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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왕자 출신 루이빠(Luyi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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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44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03-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정성준 교수의 밀교 인물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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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정성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정성준 교수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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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5-21 19:15 조회 4,49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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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왕자 출신 루이빠(Luyipa)

인도에서 시작된 대승불교는 현교와 밀교의 양요소를 고루 갖추기 마련이다. 온전한 불교수행은 최초 불자가 되어 계학을 갖추고 현교를 수학하여 혜학과 지관을 공부하고, 밀교를 통해 법신․보신․화신을 성취한다. 밀교는 불교수행의 완성이다. 때문에 근본을 헤아리면 밀교와 관련된 인물만을 가려낸다는 말은 모순이다. 붓다로부터 시작된 불교는 전체이어야 한다. 경전 일부를 두고 종학을 구성하거나 교상의 우위를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

후기밀교 시대가 되면 수행자의 개성과 정신적 성향을 고려한다. 제자들은 반드시 아사리의 지도에 의해 적절한 본존과 의궤를 갖추고 관정을 받는다. 후기 대승시대는 혜학을 향상시키는 인명학이 발전한 반면 정학에 있어서는 번뇌에 대치하고 아뢰야식을 향상시키는 수행기법들이 다른 어떤 시대보다 더 발전하였다. 이 과정에서 개인에 따른 소질을 중요시하고, 개인마다 부여되는 밀교경전도 고유의 전승과 계보가 존재하게 되었다. 티벳에서는 지금도 대부분 불자들이 근본상사를 모시고, 개인적 지도를 중요시 여긴다. 본존을 모시고 경전을 수지하며 경전에 입각한 본존과 의궤가 존재한다. 이러한 환경은 특별한 밀교경전에 대해 경전을 연구한 학파나 계보를 성립시켰다.

인도의 경우 밀교에 기여한 인물들은 그 기록이 많지 않지만 경전을 전승한 조사나 성취자들 별로 시대나 환경, 수행내력이 일부 전한다. 대부분 학파들은 전승한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석존을 반드시 포함한다. 또한 붓다는 밀교수법을 속가의 아들인 라훌라에게 비밀히 전하고, 이는 다시 용수보살에게 전해져 오늘에 이른다. 시대적으로 붓다와 라훌라, 용수보살은 밀교시대와 거리가 있지만, 종교가 중요시하는 정신적 현실은 학문적 접근과 다르다.

아바야닷따(Abhayadatta)의 「84성취자전」에는 루이빠(Lūyipa)가 맨처음 등장한다. 루이빠는 ‘생선의 내장을 먹는 자’라는 뜻이다. 루이빠는 왕자로 태어났는데, 스리랑카출신으로 왕위를 계승한 후 두 형제와 함께 나라를 다스렸지만, 왕궁에 갇혀 나라를 다스리는 일보다 수행에 더 관심이 많았다. 여러 차례 출가를 시도했지만 형제들과 신하에 의해 붙들려 되돌아오곤 했지만 마침내 자신의 시종을 매수하여 가출에 성공한 후 보관을 사슴 가죽 한 장과 맞바꾸고 수행자가 되었다. 루이빠는 인도를 유람하면서 석가모니붓다가 정각을 이루었던 붓다가야의 금강좌를 방문하고, 갠지스강 근처의 수도인 빠딸리뿌뜨라에 도착하였다. 루이빠는 구걸로 연명하며 시장바닥에서 자며 지냈는데, 어느 날 다끼니가 찾아와 ‘그대의 마음은 모두 정화되었지만 아직도 마음 구석에 왕자로서 완두콩만한 아만의 장애가 남아있다’고 말하면서 진흙의 발우에 냄새나는 음식을 주었다. 루이빠는 화가 나서 음식을 도랑에 버렸는데 다끼니는, “음식의 깨끗함을 가리는 마음 따위로 열반에 들지 못한다”라고 꾸짖었다. 루이빠는 크게 깨닫고 이후 12년 동안 갠지스강 주변에서 어부들이 버린 생선내장을 먹으면서 마음의 분별과 장애를 물리치며 살았고 드디어 공성의 순수한 의식을 성취해 훌륭한 스승이 되었다. 다른 전승에 의하면 루이빠는 우디야나의 부속주인 라리따짠드라 출신이며 사라하의 제자인 샤와리빠로부터 상와라딴뜨라를 전수받고 많은 제자들을 가르쳤다고 전해진다.

그가 남긴 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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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들개는 코끝에 꿀을 묻히고

미친 듯이 보는 것마다 집어 삼키네

세상에 미혹한 어리석음에 라마는 비밀한 가르침을 던지니

스승의 정신과 조사의 전승은 광명을 발하네.

영특한 제자는 불생의 지혜를 가지고 라마의 순수한 광명을 엿보는 것만으로 경쟁심으로 자신을 해치는 광포한 코끼리 마음의 환영을 물리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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