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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 보살 ‘나가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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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49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08-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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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정성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정성준 교수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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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8-05 13:16 조회 2,68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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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정성준 교수의 밀교 인물史 (회)

용수 보살 ‘나가르주나’

나가르주나(龍樹, 150-250)는 팔종(八宗)의 조사로 일컬어지듯이 모든 종파와 교파에서 숭앙하는 인물이며 밀교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불교에서는 용수보살로 잘 알려졌지만 밀교의 조사라면 용수아사리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나가르주나가 활동했던 시기는 2, 3세기경이기 때문에 밀교사의 연원을 고려하면 밀교와 무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가르주나가 팔부중도의 논리로 밝힌 공사상은 석가모니 붓다의 연기설을 밝힌 것으로 모든 불교 교학과 실천원리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에 밀교교학과 의례에서 나가르주나를 빼놓을 수 없다. 

<84성취자전>에 등장하는 나가르주나는 어떤 모습일까 매우 궁금해서 소개할까 하지만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나가르주나의 전기보다 각색된 허구를 더 보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에 따르면 나가르주나는 동인도 깐찌 지방의 까호라라는 곳에서 살았으며, 브라만 출신이었다. 원래 까호라는 1,500의 소도시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도둑이 들끓어 삶이 척박해지자 브라만들이 모여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로 결정하였는데, 나가르주나는 이주를 말리고 대신 이곳을 번영한 곳으로 바꾸었다. 

나가르주나는 나란다사를 방문하여 다라보살에 기도하여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는 신이를 경험했다. 나가르주나는 라자그라하로 가서 열두 토속신을 조복하였는데, 이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물었을 때 나가르주나는 수행할 만큼 쌀과 다섯 가지 채소를 달라고 하였다. 

이후 간다실라로 가서 산을 금으로 바꾸는 기적을 일으켰지만, 문수보살이 조언하길 이는 더 큰 분쟁과 악업을 조장할 것이라 조언하여 그만두었다. 

나가르주나의 전기를 전하는 많은 문헌이 있지만 <84성취자전>에는 소몰이꾼 왕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기술하고 왕은 나가르주나에게 국가통치에 대해 자주 조언을 부탁하였다. 

백 년 후 브라만들과의 갈등으로 소몰이꾼은 왕위를 버리고 나가르주나의 제자가 되었다. 왕국은 살기 어려운 곳으로 변하였는데,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불교가 쇠퇴한 것에 원인이 있었다. 나가르주나의 죽음은 브라만으로 변신한 브라흐마가 나가르주나에게 머리를 요구한 것에서 비롯되었는데, 이것은 나가르주나가 외도와의 갈등, 정치사와 얽힌 내력을 반영하는 것이다. 

다른 전승에 의하면 나가르주나는 열반에 들기 전 자신을 미워하던 비구니에게, “내가 이 세상에 오래 있는 것이 싫지요?”라고 조롱하며 입적했다는데, 이 역시 나가르주나가 자신이 설파한 공사상으로 외도와 다른 불교 학파의 미움을 산 배경을 보이는 것이다. 

밀교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밀교가 유행할 당시 인도 사회와 스승들, 그들이 전파한 밀교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것은 중요하다. 

<84성취자전>은 밀교아사리들 대부분이 재가의 몸으로 방대한 인도 경전의 교의를 간결한 의궤를 통해 요약해 수습하고, 몸과 말, 마음에 담아 소박하지만 강렬한 진리의 열정과 갈구를 한몸에 성취한 흔적들을 남기고 있다. 

나가르주나가 보인 신이는 밀교의 성취자로서 일체지지와 신변을 보인 것이며, 정치적 조언과 관련해 재가, 출가의 경계에서 자유로웠던 것 같다. 

불교의 미래가 어떨지 알 수 없지만 미륵 사상에 입각해 살펴보면 미래에는 인류 모두가 수행자이며, 이타적 삶을 실현하고, 환경과 생산을 맡으며, 승려들은 50억 년 전 석가모니 붓다 시대의 교단 전통을 지키면서 붓다와 보살, 조사들에 대한 예경과 망자의 제의를 집행하는 다른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어쩌면 <84성취자전>에 보이는 스승들은 미륵의 세상에서 볼 수 있는 재가불교의 화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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