐거워하고, 취하여서 만( )을 만들어 불의 정상(頂上)에 얹어 천마(天魔)•범천(梵天)•국왕•대신•장자•거사•일체 모든 인민이 애락함과 같이 정진하는 사람도 또한 이와 같아서, 저 생사의 진흙중에서 보리의 싹을 내어, 이승(二乘)의 집착으로부터 벗어나서 진실한 상(相)을 열어, 열반을 나타(顯示)내어 일체 종지(種智)가 무성하게 피어서 향기가 분복하여 시방에 퍼지며 인천을 이익하게 하는 것이, 청련화와 같이 사람들이 모두 애락하나니, 이것을 정진바라밀다라 하느니라.

(1)해태의 과보

또 게으른 사람은 절구 공이( 杵)와 같아서 두 가지의 나쁜 일이 있으니, 첫째는 스스로 사역하지 못하고 날마다 손괴(損壞)되고 둘째는 스스로 서지 못하고 땅에 버리면 곧 누워서 쓰지 못하게 되며, 사람은 불에 태워버리는 것이니, 게으른 사람도 이와 같으니라. 첫째는 스스로 책사(策使)할 줄 모르고 체력이 날로 손감하며 둘째는 부지런히 가업을 다스리지 못하고 항상 누워서 잠자고, 몸이 무너지고 명을 마치면, 지옥 불에 떨어져 타며 고통을 받느니라.

(2)정진의 좋은 과보

정진하는 사람은 여의수(如意樹)와 같아서 생사의 광야 중에서 모든 유정을 위하여 귀의처(歸依處)가 되며, 기갈(飢渴)한 자를 위해서는 음식이 되고, 헐벗은 자에게는 의복이 되며, 내지 능히 생사의 험난함을 제도하며, 이 형체와 수(壽)가 다할 때까지 줄어짐이 없이,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안온쾌락하게 하고, 정진의 힘으로써 속히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느니라. 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이 정진 바라밀다를 설하실 때, 회중의 칠십팔구치나유다의 사람 혹은 천(天)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고, 삼만삼천의 보살마하살은 다 무생법인을 얻어서 불퇴전에 이르렀다. 부처님께서 자씨보살에게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곧 정진 바라밀다라 하느니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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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려바라밀다품 제9 (靜慮波羅蜜多品 第九)

1. 정려바라밀다를 사유(思惟)하고 수습(修習)하는 법을 문청(問請)함

그 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마니보왕 사자좌(摩尼寶王師子座)에서, 무량수한 대보살마하살들에게 둘러싸여 계셨다. 이 모든 보살이 혹은 천인의 몸을 나타내어 천중(天衆)에 둘러싸이고, 혹은 용의 몸을 나타내어 용(龍)들에게 둘러싸이고, 내지 혹은 비인(非人)의 몸을 나타내어 비인들에게 둘러싸이고, 혹은 보살의 몸을 나타내어 보살대중에게 둘러싸여서, 광명이 환하게 널리 대희를 두루 비추지 않는데가 없었다. 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 쪽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고 공경하게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대자비로써 모든 보살대중을 이익하고 안락케하시고, 정진바라밀다를 이미 설하여 주시었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애민하게 여기시고 정려바라밀다를 선설하시어서,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대승의 행을 일으키게 하소서. 어떻게 사유하고, 어떻게 수습하여, 이와같은 정려바라밀다를 원만케함을 얻겠습니까. 오직 원하옵건대 선설하소서, 우리들이 듣기를 원하옵니다."

2. 불도를 성취하는 데는 오직 정정(正定)한 법 뿐임을 설함

그 때 박가범 부처님께서 자씨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 이제 능히 이러한 깊은 뜻을 물어서 일체 유정을 이익하고 안락케 하려는구나. 그대들 자세히 듣고, 잘 이것을 생각할 지어다. 내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려면, 마땅히 이러한 생각으로 사유할지니라. 불도는 하도 멀어서 사람이 능히 이를 수 없으나. 오직 한 법만이 있어서 유정을 요익하게 하는 것이, 이른바 정정(正定)이라. 만약 모든 보살이 아직 이 정(定)을 얻지 못했으면 그 마음은 아직 청정 부동함을 얻지 못한 것이다. 생사와 열반에 두 상이 있을 수 없다. 이 뜻으로 말미암아,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선교방편으로써, 부지런히 수습하여 정려무상(靜慮無相)의 정지(正智)에 상응(相應)하면, 오직 허공이 청정하여 상주불변함과 같다. 또 이 정(定)을 관하기를 오직 만월과 같이 하고, 일체의 망상은 뜬 구름과 같이 관하며 또 이 정정(正定)은 청량(淸凉)함이 바람과 같아서 능히 허공에 일체의 구름을 걷어 없애고, 환하게 청정하여 광명이 밝게 비춰서, 일체 유정의 보는 자는 다 즐거워한다. 이렇게 만월의 광명이 장엄하여 능히 유정에게 청량하고도 안락함을 베풀며, 이러한 정려(靜慮)청량한 바람은 자성이 공하므로 능히 망상의 구름을 걷어, 없애고 정정(正定)의 만월이 세간에 출현하여 대비의 광명으로서 능히 유정의 모든 번뇌의 열을 없애고, 청정안락한 열반을 얻게하느니라." 그 때 박가범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①정려는 능히 지혜를 낳고 정은 지혜로부터 생긴다.불과(佛果)가 되는 무상 보리는정(定)과 지혜가 근본이 되네.
②공양을 하고 독송하여서 보시 지계와 안인 행하여 정지(正智)로 불이(不二) 보는 것이라. 무이(無二)를 어찌 얻을 것인가.
③정려를 오직 친우로 삼아 구경에 서로 여의지 말라 세간에 있는 일체의 법은 명을 마치면 서로 버린다.
④미래에 좋은 반려(伴侶)가 없고 부모도 능히 못 구하는데 하물며 다른 권속 이리요 정려만 능히 보호 하리라.
⑤이내 신명을 버릴 때에는 토목(土木)을 버리는 것과 같아서 친척도 서로 이별 하지만 오직 선정만 좇고 따르네
⑥이 몸이 견고하지 못하여 산란해 모든 악을 짓는다 만약 선정을 닦지 않으면 죽어 삼악취 떨어 지리라.
⑦집일을 처리 하는 사람은 일을 마치면 휴식 하지만 소가 곡식을 밟을 때에는 채찍 맞고도 오직 먹는다.
⑧눈먼 자 제곳 돌아 가는 것 습관되어서 길을 안 잃고 만약 즐겨서 선정 닦으면 공적한 집에 돌아가리라.
⑨중생이 망심 일어날 때는 공중의 꽃을 보는 것 같네 오직 정혜로 능히 고침을 제불이 이미 말씀하셨네.
⑩중생의 마음 조동(躁動)한 것이 오직 선화륜(旋火輪)같은 것이라 만약에 지식(止息)하려 할 때는 정려 그보다 더한 것 없다.
⑪만약에 일념 중에서라도 정려를 수행 하지 않으면 겁적을 만난 사람과 같이 신명을 보전하기 어렵다.
⑫정을 버리고 다른 업(業)닦아 비록 큰 과보 얻을지라도 오직 잡독한 약과 같아서 지자(智者)는 이를 먹지 않는다.
⑬재보는 오직 티끌과 같고 육체는 오직 빠른 물 같네 만약 선정을 닦지 않으면 감로의 문을 열기 어렵네
⑭나무가 불에 타는 것같이 청춘이 늙고 핍박이 되네 우자(愚者) 정려를 닦지 않으면 탐욕 때문에 해를 입는다.
⑮일체 무상(無常)에 삼켜 지는 것 모두 오욕을 탐한 연유라 선정 버리고 닦지 않으면 어찌 상주(常住)를 얻을 것인가.
16)적은 쌀로써 밥을 지을 때 나무 아까워 전단향( 檀香) 때네 정을 버리고 수행 않고서 산란해짐도 이와 같도다.
17)우치한 사람 잠에 빠져셔 생사 바다에 유전 하는 것 소가 꼬리에 탐착하여서 그 몸을 잃는 것과 같도다.
18)윤왕의 수가 다할 때에는 칠보가 모두 흩어져 잃고 모든 대신과 후비까지도 일체 따르는 사람이 없다.
19)정려를 닦은 일이 있으면 서로 따르고 떠나지 않네 지자 즐겨서 수행을 하면 열반 피안에 반드시 간다.

3. 정려를 수행하려면 선지식을 친근하고 악지식을 멀리 하라

또 자씨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닦고자 하면, 먼저 마땅히 큰 선지식에 친근하고, 또 마땅히 모든 악지식을 원리할지니라. 세간에 착하지 못한것과 악한 이름 듣게 됨은 악한 벗으로 말미암아 생기고, 모든 선법의 이익과 명문(名聞)과 복덕은 다 착한 벗으로부터 생기며 착한 벗에 의하여 정계를 수지(受持)하여 법신을 장엄하고, 파계한 사람은 볶은 씨앗과 같아서, 일체의 선법이 다 생할 수 없거늘, 어찌 하물며 능히 무루(無漏)의 깊은 정(定)을 자라나게 할 수 있으랴. 이렇게 알고 마땅히 일심으로 정계를 받들어 가지고, 내지 적은 죄라도 겁을 내고 차라리 신명을 잃을지언정 금계를 헐지 말지니라. 정계중에 이미 널리 분별하여 설함과 같으니라.

4. 정려를 수행할 때는 세간사를 버려야 함

또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닦고자 하면 먼저 일체 세간의 치생(治生)•판매(販賣)•종식(種植)•근제(根栽)를 버려야 할지니라. 무슨 까닭인고 하면 만약 여의지 않으면 그 마음을 요란케하는데 어찌 능히 심히 깊은 선정에 편안히 머물겠는가. 이 인연으로써 보살마하살은 행•주•좌•와에 망상을 끊고 그 마음을 잘 잡어서 설령 온갖 소리를 듣더라도 또한 움직이고 산란하지 말지니, 비유하면 독사를 대통 안에 넣어 두면, 그 몸이 스스로 곧아짐과 같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 망상의 굽은 것을 정려 가운데 두면, 정견(正見)이 단직(端直)하여 생사에 머물지 않고 열반에도 들지 않고 모든 사곡(邪曲)을 여의게 된다. 만약 능히 이와 같이 잘 육근을 섭하여 방일하지 아니하면 눈에 색을 보아도 상을 취하지 않고, 심심한 적정의 해탈에 안주하나니 귀•코•혀•몸•뜻도 또한 이와 같아서 항상 정지로써 관찰하고 사유하여 이 삼업으로서 지은 선근으로써 자리(自利)를 하고 이타를 하여 현재에 이익되게 하고 미래에 이익되게 할지니라. 만약 이러한 이익됨이 없고 보살이 관찰하여 결정코 하지 아니하면 세간에 세워둔 석상(石像)과 같으니라. 신구의업의 동하지 않는 것도 또한 그러하니, 설령 성난 모욕을 당하여도 자비한 마음을 일으킬것이며, 혹은 이양(利養)을 침해당해도 분한(忿恨)을 내지 않고, 혹은 욕을 먹더라도, 본거(本居)를 버리고 스스로 적정하고 환난 없는 곳을 구하여 결가부좌로서 정념으로 관찰할지니라.

5. 대비심을 집으로 삼고, 지혜를 북으로 삼고

대비심으로써 집으로 삼고, 지혜를 북을 삼아, 각오의 작지로써 이를 쳐서 모든 번뇌에 일러라."너희들, 마땅히 알지니라. 모든 번뇌의 도적은 망상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다. 나의 법신의 집에 좋은 일이 있고 일어나는 것은 네가 한것이 아니니, 너는 마땅히 속히 나갈지어다. 만약 이때에 나가지 아니하면 마땅히 너의 목숨을 끊으리라" 고. 이와 같이 말하면 모든 번뇌의 도적이 곧 스스로 물러가 흩어질 것이다. 다음은 자신이 잘막고 보호할 생각을 내어 방일하지 말며, 대비의 진언으로써 모든 유정의 구하는 바를 만족케 하고, 방편의 지혜로서 대장을 삼고 사염처로서 수호(守護)를 삼아, 본각심왕(本覺心王)의 제일의(第一義)에 머물러서, 선정의 궁궐에 편한히 거처하여 움직이지 않음이 금강과 같이 하고, 지혜의 칼로써 번뇌의 적을 베고 생사의 군사를 쳐부수고 마원을 항복받아서 일체를 짊어진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다 해탈을 얻게 할 것이다. 그때에 보살은 또 그 마음에 말하라."네가 예전에 이미 서원을 하였으니, 이제는 마땅히 스스로 힘써서 그것을 원만케하라. 과거의 여래가 이미 너에게 기별(記別)하였은 즉 마땅히 보리를 얻어서 널리 일체를 제도할 지니라."고. 그대는 그때에 시방(十方)의 부처님과 삼승의 현성(賢聖)에 대하여 이런 서원을 하라."일체 오취의 유정을 발제(拔濟)하여 다 해탈시킬것이라"고, 이제 모든 유정이 의지할 곳이 없고 믿을 사람이 없고 구호할 자가 없고, 귀명할 곳이 없는데 만약 열반에 들어 생사를 버리면 본 서원에 어긋나는 것이다. 무릇 모든 세간의 선비의 행에 충신(忠信)이란 말도 오히려 두 가지가 없는데, 하물며 네가 옛날 서원한 것을 의행(依行)하지 않음이겠느냐. 그대 이제 마땅히 정념일심으로 동하지 말고, 유정을 제도하여 생사의 옥으로부터 벗어나와 위없는 대 반열반에 편하게 할지어다. 이렇게 생각하고 대승의 심히 깊은 선정에 머물지니라. 이것을 곧 보살마하살의 정려바라밀다를 수습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6. 열 여섯 가지 정려를 설함

부처님께서 자씨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열 여섯 가지의 정려바라밀다가 있으니 일체의 성문 독각도 알지 못하느니라.
첫째는 생사를 깨쳐 통달하면 생사가 없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여래의 청정한 선(禪)에 안주하는 까닭이며 둘째는 모든 선정에 미착(味着)을 내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일체의 정란상(定亂相)에 머물지 않는 까닭이며 셋째는 대비심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모든 유정의 번뇌장(障)과 소지장(所知障)을 제멸하는 까닭이며 넷째는 정정(正定)을 증장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삼계와 같이하면서 삼계를 보지 않는 까닭이며 다섯째는 신통을 성취함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써, 능히 유정의 모든 심행(心行)을 아는 까닭이며 여섯째는 마음을 잘 조복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조복과 부조복에 머물지 않는 까닭이며 일곱째는 무상지(無相智)에 의하여 정해탈(淨解脫)을 얻어서 모든 선정을 초월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써, 색계와 무색계에서 자재를 얻는 까닭이며 여덟째는 적정으로서 극(極)함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일체의 성문과 독각의 모든 선정을 승하게 뛰어난 까닭이며 아홉째는 요란( 亂)함이 없음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마음은 청정하여 본래부터 움직임이 없음을 아는 까닭이며 열째는 훼금(毁禁)을 대치(對治)함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모든 유정의 번뇌의 버릇을 없애는 까닭이며 열한째는 지혜문에 드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세간이 환몽과 같음을 잘 요달(了達)한 까닭이며 열두째는 중생의 마음을 아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모든 유정의 본성이 공함을 아는 까닭이며 열세째는 삼보의 종자를 잇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능히 여래의 출세간을 나타내는 까닭이며 열넷째는 법의 자재를 얻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일체의 법은 다 불법이라고 아는 까닭이며 열다섯째는 상주하여 무너지지 않음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보문(普門)에 시현하여서 항상 적연한 까닭이며 열여섯째는 널리 일체를 관조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법계는 평등하여 비추지 않는 것이 없는 까닭이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곧 보살마하살의 열여섯가지 정려바라밀다라고 하느니라. 일체의 성문 독각에는 일찍이 없던 것이니라.

7.일체종지(一切種智)의 불을 구하려면 정(定)으로서 불씨를 삼아야 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은 이 승삼마지(勝三摩地)에서 이와 같은 마음을 일으킬 지니라. 사람이 불을 구하려면, 나무로서 서로 문질러 불씨(燧)를 만들어, 대어 흔들기를 부지런히 하면 바야흐로 불을 얻으리라, 만약 자주 쉬게되면 마침내 불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일체 종지의 불을 구하려면 정(定)으로써 불씨(燧)를 삼고, 안인을 손으로 하여, 부지런히 쉬지 않으면 곧 능히 일체지의 불이 일어날 것이다. 이 불이 일게되면 번뇌의 섶을 사르고, 보시의 물로써 목욕하여 청정하고, 지계의 향으로서 그 몸에 발라서, 대비의 자리에 처하여 법왕위를 받아, 대법우(大法雨)를 내려 유정을 이락케하여, 큰 열반 안락의 해탈에 이르게하느니라.

8.중도(中道)로써 그 마음을 편안하게 함

또 자씨여, 만약 모든 보살의 마음이 아직 순숙(純熟)하지 못하면, 삼마지에 있어서도 마음에 동전(動轉)이 있어서, 사나운 말을 조복하기 어려움과 같다. 마땅히 알지니, 이런 사람은 선정을 퇴실한 것이라. 마땅히 이와 같은 승삼마지(勝三摩地)로서 사위의(四威儀)중에서, 잠시라도 놓아 버리지 말지니라. 모든 보살에 세 가지 마음이 생기는 것이니, 첫째는 게을한 것, 둘째는 정진, 셋째는 비근타(非勤惰)이니라. 이렇게 알고 마땅히 잘 조복하여 정진을 더욱 부지런히 할지니라. 마땅히 게으름과 잠과 세간의 연무(緣務)•치생(治生)•간난(艱難)을 없애야 하느니라. 만약 부지런하고 게을함을 여의면 그 마음이 정직하고 담연(湛然)하고 적정하여서 사람이 먼길을 가려할 때 속히 걸으면 곧 피로하고 너무 더디게 걸으면 곧 이르지 못할지니, 늦고 속한 중간으로 행하면 능히 도달하게 되는 것과 같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아서, 중도(中道)로서 그 마음을 편안하게 할지니라. 설사 몸이 불에 타드라도 안처(安處)하여 움직이지 말지며, 삼마지에 머물러 또한 미착(味着)함이 없고, 큰 지혜의 힘으로써 항상 적정한데 머물러 생사의 바다에서 유정을 발제하여 해탈을 얻게하며, 마땅히 십륙종의 삼마지인(印)으로써 그 마음에 기별(記別)할지니라. 찰나중에라도 마음에 조금의 동념(動念)이 있거든, 마땅히 관찰하여 정지(正智)의 갈퀴로써 억제하여 지주(止住)케 하고, 정근(精勤)하여 쉬지 않고,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할지니라.

9.정려의 다섯 가지 장애를 설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닦으려는대는 다섯 가지의 장애가 있어서, 일체 유정이 다 덥히고 가리워지느니라. 이른바 오개(五蓋)란 것은, 1은 탐욕, 2는 진애, 3은 도회(掉悔), 4는 혼수(昏睡), 5는 의개(疑蓋)이니, 이 오개를 버리면 바야흐로 선정을 얻어서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느니라. 이런고로 보살은 이를 관찰함에 '무엇에 인하여 일어나는가, 어떻게 하면 멀리 여읠수 있는가'를 생각하라

(1)탐욕의 장애를 설함

보살은 마땅히 먼저 색욕(色欲)은 물에 있는 달과 같다고 관하라. 물이 움직이면 달도 움직이고 마음이 생(生)하면 법도 생하므로, 탐욕의 마음도 또한 이와 같아서, 염념에 머물지 않고 속히 일었다가 속히 멸하느니라. 또 색욕은 뱀이 넓은 들에 가는 것과 같다고 관할지니라. 진심의 독이 일어날 때는 머리로서 음개(蔭蓋)와 같이하여, 행인이 더위에 못견디어 이 그늘 밑에 몸을 쉬다가, 독에 부딪쳐서 그로 인하여 목숨을 마친다. 탐욕 갖인 사람도 또한 이러하여 생사 광야의 모랫벌을 가다가 망녕되게 탐욕의 경계를 보고 염착(染着)의 마음을 일으킨다. 탐욕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일어나면 선정을 상실하는 것이니, 이를 탐욕의 장개(障蓋)라 하느니라. 또 욕성(欲性)을 관함에, 지옥 불이 유정을 태우는 것과 같고, 폭류가 일체를 떠내려 보냄과 같아서, 자비가 없이 오직 나찰이 유정을 해침과 같으며, 또 옥졸이 사람의 손발을 해침과도 같으며, 잘드는 칼과도 같고, 또 괴회(魁膾)가 중생의 목숨을 끊음과도 같으며, 또 삼독(三毒)에 범하면 반드시 명을 마침과 같고, 높은 산에 떨어져서 큰 고뇌를 받음과 같으며, 어두운 밤에 알아볼 수 없는 것과 같고, 백라병(百癩病)을 치료하지 못함과 같으며, 또 큰 바다를 말리기 어려움과 같아서, 탐욕의 깊고 넓은 것이 큰 바다보다 더 하니라. 오욕의 추중( 重)함이 묘고산과 같으며, 긴파과(緊波果)-이 果實이 아름다워서 사람이 보면 가지고자한다. 어리석은 사람이 이것을 따서 만지면 곧 죽는다-가 아름다워서 볼만한 것과 같다. 만약 사람이 이에 집착하여 만지면 목숨을 잃는 것이, 양을 잡을 때 기둥에 달면 반드시 죽는 것과 같으며, 금관(金冠)을 뜨겁게 하여 이를 쓰게 하면 타져 죽는 것과 같다. 과거의 전륜성왕(轉輪聖王)•석제환인(釋帝桓因)•사천왕(四天王)등과 모든 역사(力士)•나라연천(那羅延天)•일체의 유정과 같은 것은, 다 탐욕으로 말미암아 군사를 일으켜 서로 처서, 쌓인 뼈가 지부라산( 富羅山)과 같으며,과거에 이미 그러했고, 현재나 미래도 또한 이와 같으리라. 또 세간 사람은 자기의 친속 부모 형제에 극히 서로 어여쁘게 여기고 사랑하며, 내지 신명도 아낌이 없으나, 탐욕 때문에 서로 미워하고 질투하여 독한 마음을 일으켜서, 서로 죽이고 해치게 된다. 탐색하는 사람에게 두 가지 고인(苦因)이 있으니, 첫째는 부귀하더라도 색욕 때문에 모든 비천한 사람에게 온갖 경만함과 속임을 받으며, 둘째는 탐욕의 칼에 지혜의 눈을 빼여 분별할 수 없는 것이, 오직 소경과 같고, 이 인연으로서 죽어서 지옥에 떨어져서, 무량한 고를 받느니라. 또 탐욕 있는 사람은 마음에 염족(厭足)이 없어서 불을 섶에 지름과 같고, 또한 국왕이 나라경계를 탐함과 같으며, 상주(商主)가 그 재리를 탐함과 같고, 혜해(慧解)를 구하여 듣기를 탐함과 같으며, 모든 보살이 중생 제도하기를 즐기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각각 자기 일에 다 염족함이 없는 것처럼 탐욕의 사람도 또한 이러하니라. 염족이 없이 탐욕의 경계를 구해서 근심과 어려움을 얻고, 수호와 전박(纏縛)이 갑절 더하여, 죽으면 지옥에 떨어져, 큰 극심한 고를 받게 된다. 정려를 구하는 자는 항상 이와 같은 색욕의 원가(怨家)를 생각하지도 말아야 하거늘, 하물며 이에 친근하는 것이랴. 이것을 탐욕의 중개(重蓋)라 하느니라.

(2)진애의 장애를 설함

또 진애의 개(蓋)는 술을 탐하는 사람이 마신 후 변하는 것과 같이, 진애도 또한 그러하여, 얼굴이 변하여 온갖 상(相)을 하고, 몸과 마음을 떨고 흔들고, 혹은 훼방하여 자기와 남을 손뇌(損惱)케 하고, 진심의 불로서 마음을 태우거늘, 어찌 능히 정(定)을 닦으랴. 공덕을 빼앗는 것이 진애보다 더한 것이 없으니 정려를 닦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멀리 여읠 지니라.

(3)도회(掉悔)의 개장(蓋障)을 설함

또 도회(掉悔)의 개(蓋)는 마치 미친 사람의 심신이 착란함과 같아서, 혹 친한 마을이나 나라나 읍이나 수명(壽命)을 인연하여 고락 등의 일을 함부로 일으키고 찾아서 선악의 생각을 내어 한짓을 추회(追悔)한다. 이와 같은 조급한 움직임은 적정하지 못하여, 행하고 버리는 것을 덮고 가리워서 정려를 방해하는 것이니, 이런 것을 도회(掉悔)의 중개(重蓋)라 하느니라.

(4)혼면의 개장(蓋障)을 설함

또 혼면(昏眠)의 개(蓋)는 피로에 지쳐서 혼혼하여 기지개와 하품으로서 혼매하여 뜻대로 되지 않고, 능히 편안함을 덮어서 온갖 관혜(觀慧)를 장애하는 것이니, 정려를 닦으려는 자는 마땅히 없애버려야 한다. 이것을 혼면(昏眠)의 중개(重蓋)라 한다.

(5)의혹(疑惑)의 개장(蓋障)을 설함

또 다음에 의혹의 개(蓋)는 항상 의혹을 품고 일을 결정하지 못하며 시계(施戒)•안인(安忍)•정진(精進)•선정(禪定)•지혜(智慧)와 삼세의 인과를 장애하여, 삼보의 성상(性相)이 다 나타나지 않는데, 어찌 능히 미묘한 정려를 출생하랴. 이를 의개(疑蓋)라 한다. 이 오개(五蓋)로 말미암아 학행(學行)을 이루기 어려우며, 계 정 혜의 문(門)이 현료(顯了)하기 어려운 것이니, 이렇게 알고 자세히 생각하여, 선정하는 사람은 마땅히 멀리 여읠지니라. 정근(精勤) 수습하여 능히 탐욕의 고를 없애고, 깊은 선정을 얻어 미착(味着)하지 말지니라.

10. 정려로 말미암아 오신통 일으킴을 설함

이 정려로 말미암아 오신통(五神通)을 일으키는 것이니, 무엇을 다섯이라 하는고 하면, 이른바 천안(天眼)•천이(天耳)•타심(他心)•숙주(宿住)•신경지증통(神境智證通)이니라.

(1)천안지통(天眼智通)을 설함

무엇을 천안지통이라고 하는가 하면, 천안력으로써 시방무량무변의 제불의 세계를 철견(徹見)하고, 일체 중생의 무리, 혹은 난생(卵生), 혹은 태생(胎生)•습생(濕生)•화생(化生)•유색(有色)•무색(無色)•유상(有想)•무상(無想)•비유상(非有想) 등의 일체 유정은 손바닥의 아마륵과(阿摩勒果)를 보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은 유정은 모든 고에 얽매어 있는 것을 보살은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킬지니라. 이들 유정은 생사의 바다에 분예(糞穢)의 큰 구덩이에 떨어지려는데, 내 어찌 버려두고 구하지 않으랴. 이로서 마땅히 정진을 부지런히 하여 몸과 마음이 게을함이 없이 능히 염불삼매를 일르킬지니라. 정력(定力)이 있는 까닭에 능히 시방 일체 제불이 허공에 편만하여 금강좌에 앉아, 등정각을 이루심을 보며, 혹은 제불이 처음 법륜을 전하심을 보며, 혹은 제불이 천상에 가심을 보고, 혹은 여래가 보계(寶階)로 부터 내려오심을 보며, 혹은 여래가 마을에 들어가서 걸식하심을 보고, 혹은 여래가 근기에 따라 설법하심을 보며, 혹은 국왕 대신 장자•거사•바라문을 위하여 그에 응하여 설법하고, 혹은 필추 필추니 신남(信男)신녀를 위하여 그에 응해 설법하며 혹은 천(天)•용(龍)•야차(藥叉)•아소라(阿蘇羅)•건달바(健 婆)•가로라(加 羅)•긴나라(緊捺羅)•마호락가(摩呼洛迦)•인비인(人非人)등과 벽려다(  多)•필사차(畢舍遮)•구반타(鳩畔 )•보달나(補 那)•가타보달나(迦 補 那)•염마라왕(閻摩羅王)•아귀(餓鬼)•방생(傍生)이 나타나고, 각각 본음에 따라서 다 여래가 우리를 위하여 설법하시는 것이라 하며, 다 깨침을 얻어서 환희하여 뛰며, 혹은 모든 부처님이 모든 보살을 위하여 육바라밀을 설하고, 혹은 연각을 위하여 십이인연을 설하며, 혹은 성문을 위하여 사제(四諦)의 법을 설하시고, 혹은 유정을 권하여 십선도를 행하게 함을 보며, 혹은 제불 범왕(梵王)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것과, 혹은 제석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것과, 혹은 호세사왕(護世四王)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것과, 혹은 대자재천(大自在天)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것과, 혹은 나라연천(那羅延天)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것과, 혹은 일천자(日天子)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것과, 혹은 월천자(月天子)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것과 혹은 용신(龍神)•야차(藥叉)•제불•바라문(婆羅門) 등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것을 본다. 혹은 전륜왕의 몸•국왕 재관(宰官) 및 모든 남녀의 몸과 화상 아사리와 불여래가 존중하는 제자 모두를 위하여 나타나서 그에 응하여 설법하는 것과 혹은 지옥, 아귀, 방생, 이류(異類)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심을 각각 듣고 나서 모든 고난을 여의고, 기갈을 여의고, 서로 잔해하지 않고 자비한 마음으로 서로 향함을 볼 수 있으며, 혹은 사라수(娑羅樹) 숲에 반열반(般涅槃)에 들기 위하여 이를 나타내어, 설법하심을 볼 수 있으며, 혹은 열반후에 사리(舍利)를 나누워 모든 탑묘(塔廟) 일으키는 것을 나타내어 공양을 올려 해탈을 얻게 함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제불은 온갖 상을 나타내어 다 생로병사에서 건져냄을 얻게 하나니, 이와 같은 모든 상이 허공에 편만함은, 다 불의 신통자재한 변현(變現)으로서, 여러 가지 희한하고 특이한 일이라. 보살은 이러한 온갖 신동변화를 본다고 할지라도, 다만 정려에서 일어나는 천안이지 바라밀다라 할 수는 없느니라 또 보살마하살의 얻은바 천안은, 일체의 천룡팔부•유학(有學)•무학(無學)의 성문(聲聞)•독각(獨覺)의 얻은 바 천안보다 승하며, 최상 최묘 최존 최극(最極) 명정(明淨)하여 가장 큰 세력이 있어서, 이 천안으로써 능히 과거 무량무변한 제불 보살의 행주좌와의 여러 가지 위의와 여러 가지 행문(行門)인 선정 해탈 십지(十地)의 묘지다라니문(妙智陀羅尼門)•무애변재(無 辯才)•선교방편이 모두 다 원만하게 됨을 본다. 이러한 보살의 천안은 청정하여서 모든 색상(色像)을 보는데 장애가 없고, 무염무착(無染無着)하여 일체의 색상의 상(相)을 취하지 않고, 능히 일체의 수면(隨眠)의 집견(執見)을 여읜다. 그리고 그 안근(眼根)의 본성은 청정하고 또한 일체의 경계에 의지(依止)하지 않으며, 또 이 안근은 일체의 수면(隨眠)번뇌의 습기(習氣)로부터 생긴 것이 아니며, 또한 염착함도 없고, 미혹하지도 않고, 산란하지도 않으며, 또한 막힘도 가리워짐도 없고, 분별도 없고, 일체 모든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에 얽여 묶겨지지도 않으며, 일체의 법에 자재를 얻는다. 또 이 안근은 능히 일체 제법의 평등을 깨쳐서 진정한 해탈에 머물며, 능히 일체 차별의 근성을 알아서 상을 무너뜨리지 않으며, 한 찰나에서 능히 일체 유정의 유(類)를 보며, 또 이 천안의 체성은 밝고 맑아서 능히 일체의 타락한 법을 여의고, 그리고 능히 자비의 성(性)을 깨쳐 알아서 유정을 버리지 않으며, 또 얽매임도 없고 가난도 없고 해(害)함도 없으며, 또 이 천안의 승의(勝義)의 경계는 진제(眞諦)로부터 출생하여, 지혜를 선도(先導)로 하여 대비에 주(住)하며, 모든 법과 심히 깊은 뜻을 깨치고 통달하여 모든 희론을 여의고, 견문한 것은 능히 실상같이 설하며, 일체 모든 착하지 못한 법은 원리하여, 무상정등보리에 취향하느니라. 마음에 장애가 없고 간인(  )한 자를 보면 권하여 희사하게 하고, 훼금(毁禁)한 자를 보면 자비하고 가엾은 마음을 일으키고, 진심 많은 자를 보면 안인에 머물게하고, 게을한 자를 보면 정진을 일으키게 하고, 산란한 자를 보면 정려를 닦게 하고, 우치한 자를 보면 지혜를 배우게 하고, 삿된 길을 행하는 자에게는 정도로써 행해보이고, 마음이 협렬(狹劣)한 자에게는 대승으로서 지시하여, 모든 유정을 일체지에 들게 하며, 승신통(勝神通)을 발하여 보리의 일체지지를 원만케한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수행하여 일으키는 청정한 천안지통이라 하느니라.

(2)천이지통(天耳智通)을 설함

또 자씨여 무엇을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여 천이통(天耳通)을 일으키는 것이냐 하면, 이른바 천이력(天耳力)으로써 일체의 천룡팔부와 성문 독각보다 승하여, 보살마하살이 얻은 천이는 최상 최묘 최승 최극으로 밝고 맑아서 큰 세력이 있다. 왜냐하면,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무상정등보리에 회향하기 때문이다. 보살마하살은 이 천이로써 능히 시방 무량한 세계를 들으며, 제불여래 독각 성문 천룡팔부, 인과 비인과 내지 지옥 아귀 축생 정과 비정들의 모든 음성을 다 모두 듣게 되며, 저 유정의 약간의 마음과 삼업차별로부터 내는 음성 이러한 것을 보살은 다 여실히 알고, 무릇 발하는 말은 선악의 인을 지어서 탐착하는 말과 미혹된 소리를 내는 것도 또한 여실히 알고 있다. 혹은 말이 이치에 참되고 바르다 하더라도, 말의 추악함을 알며, 혹은 말이 이치에 바르지 못하다 하더라도 말이 유연(柔軟)함을 알며, 혹은 말이 둘이 다 묘호(妙好)함을, 혹은 말이 둘이 다 추악함을, 이 천이(天耳)로써 다 여실히 안다. 또 이 천이는 능히 일체 범성(凡聖)의 소리를 듣고, 범부에게도 싫어하지 않고, 성현에게도 기뻐하지 않고, 현성의 경계에서는 애락의 마음을 일으키고, 범부의 경계에서는 대비의 마음을 일으키나니, 이와 같이 일체의 전중후제(前中後際)의 모든 음성을 다 여실히 알아서 집착을 내지 않느니라. 또 이 천이는 널리 시방 무량무변의 모든 세계에서 일체 제불의 설법하는 음성도 다 여실히 알아서 마음에 착란함이 없고, 또한 잊지 않고, 근기에 따라 설한 법성을 알아서 굳고 굳지 않음이 없고, 허(虛)도 아니고 실(實)도 아니며, 일체 여래가 설한 정법과 가없는 제불의 모든 법문을 듣는데, 일시에 다 들어도 그르침도 없고, 산란하지도 않고, 서로 방애(妨 )하지도 않아 모두 능히 문자장구(文字章句)를 받아 가지며, 의리(義理)와 성상(性相)을 다 여실히 안다. 또 여래가 모든 중생을 위하여 각각 그 유(類)에 따라 그 소리를 내어 설법하심을 듣고,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진실한 상을 알고, 다 해탈함을 얻게하여, 이 공덕으로써 여래 청정한 천이(天耳)에 회향하여, 미래에 있어 일체의 성문과 독각과 이승의 이름을 듣지 않기를 발원하느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수행하여 일으킨바 청정천이지통(淸淨天耳智通)이니라.

(3)타심지통(他心智通)을 설함

또 자씨여 무엇을 보살마하살의 타심지통이라고 하느냐하면, 이른바 일체 유정의 과거 미래 현재의 마음의 선악 무기(無記)를 다 알며, 또 과거 일체 유정의 지은바 모든 업의 인과의 차별을 알며, 또 중생의 대심(大心)•소심(小心)•비대소심(非大小心)•유욕무욕(有欲無欲)•유구,무구(有垢無垢)의 마음•어리석은 마음•지혜로운 마음•넓은 마음•꾀하는 마음과 정란(定亂)과•박탈(縛脫)과•낫고 못한 차별을 알고, 상심(上心) 하심(下心) 다 모두 이것을 안다. 또 유정의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의 유상 무상과 자•비•희•사에 상응한 마음과 성문•독각•대승•보살의 상응한 마음과 이 모든 유정에 능히 이와 같은 선근의 인을 갖춘 것을 알고, 혹은 또 유정이 귀족(貴族)에 출생하여 그 행위는 하열(下劣)한 것과 혹은 하천한데 출생하여 심성이 청정한 것과 혹은 심성은 착하지 않아도 행위는 청정한 것과 혹은 둘 다 함께 착하지 못한 것 등, 이러한 유정의 과거의 모든 마음과 행위의 차별을 다 여실이 알고, 그 소응(所應)에 따라서 설법을 하나니, 이것을 과거 일체 유정을 아는 타심지통(他心智通)이라고 하느니라. 또 능히 미래의 유정에게 현재의 보시가 미래의 정지계(淨持戒)의 인을 생하게 함을 알며, 또 유정의 현재의 지계가 능히 미래의 안인의 인을 생하게 함을 알며, 또 유정의 현재의 지계가 능히 미래의 안인의 인을 생하게 함을 알며, 또 현재의 안인의 인연이 능히 미래 정진의 인을 생하게 함을 알며, 또 유정의 현재의 정진이 능히 미래 정려의 인을 생하게 함을 알며, 또 유정의 현재 닦는 상선(相善)이 능히 미래 무상혜(無相慧)의 인을 생하게 함을 알며, 또 유정의 현재 닦는 적은 선이 능히 미래 대승의 인을 짓게 되는 것을 알아, 이러한 모든 마음의 인연의 상모(相貌)를 보살마하살은 다 여실히 알고, 연(緣)에 따라서 구발(救拔)하려하매 마음에 괴로움과 게을함이 없고,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깊이 불혜에 들게하여 증감이 없고, 이렇게 설법하여 단절이 없으며, 아직 일찍이 법에 있어 간인심을 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곧 보살이 미래를 잘 아는 타심지통이니라. 또 현재 일체의 유정을 알아서 유탐욕심(有貪欲心)•무탐욕심(無貪欲心)•유과실심(有過失心)•무과실심(無過失心)•우심(愚心)•지심(智心)•광심(廣心)•약심(略心)•정심(定心)•난심(亂心)•동심(動心)•부동심(不動心)•박무박심(縛無縛心)•구무구심(垢無垢心)•광대심(廣大心)•무량심(無量心)•상하심(上下心)을 다 여실히 알고, 일일의 유정이 무량한 번뇌에 계박된 것도 다 여실히 알며, 이와 같이 알고는 근기의 차별에 따라서 응하여 설법하며, 심(心) 무심(無心)을 아는 고로 자타에 집착하지 않으며 선방편과 선정 지혜로써 유정의 근성(根性)의 이둔(利鈍)을 결택(決擇)하여 영원히 생사번뇌의 근원을 끊고, 본성의 공함을 알기를 원만하게 이즈러짐이 없이 무염무착하여 또한 과실이 없고 찌꺼기도 없고, 더러움도 없고, 또 추삽(澁)함도 없고 모든 법이 허깨비 같음을 알아서 능히 유정의 심행 차별을 아는 것이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수행하여 일어나는 청정타심지통이라고 하느니라.

(4)숙주수념지증통(宿住隨念智證通)을 설함

또 자씨여 무엇을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여 숙주수념지증통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이른바 부동지(不動地)에 주하여 법의 평등함을 얻고, 잘 능히 모든 법의 실성(實性)을 알아서, 청정한 지혜로써 사마타(奢摩他)-선정으로써 산란함을 고요하게 멈추는 것-와 비발사나(毗鉢舍那)-참된 지혜로서 실상을 觀知하는 것, 일반으로 이 둘을 止觀이라한다.-에 주하여 지관(止觀)에 상응(相應)하며, 일체 일에 마음이 망실(忘失)됨이 없이, 지혜로써 먼저 인도하여 삼업을 청정하게 하고, 복덕과 지혜의 두 가지를 장엄하게 하여 자연히 깨달으며, 스승의 가르침에 연유하지 않고 열반에 이르러서 저 언덕을 즐긴다.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지혜로써 능히 과거의 일생(一生)•이생(二生)•혹은 십생(十生)•이십생(二十生)•내지 일겁, 백천만억나유다겁을 기억하고, 혹은 성(成)혹은 괴(壞)를 모두 기억하여 알며, 그 모든 것 중에서 이러한 유정이 이러한 집에 태어나고 이와 같은 부모, 이와 같은 종족(種族), 이와 같은 성자(姓字), 이러한 모양•체력•수명•고락 등의 일을 밝게 알지 못함이 없다 또 모든 유정이 여기서 죽어서 저기에 태어나는 종족과 가족 자신과 타신(他身)이 무량겁으로 태어나더라도 다 기억하여 생각하고, 그 난 곳의 모든 선근과 서로 권발(勸發)한 것도 기억하여 알고, 모두 다 무상보리에 회향한다. 또 과거 나고 죽은 몸의 무상•고•공•무아•부정을 관하고, 이와 같이 안 다음에도 모든 색상(色相)•수명의 장단•부귀의 자재함에 아만심을 내지 않으며, 석범(釋梵)•호세사왕(護世四王)•인천(人天)의 과보를 구하지 아니하고 다만 대비로써 유정을 이익되고 즐겁게 하며, 소원에 따라 생(生)을 받아나게 하고, 또 과거 무량생 중에 지은 악업을 알고 깊이 참회를 하며 현세에서 능히 신명을 버리더라도 모든 악을 짓지 아니하고, 무량세에 지은 선업을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여, 널리 법계 일체 유정에게 베풀지라도 세간 최상의 과보를 구하지 않으며, 삼보의 종자를 이어서 미래제가 다하도록 끊임이 없이 영원히 쉬는 일이 없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수행하여 일어나는 청정숙주지통(淸淨宿住智通)이니라.

(5)신경지통(神境智通)을 설함

또 자씨여, 어떠한 것이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여 신경지통의 다함이 없는 이락(利樂)을 일으키는 것인가 하면, 이른바 보살이 부동지(不動地)에 주하여 진정한 적정을 얻어서, 근심과 고통을 없애고 심사(尋伺)와 희락(喜樂)과 출입식(出入息)등이 줄지 않고 멸하지도 아니하고 진법계(眞法界)에 주하여서, 능히 여러 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낸다. 혹은 몸이 불무더기와 같이 큰 광명을 발하여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차며, 혹은 몸에서 물을 뿜어서 큰 비가 내리는 것과 같으며, 일월(日月)을 어루만지며 위광(威光)이 자재하고, 혹은 큰 몸을 나타내어 위로 범천에 이르며, 혹은 작은 몸을 나타내어 개자(芥子)와 같아지고, 혹은 대지(大地)를 진동하여 파도(波濤)와 같게 하며, 혹은 한 몸으로써 많은 몸을 나타내고, 혹은 많은 몸으로써 다시 한 몸으로 돌아오며, 혹은 숨고, 혹은 나타나서 여러 가지 법을 설하며, 혹은 산과 돌(石)속에 들어 가고 혹은 곧게 오르고 내리고 하여, 번개 빛이 가고 오는데 자재함과 같으며, 앉아서 공중에 다니는 것이 새가 나르는 것과 같고, 혹은 땅을 디디기를 물과 같이 하며, 물을 디디기를 땅과 같이 하여, 출몰(出沒)이 자재하고 장애가 없다. 이와 같은 신력은 다 일체 유정에게 이락하게 하게하기 위한 것이다. 또 대비로써 보문(普門)에 시현(示現)하여, 혹은 부처의 몸, 혹은 보살의 몸, 성문 연각 석범(釋梵) 등의 몸과 모든 다른 종류의 온갖 몸을 나타내기를 그 근성(根性)에 따라 모두 다 나타내어, 그 좋아하는 욕망에 따라 설법한다. 혹은 유정이 그 세력을 믿고 스스로 높이고 교만을 일으키는데는, 그에 응해서 몸을 나타내어 조복(調伏)하고 설법한다. 혹은 석범(釋梵)•호세사왕(護世四王)•나라연(那羅延) 등의 모든 큰 역사(力士)가 되어서 항복받기 위하여, 묘고산을 들어서 타방(他方)무량한 세계에 던지는 것이, 오직 아마륵과(阿摩勒果)를 던지는 것과 같으며, 도로 제자리에 갖다 두어도 모든 천인(天人)은 갔다 왔다는 생각이 없고, 보살의 신통력도 또한 줄어짐이 없다. 또 이 삼천대천세계에서 위로는 색구경천(色究竟天)에 이르고, 아래로는 물밑에 이르기까지, 그 오른손으로 이 세계를 바쳐들고 있기를 일겁을 경과하여도, 행 주 좌 와에 방애(妨 )가 없고, 도로 본 곳에 갖다 두어도 모든 유정과 수성(水性) 등속이 어지럽고 해됨이 없이, 모두 왕래했다는 생각을 깨쳐 알지 못한다. 이러한 보살의 자재신통력을 나타낼 때, 모든 유정의 교만한 마음을 모두 항복하게 하고 설법을 한다. 또 보살이 신통력으로써 뚯에 하고 싶은데로 다 자재를 얻는 것이 여의보가 구하는데로 다 얻는 것과 같다. 혹은 큰 바다를 변하여 소발작 물을 만들고, 혹은 소발작 물을 변하여 큰 바다를 만들며, 혹은 화재(火災)를 나타내어 색계제일천(色界第一天)에 이르게 하고 혹은 수재(水災)를 나타내어 이선천(二禪天)에 이르게 하며, 혹은 풍재(風災)를 나타내어 삼선천(三禪天)에 이르게 하고, 혹은 물을 변하여 불을 만들며, 불을 변하여 물을 만드는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상 중 하의 법을 마음에 따라 변화하고 자재하여도, 사람이 능히 움직이는 자가 없고, 부처님을 제하고는 아무도 능히 무너뜨리는 자가 없다. 보살은 이 광대한 신통변화로써 그 근기와 인연에 따라 광략(廣略)한 법을 설하여,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한다. 이와 같은 보살의 자재신력은 일체의 천마와 번뇌마도 장애하지 못하는 것이니, 이것은 보살이 저 천마와 번뇌마를 넘어서 부처의 경계에 들어간 것이며, 그 근기와 인연에 따라 유정을 발제하여 크게 자재를 얻어서, 항상 끊이지 않고, 능히 움직이는 자도 없는 것이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수행하여 일으키는 신경지통의 화용(化用)이 다함이 없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이와 같은 다섯 가지 신통은 다만 정려라고만 하고, 바라밀다라고는 하지 못하느니라.

11.보리심을 발하기보다 불퇴전이 어려움을 설함.

또 자씨여, 모든 보살이 이 신통을 얻은 다음에도, 부지런히 정진하여 정려바라밀다를 수습하면, 무상보리에서 불퇴전을 얻을 것이다. 비유하면 탐하는 사람이 하나의 묻친 보물을 파는데 아직 다른 모양은 보지 못하고, 게으른 마음이 나더라도, 파기를 그만두지 아니하면 점점 적은 모양을 보고, 용예하고 부지런하게 쉬지 않으면, 쉬지 않은 까닭에 곧 능히 이것을 얻는 것 처럼,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이, 아직 무상보리를 얻지 못했더라도, 밤 낮으로 정근(精勤)하여 진실한 정려를 쉬지 않고 닦으면 곧 무상보리를 증득할 것이다. 또, 자씨여, 이와 같이 정려는 일체 유정이 발심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고, 긴 세월에 해태하지 않고 능히 성취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니라. 비유하면 강한 군대가 남의 나라를 처서 빼앗기는 어렵지 않지만, 점령한 뒤에 잘 지키는 것이 어려운 것과 같은 것이다. 외도의 삿된 스승이 선정을 닦는 것도 또한 그러하여, 착한 벗에 가까이 하지 않고, 바른 법을 듣지 않고, 삿된 것으로써 해탈을 구하여, 무색정(無色定)을 얻어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지만, 수명이 다할 때는 지옥의 과보를 받는 것이다. 또 어리석은 사람이 독사를 기르는데 항상 우유를 먹이는 것과 같다. 왜그런가 하면, 세간의 의사(醫師)들이 말하는 "우유는 독을 없앤다."는 말을 듣고, 독사에 우유를 먹였으나 진독(瞋毒)은 더욱더 성했다. 이렇게 하여 어리석은 사람은 "독사의 독이 다 없어졌다"고 말하고, 독사를 어루만지다가 물려서, 중독되어 죽는 것과 같다. 일체 중생도 또한 이와 같이, 밤 낮으로 이러한 독한 몸을 길러서, 안락을 구하기 위하여 항상 음식을 먹이지만, 무상이 홀연히 닥쳐서, 사마(死魔)의 독이 발하면 모든 선법을 잃고 삼도(三塗)에 취향(趣向)하게 된다.

12.사무량심(四無量心)을 설함.

(1)대자무량(大慈無量)을 설함.

또 자씨여 성문과 독각이 얻은 정려는 번뇌를 끊었다 하더라도, 대비심이 없이 열반에 들었으므로 진정한 정려가 아니다. 범부와 유정의 몸과 입과 뜻의 업장은 항상 팔만사천의 번뇌에 얽매어서 자재를 얻지 못한다. 비유하면 사람이 원수와 나찰과 악한 귀신에게 공양하고 공급(供給)하기를 그치지 아니하면 점점 조복되지마는, 번뇌의 원수와 나찰과 악귀는 이와 같지 아니하여, 재물과 향을 공급하면 번뇌가 더욱 성하여 조복받기 어려운데, 어찌 능히 선정과 해탈을 수습하겠는가. 이미 선정이 없는데 어찌 지혜가 있으며, 이미 바른 지혜가 없으므로 십선(十善)도 또한 없어서, 마땅히 지옥 아귀 축생에 떨어질 것이다. 이 인연으로써 보살마하살은 사섭(四攝)과 사무량심(四無量心)을 닦아서, 무연(無緣)의 자비를 일으켜서 널리 법계에 두루 차게 할지니라. 왜냐하면, 보살의 큰 자비는 한정이 없고 사량할 수가 없어서, 가가 없는 까닭이니, 일체 유정이 시방세계에 두루차면, 보살의 큰 자비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이로서 마땅히 알지니, 유정이 다함이 없으므로 보살의 큰 자비도 또한 다함이 없는 것이며, 진공(眞空)이 다함이 없으므로 자비 또한 다함이 없는 것이라. 이 인연으로써 보살의 큰 자비는 진실무진(眞實無盡)한 것이니라.

①중생이 다함이 없기 때문에 대자도 다함이 없다.

그때에 자씨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널리 이와 같은 유정에게 자못 대자(大慈)를 일으켰습니다.비유하여 설할 수 있으면 개시(開示)하여 주시기를 원하옵니다."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적은 인연의 비유로써 선설(宣說)할 수가 없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비유하면 동쪽에 긍가사( 伽沙)와 등대한 세계가 있고, 남 서 북쪽과 사유(四維)상하도 또한 이와 같이, 이러한 시방 긍가사 수(數)와 같은 세계를 합하여 한 바다를 만들고 바닷물을 가득 채워서, 이와 같은 시방 긍가사수의 세계 중의 유정을 여기에 채우고, 일일의 유정이 각각 한 털을 가지고 바닷물을 무쳐서, 다른 곳에 떨어트리기를 일겁동안 하여, 이 바다를 말릴 수 있어도, 저 유정은 오히려 아직 다 함이 없다. 선남자여 이와 같은 유정은 시방 긍가사수의 세계에 두루 찼으므로, 보살은 그 일일의 유정에게 대자심을 일으킬지니라. 선남자여, 그대 뜻에 어떠하냐, 이와 같은 자심(慈心)이 가가 없겠느냐" 자씨 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가사 허공은 오히려 측량할 수 있어도, 이 대자비심은 다함이 없습니다." 부처님이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마하살이 이 자심이 무량 무변함을 듣고 놀라고 겁을 내지 아니하면,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도 또한 이와 같은 자심의 무량함을 얻은 것이다. 그 자심은 능히 자기와 남을 보호하고, 일체의 다툼과 모든 악을 없애며, 능히 유정들의 허물을 덮어 주고, 모든 중생의 삼업을 착하게 하며, 항상 안락을 얻고, 모든 공포를 여의며, 진심과 원한이 많으면 그 자심과 인욕으로 모든 전쟁의 고통을 그치게 하고, 능히 일체 유정을 구호하여 모든 거짓과 속임을 여의면, 이름이 시방에 듣기고, 석범(釋梵)과 사천왕이 공경하고 공양할 것이다. 자심의 영락으로써 스스소 장엄하고, 모든 유정을 해탈로 인도하는 머리가 되어서, 능히 이승으로 하여금 마음을 돌이켜서 대승으로 향하게 하고, 일체 보리의 자량을 쌓아 모아서 세간의 행복에 굴복하지 아니하며, 항상 상호(相好)로써 그 몸을 장엄하여 일체 제근(諸根)의 결함을 없애고, 팔난(八難)을 버리면 인천(人天)에 태어나서 팔정도를 정로(正路)로 행할 것이다. 보살이 자비를 닦아서 오욕을 탐하지 아니하고 다만 유정에게 평등한 마음을 일으켜서, 보시를 행할 때 마음에 분별이 없고, 정계를 가지고 금계 범한 자를 구하며, 안인의 힘으로 진애를 여의게 하고 행한 바 정진으로서 다 정법에 수순하게 하며, 삼마지에 주하여 일체를 자비로 구호하고, 큰 지혜를 발하여 세간을 벗어나 여의면, 번뇌와 보리에 두 상(相)이 없을 것이다. 무연(無緣)의 큰 자비로서 마군들을 항복받고 능히 일체 유정을 안락하게 하고, 이생과 내생에도 항상 버리지 않고, 행주좌와에 항상 부지런히 닦고 가지며, 아만을 없애고 모든 방일을 여읠지니라. 또 자심은 참괴( 愧)의 의복과 정계의 향으로써 능히 세간의 번뇌의 습기를 끊고, 유정을 요익하게 하여 일체의 낙을 베푸는 것이다. 성문의 자심은 오직 자리(自利)를 구하고, 보살의 큰 자비는 일체를 구호한다."

②세 가지 대자를 설함.

또 자씨여 자비에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중생연자(衆生緣慈)요, 둘째는 법연자(法緣慈)요, 셋째는 무연자(無緣慈)니라. 어떤 것이 중생연자인가 하면, 처음 발심하여 두루 유정을 관하고 대자심을 일으키는 것이고, 어떤 것이 법연자인가 하면, 수행할 때에 일체의 법을 관하는 것을 법연자라고 하며, 어떤 것이 무연자인가 하면, 모든 법이 본래 생멸이 없음을 깨치고 일체 평등에 주하여 두 상(相)이 없는 것을 무연자라고 한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이 진법계(眞法界)의 대자심에 주하는 것이니라.

(2)대비무량(大悲無量)을 설함

①대승 만행(萬行)에 대비가 머리가 됨을 설함

부처님이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는 데는 마땅히 대비무량을 수습할지니, 이 대비에 의하여 모든 선업을 인도하는 머리로 삼을 지니라. 비유하면 생명이 먼저 숨쉬는데 있고, 윤왕(輪王)이 칠보의 윤보(輪寶)를 먼저 곱는 것과 같이, 대승의 만행(萬行)은 대비를 먼저 행한다. 비유하면 장자의 하나 아들을 부모가 뼈에 사무치게 사랑하는 것 처럼, 보살의 대비도 또한 이와 같이 모든 유정을 극히 사랑하는 하나 아들과 같이 할지니라 무엇을 대비라고 하는가 하면, 대(大)를 마하( 賀)라 하며, 마( )는 아(我)라고 하고, 아(我)는 대비로써 유정을 이익하게 하는 까닭에 대비라고 하며, 또 하(賀)는 성(性)이라고 하는 것이니, 자성(自性)의 대비는 능히 유정을 구제하는데 남의 가르침에 연유하지 않는 까닭에 대비라고 한다. 또 사바(娑바)는 자기에 속(屬)하므로, 일체 유정은 아(我)로써 구호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비라고 한다. 또 가(迦)는 보호하는 뜻이므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그 틈을 얻지 못하게 하는 까닭에 대비라고 한다. 또 이 대비는 능히 방편을 지어서 일체의 조보리(助菩提)를 이루는 까닭이며, 또 이 대비는 능히 스승이 없이 부처의 지혜를 깨닫는 까닭이며, 또 이 대비는 능히 일체 자기 마음의 열뇌(熱惱)를 없애고, 유정에 수순하여 요익(饒益)하게 하는 까닭이니라.

②오십 가지의 대비를 설함

또 자씨여, 이 대비심에 오십 종류가 있느니라 1, 무엇이 대비인가. 아첨하고 외곡(歪曲)됨이 없는 것이며, 2, 무엇이 대비인가. 몸과 입이 서로 응하는 것이며, 3, 무엇이 대비인가, 허황하고 거짓이 없는 것이며, 4, 무엇이 대비인가, 실상(實相)의 세계에 주(住)하는 것이며, 5, 무엇이 대비인가. 퇴전하지 않는 것이며, 6, 무엇이 대비인가, 본유(本有)의 각체(覺體)를 깨닫는 것이며, 7, 무엇이 대비인가, 속이거나 거짓이 없는 것이며, 8, 무엇이 대비인가, 자성이 청정한 것이며, 9, 무엇이 대비인가, 질직(質直)하게 행하는 것이며, 10, 무엇이 대비인가, 정성(正性)에 주하는 것이며, 11무엇이 대비인가, 부처의 몸을 구하는 것이며, 12무엇이 대비인가, 부처의 수(壽)를 구하는 것이며, 13무엇이 대비인가 일체의 번뇌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며, 14무엇이 대비인가, 유정을 보호하는 것이며, 15무엇이 대비인가. 제도한 유정이 한량이 없는 것이며, 16무엇이 대비인가, 마음이 허공과 같은 것이며, 17무엇이 대비인가, 빈궁한 모든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며, 18무엇이 대비인가, 모든 고통을 없애는 것이며, 19무엇이 대비인가, 자성이 움지기지 아니하여 일체를 질머지는 것이며, 20무엇이 대비인가, 청정한 행을 행하여 자기와 남을 속이지 않는 것이며, 21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자리(自利)의 모든 착한 일을 하는 것이며, 22,무엇이 대비인가, 널리 안락함을 주는 것이며, 23무엇이 대비인가, 게을한 마음이 나지 않는 것이며, 24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번뇌의 무거운 짐을 벗고 정도(正道)를 보여주는 것이며, 25무엇이 대비인가, 보시 인욕 정진의 행(行)을 굳게 가지는 것이며, 26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하열(下劣)하게 경만함을 참는 것이며, 27무엇이 대비인가, 과거의 원한을 가지지 않는 것이며, 28무엇이 대비인가, 위없는 의사(醫師)가 되는 것이며, 29무엇이 대비인가, 대승의 지혜로써 하열승(下劣乘)을 섭(攝)하여 평등하게 둘이 없는 것이며, 30무엇이 대비인가, 자기의 덕은 덮어 두고 남의 착한 것을 잘 칭찬하는 것이며, 31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번뇌 없는 진실한 법락(法樂)을 주는 것이며, 32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사랑하는 것을 버리는데 아까운 마음이 없는 것이며, 33무엇이 대비인가, 모든 유정을 위하는데 마음에 후회가 없는 것이며, 34무엇이 대비인가, 잘 정계를 가지고 훼금(毁禁)을 보호하는 것이며, 35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자기의 고통을 참고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부처의 안락함을 얻게하는 것이며, 36무엇이 대비인가, 유정을 성취하여 법신에 주하게 하는 것이며, 37무엇이 대비인가,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팔과 다리를 버리는 것이며, 38무엇이 대비인가, 공덕을 즐겨 닦고 과보를 구하지 아니하는 것이며, 39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유정을 조복하여 정려를 닦게하는 것이며, 40무엇이 대비인가, 삼계가 공한 것을 깨쳐서 염착하지 아니하는 것이며, 41무엇이 대비인가, 선근을 쌓아 모으고 착하지 못한 것을 여의는 것이며, 42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일체 유정의 구하는 소원을 만족하게 하는 것이며, 43무엇이 대비인가, 넓은 서원을 버리지 아니하고 무위(無爲)에 주하는 것이며, 44무엇이 대비인가, 유위법(有爲法)을 버리는 것이며, 45무엇이 대비인가, 간탐하는 유정으로 하여금, 보시를 행하게 하는 것이며, 46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유정으로 하여금 부처님 계율에 주하게 하는 것이며, 47무엇이 대비인가, 진심이 많은 유정으로 하여금 안인에 주하게 하는 것이며, 48무엇이 대비인가, 게을한 유정으로 하여금 정진하게 하는 것이며, 49무엇이 대비인가, 산란한 유정으로 하여금 선정에 주하게 하는 것이며, 50무엇이 대비인가, 우치한 유정으로 하여금 지혜롭게 하는 것이니라. 부처님이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대비는 능히 자타(自他) 일체의 선근을 다 성취하게 한다. 이것이 곧 대비무량이니라."

(3)대희무량(大喜無量)을 설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는데, 어떻게 대희무량을 수습하는가 하면, 이른바 일체의 불법을 생각하며, 애락하고 공경하여 생사에 머물지 아니하고, 기쁜 마음이 무너지지 아니하며, 모든 삿된 소견을 없애고 오욕의 번뇌를 여의며, 능히 유정을 편안하게 하여 진실한 경계에 머물게 하고, 항상 여래의 삼십이상과 팔십종호를 구하며 정법을 듣고 제일의 (第一義)에 순응하여, 항상 수행을 즐기고, 저 언덕에 도달하여 원만구족하게 기쁜 마음을 일으킬지니라. 비유하면 세간의 큰 명절 날에, 일체 친족과 좋은 친구들이 모여서, 승묘한 오욕으로써 반갑게 오락을 즐기는 것 처럼, 보살도 도한 그러하여, 큰 신통유희를 일으킬 때에 천룡팔부와 사부(四部)대중이 구름 같이 모여서, 계(戒)•정(定)•혜(慧)•해탈(解脫).해탈지견(解脫知見)으로서 그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대희(大喜)하고 한다. 또 이 대희는 모든 유정에게 해를 끼칠 마음이 없고, 일체 모든 부처님의 묘한 법을 부지런히 구하며, 이미 얻은 것이나, 얻지 못한 것이나 마음에 잠시라도 버림이 없이, 대승의 법에 마음이 항상 빠르게 이해하고, 이승의 법에 취착(取著)하지 아니하며, 아끼고 인색함을 버리고 보시를 증장(增長)하여, 구걸하는 사람이 오는 것을 보면 마음이 즐겁게 혜시하고, 계행(戒行)을 가지는데는 청정한 신심을 일으켜서, 훼금(毁禁)하는 사람을 보거든 극히 가엾은 생각을 가지고, 자기가 먼저 계혜에 청정 원만하게 하여, 삼악도의 두려움을 여의고 법신에 회향하며, 설혹 훼방하고 욕설하는 자가 있더라도 안인하여 이것을 받을지니라. 경궤(經軌)와 의범(儀範)의 스승에게는 말과 가르침을 공순하게 받들어 정대(頂戴)하고, 존중하여 부지런히 이것을 행하며, 모든 유정에게는 착한 말로서 웃음을 먹음고 찡그리지 말며, 먼저 뜻에 물어서 진실한 적정(寂定)에 주하여, 아첨과 거짓과 추함과 왜곡됨이 없이, 항상 사람의 착한 것을 칭찬하고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아니하며, 대중과 함께 하기를 좋아하여 육화경(六和敬)-比丘의 和合에 事理의 二種이 있는데 事의 六種을 六和敬이라 한다. 卽 身 口 意 戒 見 理行의 六和敬이다-을 행하고, 큰 법사(法師)가 되어서, 열반을 개시(開示)하여 직실상(直實相)을 나타내고, 유정에게 부모라는 생각을 일으켜서, 평등하게 중생을 보기를 오직 하나 자식 같이 하며, 어버이와 스승에게는 부처와 같이 존중하고, 수행자에게는 오직 하나 자식 같이 하며, 모든 바라밀은 값이 없는 보배와 같이 하고, 설법하는 사람에게는 여의주(如意珠)와 같이 하며, 번뇌가 없는 법의 숲에서는 자재하게 유희하고, 나에게 가르쳐주는 사람에게는 깊게 경희(慶喜)하며, 허물과 잘못을 말하는 것을 듣기를 의사가 병을 말해주는 것과 같이 하고, 정법을 설하는 것을 듣기를 병에 약을 얻은 것과 같이 하는 것이니, 이것을 대희라고 한다. 고(苦)•무상(無常)•무아(無我)•부정(不淨)을 깨쳐서 열반의 상(常)•낙(樂)•아(我)•정(淨)에 수순하여, 일상(一相) 일미(一味)인 까닭에 대희(大喜)라고 한다. 또 대희라고 하는 것은 체에 있어서는 진정한 승의(勝義), 성(性)에 있어서는 생멸이 없고, 잠기지도 않으며 들어나지도 않고,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이 항상 한 마음인 것을 진정한 희열(喜悅)이라고 한다. 또 대희라고 하는 것은, 만약 착한 말을 들으면 몸과 마음이 쾌적하게 기쁘고, 범행(梵行)에 주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이 오직 수미산과 같은 것이다. 또 대희는 인과를 밝게 깨쳐서 미혹하고 어긋남이 없는 것이며, 또 대희는 땅이 움직이지 않는 것 처럼, 다른데 의존하지 않고 독립하여 스스로 안전한 것이며, 또 대희는 위의(威儀)와 덕이 있는 사람과 같아서 능히 당적할 자가 없는 것이며, 또 대희는 승의제(勝義諦)와 같아서, 훼방이나 괴손(壞損)을 입지 않는 것이며, 도 대희는 불•법•승과 같아서, 공덕 원만함을 구하기를 싫어함이 없는 것이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대희무량이라고 하느니라.

(4)대사무량(大捨無量)을 설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는데 어떻게 대사무량을 수습하는가 하면, 보살마하살이 사무량(捨無量)을 닦는데 모두 세 가지가 있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번뇌사(煩惱捨)요, 둘째는 자타(自他)의 사(捨)를 보호함이요, 셋째는 시(時) 비시사(非時捨)니라.

①번뇌사(煩惱捨)를 설함

무엇이 번뇌사인가 하면, 만약 공경한 대우를 받더라도 마음에 높은 자세를 가지고 말고, 설혹 경만하더라도 비천함을 싫어하지 말며, 이익을 얻고서 기뻐하지 않고, 이익을 잃고서 근심하지 않으며, 훼방과 욕설을 듣고서 화내지 않고, 칭찬을 해도 또한 기뻐함이 없으며, 칭송하는 말이 들려도 즐거워하지 않고, 비방하는 말을 들어도 원한을 기지지 않으며, 고난을 당할 때는 공(空) 무아(無我)를 관하고, 기쁜 일이 있으면 항상 무상(無常)을 관하며, 사랑하는 경계에서 마음에 탐하거나 애착함이 없고, 설혹 싫어하거나 원한으로 대하더라도 진심을 내지 않으며, 원수에게나 친한데거나 계행을 가진 자에게나 파계한 자에게나 그 마음이 평등하고, 착한 자나 악한 자나 혹은 사랑하는 자나 혹은 미운자에게 모두 두 상(相)이 없으며, 착한 말, 악한 말, 바른 법, 바르지 못한 법을 듣더라도, 도한 이와 같이, 모든 유정에게 그 마음이 평등하여 신명재(身命財)를 아끼지 아니하는 것이니 이것을 번뇌대사(煩惱大捨)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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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바라밀다품 제10 (般若波羅蜜多品 第十)

1. 반야에 몇가지가 있으며, 어떠한 방편으로 닦는가를 문청함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이 여러 가지의 마니보왕사자좌(摩尼寶王師子座)의 위에 계시며 여러 가지 모양을 나타내며, 순전히 보살마하살 대중에게 둘러 싸였다. 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걷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공경하게 합장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이미 모든 보살을 이롭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정려바라밀다를 설하시었습니다. 오직 원하오니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을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시옵소서. 또 이 반야바라밀다에 몇가지가 있으며, 어떠한 방편으로 닦아서 능히 이것을 얻습니까, 오직 원하오니 여래께서는 분별하여 해설해 주옵소서"

2. 육바라밀중에 지혜가 오 바라밀의 어머니가 됨을 설함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이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할지어다. 내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만약 모든 보살이 보시바라밀다 내지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는 것은, 모두 반야바라밀다의 본모(本母)로부터 출생하는 것으로서 그 근본이 된다. 비유하면 눈 등의 오근(五根)이 오식(五識)을 발생하여 능히 오진(五塵)을 취함이, 모두 작용이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니, 이와 같은 하나하나가 다 식(識)과 마음으로써 근본으로 한다. 만약 그 마음을 떠나서는 이루어지는 것이 없을 것이다.보살마하살이 앞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를 수습하는데는 항상 지혜로써 그 어머니로 삼을지어다. 만약 지혜를 여의면 얻는 것이 없을 것이다. 또 유정의 몸에 명근(命根)이 있어서 능히 일을 하는 것처럼, 명근이 없으면 모든 바라밀을 감당하여 수행할 수도 없을 것이다. 지혜가 없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비유하면 국경(國境)에 지혜 있는 신하가 없으면 음양이 차례를 잃고, 일체 인민이 다 안락하지 못함과 같이, 법왕(法王)의 국토에 지혜가 없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보시 내지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는 것도, 다 성취하지 못하며, 해탈과 열반도 끝내 얻지 못한다. 또 상주(商主)가 바다에 들어 가서 보물을 캐려하면, 반드시 사공을 얻어서 보물이 있는 곳에 도달하여, 마음대로 취하는 것과 같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 생사의 바다에서 오바라밀다로써 배를 만들어 공덕의 보배를 싣고, 반드시 반야바라밀다의 위없는 사공으로 인하여 저 언덕에 이를 것이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1)지혜 있는 사람을 장로라 한다.

①지혜를 뿌리로 삼을 때에는 그 능히 선법의 싹이 생기네 성불의 결과인 무상 보리는 지혜의 소작이 아님이 없다. ②사람이 고난을 만나더라도 지자는 다 능히 구호를 하며 유자가 모든 악 짓는 그것은 깊은 물에 돌을 던짐과 같네. ③만약에 진실한 지혜 없으면 다문을 하여도 망상 분별로 이 사람 그 뜻을 모를 것이라 그릇이 그 맛을 어찌 알리요. ④이른바 장로라 하는 그것은 반드시 나이에 있음 아니요, 젊었다 하여도 지혜 있으면 이것을 진정한 장로라 하네.

(2)진실한 지자(智者)

①세간에 덕망이 있는 사람은 정직하여서 사곡(邪曲)이 없네 사정을 그 능히 분변 못하고 사리(事理)의 시비를 어찌 아리요. ②바른 지혜로써 깊은 법 듣고 지혜와 이치가 서로 응하여 대승의 수행에 수순하는 것 이것을 진정한 지자라 하네. ③얻거나 잃는데 애착이 없고 근심과 기쁨에 동함이 없이 편안히 주함이 수미 같은 것이것을 진실한 지자라 한다. ④공경에 기쁨을 내지 않으며 경만을 받고도 진애가 없이 지혜가 큰 바다 같은 사람을 이것을 진정한 지자라 하네. ⑤다른 이 허물을 말하지 않고 자기의 덕망도 칭찬 않으며 지혜로 비추어 자타 없으면 마땅히 큰 명칭 얻을 것이다. ⑥용맹과 근로로 정진 하여서 일체의 그 상을 멀리 여의고 아만을 모두다 없애버리면 이것을 진실한 지자라 한다. ⑦언제나 바르게 관찰 하여서 다른이 과실을 보지 않으며 깊으게 선악의 과보 믿으면 이것을 진정한 지자라 하네. ⑧지자는 대중의 가운데에서 자기의 공덕을 말하지 않고 만약에 남에게 칭찬 받아도 마음이 수집고 취착이 없네.

(3)어질고 착한 이를 숭배함이 진정한 지자(智者)

①일체의 공덕을 이루는 것도 자기를 낮추는 겸손에 있네 과실이 자라서 익을 때에는 가지가 스스로 낮어짐 같네. ②복지가 있어서 호족에 나고 부귀로 교만을 부리지 말라 우자는 스스로 긍고(矜高)해지고 지자는 마땅히 관찰을 한다. ③지혜를 훌륭한 길잡이 삼아 일체의 악지식 멀리 여의고 그 모든 번뇌를 끈허 없애면 자연히 해탈을 얻을 것이다. ④악인이 즐겨서 따르려 해도 또 항상 살펴서 멀리 여의고 어질고 착한이 숭배할지니 이것을 진정한 지자라 한다.

(4)생사와 열반의 본성(本性)은 평등하다

①보살이 자비와 지혜가 많아 손뇌를 입어도 자민한 것이 전단향 나무가 비록 잘려도 향기가 더 넓게 퍼짐과 같네. ②다른 이 악함을 생각지 않고 항상 그 착함을 생각하고서 지혜가 있어서 분별 여의면 사람 중에 가장 제일이니라. ③지자가 공적에 주하게 되면 훼방을 입어도 번뇌가 없네 악마도 태우지 못할 것이니 불로써 바다를 덥힘과 같네. ④대비가 있어서 분별 여의고 악함을 보아도 연민 하기를 전다( 茶)의 집에도 버리지 않고 태양이 광명을 비춤과 같네 ⑤지자는 작은 죄 있는 자라도 이롭게 하여서 함께 살지니 향기찬 꽃 숲에 들어감 같이 자연히 향기를 입을 것이다. ⑥정지가 분별을 여의는 것은 태양이 사사로 않비춤 같고 청량한 달빛이 능히 그 모든 구름을 청정케 함과 같도다. ⑦지자는 자비를 많이 베풀어 빈궁한 사람을 구제 할지니 걸자를 보거든 경천치 말고 환희한 마음을 가질 지니라 ⑧나무가 처음에 생장할 때에 밤낮에 휴식이 없는 것같이 지자가 즐겁게 수행하여서 증장함도 또한 이와 같도다. ⑨지자가 큰 수원 만나더라도 자비로 버리지 않는 그것은 연꽃의 줄기와 뿌리 꺾어도 뿌리실 끊어지지 않음과 같네. ⑩생사는 독수(毒樹)와 같다하여도 깨치면 법신의 과(果)가 되나니 생사와 열반은 둘이 아니라 본성이 모두 다 평등하니라

(5)지자를 공양하면 영원히 안락하다

①정혜(淨慧)와 현성의 그 모든 행과 대비로 유정을 이롭게 하고 수원과 친애를 가리지 않고 항상 그 분별을 여일 지니라 ②나이가 늙어서 지혜가 많고 청정한 계행이 모두 원만한 이러한 사람에 친근하여서 속하게 안락한 행을 이루라. ③마음에 때없고 지혜 있으며 삼업이 그 항상 청정한 사람 이러한 사람에 친근하여서 부모보다 더욱 존중 할지라 ④무지해 친근키 어려운 자가 착한이 마음을 무너뜨림이 불이 마른 나무 태움과 같으니 마땅히 언제나 멀리 여의라. ⑤추악한 삶에 공급하여서 득되려 하여도 도롤 손됨이 사람이 맹수를 길러 가지고 상하지 않는자 없음과 같네. ⑥지혜의 사람에 공양을 하면 소선(小善)도 많은 복 얻는 그것이 사람이 감로를 마시고 나서 영원히 안락을 얻음과 같네.

3.지혜는 모든 부처의 어머니다

부처님이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반야바라밀다는 다 착한 친우로부터 정법을 듣고 생겨난다. 삿된 소견을 갖인 사람은 이 지혜의 원수이니라. 그대들은, 마땅히 착한 친우에 친근하여서 악지식을 멀리 할지니라. 이 반야바라밀다는 오직 일체 선법만 출생할 뿐만아니라,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는 다 이로부터 출생하시니라. 마땅히 알지니, 이 경은 곧 이것이 일체 제불의 어머니이니라.

4.다섯가지 바라밀이 지혜로부터 출생함을 설함

(1)단바라밀이 지헤에서 출생함을 설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보시를 행할 때에 두 가지 지혜가 있으니, 첫째는 작은 지혜요, 둘째는 큰 지혜니라. 작은 지혜의 보시는 인천(人天)과 이승(二乘)의 해탈을 구하기 위함이니 이와 같은 보시는 다만 보시라하고, 바라밀다라고는 하지 못한다. 큰 지혜의 보시는 마음에 소득(所得)이 없고, 소득이 없는 까닭에 불보리(佛菩提)를 얻는 것이니, 이와 같은 보시를 단바라밀(檀波羅蜜)이라고 한다. 이런 까닭에 단바라밀은 지혜로 좇아 생기는 것을 알지니라.

(2)정계바라밀이 지혜에서 출생함을 설함

정계바라밀에도 또한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작은 지혜요, 둘째는 큰 지혜니라. 작은 지혜의 지계(持戒)는 삼악도를 겁을 내어 인천에 태어나고 이승의 해탈을 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지계는 마음이 청정하지 못하므로 정게바라밀이라고 할 수 없다. 큰 지혜의 지계는 널리 일체 유정을 이익하게 하기 위함이니, 상(相)에 주하지 아니하고 소득이 없으며, 큰 보리에 취향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지계 이것을 정계바라밀이라고 한다. 이로써 정계바라밀은 지혜로부터 생기는 것을 알지니라.

(3)안인바라밀이 지혜에서 출생함을 설함

안인바라밀다도 또한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생기는 것이다. 일체 유정의 본지(本智)는 태양과 같으나. 무명에 덮히고 가리워서 안인의 광명이 나타나지 아니하는 것이니, 안인을 닦으면 무명을 끊고, 성스러운 지혜가 나타나서 불일(佛日)이 이에 비출 것이다. 비유하면 나라에 지혜로운 신하가 없고, 식견 있는 사람을 고루 쓰지 아니하면 인민들이 유리(流離) 분산(分散)하고, 설혹 지혜 있는 자가 있더라도 회피(廻避)하는 것과 같이 안인의 지혜가 없는 자도 또한 이와 같다, 또 이 지혜는 눈 밝은 사람이 먼 곳에 있는 독사를 보고 곧 멀리 피하는 것과 같이, 지혜의 눈이 있는 사람이 진애의 독사를 피하는 것도 이와 같다. 혜안이 없는 자는 말하라라 "과거 무량겁 중에 모든 선을 수행하였으면, 안인의 힘과 지혜의 눈이 없더라도, 한 생각에 진애의 불을 태워 없애고 남김없는 것이, 말은 풀을 쌓아서 불꽃 속에 넣으면 다 타서 없어지는 것과 같을 것이다."고. 지혜 있는 사람은 안인의 힘이 있으므로 설혹 악한 사람이 치고 욕하거나 꾸지람을 하더라도, 바른 지혜와 안인으로써 능히 이것을 조복한다. 비유하면 코끼리를 먼저 길을 들여서 적의 진지(陣地)로 달리게 하면, 능히 적군을 파하는 것과 같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러하여, 무상(無常)의 안인에 주하여 진애를 일으키지 아니하고, 무연(無緣)의 큰 자비로써 널리 일체를 제도하는 것이다.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안인바라밀다도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생하는 것이니라.

(4)정진바라밀이 지혜에서 출생함을 설함

정진바라밀다도 또한 반야바라밀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만약 반야바라밀다가 없으면 일체의 소작(所作)을 다 성취하지 못하며, 큰 보리의 과(果)와 가가 없는 법문도 그러한 것이다. 가장 훌륭한 선교방편으로 큰 지혜에 안주(安住)하여 두루 관찰하고, 반드시 정진의 힘으로써 능히 육바라밀다를 원만한다.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정진바라밀다는 다 반야바라밀다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니라.

(5)정려바라밀이 지혜에서 발생함을 설함

정려바라밀도 또한 반야바라밀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어째서 그런가 하면, 뜻으로 짓는 업은 미세(微細)하여서 측량하기 어려운 까닭에 몸과 입으로 지은 것은 곧 없애기 쉽지마는 망심은 일어나는 것은 자제하고 항복받기 어려운 것이다. 바람이 부는 것이나 불이 맹렬하게 타는 것은 제어할 수 있고, 바다의 파도 같은 것도 이것을 그치게 할 수 있으나, 오직 망심만은 심히 조복하기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무시(無始)로부터 무명은 심성(心性)을 미혹되게 한 까닭이다. 비유하면 세간에 생각이 많은 자는 망령스럽게 찾고 구하여 이것을 살피는 것이니, 이와 같은 망상은 설혹 선정의 문에 들더라도 마음이 오직 취착(取著)하고, 지혜가 없는 까닭에 백천겁(劫)을 지나더라도 마침내 삼매가 현전(現前)함을 능히 얻지 못함과 같은 것이다. 또 어리석은 사람이 모든 소견에 망령되게 집착하여, 혹은 아(我)의 본체가 있어서 상주불변하는 것이라고 집착하고, 혹은 사람이 죽으면 일체가 다 허무하게 없어지는 것이라고 집착하여, 소견이 청정하지 못한데, 어찌 능히 삼매가 현전함을 얻겠느냐. 지혜 있는 사람은 두 가지 일을 관찰할지니 첫째는 그 몸을 관찰하며 많은 질병과 고락 등이 있음은, 다 선세(先世)의 망상전도로 말미암아 모든 업을 지어서 이제 이것을 받는 것이라, 만약 어리석은 애착이 없으면 어찌 병이 있으랴. 몸은 본래부처 스스로 공한 것이요, 인연은 환(幻)으로 있는 것이므로 지음도 없고, 작(作)함도 없는데, 그 누가 고통을 받겠는가 둘째는 도 거듭 다시 관찰할지니, 비록 아상(相)이 없다 할지라도 지은 복업은 없어지지 않는 것이라. 마땅히 서원하라, 법계 일체 유정으로 하여금 무진한 복이 강물처럼 청정하게 하고, 다 육바라밀을 성취하여 계와 정과 지혜로써 장엄하기를 원할지니라, 일체의 만행(萬行)은 다 반야바라밀로써 그 어머니로 하는 것을 이로서 알지니라. 오직 대지(大地)가 다 허공에 의하여 안립(安立)함을 얻더라도, 저 허공은 어디도 의지함이 없는 것과 같이 반야바라밀다로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이로써 정려바라밀은 지혜를 어머니로 함을 알지니라.

5. 다섯 가지 두려움을 여임

오직 오도(五度)만 지혜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일체 세간의 복덕•명문(名聞)•인천의 과보 내지 출세간 무루(無漏)의 선근도 다 지혜로써 출생하는 곳으로 삼는 것이니, 오직 대지는 다 허공에 의하여 안립(安立)함을 얻는 것과 같다. 일체 중생은 아(我)라는 상(相)을 취하고 집착하여 다섯 가지 두려움이 있다. 첫째는 불치외(不治畏)니 항상 재물을 축적하고 사업이 잘 않될가 두려워하는 까닭이며 둘째는 악취외(惡趣畏)니, 착하지 못한 업을 짓고 삼도에 떨어질까 겁이 나서, 항상 두려워하는 까닭이며 셋째는 사외(死畏)니, 신명을 사랑하고 아껴서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까닭이며 넷째는 악명외(惡名畏)니, 항상 모든 악을 지어서 스스로 덮고 감추며, 남이 듣고 알가 겁이 나서 항상 두려워하는 까닭이며 다섯째는 대중위덕외(大衆威德畏)니, 대중 가운데서 발설한 말에 대하여 두려움을 가지는 까닭이니라. 보살마하살은 지혜로써 관찰하여 갖추어 이공(二空)을 증하고, 능히 자타를 이익되게 하므로 불치외가 없으며 삿된 행동을 끊어서 정계를 갖추어, 반드시 열반에 이르므로 악취외가 없으며 깊게 연기(緣起)에 들어서 본래부터 생함이 없음을 깨치면 곧 사외가 없으며 무상(無相)한 이치에 주하여, 몸과 마음이 적정하여서 자타의 상(相)이 없으면 악명외를 여의며 미묘한 사무애변(四無 辯)을 성취하면, 대중가운데 있어도 두려움이 없음이 사자왕(獅子王)과 같다. 이런 까닭에 대중무외라 한다.

6. 진실 무량한 공덕은 지혜에서 출생함

또 자씨여, 일체 중생의 근성이 차별이 있으므로, 간탐하는 자로 하여금 혜시하게 하고, 화내는 자로 하여금 자비로 참게하고, 아만을 가진 자로 하여금 겸손하고 하심(下心)하게 하며 우치한 자로 하여금 지혜를 얻어서 열반을 개시(開示)하고, 진실 무량한 공덕을 나타내게 하는 것은, 다 반야바라밀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일체의 모든 부처와 모든 보살, 천룡팔부가 다 찬탄하고 존중하며 공경함이 오직 부모와 같다. 비유하면 자모(慈母)가 오직 한 자식을, 기르고 가르쳐서 점점 성장하면, 존귀함을 얻게 함과 같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 유정을 어여쁘게 사랑함이 한 자식과 같아서, 반야의 감로로써 법식(法食)으로 하고, 오바라밀(五波羅蜜)을 큰 자량(資糧)으로 하여서 십력(十力)•사무소외(四無所畏)•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의 모든 묘한 공덕으로써 법신을 장엄하고, 위 없는 법왕(法王)의 위(位)를 성취하게 한다.

7. 지혜의 열 가지 장애(障碍)

또 자씨여, 열 가지 지혜의 등불을 장애하는 것이 있어서 광명을 가리우므로 깨닫지 못하고, 어리석음과 어두움을 증장하여 깨쳐 아는 것이 없다. 첫째 게을함이니, 세간의 사업에도 다 성취하지 못하는데, 어찌 능히 출세간의 미묘하고 착함을 수행하랴. 둘째 악지식에 친근하여 모든 악업을 짓고 무명을 증장하는 것이며 셋째는 잠자는데 탐착(耽着)하여, 몸과 마음이 혼매(昏昧)하여서 무상보리를 능히 수습하지 못하며 넷째는 대승을 듣고는 곧 도로 잊어버리며 다섯째는 세간의 일체 기예(技藝)를 즐겨 익히고, 환(幻)과 같음을 알지 못하고 집착을 일으키는 것이며 여섯째 아만에 덮혀서 비록 착한 친우를 만나더라도, 위 없는 정법을 묻지 아니하는 것이며 일곱째 대승교의 미묘하고 깊은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아만이 높아서 곧 퇴굴(退屈)함을 일으키는 것이며 여덟째 자기의 우매(愚昧)함이 부끄러워서 지혜 있는 사람에게 친근하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 이단(異端)을 치는데 거짓으로 지견(知見)을 말하고, 논난(論難)할 것이 있어도 모두 삿된 무리로 돌리며 열째 최상승(最上乘)에 믿음과 즐거움을 내지 않고, 설혹 들은 것이 있어도 마음을 스승으로 삿되게 해석하는 것이다. 이 열 가지로 말미암아 대승을 장애하며, 정법을 듣지 아니하고 생사에 빠져드는 것이다.

8. 열 가지 승법(勝法)을 설함

위의 열 가지 장애를 여의면 열 가지 승법이 있어서 곧 능히 위 없는 보리에 깨쳐 들어간다. 첫째 정진하고 부지런하여 선정을 즐겨 수습하고 둘째 착한 친우에 친근하여 정법을 들으며 셋째 잠이 적어서 항상 스스로 깨치고 넷째 대승법을 들은 것은 잊어버리지 아니하며 다섯째 세간 사업에 수순하면서 항상 환(幻)과 같음을 관하고 애착이 없으며 여섯째 숨기고 감추는 것이 없어서, 대중의 의심을 끊고 일곱째 수행을 부지런히 하기 위하여 자기 몸을 가볍게 여기지 아니하며 여덟째 항상 법시를 즐겨서 큰 모임을 일으키고 아홉째 항상 스스로 겸손하고 하심하여 중생을 속이지 아니하며 열째 자기 마음을 스승 삼지 아니하고 깊게 부처의 지혜에 들어가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은 이 열 가지로써 육바라밀을 구족하고 원만하게 하여, 법신의 청정한 해탈을 성취하느니라.

9. 열 여섯 가지의 법과 상응하지 아니함을 설함

또 자씨보살마하살이여, 이 반야바라밀다는 열 여섯 가지의 법과 상응(相應)하지 않는다. 첫째 십이인연과 상응하지 않음이니, 이른바 무명 내지 노사이며 둘째 무명이 멸함과 노사가 멸함과 상응하지 않음이니, 보살마하살은 분별하는 마음을 여의고 두 상이 없는 까닭이며 셋째 신견(身見)•변견(邊見)내지 육십이견(六十二見)과 상응하지 아니하며 넷째 세간의 팔풍(八風)과 상응하지 않음이니, 이른바 이양(利養)•칭찬(稱讚)•기훼(譏毁)•고락(苦樂)•쇠손(衰損) 등의 일에 상응하지 아니하며 다섯째 수번뇌(隨煩惱) 등의 분노와 원한과 상응하지 아니하며 여섯째 아만과 증상만(增上慢) 등과 상응하지 아니하며 일곱째 근본인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등과 상응하는 일을 하지 않으며 여덟째 번뇌•마(魔)•사마(死魔) 등과 상응하지 아니하며 아홉째 아상(我相)•인상(人相)•작자(作者)•수자(受者)•양육사부(養育士夫)•중생•의생유동(意生儒童)•업장(業障)•보장(報障)•번뇌 등의 장애와 상응하지 아니하며 열째 망념(妄念)과 분별로써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과 상응하지 않으며 열한째 네 가지 전도(顚倒)된 법과 상응하지 않음이니, 무상(無常)을 상으로 계교(計較)하고, 상을 무상으로 계교하며, 무락(無樂)을 낙으로 계교하고, 낙을 무락으로 계교하며, 무아를 아로 계교하고, 아를 무아로 계교하며, 부정(不淨)을 정(淨)으로 계교하고, 정을 부정으로 계교하는 이와 같은 망령된 계교를 전도법(顚倒法)이라 하며, 유정의 심행(心行)내지 모든 진로문(塵勞門)은 상응하지 아니하며 열두째 간인(  )•범계(犯戒)•진애(瞋 )•해태(懈怠)•산란(散亂)•우치(愚癡)와 상응하지 아니하고, 또한 유상(有相)의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와도 상응하지 아니하며 열셋째 착하지 아니한 등의 법과 무시 이래로 지은 죄와, 부처님의 금제(禁制)를 범한 죄와 유루(有漏)와 유위(有爲)와 상응하지 아니하고, 또한 세간 출세간의 선법과 무루(無漏)와 무위(無爲)를 분별하여 상응하지 않으며, 열넷째 이십이근(二十二根)과 상응하지 않음이니, 이른바 안•이•비•설•신근과 상응하지 않고 또 고(苦)•락(樂)•우(憂)•희(喜)•사(捨)의 수(受)와 상응하지 않으며, 또 남녀 등의 근(根)•의근(意根)•명근(命根)•신(信)등의 오근(五根)•미지당지근(未知當知根)•이지근(己知根)•구지근(具知根)등과 상응하지 아니하며 열다섯째 삼계 오취(五趣)의 온갖 유정과 상응하지 않고, 또 대승•소승•불 법 승보의 차별의 상을 분별하여 상응하지 아니하며 열여섯째 진체(眞諦)•속체(俗諦)•유위(有爲)•무위(無爲)•유지(有智)•무지(無智)•유식(有識)•무식(無識)•작의(作意)•무작의(無作意)•유체성(有體性)•무체성(無體性)•유상(有相)•무상(無相)의 마음과 뜻의 차별을 분별하여 상응하지 않느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마하반야바라밀다는 물들림도 없고 집착함도 없어서 모든 분별을 여의고 평등 청정하여, 한 모양 한 맛으로서, 이와 같은 차별하는 등의 법과 상응하지 않는 것이니라.

10. 반야바라밀다의 수행법을 설함

(1)선정으로 신통 유희하여 깊게 실제(實際)에 들어감을 설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선교방편으로써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는 사마타(奢摩他)와 비발사나(毗鉢舍那)에 주하여 몸이 적정함에 주하고, 인연법이 환(幻)과 같음을 깨쳐서 승의체(勝義諦)에 수순하여 유를 여의고, 무를 여의며, 단(斷)도 아니요, 상(常)도 아니며, 인과에 수순하여 아인(我人)의 상이 없고, 진실하여 동하지 아니하며, 위의를 무너트리지 아니하고,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의 삼해탈문(三解脫門)에 주하여, 증득을 취하지 아니하고, 움직임도 없으며 고요함도 없음이니, 이것이 여래가 선정으로써 신통에 유희하여 깊히 실제(實際)에 들어가서, 생사에도 주하지 아니하고, 열반에도 들지 아니하며 유위를 다 하지 않고 무위에 주하지 않는 것이다. 비록 무상(相)을 관하지마는 대비를 버리지 아 니하고, 비록 삼계에 주하지마는 항상 벗어나며, 진정하게 물듬이 없음을 알아도 수증(修證)하지 아니하고 희론(戱論)을 여의고 항상 즐겨 선설(宣說)하는 것이니라.

(2)여든 네 가지의 승심상(勝心相)을 발하여 수행할 것을 설함

또 자씨보살마하살이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데는, 착한 친우의 정법을 듣고, 여든 네 가지의 승상심(勝上心)을 구족하여, 바야흐로 반야바라밀다의 미묘한 승혜(勝慧)를 발생할지니라. 이른바 진실상(眞實相)•최극미묘상(最極微妙相)•반야상(般若相)•응상(應相)•선지식상(善知識相)•이교만상(離 慢相)•공경상(恭敬相)•우요상(右 相)•무량상(無量相)•선언상(善言相)•지성상(至誠相)•선작의상(善作意相)•무란상(無亂相)•무정상(無定相)•묘보상(妙寶相)•묘약상(妙藥相)•제병상(除病相)•법기상(法器相)•시도상(示導相)•입지혜상(入智慧相)•문법무염상(聞法無厭相)•증장사상(增長捨相)•선조상마상(善調象馬象)•경사다문상(敬事多聞相)•낙문심법상(樂聞深法相)•관신적멸상(觀身寂滅相)•청정적열상(淸淨適悅相)•문법무권상(聞法無倦相)•문의상(聞義相)•문법상(聞法相)•수설수행상(隨說修行相)•위타설법상(爲他說法相)•문소미문상(聞所未聞相)•문신통상(聞神通相)•불구여승상(不求餘乘相)•낙문반야상(樂聞般若相)•낙문보살장상(樂聞菩薩藏相)• 낙문선교방편상(樂聞善巧方便相)•사섭법상(四攝法相)•문범행상(聞梵行相)•염정정상(念正定相)•능생선교무생상(能生善巧無生相)•대자비심상(大慈悲心相)•연기상(緣起相)•무상상(無常相)•고상(苦相)•공상(空相)•무아상(無我相)•부정상(不淨相)•적정상(寂靜相)•무상상(無相相)•무원상(無願相)•무불선행상(無不善行相)•승의체상(勝義諦相)•불궤상(不壞相)•자재상(自在相)•호자심상(護自心相)•불사정진상(不捨精進相)•사유묘법상(思惟妙法相)•대치번뇌상(對治煩惱相)•종중정법상(宗重正法相)•대치사견상(對治邪見相)•획성재상(獲聖財相)•제단빈궁상(除斷貧窮相)•지자칭찬상(智者稱讚相)•지인극희상(智人極喜相)•지자소락상(智者所樂相)•숭중현선상(崇重賢善相)•견체상(見諦相)•관온과실상(觀蘊過失相)•유위과환상(有爲過患相)•의법상(依法相)•의의상(依義相)•의지상(依智相)•의료의경상(依了義經相)•불의료의경상(不依了義經相)•부작제악상(不作諸惡相)•자리익상(自利益相)•이익타상(利益他相)•선작업상(善作業相)•무열뇌상(無熱惱相)•승행상(勝行相)•획일체제불법문상(獲一切諸佛法門相)•에 주한다. 자씨여, 마땅히 알자니, 법을 듣는 사람은 이와 같은 승묘한 마음을 구족하고, 능히 잘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들어서, 일체의 법은 아가 없고 인(人)도 없이, 본래 청정하여서, 생사와 열반이 평등하고 둘이 없음을 알지니라. 또 보살마하살은 안(眼) 등의 오근과 고(苦) 등의 수(受)와 남녀의 의명(意命)은 능히 번뇌 생사의 근본을 일으키고, 신(信)등의 오근과 삼무루근(三無漏根)은 능히 번뇌를 버리는 것이니, 이것이 열반의 인(因)이 됨을 관하여, 번뇌성(性)은 본래부터 불생불멸하여서 성상(性相)이 상주(常住)함을 알지니라. 이와 같이 수습하면, 이것을 반야바라밀다라 하느니라.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닦은 승행(勝行)과 지혜와 상응하거나 상응하지 않거나 분별함이 없이 두 지혜가 평등하여 중생을 버리지 아니하고, 항상 대비를 일으켜서 널리 일체를 덮고, 청정하여 움직이지 않음이니, 이와 같이 수습하면 이것을 반야바라밀다라 하느니라.

(3)반야바라밀다의 불가사의한 귀절(句節)의 뜻을 설함

부처님이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이 반야바라밀다의 귀절의 뜻은 불가사의한 것이다. 이것이 상응구(相應句)•여리구(如理句)•여량구(如量句)•불어구(佛語句)•요연구(了緣구)•무애구(無 句)•무멸구(無滅句)•대사구(大捨句)•부동구(不動句)•일체부동구(一切不動句)•무의지구(無依止句)•평등구(平等句)•무난구(無難句)•무고하구(無高下句)•실제구(實際句)•불변역구(不變易句)•무착구(無著句)•무주구(無住句)•무소주구(無所住句)•대치구(對治句)•적정구(寂靜句)•극적정구(極寂靜句)•변적정구( 寂靜句)•무희론구(無戱論句)•무기구(無起句)•즉진구(卽眞句)•불결구(不缺句)•무여구(無餘句)•무제구(無際句)•무대치구(無對治句)•최승구(最勝句)•진실구(眞實句)•여여구(如如句)•절언구(絶言句)•불별이구(不別異句)•무피차구(無彼此句)•삼세평등구(三世平等句)•무삼세구(無三世句)•부주오온구(不住五蘊句)•부주육계구(不住六界句)•부주십이처구(不住十二處句)•부주십팔계구(不住十八界句)•의법구(依法句)•의의구(依義句)•의지구(依智句)•의요의구(依了義句)니라. 이와 같은 귀절의 뜻은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불가사의한 것이다. 언설(言說)을 여읜 까닭이며, 진실한 승의(勝義)인 까닭이며, 인(因)의 비유가 없는 까닭이며, 비유할 수량(數量)이 없는 까닭이며, 위가 없는 까닭이며, 자리(自利) 이타(利他)인 까닭이며, 크게 희유(希有)한 까닭이니, 오직 부처와 부처만이 능히 증지하고 능히 설하며 다른이는 헤아리고 알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는 자성이 없고 상(相)이 없고, 비할데 없고 비유할 수 없어서, 오직 부처만이 바야흐로 능히 다 궁구(窮究)한 것이다. 또 자씨여, 이 반야바라밀다는 곧 오은과 십이처(十二處)와 십팔계(十八界)도 아니며, 의(依)도 없고 지(止)도 없으며, 생하지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안에 있지도 않고 밖에 있지도 않으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는 불가사의한 것이다.

11. 자씨보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찬탄함

그때에 자씨보살이 이 반야바라밀다를 듣고 환희하고 용약(勇躍)하며, 게송으로써 찬탄하였다.

①대웅(大雄)세존 지혜는 무량하여서 십력과 사무외와 진정 해탈과 신통이 광대하여 변제가 없어 일체를 측량하는 자가 없도다. ②옛적일직 무량한 부처 섬겨서 심히깊고 미묘한 지혜를 얻고 난행고행 한 것이 항사겁이라 이런고로 조어사 이루시었네. ③부처님이 일체지 증득 하여서 적멸과 난사의에 머무르시고 부처만이 스스로 증지하여서 가 없는 부처경계 나타내시네. ④법성은 진상(眞常)하여 이변(二邊)여의고 적멸과 무위로서 삼계 벗어나 번뇌업장 고통을 끊어 버리면 법신이 청정하여 진해탈 이라. ⑤보리의 도량에서 장각을 이룬 제불만이 지니고 증지 함이라 청정담연 하여서 거래가 없고 무상무행 하여서 설시(說示)도 없네. ⑥열반은 비함없고 비유도 없어 범부와 이승들이 알지 못하며 등각의 보살들도 능히 모르고 불세존 혼자서만 밝게 아시네. ⑦불회(佛會)중에 일체의 성문중 들은 자기이익 얻어서 여래 칭찬코 누진(漏盡)으로 최후의 몸에 주해도 이들은 불의경계(境界) 알지 못하네. ⑧일체의 벽지불의 날낸 지혜가 시방에 편만함이 도마(稻麻)같아서 백천만겁 다같이 사유하여도 불의지혜 헤아려 알지 못하네

12.부처님이 외도를 제도함

부처님이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일곱 가지로서 능히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다함이 없는 법문을 얻는 것이니, 이른바 인(因)이 다함이 없고, 유정계가 다함이 없으며, 대비(大悲)가 다함이 없고, 미묘한 작용이 다함이 없으며, 법문이 다함이 없고, 생사의 마를 파괴하기 때문에 지혜가 다함이 없는 까닭이다.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다는 행(行)이 없고 상(相)도 없고 생함도 없고 멸함도 없는 것이다. 보살은 일체의 법에서 이와 같이 알지니라.

(1)미말저(微末底)의 문법(問法)

부처님이 이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실 때에, 회중에는 미말저(微末底)라는 한 사람의 외도(外道)가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어, 부처님께서는 일체 모든 법은 본래 나지 아니하여서 자성이 청정하다고 말씀하시나, 이 뜻은 그렇지 않읍니다. 자재천은 상(常)으로서 일체 만물의 부모가 되어, 능히 모든 법을 생(生)하고 능히 창조하며 능히 작용하여 세간을 편안하게 세운 것입니다. 또 말하기를 "신아(神我)는 능히 일체의 모든 법을 생하며, 그리고 이 아는 마음 가운데 머물러서 오직 엄지손가락과 같다"고 하며, 또 말하기를 일체 모든 법은 화합으로 좇아 생긴다하는데 어찌 이제 "생함이 없다"고 말씀하십니까.

(2)자재천(自在天)이 상(常)이 아님을 설함

그때에 박가범부처님께서 미말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묻는 것은 너의 따라 대답하여 너의 의심을 끊으리라. 마땅히 자세히 들을지어다. 네가 말한 것과 같이 자재천이 상으로서 능히 일체를 생할것 같으면 생한 만물은 동일성(同一性)으로서 다 또한 상이 되어야 할 것이며, 만약 생한 것이 전후에 변역(變易)하여 상주(常住)가 아니라면, 이치가 또한 그러하지 아니하니, 용(用)이 체(體)를 떠나지 아니하면 마땅히 이것이 상주가 될 것이요, 체가 용을 떠나지 아니하면 마땅히 상이 아닐 것이라. 그 까닭에 자재천의 상(常)이라는 자가 생한 것은 상생(常生)이라야 할 것인데. 어찌하여 때가 있으며, 혹은 생하고 생하지 못하는 것은 이미 상생이 아니라 어찌하여 이것이 상이 되겠느냐. 이러한 뜻으로써 그가 생한 것은 결정코 이것이 무상(無常)과 한가지니라. 생한 것이 이미 많으면 또한 하나가 아닐 것이요, 만약 이것이 하나라면 마땅히 차별이 없을 것인데, 만물을 구분하면 어찌 이것이 하나가 될 것인가.

(3)자재천이 일체를 생하지 못함을 설함

또 자재천이 능히 일체를 생하였다고 하면 자비가 없는 것이다. 만약 자비가 유정으로 하여금 다 인천(人天)에 나서 항상 쾌락을 받게 할 것인데, 어찌하여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팔고(八苦)를 받게하고, 삼악취에 나서 온갖 고통을 받게 하는가, 만약 자비가 있다면 어찌 자기가 생하여 자기가 세운 것을 자기가 해하는가, 만약 자재천 이것이 하나이고 이것이 상일것 같으면 생한바 일체도 변역이 없을 것인데, 어찌하여 유(類)가 다르고 생멸이 무상하여 오취중에서 이러한 부정(不淨)함을 받는가, 비유하면 과(果)를 보고 곧, 그 인(因)을 아는 것과 같이 마땅히 알지니, 자재천은 상도 아니요 하나도 아니니라. 만약 묘하고 좋은 것은 이것을 자재가 지은 것이고, 누추하고 착하지 못한 것은 필사차(畢舍遮)•-악귀(惡鬼)들의 총칭-의 소위라고 하면, 이와 같은 말도 또한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선은 자재천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악은 필사차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하면 선악이 생긴 곳이 서로 다른데, 어찌하여 자재라 할것인가. 또 모든 유정이 악을 짓는 사람은 많고, 선을 닦는 사람이 적은 것은, 곧 필사차가 자재천보다 승한 것이다. 또 모든 유정이 지은 착한 일은 자재가 시키고, 모든 악지은 것은 귀신이 가르친 것이라고 하면, 너는 모든 제자에게 항상 이러한 말을 했다. "선을 지으면 천상에 나고, 악을 지으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였으니 만약 천상에 나고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 선악 짓는데 말미암은 것이라고 하면 어찌하여 저 자재가 짓는다고 하는가. 비유하면 국왕이 사인(使人)에게 명령하여 재물을 하사(下賜)하고 벼실을 주는 것을, 다만 왕이 하사한다고만 말하고, 마침내 선교(宣敎)가 사람에게 명령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으며, 또 국왕이 사인(使人)의 명을 끊으면 다만 왕이 죽였다고 말하고 괴회(魁膾)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만약 선을 지으면 자재천에 돌리고, 모든 악을 짓는 것은 필사차에 받는다고 하면, 유정은 무슨 까닭에 고와 낙을 받는가.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대자천은 결정코 일체를 조작(造作)하지 못하느니라. 만약 하나라고 하면, 유정은 무슨 까닭에 능히 무량한 착하고 악한 마음을 내는가, 이로써 알지니, 또한 이것이 하나가 아니니라. 만약 일체가 자재천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면 곧 마땅히 순전한 선이라야 할 것인데, 어찌하여 악이 있는가. 사람이 때때로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모든 악한 일을 하는 것은 이것이 곧 악한 사람이라, 만약 중생의 악한 것도 자재로 말미암은 것이라 하면, 세간은 다 지옥의 죄인으로서 스스로 악업을 짓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어찌 네 홀로 자재에게 미루는가. 또 사람이 남을 악 짓는다고 비방하는 것이 무량한 죄를 얻는다고 하면, 네가 자재천을 비방하여 죄얻는 것도 또한 그러할 것이다.

(4)신아(神我)도 짓는 자가 아님을 설함

또 미말저야, 자재천 조작(造作)의 과실(過失)이 앞에 말한 것과 같다고 하면, 신아의 과실은 그보다 배가 넘을 것이다, 만약 아가 상(常)으로서 능히 창조하고 작용한다고 하면, 이 몸이 가고 머무는 것도 마땅히 자재를 얻어서 사람이 능히 해하는 자가 없을 것인데 어찌하여 부르짓고 통곡하며 죽음을 겁내는가. 만약 신아가 상(常)으로서 능히 기억하고 생각할 것 같으면, 과거의 지은 업으로써 모든 고통스러운 과보를 받는 것이므로, 금생(今生)에서는 악을 짓지 아니할 것이며, 또 신아가 상(常)일 것 같으면 마땅히 자재하여서 쇠하고 늙은 것을 버리고 항상 젊고 씩씩하며, 헌 옷을 벗고 다시 좋은 새옷을 입을 것인데, 어찌하여 노병사(老病死)가 있는가.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신아(神我)는 짓고 만드는 자가 아니니라.

(5)신아(神我)는 인연화합으로 생하는 것이 아님을 설함

다시 또 미말저야, 신아로써 모든 법을 관하더라도 또한 화합한 인연으로 생한 것이 아니니라. 무엇 때문인가하면, 인은 생하는 성(性)이 없는 것이다. 인에 만약 생이 있으면 연을 기다리지 아니할 것이며, 연에 생성(生性)이 없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만약 인과 연과 신아가 능히 화합한다고 설해도, 이것도 또한 그러한 것이 아니다. 두 소경이 각각 따로 행동하더라도 능히 물건을 보지 못하고 설혹 함께 있게 하더라도 보지 못하는 것은 또한 마찬가지다. 마땅히 알지니, 신아와 인연이 화합하더라도 또한 능히 생하지 못하느니라. 만약 능히 생한다고 하면 이것은 무상(常)이라. 작용이 있는 까닭에 생한바 과(果)와 같이 결정코 이것은 무상이니라. 이로서 마땅히 알지니, 소생(所生)을 떠나서 밖에 따로 능생(能生)이 없느니라.

(6)일체 법은 가유(假有) 실무(實無)로써 인연 좇아 환(幻)으로 있음을 설함

오대(五大)의 극히 미세(微細)한 것은 이것이 상(常)으로써, 능히 모든 법을 생한다고 설하나, 이것도 또한 그러하지 아니하다. 오직 물과 쌀이 화합하여 술이 되고, 마시면 곧 취하게 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취하는 힘은 밖에서 온 것이 아니고, 물에서 나온 것도 아니며, 또한 쌀에서 나온 것도 아니요, 물과 쌀과 화합하여 전변하여 생긴 것이다. 일체 모든 법을 작(作)하는 자가 없고, 또는 아(我)가 있어서 인연으로 된 것도 없다. 왜 그런가 하면, 대지(大地)와 허공과 수 화 풍계(風界)도 마땅히 또한 그러하다고 알지니라. 어찌 무상(常)한 물건이 유정을 생하겠느냐. 일체 모든 법은 거짓으로 있는 것이요. 실상(實相)이 없는 것이라. 자재천이 생한 것도 아니요. 또한 신아가 생한 것도 아니며, 화합한 인연으로 좇아 오대가 능히 생하는 것도 아니라. 이러한 까닭에 마땅히 알지니, 일체의 모든 법은 본성(本性)으로부터 생하지 아니하고 인연으로 좇아 환(幻)으로 있는 것이라.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으며, 단(斷)도 아니요 상(常)도 아니며, 청정담연(湛然)하여서 이것이 진실로 평등한 것이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1)모든 법은 오직 마음이라

①일체의 유의법은 이것이 모두 건달바가 화작한 성시와 같이 중생의 망심으로 취해 가지고 나타난다 하여도 실유 아니라. ②모든법은 인으로 난것 아니요 인이없는 데에서 남도 아니며 허망한 분별에서 있는 것이라 이로써 유심이라 설함 이로다. ③무명의 망상으로 보는 것이니 이러한 일체모든 색상의 인은 장식을 의지하는 바가 되어서 뭇형상 연에따라 나타 남이라. ④사람눈에 가린 것 얼른 거려서 망령되게 공중의 꽃봄과 같이 습기로써 마음을 요탁케 하고 이로좇아 삼유를 나타 냄이라. ⑤안식은 아뇌야에 의지 하여서 능히온갖 물건을 보는 것이니 비유하면 경중에 모든 형상을 분별하면 다른데 없는 것같네. ⑥보는 것은 다자기 마음 으로서 떳떳함도 아니요 단도 아니라 이것이 뇌야식의 변한 바로써 능히 일체 세간을 나타 냄이라. ⑦법성은 모두 다가 평등하므로 일체의 모든법의 의지가 되는 장식은 이에항상 끊임이 없고 말나는 계교하여 아라고 하네. ⑧집기(集起)를 설하여서 심이라 하고 사량의 성으로서 뜻이라 하며 분별하는 그뜻을 식이라 하니 이로서 유심이라 설함 이로다.

(2)모든 경계(境界)는 식(識)의 변화

①마음밖에 일체의 있는 경계는 망심으로 모륜화(毛輪華) 보는 것이니 집착함은 실상이 모두 없으며 이것이다 식심의 변한 바니라. ②색이색의 공능을 갖추는 것은 일체가 아뇌야에 의한 것인데 범우는 망령되게 분별 하여서 이것을 진실다운 유(有)라 이르네. ③잠자고 깨어나고 혼취(昏醉)함이나 행하고 머무르고 앉고 눕거나 업지음과 그밖의 모든 작용은 모두다 장식(藏識)에서 일어남이라. ④유정도 이세간도 모든 만물도 자체가 지은 것이 결코 아니요 신아가 지은것도 또한 아니며 세간성(性)은 미진(微塵)도 아님이로다. ⑤나무에 불의성이 있다 하여도 능히제가 스스로 타지 못하고 문질으매 인하여 불을 일으켜 이로써 어두움을 없에 버린다. ⑥전전(展轉)해 서로인이 되는 것 같이 아뇌야를 의지로 하게 되어서 모든식이 그에게 좇아 생하여 능히누(漏)와 무루를 일으킴이라. ⑦바다가 바람연(緣)을 만남으로써 여러 가지 파도를 일으키고서 현전(現前)한 모든 작용 전전하여서 간단할 때가없는 것과 같도다. ⑧장식의 바다에도 그러하여서 경계의 바람으로 동하게 되어 항상곧 모든식의 물결 일어나 간단이 없는것도 그런 것이라.

(3)바른 지혜를 연수(硏修)함

①만약낙(酪)을 그대로 아니 흔들면 그의수를 사람이 보지 못하나 공력을 베풀기를 쉬지 않으면 제호(醍 )를 바야흐로 얻을 것이다. ②아뇌야의 망령된 훈습에 의해 여래장을 가리고 덮어 있으나 닦고익혀 온전히 익을 때에는 바야흐로 정지(正智)가 밝아지리라. ③모든식(識)이 인연에 따라 전(轉)하면 본각의 그마음은 아니 보여도 자각하는 지혜가 나타남에는 진실성은 언제나 동하지 않네. ④순금이 오직광(鑛)에 있음과 같이 돌속에 있을때는 쓸곳 없으나 부수어 단련하면 진금(眞金)을 얻어 종종의 장엄구를 만들 것이다. ⑤아뇌야의 본성은 청정하지만 망령된 모든식에 훈습되나니 뚜렷한 원경지가 서로 응하면 햇빛이 구름밖에 난 것 같으리. ⑥만약에 공을닦는 자가 있어서 공함에 수순하여 공을 취하고 공색이 다르다고 관하는 것은 진실한 관자라고 할수 없도다. ⑦색은곧 이모두가 공한 것이라 색공의 불가득을 관하는 것은 이것이곧 승의의 공이 되므로 이것이곧 진정한 해탈자니라. ⑧객진의 모든번뇌 자성이 없고 무명의 망상으로 분별 함이라 실상(實相)은 있고없음 아니언마는 중생의 허망으로 보는 소이라. ⑨오직항상 일월의 밝은 광명이 능히넓게 우주에 비춤과 같이 일체모든 여래의 청정한 장(藏)은 뭇공덕 이에모두 갖추었도다. ⑩진망(眞妄)이 서로서로 훈(薰)하는 것은 오직 두 코끼리가 서로 싸워서 약자는 가고오지 못함과 같이 망심도 다한후는 거래 없도다.

(4)움직이지 않는 청정한 여래장

①「연화의 그본성은 염오 없어서 물에서 솟아나서 진흙 여의고 꽃잎이 아름답게 활짝 필때는 보는자 누구라도 기뻐 함이라. ②일체모든 여래의 때없는 식은 영원히 일체모든 습기를 끊고 청정한 일체지혜 원명하여서 현성에 귀취하는 바가 되니라. ③저오직 가장승한 모든 보배가 다시모든 하자와 가린 것 없이 저모든 윤왕들의 보관이 되어 정상에 항상쓰여 있음과 같이, ④일체의 모든여래 청정한 장은 영원히 일체모든 분별 여의고 체에다 항하사의 덕을 갖추운 일체모든 부처의 청정법신은 ⑤진실한 무루계에 항상 머물어 청정하게 해탈한 몸이시니라 적멸하기 허공과 다름이 없고 법성은 가고옴이 없는 것이라. ⑥삼계에 불이나타 난다 하여도 생도아니요 또한 멸도 아니라 이세계와 또다른 세계 까지도 담연하여 언제나 동치 않는다.

(5)진실 여여한 법계

①「평등한 진실여여 법계에서는」부처님과 중생이 여여 하여서 단도 아니요 또한 상도 아니다 항상 대비가 다함 없는 것이라. ②일체모든 부처의 법성의 신(身)인 변함없는 본각의 자연지혜는 이것이곧 진실한 승의제로써 그오직 부처만이 증지 함이라. ③자성의 그체성은 생함 없어서 모니(牟尼)는 본래부터 적정 함이라 저모든 삼유에서 유전(流轉)하다가 필경에 귀의하는 곳이 되리라. ④법에는 가고오는 상이 없어서 삼세에 항상적연 한 것 이니라 진정한 삼매중에 머무는 자는 거기서 법계신을 보게 되리라. ⑤청정하고 사의를 할수 없으며 항사의 모든덕을 갖추었도다 이것이곧 적정한 무루계로써 모든부처 이로써 의지한 바라. ⑥부처에 법보응의 삼신 갖추어 체상용이 모두다 평등하므로 심히깊고 광대한 성(性)이 되어서 승의에는 차별이 없는 것이라.

(6)부처님의 일체지(一切智)

①「누(漏)없고 변역없고 일체의 상과 번뇌와 소지장을 멀리 여의고 본성이 어느때나 청정 하여서 모든때가 없으며 염착이 없네. ②이것이곧 진정한 조어사이며 성품이 청정함이 곧 열반이요 이것이 또한 법신 부처이시라 체에 항사의 덕을 갖추었도다. ③무구를 가히사의 할수 없으며 육도(六度)가 어느때나 원만 함이니 이것이 곧 부처의 일체지로서 광대하여 변제가 없는 것이라. ④영원토록 사상을 끊은 것이며 모든 습기 끊어서 보리 이루고 항사의 일체공덕 모두 갖추어 모든법에 스스로 자재함이라.」

(7)부처님의 대비원력과 상주법신(常住法身)

①「널리 모든 색상(色像)을 나타내어서 대비로서 청정한 과위(果位)로부터 항상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고 일체 모든 번뇌와 분별이 없네 ②원력이 모두 함께 원만 한 것이 오직 마니 구슬이 색에 따라서 다능히 나타내는 그것과 같고 화공(畵工)이 모든 상을 그림과 같다. ③나타난 현상들과 모든 경계는 이 모두가 식심의 변한 것이라 중생들의 가진바 모든 성욕(性欲) 여래가 모두 능히 아는 것이라. ④법신은 어느 때나 동치 않으나 원력으로 인연따라 나타남이라 도솔천에 나타나 강신(降神)하여서 백상타고 왕궁에 탄생하셨네. ⑤출가로 고행닦고 보리수 에서 일체 모든 마원을 항복 받고서 성불하여 법륜을 전하신 다음 혹은 열반의 상을 나타내어서 ⑥생멸이 있는 것을 시현했으나 진신(眞身)은 항상 동치 않는 것이라 둔근은 작은 법을 즐기므로써 방편으로 열반을 설하지마는 ⑦저 오직 진여법계 그 가운데는 열반의 상이라곤 없는 것이라 대비로써 즐겁게 요익 하시고 일체 모든 중생을 인도하시네. ⑧그 오직 대상주(商主)와 다름이 없이 어리석고 어린 것 유진(誘進)하여서 보살의 크고 넓은 마음으로써 열반에 모두 들게 하심이로다.

[외도의 참회와 귀명]

그때에 미말저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몸과 마음이 쾌적하고 기쁨이 무량하여서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리하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으로 공경하게 승묘한 게송으로써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①생사의 큰 바다에 빠져있어서 사견에 얽매이고 다시 얽혀서 가비미야갸 나선 외도들에게 우치하여 혼폐를 입었습니다. ②사견이 이로좆아 생겼사오니 십력이신 선서존 혜일(慧日)비추사 나라연 자재천등 교를 듣고서 애착함과 탐욕을 증장한 것과 ③마음으로 광란(狂亂)을 일으킨 것을 정견으로 어두움 파해 주시니 이것이 곧 진실한 여래의 교라 지심으로 대성존께 귀명하리라. ④대범신(大梵身)의 사비(四臂)와 그의 사면(四面)은 오직 저 연화에서 생겨났으나 사위타(四違陀)를 아울러 연설하여서 오로지 사견만을 증장하더니, ⑤이제 오직 박가범 부처께서와 혜일이신 대성존께옵서 만이 우리들의 의혹을 능히 깨시니 진실로 귀명해야 할 곳입니다. 때에 미말저가 부처님을 찬탄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크게 선리(善利)함을 얻고, 부처님의 혜일(慧日)과 바른 지혜의 광명을 입어서 사견과 의심의 일체가 다 없어졌아오니, 내 이제 대성세존께 귀명합니다."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의 이름을 '미말저'라고 한 까닭은 외도를 구하여 마음이 의혹된 때문입니다. 이제 부처님 앞에서 정법안(正法眼)을 얻어서 의혹의 마음이 없어졌으므로, 소말저(蘇末底)라고 하겠습니다. 나와 제자들과 함께 오늘부터 불 법 승에 귀명하여 대승을 수행하겠사오며, 퇴전함이 없이 얻은바 선리(善利)함을 유정들에 회향하여 다 불도에 향하게 하기를 서원하옵니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미말저를 위하여 이 법을 설하실 때, 회중의 무량한 중생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고, 육십이 나유다의 보살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證)하였다.

13.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여덟 가지 법을 설함

또 자씨보살마하살이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려면 마땅히 여덟 가지 법을 닦을지니라.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하면, 이른바 온선교(蘊善巧)•처선교(處善巧)•계선교(界善巧)•제선교(諦善巧)•연기선교(緣起善巧)•삼세선교(三世善巧)•일체승선교(一切乘善巧)•일체법선교(一切法善巧)니라.

(1)온선교지(蘊善巧智)를 설함

①바른 지견(知見)을 설함

어떠한 것이 온선교인가 하면, 이르되 색온(色蘊)은 오직 물거품과 같다고 관하는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것을 보고 흰 모직(毛織)이라고, 물에 들어가서 잡으려고하나, 그 물거품은 흩어져서 잡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은 바른 지혜로써 제일의(第一義)를 보고, 색(色)의 성(性)은 오직 거품과 같다고 알지니, 이 인연을 바른 지견(知見)이라 한다. 또 수온(受蘊)은 물위의 거품이 속히 일어 났다가 속히 꺼지며, 찰나도 머물지 않는 것과 같다고 관하라. 보살마하살은 바른 지혜로써 제일의를 보고, 수(受)의 성(性)은 오직 물거품과 같다고 관하라. 이 인연을 바른 지견이라고 한다. 또 상온(想蘊)은 오직 아지랑이와 같다고 관하라. 목마른 사람이 멀리 아지랑이를 보고, 이것을 물이라고 달려 가서 찾으려고 가까이 가면 곧 없어지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은 바른 지혜로써 제일의(第一義)를 보고, 상성(想性)의 공(空)함을 깨칠지니, 이 인연을 바른 지견(知見)이라 한다. 또 행온(行蘊)은 오직 파초의 중심이 견고함이 없어서, 이것을 까기를 그치지 않으면 구경에 소득이 없다고 관하라. 보살마하살은 바른 지혜로서 제일의를 보고, 행성(行性)이 공하다고 알지니, 이 인연을 바른 지견이라고 한다. 또 식온(識蘊)은 오직 환화(幻化)와 같다고 관하라. 세간의 환술사(幻術師)가 금은과 진보(珍寶)와 진주(眞珠)와 영락(瓔珞)을 환술로써 만들지마는, 그 실체(實體)를 구해보면 결국 얻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은 바른 지혜로써 제일의를 보고, 식(識)의 성(性)은 공하여 오직 환화와 같다고 알지니, 이 인연을 바른 지견이라고 한다. 이렇게 관하고 모든 유정에게 대비심을 일으켜서 구제할 뜻을 일으킬지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것을 온선교(蘊善巧)라고 한다.

②선교지(善巧智)를 설함

또 관하라. 오온(五蘊)은 오직 환몽과 같이 망상으로 전도된 마음으로부터 생겼으므로, 아(我)가 없고, 인(人)도 없으며. 중생도 없고 수명(壽命)도 없으며, 양육(養育)할 것도 아니요 사부(士夫)도 아니며, 보특가라(補特伽羅)•의생의 유동(意生儒童)•작자(作者)•수자(受者)도 아니다. 선교한 방편으로써 온성(蘊性)은 공하여서 오직 꿈 속의 생각이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알라.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선교지(善巧智)라고 한다. 또 보살마하살은 관하라. 온(蘊)은 메아리와 같아서 아(我)도 없고 인(人)도 없으며, 내지 작자(作者)와 수자(受者)도 없다. 이와 같이 온성(蘊性)이 공해서 산골에 메아리와 같음을, 모든 인연에서 실답게 깨쳐서 알면, 동등하여 두 상(相)이 없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선교지라고 한다. 또 관하라, 온(蘊)은 그림자처럼 업연(業緣)으로 좇아 나타나므로, 아도 없고 인또 없으며, 내지 수자(受者)도 없다. 이와 같이 그림자의 성(性)을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알면, 동등하여 두 상이 없는 것이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선교지라고 한다. 또 관하라, 온(蘊)은 거울 가운데 형상과 같아서, 아도 없고 인(人)과 내지 수자(受者)도 없다. 이와 같이 거울 속의 형상은 안(內)도 아니요 바깥도 아니므로 불가득(不可得)을 깨달으면 평등하여 둘이 없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선교지라고 한다. 또 관하라, 온(蘊)은 인연으로 좇아있는 것이므로, 환(幻)과 같고 화(化)와 같으며, 아도 없고 인(人)내지 수자(受者)도 없다. 선교지로써 실답게 깨쳐 알면 평등하여서 두 상(相)이 없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선교지라고 한다. 또 관하라, 온(蘊)은 이것이 변하고 무너지는 상(相)으로써 무상(無常)이요 고(苦)이며 공(空)이요 무아(無我)며 부정(不淨)한 것이라. 성(性)은 본래부터 공적(空寂)하여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며, 아니 무너지는 것도 아니라고, 실답게 깨쳐 아는 것을 온(蘊)의 선교지라고 한다.

(2)처선교지(處善巧智)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을 처선교(處善巧)라고 하는가 하면, 이르되 안처(眼處)•이비설신의처(耳鼻舌身意處)의 내법(內法)은 다 공하다고 관하고, 다음에 색처(色處)•성향미촉법처(聲香味觸法處)의 외법(外法)도 또한 공하다고 관하여, 바른 지혜로써 제일의(第一義)는 안도 아니요 바깥도 아니라고 관하라. 정지견이라고 하며 이것을 처선교지(處善巧智)라고 한다. 또 처선교지가 있으니, 이른바 안•이•비•설•신•의처가 모두 다 이것이 공한 것이므로, 보고 듣고 깨치고 아는 상(相)도 또한 없다고 아는 것을, 법처지(法處智)라고 한다. 또 법처(法處)를 아는 지혜가 있으니 색•성•향•미•촉•법처의 자성은 공적하여서, 안•이•비•설•신•의처의 경계(境界)의 상도 아니라고 아는 것을, 법처를 아는 지혜라고 한다. 또 처선교가 있으니, 이르되 안처(眼處)•이•비•설•신•의처의 법성은 공적하여서 아와 아소가 없고 색•성•향•미•촉•법처의 법성도 다 공하여서 아와 아소가 없으며, 서로 응함도 아니요 서로 응하지 않음도 아니며 착한 법도 아니요 착하지 않은 법도 아니며,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아서 두 상이 없이, 본래 공적한 것이라.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처선교지라 한다. 또 처선교지가 있으니, 안처(眼處)•색처(色處)는 본래 청정하여서 물들고 집착함이 없으므로, 안처는 견고하여서 적연(寂然)하게 상주(常住)하는 것이며, 이와 같이 귀에 소리•코에 냄새•혀에 맛•몸에 촉감•뜻의 법성도 본대 청정하고 무염무착(無染無着)이며, 내지 의근(意根)은 견고하고 적연하게 상주불변(常住不變)이라, 이것을 보살의 처선교지라고 한다. 또 무엇이 처선교지인가 하면, 이른바 성인(聖人)의 곳과 범부가 아닌 곳은 능히 성도(聖道)를 출생하는 것이니, 이것을 처(處)라고 하며, 범부의 삿된 행동은 악도(惡道)를 출생하므로 비처(非處)라 한다. 보살마하살은 팔성도(八聖道)에 주하여, 대비심을 일으켜서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정정취(正定聚)에 들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처선교지라고 한다.

(3)계선교지(界善巧智)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을 보살의 계선교지(界善巧智)라 하는가 하면, 이르되 안계(眼界) 색계(色界) 안식계(眼識界)에는 아도 없고, 또한 아에 속(屬)하지 않으며, 또 안계•색계•안식(眼識)을 인연으로하여 일어나는 것도 아니요, 내지 의계(意界)•법계(法界)에 아가 없고, 또한 아에 계속(繫屬)되지 않으며, 내지 의식계(意識界)에도 아가 없고 또한 의식을 인연으로하여 일어난 것도 아니라고 관하라. 이와 같이 보살은 바로 지혜로써 제일의(第一義)를 관하여, 십팔계의 성(性)은 곧 이것이 공으로써, 아가 없고 인(人)도 없으며, 법계가 평등하고 청정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을 알 것이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계선교지라 한다. 또 계선교지가 있으니, 이른바 법계지(法界智)를 깨쳐서, 지•수•화•풍계(界)의 성(性)은 이것이 공이요, 굳은 것과 습기(濕氣)와 따뜻함과 움직임은 다 불가득(不可得)으로서 진제(眞際)와 한 가지로 법성과 동등하다고 아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법계지(法界智)를 깨친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또 법계지를 깨닫는 것이 있으니, 안계(眼界) 내지 의계(意界)의 성(性)은 공이며, 색계(色界)내지 법계의 성(性)도 공이요, 안식계(眼識界) 내지 의식계(意識界)의 성(性)도 공으로써, 또한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분별하는 상(相)이 없다고 아는 것이니, 이것을 곧 법계지를 아는 것이라고 한다.

(4)제선교지(諦善巧智)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이 체선교지인가 하면 이른바 사제(四諦)의 고(苦)•집(集)•멸(滅)•도(道)로써 이 오온(五蘊)의 고와 고행의 고와 괴멸(壞滅)의 고를 관하는 것을, 고성제지(苦聖諦智)라 하고, 무명이 증장하는 오온을 깨쳐 아는 것을 집제지(集諦智)라 하며, 탐욕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모든 고를 다 멸하는 것을 멸제지(滅諦智)라 하고, 이 멸(滅)을 위하여 팔성도(八聖道)를 닦는 것을 도제지(道諦智)하고 하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제선교지(諦善巧智)라 한다. 또 제선교지가 있으니 이른바 고가 생(生)함이 없음을 아는 것이 고제지(苦諦智)이며, 집(集)이 일어나지 않음을 아는 것이 집제지(集諦智)이며, 본래부터 생(生)하지 않았으므로 이제 곧 멸할것도 없다고 아는 것을 멸제지(滅諦智)라고 하며 둘이 아닌 상(相)에서 중도관(中道觀)을 닦는 것을 도제지(道諦智)라 하는 것이니, 이것을 제선교지(諦善巧智)라고 한다. 또 보살마하살이 고를 받음은 공하여 자성이 없으며, 능관(能觀)의 정지(正智)도 다시 또한 다 공하다고 아는 것을, 고중(苦中)의 고지(苦智)라고 하고, 집(集)의 연기(緣起)는 인연에 좇는 것이므로 환(幻)으로 있는 것으로써, 능관의 정지도 또한 다 이것이 공하다고 관하는 것을 집중(集中)의 집지(集智)라고 하며 탐욕과 애착이 멸하는 것도 본성(本性)이 공한 것을 알고 정지(正智)가 현전(現前)하여 청정평등한 것을 멸중(滅中)의 멸지(滅智)라 하고, 고의 도(道)를 벗어나는 것도 불가득(不可得)이라고 알고, 바른 지혜로써 관찰하는 것도 자성이 다 공하다고 아는 것을 도중(道中)의 도지(道智)라고 하며, 이와 같이 바른 지혜로써 모든 분별을 여이는 것을 보살마하살의 제선교지(諦善巧智)라고 한다. 또 능히 고를 생하는 체도 곧 생함이 없다고 아는 것을 고중(苦中)의 진지(眞智)라 하고, 집기(集起)(번뇌)를 생하는 집(集)도 화합함이 없다고 아는 것을 집중(集中)의 진지(眞智)라 하며, 본무(本無)를 생각하는 것도 곧 멸함이 있는 것도 없다고 아는 것을 멸중(滅中)의 참지혜라 하고, 고를 벗어나는 도(道)도 유(有)를 여의고 무(無)를 여의었다고 아는 것을 이것을 도중(道中)의 진지(眞智)라고 하며 보살마하살이 실답게 깨쳐 아는 것을 제선교지라고 한다. 또 제선교지가 있으니 이른바 삼제(三諦)로써 세속제(世俗諦)•승의제(勝義諦)•실상제(實相諦)니라. 세속제라 함은 일체 세간의 언어•문자, 보고 듣고 깨쳐 아는 것이요, 승의제라 함은 마음 가는 곳이 다 멸하고 또 문자(文字)가 없으며, 일체의 견문각지(見聞覺知)를 여읜것이요, 실상제라 함은 일체의 상은 곧 무상(相)이라, 이와 같은 무상(無相)은 곧 이것이 실상(實相)이라고 하는 것이니, 보살마하살이 속(俗)에 물들지 않고, 진(眞)을 관하여 주(住)하지 않으며, 일상(一相)이 평등한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제선교지라 한다. 또 두 제(諦)가 있으니, 이른바 세제(諦)와 진제(眞諦)라. 세제라 함은 이른바 일체 세간의 색심(色心)등의 법에 실답게 보고, 실상(實相)에 맞게 아는 것이요, 진제라 함은 이르되 이공(二空)의 이치는 청정 담연(湛然)하게 구경 적멸하여서, 이것을 화(화)하매 싫어하지 아니하고, 진여로 알고 취할 것이 없으며, 법으로써 얻을 것이 없는 것이라.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제선교지라 한다. 또 한 가지 제(諦)가 있으니, 곧 진여의 청정법계는 없고 멸도 없으며, 단(斷)도 아니요 상(相)도 아니라. 이변(二邊)을 멀리 여의고 구경 안락한 것이라. 생과 무생에서 마음에 두 상(相)이 없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제선교지라 한다.

(5)연기선교지(緣起善巧智)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이 연기선교지인가 하면, 보살마하살은 연기(緣起)가 유전(流轉)함이 끊임이 없는 것은, 무명으로써 행(行)을 인연하고, 행은 식(識)을 인연하며, 식은 명색(名色)을 인연하고, 명색은 육입(六入)을 인연하며, 육입은 촉(觸)을 인연하고, 촉은 수(受)를 인연하며, 수는 애(愛)를 인연하고, 애는 취(取)를 인연하며, 취는 유(有)를 인연하고, 유는 생(生)을 인연하며, 생은 노사우비고뇌(老死憂悲苦惱)를 인연으로 한다고 관하라. 보살이 바른 지혜로써 여실히 연기(緣起)가 자성이 없음을 알고, 생멸이 없는 법성이 현전(現前)하여, 무심(無心)•무작(無作)•무주(無主)•무섭(無攝)함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연기선교지라 한다. 또 일체 모든 착한 인(因)과 착하지 못한 인과 움직이는 인과 움직이지 아니하는 인과 생사의 인과 열반의 인등 이러한 것들을 다 여실히 알고, 모든 중생의 이근(利根)과 둔근(鈍根)이와 같은 근성(根性)과, 이와 같은 인(因)과 이와 같은 연(緣)과 이와 같은 과보와 이와 같은 본말(本末)을 다 여실히 알고, 그 인연에 따라 생하는 선을, 닦고 모아서 잃어버림이 없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연기선교지라 한다. 또 망상(妄想)이 멸하면 곧 무명(無明)이 멸하고, 무명이 멸하면 곧 행(行)이 멸하며, 행이 멸하면 곧 식(識)이 멸하고, 식이 멸하면 곧 명색(名色)이 멸하며, 명색이 멸하면 곧 육입(六入)이 멸하고, 육입이 멸하면 곧 촉(觸)이 멸하며, 촉이 멸하면 곧 수(受)가 멸하고, 수가 멸하면 곧 애(愛)가 멸하며, 애가 멸하면 곧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면 곧 유(有)가 멸하며, 유가 멸하면 곧 생(生)이 멸하고, 생이 멸하면 곧 노사수탄고우뇌(老死愁歎苦憂惱)가 멸한다. 보살마하살이 바른 지혜로써 연기의 무생(無生)•무멸(無滅)•무주(無主)•무섭(無攝)임을 아는 이것을 연기선교지라 한다. 또 자씨여, 일체의 인연은 다 거짓 화합한 것으로서 자성이 없고, 아(我)•인(人)•중생(衆生)•수명(壽命)으로 좇아 생장(生長)함을 얻지 못하는 것이니, 이 유정을 위하여 이와 같은 법을 설하기를 한량이 없고 가가 없이 다함이 없으며, 여실히 아는 이것을 연기선교지라 한다. 또 보살마하살이 일체 인연에 의하여 행한 법이 무생•무멸•무진(無盡)의 상(相)임을 알아야 할지니, 이 무진의 상은 곧 보리의 상이라,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연기선교지라 한다.

(6)삼세선교지(三世善巧智)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이 삼세선교지인가 하면, 이르되 과거의 모든 착한 법을 여실히 수행하고, 착하지 못한 법은 항상 멀리 버리겠다고 생각하며, 여실히 알고 다 모두 일체 유정에게 회향할지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과거선교지라 한다. 또 미래의 모든 선근(善根)과 보리의 자량(資糧)을 생각하여, 모두 일체지지(一切智智)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미래선교지라 한다. 또 현재의 모든 바른 생각에 상응하는 착한 법에서, 사사된 생각에 상응하는 착하지 못함을 일으키지 않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현재선교지라 한다. 또 과거는 모두 이것이 공이요, 현재도 미래도 또한 다 공해서 삼세가 평등함을 관하고, 제일의(第一義)에 주하는 이것이 진실한 해탈이라. 또 과거 현재 미래의 일체 부처님의 복덕지혜를 관하여서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삼세선교지라 한다. 또 과거는 이미 멸하고, 미래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며, 현재는 머물지 않는다고, 삼세의 선법(善法)을 관하고, 닦은바 승행(勝行)을 다 서원하여 무상보리에 회향하며, 현재의 선법에 찰라도 머물지 아니하면서, 항상 보리심을 일으키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삼세선교지라고 한다. 또 과거는 이미 멸하고 미래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며, 현재는 머물지 아니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생멸하여 염념(念念)에 머물지 않는다고 마음으로 항상 깨닫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삼세선교지라 한다. 또 보살이 불사의(不思議)자재한 신통으로써, 과거에 심은 선근(善根)과 현재에 닦는 모든 선과, 미래에 깨달을 마음을 능히 생각하여, 마땅히 서원을 원만하게 하며, 서원하여 다 무상보리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의 삼세선교지라 한다. 또 모든 유정을 성취하려고 하는 까닭에, 과거에 있었던 선근을 생각하고, 일체 유정에게는 그 근기에 따라 소원에 의해서 성취하게 하며, 미래의 모든 부처님에게는 모든 공양을 하여, 일체 유정에게 그 근기에 따라 당래(當來)에 성취하게 하며, 모든 현재의 일체 유정에는 신통으로서 설법하고 여러 가지로 교화하며, 근기에 따라 성취하게 하며, 모든 현재의 일체 유정에는 신통으로서 설법하고 여러 가지로 교화하며, 근기에 따라 성취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삼세에서 자기와 다른 이를 이롭게 하고, 보살의 승묘(勝妙)한 행을 원만하는 이것을 보살의 삼세선교지라 한다.

(7)일체승선교지(一切乘善巧智)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이 일체승선교지인가 하면, 이르되 성문승(聲聞乘)•독각승(獨覺乘)•보살승(菩薩乘)•이 삼승(三乘)에서 벗어나기를 구하는 것이니라.

①성문승선교지(聲聞乘善巧智)를 설함.

어떠한 것이 보살마하살이 성문승에서의 선교한 지혜인가 하면, 부처님이 세간에 나타나심을 만나서, 사제(四諦)의 법을 듣고, 소리에 인해서 이치를 깨달아 정견(正見)이 생기게 하는 까닭에 이것을 성문(聲聞)이라 하고, 청정한 계행을 닦는 까닭에 계율의 몸이 원만하며, 선정을 얻는 까닭에 선정의 몸을 원만하고, 제(諦)의 이치를 보는 까닭에 지혜•해탈•해탈지견신(解脫知見身)-해탈에서 일어나는 大悲의 지혜를 얻은 몸이다.-을 얻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성문승에서 선교지를 얻는 것이라고 한다. 또 성문승의 선교지가 있으니, 삼계중에서 피권하고 게을한 생각을 일으켜서, 유위법에 깊히 무상(無常)을 관하고, 일체 법을 보기를 다 무아며 열반적정하므로서 환희하고 애락(愛樂)한다. 또 오온은 원적(怨賊)과 같다고 관하고, 모든 경계(境界)는 독사(毒蛇)와 같다고 관하며 안(內)의 육처(六處)는 공(空)한 취락(聚落)과 같다고 관하여 항상 벗어나기를 원하고, 열반을 즐겨서 믿고 의지할 생각을 일으키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성문승에서 선교(善巧)를 얻는 것이라고 한다.

②독각승(獨覺乘)의 선교지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이 보살마하살이 독각승에서 선교한 것인가 하면, 이르되 모든 유위를 싫어하여 벗어나기를 즐기고, 탐욕이 적어서 지족(知足)하며, 모든 희론(戱論)을 여의고 한가하고 고요하게 거처하기를 즐기고, 모든 인연에는 자연스럽게 모든 법의 무상(常)함을 깨쳐서 해탈을 얻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독각승에서의 선교지라고 한다.

③대승법(大乘法)선교지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이 보살마하살이 대승법에서 선교함을 얻는 것인가 하면, 대승의 공덕이 한량없고 가가 없어서,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모두 다 저 최상승에 깨쳐 들게 하는데 장애가 없고, 생멸이 없이 큰 지혜를 얻으며, 일체의 복덕과 선근을 쌓아 모으는 것이니, 일체 유정의 수용(受用)하는 바가 되기 위한 까닭이며, 모든 바라밀을 성취하여 모든 심행(心行)을 조복(調伏)하게 하는 까닭이며, 위없는 큰 보리를 증장하는 까닭에, 큰 위력(威力)이 있어서 보리수(菩提樹)에 이르러 도량에 앉아서 중생의 근기를 관하고, 대비를 버리지 아니하며, 장애없이 널리 일체를 다 가엾게 여기기를 하나 자식과 같이 하는 것이니, 능히 일체 악도의 모든 두려움을 초월하게 하는 까닭이며, 능히 일체의 불법을 나타나게 하는 까닭이며, 외도와 모든 마원(魔怨)을 꺾어 항복받는 까닭이며, 보리의 승법(勝法)의 깃발을 세우는 까닭이며, 능히 단상(斷常)의 모든 번뇌를 없애는 까닭이며, 여래의 걸림 없는 지혜를 얻는 까닭이며, 불법과 모든 진보(珍寶)를 풍족하게 더하는 까닭이며, 근기에 따라 이익되게 하고 그릇되거나 잃어버림이 없는 까닭이며, 유정을 양육(養育)하여 대비(大悲)를 이루는 까닭이며, 십력(十力)•사무소외(四無所畏)•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불법(佛法)•상호(相好)•공덕(功德)•영락(瓔珞)으로써 장엄하여 과실(過失)이 없는 까닭이니, 이와 같은 일체 모든 선교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대승선교지라 한다. 또 일체 제불의 승(乘)인 까닭에, 일곱 가지 법을 구족하므로써 불의 대승이라고 하는 것이니, 전륜왕이 칠보를 구족한 것과 같은 것이다. 무엇이 일곱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대관찰(大觀察)이요, 대수순(大隨順)이며, 대지혜(大智慧)요, 대정진(大精進)이며, 대방편(大方便)이요, 대증오(大證悟)며, 대사업(大事業)이니라. 대관찰이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착한 친우에 친근하여 정법을 듣고, 한 찰나에 일체 법을 깨쳐서 실상(實相)이 현전(現前)하는 것이요. 대수순이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큰 지혜와 큰 선정과 큰 자비를 성취하여 자기와 다른 이를 이익되게 하는 것이며, 대지혜라 함은, 보살마하살은 진실상(眞實相)을 보고 아법(我法)을 다 공하다고 하는 것이요. 대정진이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무량한 아승지겁에 대비만행(大悲萬行)을 능히 이룩하는 것이며, 대방편이라 함은, 보살마하살은 평등인(平等忍)을 얻어서 생사에도 머물지 않고, 열반도 증(證)하지 않는 것이요. 대증오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십력•사무소외•십팔불공법•불법을 증하여 무량무변한 큰 공덕이 있는 것이며, 대사업이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생사중에서 큰 보리를 얻어서, 항사(恒沙)의 만덕(萬德)과 부처님의 사업을 성취 원만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일곱 가지 승한 법을 구족하는 것을 법왕이라 하는 것이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대승선교지라한다.

(8)일체법 선교지(善巧智)를 설함.

①유위 무위의 지혜를 설함

또 무엇이 일체법선교지인가 하면, 이르되 유위와 무위라, 보살이 이 두 법에서 선교방편이 최승하여, 몸으로 착한 행동과 입으로 착한 행동과, 뜻으로 착한 행동에 청정하게 증장하고, 무상정등 보리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의 유위선교지(有僞善巧智)라 한다. 보살이 몸과 입과 뜻에 삼무작(三無作)을 갖추고, 청정평등하여서 무상정등보리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의 무위선교지(無爲善巧智)라 한다. 또 선교가 있으니, 이르되 보살마하살이 보시•지계 내지 정려를 증장 수습하여, 무상정등 보리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의 유위선교지라 하고, 또 반야바라밀다로써 일체의 상을 여의고, 모든 바라밀다를 닦아서 무상정등 보리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무위선교지라 한다. 또 선교가 있으니, 방편지(方便智)로서 사섭법(四攝法)을 행하여 중생을 섭취(攝取)하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유위선교지라 하고, 또 제일의(第一義)에 주하여 비록 중생을 섭취하나, 그러나 취착(取著)함이 없이 보리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무위선교지라 한다. 또 선교가 있으니, 번뇌는 생사를 증장하고 보리에 수순하는 여러 가지 법은 생사를 끊는다고 아는 이것을, 보살의 유위선교지라 하고 또 공(共)•무상(無相)•무원(無願)의 삼해탈문(三解脫門)을 알고 능히 무상정등보리에서 결정코 평등하며 둘이 없고 분별이 없어서 퇴전함이 없는 이것을 보살의 무위선교지라 한다. 또 선교가 있으니, 삼계에서 행하지만 삼계에 애착하지 않는 이것을 보살의 유위선교지라 하고 삼계의 성(性)은 다 이것이 공하여서 환화(幻化)와 같다고 알고 취착하지 않는 이것을, 보살의 무위선교지라 한다. 또 이와 같은 법성은 청정하여서 상(相)이 없고, 이름이 없다고 알아서 일체지(一切智)를 갖추는 것을 실지(實智)라 하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거짓 이름과 방편으로써, 이와 같이 분별하는 이것을 권지(권지)라 한다. 보살마하살이 이 여덟 가지 법에서, 정체지(正體智)와 후득지(後得智)가 자재한 것을 반야바라밀다라고 한다.

②지혜와 방편을 설함.

또 다 능히 일체 법성을 아는 것을 지혜라 하고, 모든 착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관찰하는 것을 방편이라 하며 수순해탈(隨順解脫)하여 모든 분별을 여의고, 성스러운 지혜가 나타나는 것을 반야바라밀다라 하고, 또 능히 이와 같은 선교분별로써 모든 소견(見)과 번뇌를 사마타(奢摩他)와 비발사나(毘鉢舍那)로써 이와 같이 뽑아 없애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능히 위없는 큰 서원을 원만하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그 열뇌(熱惱)를 없애고 청량(淸凉)함을 얻게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능히 번뇌의 성(性)을 가히 얻을 수 없음을 아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몸과 마음의 고통을 없애고 안락을 얻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법의 동산에서 노닐며 다라니를 염송하여, 이치와 지혜가 나타나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모든 유정을 위하여 의지처(依止處)가 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능의(能依)와 소의(所依)에서 무주(無住)•무착(無著)한 이것을 지혜라 하고, 서른일곱 가지의 보리에 수순하는 모든 법을 얻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마땅히 항상 생각을 여의고, 실상(實相)과 지혜와 서로 응하여 큰 법락(法樂)을 얻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다시 능히 오바라밀(五波羅蜜)을 생장(生長)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즐기는 승(乘)에 따라서 함께 부처님 지혜에 귀명하여 자성이 밝게 비추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능히 일체 생사의 거센 물결을 건너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실상(實相)에는 중생이 멸도(滅度)를 얻은 자가 없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바른 행을 세우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본성(本性)이 공하다고 보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객진(客塵)번뇌를 없애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잘 능히 지혜의 성(性)이 물듬이 없음을 깨달은 이것을 지혜라 하고, 행(行)에서 행한바 없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법의 공함을 깨달은 이것을 지혜라 하고, 삼계에 취착하지 않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모든 보살로 하여금 제일의(第一義)를 깨닫게 하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모든 중생을 섭취하여 만선(萬善)을 행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일체의 현성(賢聖)은 동일(同一)한 법계라, 이것을 지혜라 하고, 그 근성(根性)에 따라 망상분별을 없애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본래부터 청정 적멸하여서 생함이 없음을 보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능히 방편을 일으켜서 어리석고 어두움을 없애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깊이 선정에 들어서 선정에 머무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이승(二乘)을 유도(誘導)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법집(法執)을 끊어버리고 부처님 지견(知見)에 드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중생의 근기에 따라서 훌륭한 깨달음이 생기게 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근성(根性)이 공함을 아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망상의 경계를 초월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승의제(勝義諦)를 보이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권도(權道)로 사제(四諦)를 설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모든 수행에 가히 얻을 수 없음을 깨친 이것을 지혜라 하고, 공덕을 부지런히 구하여 대비 서원이 다함이 없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진여는 오고감이 아님을 알고 법계가 평등한 이것을 지혜라 하고, 인연에 따라 널리 시현(示現)하여 일체를 교화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번뇌성(性)이 본래 해탈임을 아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지혜로써 번뇌의 허망분별을 아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중생의 마음은 본래 적정하다고 아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권하여 잠자는 습기를 닦아서 끊는게 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일체 중생의 심행(心行)의 차별과 팔만 사천의 모든 진로문(塵勞門)은 곧 불혜문(佛慧門)이라 이것을 지혜라 하고, 성문과 연각으로 하여금 선교하게 권하여 닦게 하며, 점차로 불도에 들게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보살이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여,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하는, 이것을 반야바라밀다라고 한다. 부처님이 이 마하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실 때, 회중(會中)의 삼십이 구치의 보살마하살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고, 칠십만팔천의 중생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으며, 이 모임의 대중은 각각 온갖 묘화(妙華)•보당(寶幢)•번개( 蓋)등 모든 장엄구(莊嚴具)와 첨복화향(瞻蔔華香)으로써 반야바라밀다에 공양하며, 여래와 자씨보살마하살 등 모든 보살의 위에 흩고, 일체의 제천(諸天)은 허공중에서 하늘의 기악(妓樂)을 연주(演奏)하며, 여러 가지 노래와 게송으로써 여래를 찬탄하고, 무량겁에 보리의 가가 없는 공덕을 성취하였다.

14. 문법(問法)공덕과 신해(信解)공덕을 설함.

그때에 부처님이 일체 대중과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들이 능히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대승공덕과 다함 없는 법문의 불가사의함을 물었다. 저 모든 모인 대중들이 이 경을 들으면,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은 공덕을 원만할 것이다. 만약 이 경을 듣고 신해(信解)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수지(受持)하고 독송(讀誦)하며, 서사(書寫)하고 해설(解說)하면, 이와 같은 사람의 이익은 무량하고 불가사의하여서, 또한 비유하거나 그 수(數)를 헤아릴 바가 아니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웃옷을 벗어서 자씨보살에게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 착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 능히 이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묻는도다. 일체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다 수희(隨喜)할 것이다." 때에 자씨보살이 부처님의 옷을 받아서 정대(頂戴)하고 존경하며 이렇게 여쭈었다. " 이 옷은 곧 이것이 여래 진신(眞身)의 불탑(佛塔)으로서, 일체의 천룡과 인 비인등이 마땅히 예를 하고, 오른쪽으로 돌며 공경하게 온갖 공양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때에 대중이 홀연히 보니, 무량한 온갖 꽃과 보만(寶 )과 번개( 蓋)가 시방으로부터 와서 부처님 정상(頂上)에 머물고, 허공중에서 잠깐 사이에 두루 대회(大會)의 자씨보살과 대중의 위에 덮히며, 또 번개( 蓋)와 공양구 가운데서 큰 음성을 내어서 찬탄하여 말하기를 " 착하고 훌륭하십니다. 자씨보살마하살은 잘 이뜻을 물었습니다. 우리들은 깊은 마음으로 수희하고 공양드립니다." 하였다. 그때에 사리불(舍利弗)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이들 화만과 번개는 어디에서 왔기에, 이러한 음성을 내어서 찬탄하고 수희합니까?" 그때에 박가범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자씨보살은 과거세에서 보살행을 하여, 무량한 백천만억의 모든 중생들을 도탈(度脫)하였다. 이제 보살의 불퇴지(不退地)에 머무는 자도 있고, 혹은 성문•독각•인•천(天)중에 있어서, 그 모든 중생이 숙세의 인연으로써, 시방세계에서 각각 온갖 보배와 화만과 번개로써 반야바라밀다경과 부처님께 공양하고, 자씨는 이와 같은 공덕을 찬탄하여 이러한 음성이 있는 것이다." 이 말씀을 마치자 일체 모인 대중이, 자씨보살마하살에게 깊히 존중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모두 이러한 말을 했다. "우리들이 오늘 크고 훌륭한 이로움을 얻고, 이 사람을 보고 친근하고 공양함을 얻었으며,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 경을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중생이 부처님의 명호와 자씨보살마하살의 명호를 듣는 것도 오히려 한량 없고 가가 없는 공덕을 얻을 것이온데, 하물며 친히 부처님 앞에서 이 경을 듣고 신해(信解)하고 수지(受持)하는 것이겠습니까"

15. 경을 가지는 공덕을 설함.

그때에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서 일 겁 동안에 여러 가지 보시를 하는데, 금(金)•은(銀)•유리(瑠璃)•산호(珊瑚)•마뇌(碼뇌)•진주(眞珠)•마니(摩尼)•머리와 눈, 뇌와 골수를 아낌이 없으며, 금계(禁戒)를 호지(護持)하고, 안인하고 정진하여 모든 선정을 닦는 것보다, 만약 이 경의 일사구게(一四句偈)-한 게송이 네귀로 된 귀글-를 들으면, 나는 말할 것이다. "이 사람은 대승반야바라밀다를 성취하였으며, 이 공덕은 앞의 공덕보다 승하다"고. 만약 이 법을 여의면 모든 바라밀다를 다 성취하지 못할 것이다. 사리불이여, 이 인연으로써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전을 듣고 신해하고 수지하며, 사유(思惟)하고, 수습(修習)하면, 나는 말하리라. "이 사람은 능히 속히 무상보리를 성취할 것이다"고,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곧 이미 제불여래의 보리법인(菩提法印)을 얻은 것이니라. 사리불이여, 만약 보살이 있어서 이 경을 설할 때는 마땅히 이러한 서원을 발할지니라. "내 이제 마땅히 이 경을 풍송(諷誦)하여 널리 사람들을 위하여 설하리라"고. 능히 이러한 생각을 일으키면 곧 단바라밀을 원만한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일체의 보시중에 법시가 최승한 때문이다. 만약 이 경을 가지기를 법신을 수호하는 것과 같이 하면 곧 이것은 계바라밀을 원만한 것이며, 무생인(無生忍)에 수순(隨順)하면 곧 안인바라밀이 되고, 이치대로 게을하지 아니하는 이것을 정진바라밀이라 하며, 적멸(寂滅)에 평안하게 머무는 이것을 정려바라밀이라 하고 자연혜(自然慧)를 얻어서 다른 이의 깨침에 말미암지 않는 이것을 반야바라밀이라 한다. 사리불이여, 만약 또 사람이 있어서 이 경의 사구게(四句偈) 등을 수지하면, 속히 능히 위없는 보리를 원만하고, 만약 모든 보살이 이 법요(法要)를 가지고, 독송하고 서사하며, 혹은 경책을 가지고 있는 곳은 곧 부처가 있는 곳이라.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이미 여래의 일체 법장(法藏)을 얻은 것이라. 만약 이 경전을 수지하는 자가 있으면, 비록 형체는 차별이 있으나, 보리심은 두 상(相)이 없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사리불이여, 이 경은 곧 이것이 불퇴보리(不退菩提)의 실상법인(實相法印)이니라.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만약 모든 보살이 이 경에 수순하면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무상(無上)보리를 퇴전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모든 보살이 이 경에 수순하면 마땅히 알지니, 곧 이것은 일체 불법에 수순하는 것이니라."

16. 제천(諸天)이 경 가진자를 보호 할 것을 맹서함.

이때에 세간을 보호하는 사천대왕(四天大王)과 모든 권속이 다 합장하고 존중 공경하게 일심정념(一心正念)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우리들 사천왕이 지금부터 정법의 대중을 보호하겠습니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가지는 자는, 곧 이 분이 법사입니다. 우리는 마땅히 섬기고 공양하고 공경하기를 부처님과 같이 하고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무엇 때문인가 하면, 일체 모든 부처님과 대승의 법은 다 이 경으로 좇아 나온 까닭입니다." 그때에 천제석(天帝釋)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우리들이 부처님으로부터 다른 경을 비록 들었사오나, 아직 일찍 이와 같이 심히 깊고 최승한 경전을 들어보지 못하였습니다. 우리들이 이제 힘써 맡아서 모든 천(天)들과 함께 이 경전이 있는 국토(國土)•성읍(城邑)•취락(聚落)•산림(山林)•나무밑과 공한(空閑)한 곳에 따라서, 수지하고 독송하며, 서사하고 해설하는 일이 있으면 우리들 제천은 청중(聽衆)이 될 것이오며, 이 경이 있는 까닭에 그 국왕과 후비(后妃)와 권속이 체력이 증성(增盛)하여 영원히 우환이 없게하고, 대신•경상(卿相)•일체 인민과 설법하는 법사를, 우리들이 항상 함께 옹호하여 쇠환(衰患)이 없게 하겠사오며, 모든 나라 안에 음양질서가 순조로워서 모든 어긋나는 손실이 없게 하고, 일체의 원적이 능히 침해하는 자가 없으며, 모든 심은 것이 잘 성숙하고, 인민이 안락하며, 그 법사의 체력(體力)이 증장하고 변재가 자재하게 거침이 없게하며, 또 법사로 하여금 대중 가운데서 크게 무외(無畏)를 얻어서 사자왕처럼 널리 남을 위하여 설하게 하겠습니다." 그때 박가범께서 천제(天帝)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훌륭하다. 교시가( 尸迦)-제석이 옛날 사람되었을 때의 族姓이다.-여, 네가 이 경과 설법하는 법사를 이와 같이 옹호하고 쇠환이 없게 하려는구나. 네 이제 마땅히 알지니, 만약 법사를 보호하면 곧 이것이 법을 보호하는 것이 되고, 만약 법을 옹호하는 것은 곧 국토와 일체 중생을 옹호하는 것이니라."

17. 네 가지 상을 나타내어 법사를 옹호함.

그때에 사바세계(娑婆世界)의 주(主) 대범천왕(大梵天王)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우리들은 범중천(梵衆天)들과 함께 선정(禪定)의 낙을 버리고, 이 경전과 설법하는 법사가 있는 곳에 따라, 내 마땅히 그에게 가서 그를 위하여 네 가지 상(相)을 나타내어, 그 법사로 하여금 우리들이 온 것을 알게 할 것입니다. 그 네 가지가 무엇인고 하면, 첫째는 큰 광명을 보고, 둘째는 특이한 향내를 맡고, 셋째는 그 법사로 하여금 변재가 거침없게 하며, 넷째는 모든 청중(聽衆)으로 하여금 일심전념(一心專念)하게 하는 것이니, 이 네 가지 상으로써 우리들의 모임에서 정법을 듣는 자를 위하여 옹호하는 것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그때에 마왕파순(魔王波旬)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여서, 나의 궁전으로 하여금 다 광명과 빛이 없게 하고, 진동하여 편안하지 못하며, 힘과 세력이 쇠손(衰損)하게 하였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경을 들은 때문입니다. 만약 이 경전이 있는 곳마다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서, 이 경의 한 게송과 한 구절을 수지하거나, 한 번 귀를 거쳐서 신해하고 수지하면,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授記)를 얻어서 마땅히 부처님의 위(位)를 이을 것입니다." 그때에 마왕파순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 드렸다. "세존이시여, 그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수지함으로써, 우리 권속의 위덕(威德)과 세력이 다 모두 꺾이어 멸하게 하였습니다. 만약 사람이 있어서 이 경전을 수지하고 독송하며 서사하고 해설하면, 그의 있는 곳을 우리들이 서원코 항상 옹호하고, 한 생각의 장애의 마음도 일으키지 아니하겠습니다."

18. 부처님이 광선유포(廣宣流布)를 부촉(付囑)함

그때에 박가범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미래세에서 수지하고 독송하여 이 경을 유포(流布)하라. 정법이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한 까닭이니라." 사리불이 여쭈었다. "오직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마땅히 수지하겠습니다." 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마땅히 수지하고 독송하여 이 경을 유포하라." 아난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오직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마땅히 수지하겠습니다. 우리들이 비록 능히 받들어 행한다 하더라도 모든 보살과 같이 광선유포(廣宣流布)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을 유포하지 못함을 근심하지 말라, 무량한 보살마하살이 다 이 모임에서 모두 다 전수(傳授)하고 유통(流通)하기를 서원하였느니라." 모임 가운데 육십 구치의 보살마하살이 이 경전을 호지(護持)하기 위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우리들이 맹세코 마땅히 시방세계에서 이 경을 유통하겠습니다. 이 사바세계에 스스로 자씨가 있어서 이 경을 선포(宣布)하고, 끊어지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부처님이 멸하신 후 오백 세에 모든 중생이 이 경전을 잠시라도 듣거나, 한 번 귀를 거치면 마땅히 알 것이니, 이 사람은 부처님의 수기(授記)를 얻을 것입니다 이 경의 한 게송 한 글귀를 수지하면, 마땅히 알것이니 다 이것은 자씨보살마하살의 위신(威神)으로 건립(建立)한 것입니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모든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장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들은 이제 내가 있는 곳에서 이 경을 호지하였으니, 마땅히 무량한 긍가사( 伽沙)의 불소(佛所)에서도 또한 이 경을 호지할지니라."

19. 자씨보살이 불전(佛前)에서 참회함.

이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길이 꿇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내가 이 경을 물어서 여래를 촉범(觸犯)하였습니다. 이제 부처님 앞에서 지성으로 참회를 드립니다. 오직 원하오니 자비로써 저의 허물을 애민하시고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모든 보살님들도 또한 나의 이와 같은 회과(悔過)를 받아주옵소서." 부처님이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이 경에서 깊은 이취(理趣)의 반야바라밀다를 얻고, 대승법에서 의혹이 없으며, 몸과 입과 뜻에서 그릇된 과실이 없으니, 일체 모든 부처님은 다 함께 그대를 인가(印可)할 것이며, 나도 또한 이와 같다. 그대가 설한 법은 나와 같아서 다름이 없다."

그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어떻게 이 경의 이름을 부치겠습니까? 우리들은 어떻게 닫들어 가져야 하겠습니까?" 그때에 박가범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은 이것과 과거 현재 미래의 보살마하살의 대승리취(大乘理趣)로써, 또한 일체 중생의 안목(眼目)이 되고, 또한 모든 부처의 본모(本母)가 되는 까닭에, 이 경을 대승보살이취육바라밀다무량무변무진의경(大乘菩薩理趣六波羅蜜多無量無邊無盡義經)이라고 하고, 이 명자(名字)로써 네 마땅히 받들어 가질지니라." 부처님이 이 경을 설하기를 마치자, 장로 아난타 등 모든 대성문과 자씨보살마하살 등 모든 대보살과, 일체 세간의 천(天)•용(龍)•약차(藥叉)•아소라(阿蘇羅)•건달바(乾 婆)•가로라(迦 羅)•긴나라(緊捺羅)•마호락가(摩 洛迦)•인비인(人非人) 등과 불현세계(不 世界)의 무진장(無盡藏)보살마하살 등의 일체의 대중이, 부처님의 설하신 바를 듣고, 다 크게 환희하여 믿고 받아서 받들어 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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