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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랑반혼전」의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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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44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03-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붓다와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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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전윤호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시인 전윤호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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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5-22 02:26 조회 4,4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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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랑반혼전」의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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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최초의 불교소설로 일컬어지는 작품이 있다. <왕랑반혼전>이다. 저자는 보우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1637년 화엄사에서 간행한 <권념요록>에 한문과 한자로된 본문이 실려 있다. 보우는 조선 중기 유교에 밀려 황폐화 된 불교를 일으키기 위해 문정왕후와 손을 잡고 도첩제도와 승과제도를 부활시킨 장본인이다. 그런데 이 연대가 맞다면 최초의 국문 소설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은 <홍길동>이 아니라 <왕랑반혼전>으로 가야 한다. 왜냐하면 보우는 1509년에 태어나 1565년에 죽었기 때문에 <권념요록>이 간행된 시기보다 훨씬 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보우가 원작자가 아니라 1304년에 간행된 <불설아미타경>에 수록된 <왕랑전>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즉 보우는 한문으로 된 이야기를 한글로 윤색해 옮긴 셈이 되는 것이다. 이 글들이 보우가 저자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학설들이 분분해 국문학사가 다시 써지지는 않고 있다.

「왕랑반혼전」은 염불공덕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일반 신자들에게 교훈을 주려는 목적으로 쓰여 진 소설이다.

길주에 사는 왕사궤라는 사람이 꿈을 꾸었는데 10년 전에 죽은 아내 송 씨가 나타나 남편이 부처를 믿지 않는 것을 한탄하면서 그 때문에 저승으로 끌려가면 큰 벌을 받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이를 면하려면 불상을 모시고 염불을 열심히 하라는 것이었다.

송씨의 예언대로 왕사궤는 명부의 사자에게 끌려갔는데 염라대왕 앞에서 재판을 받을 때, 왕사궤를 잡아온 사자가 증언하기를 그가 정성을 다해 염불하는 것을 보았다고 하였다. 그러자 염라대왕은 크게 기뻐하며 상으로 왕사궤와 송씨를 다시 살려 인간세상으로 내려 보낸다. 그런데 죽은 지 오래 된 송씨는 돌아갈 육신이 없어 월지국 공주의 몸을 빌려 환생하고 다시 남편을 만나게 된다. 다시 만난 부부는 해로하면서 불공을 닦아 극락왕생하였다.

이야기의 구조로 볼 때 소설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와 비슷한 국문 소설로 <안락국 태자전>이있다. 역시 14세기 이전에 나온 <안락국 태자경>을 국문으로 각색한 것으로 16세기에는 <안락국전>이라는 이름으로 발전된 국문 소설이 되었다. 그 외에도 <목련경>을 국문화한 <목련전>도 있는데 이런 국문 불교 소설들이 우리 문학 발전에 이바지한 것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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