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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佛像)과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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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7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12-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밀교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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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재동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연구원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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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12-08 10:35 조회 79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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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佛像)과 상징

누구나 부처가 된다는 깨달음 세계의 보편성을 나타내

부처의 백호, 육계, 법륜 등은 『삼매야 만다라』의 바탕


 자연의 위대한 힘은 종교에 영감을 불어 넣으며 때론 신앙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용사(龍蛇), 수목, 태양과 같은 절대적인 힘에 대한 숭경과 간절한 바람이 결국 우주의 큰 힘으로 종합되어 탑묘, 연화, 윤보 등으로 상징화되어 보편적인 신앙으로 승화되어 간다.

 그러면서 우주의 위대한 힘을 석존을 통해 인격적으로 보여주려 하게 된다. 불상의 출현이다. 불상은 석존의 뛰어난 정신 내용을 인간의 형상에 빗대어 여러 가지 상징기물을 갖게 하고, 나아가 협사(脇士, 불상을 모시는 형태로 그 좌우에 세우는 보살의 상(像))를 수반하는 제불제존(諸佛諸尊)으로 나타낸다. 여기서 불상은 단순히 석존 개인, 고타마 싯다르타의 깨달음의 내용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전 인류가 석존의 깨달음을 체득하고 부처가 된다는 깨달음 세계의 보편성을 보여준다.


 범천권청(梵天勸請) 장면을 나타냈다는 스와트(Swat) 박물관에 있는 불타상(6~7C)에는 꽃으로 장식된 대좌 위에 불타석존은 결가부좌하고 선정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양 옆에는 합장작례(合掌作禮)하는 범천(왼쪽)과 제석천(오른쪽)을 거느리고 있다. 이것은 과거 우주의 절대 힘을 가진 범천, 제석천이 부처의 위대한 인격을 따르고 귀의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달리 보면 부처의 위대한 인격을 범천 브라흐만, 제석천 인드라의 힘 그 자체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인도의 전통적인 신앙과 권위에 기반하여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석존의 깨달음은 우주 근원의 생명이나 다름없으며 석존에 대한 신앙은 보다 보편화되어 간다.

 이러한 입장에서 페샤와르(Peshawar) 박물관의 불삼존상(佛三尊像, 2~5C)을 살펴보면, 이 조상(彫像)은 가운데 불타가 연화좌에 결가부좌하고, 편단우견(偏袒右肩)에 승의를 입고 전법륜인을 맺고 있다. 좌우에 입상인 두 보살과 두 신을 거느리는 구도이다. 불타의 머리 위에는 꽃문양이 산개(傘蓋) 형태로 표현되어 있으며, 천인으로 보이는 작은 상이 있다. 불타를 향해 오른쪽은 미륵으로 보이는 상, 왼쪽에는 꽃줄(화강, 花綱)를 잡고 있는 보살이 있다. 불타와 이 두 보살 사이에는 제석천(왼쪽)과 범천(오른쪽)이 상반신을 드러내고 있다. 보살 위쪽에는 원개(圓蓋, 돔) 당 안에 작은 선정불(禪定佛)이 보이고 대좌(台座)에는 중앙에 선정불과 예배자, 오른쪽에 앙굴리말라의 귀불(歸佛) 설화, 오른쪽에 아파라(阿波羅) 용왕의 귀불설을 나타낸 구도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범천, 제석천이라는 베다의 신들은 희미하게 모습을 감추고 대신 미륵, 관음보살을 배치하여 깨달음의 내용을 풍부하게 보여주고 있다. 비아리안의 자연의 부를 가져오는 용왕으로서 정신적인 부를 드러내고, 더구나 교화활동을 크게 드러냄으로써 불타의 뛰어난 인격을 다방면에서 보여주려고 한다. 이와 같이 신들, 보살, 이야기 등을 종합하여 보여주는 방법은 만다라적 표현의 원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정신적 내용을 더욱 충실하게 한다면 중앙의 불타 석존은 비로자나불에 의해 바뀔 수 있다. 당초제사(唐招提寺) 금당의 제존은 중앙에 비로자나불, 양옆에 약사(오른쪽)와 천수관음(왼쪽), 네 모서리에 사천왕, 전면에 범천(오른쪽)과 제석천(왼쪽)을 배치한 양식이다.


 또한 동대사(東大寺)의 법화당(法華堂, 三月堂)은 중앙에 불공견삭관음(不空羂索觀音)을 배치하고 양옆에 범천(오른쪽)과 제석천(왼쪽)을 거느리고 있다. 이 밖에 집금강신, 변재천, 길상천, 일광(日光), 월광(月光)을 거느리고 사천왕이 수호하고 있다.

 이처럼 불타의 세계는 영원한 생명, 우주의 진리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그 표현 형태는 변해가지만, 베다 이래의 범천, 제석천의 신들은 엄연히 명맥을 유지하고, 또한 힌두의 신들을 습합하여 부처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자연신이나 힌두 신들이 한쪽 구석으로 내몰리면서도 의연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예는 태장만다라의 천부 제존이다. 현도태장만다라를 보면 중대팔엽의 존이나 중앙부의 존에게 눈이 빼앗겨 최외원(最外院)이라 불리는 주변부의 작은 제존들을 경시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최외원에는 범천, 제석천을 비롯하여 일천, 월천, 성숙(星宿), 화천, 수천 등 위대한 자연의 힘을 보여주는 제천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들 제천이야말로 태장만다라의 토양으로서, 이 제천의 해명을 통해 비로소 태장만다라의 특성이 밝혀지는 것이다.

 태장만다라를 해명해 나가기 위해서는 또 한 가지 야차귀신과 같은 부류와 부처님의 문제를 생각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 하나의 예를 보면, 그것은 아히짜뜨라(Ahichchhatra) 출토 마투라(Mathura) 조각상 불삼상(佛三像)이다. 쿠샨 왕조 시대(2C~3C)의 것으로 뉴델리 박물관 소장품이다. 이 조각상에서 부처님은 두광배(頭光背)를 등지고 사자좌에 결가부좌하였으며, 부처님을 중심으로 연화와 금강저를 가진 이천(二天)이 배부된다. 부처님의 모습은 정수리에 육계(肉髻), 미간의 백호, 손바닥과 발바닥에 법륜이 새겨져 광배를 나타내고 천상에 비천(飛天), 자리 아래에 보리수가 보인다.


 연화를 지닌 천은 빠드마 빠니(Padma-pāṇi), 금강저를 지닌 천은 바즈라 빠니(Vajra-pāṇi)로 보인다. 마투라 불(佛)은 야차귀신과 같은 부류를 기초로 하므로 연화와 금강저를 지닌 신들은 귀신이지 베다의 범천, 제석천과는 계통을 달리한다.

 고대 베다의 신에서는 형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범천이 연화, 금강저가 제석천으로 여겨지는 것은 이들 논아리안의 신들의 성격과 습합하여 나타난 것이며, 나중에는 양자는 혼동하여 나타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귀신 부류(논아리안의 신들)가 바탕에 있어서 연화와 금강을 가진 신이 나타난 것이다. 이윽고 연화는 자육(慈育)의 덕, 금강은 장애를 극복해 나가는 지덕으로 나타나 태장만다라의 연화부, 금강부의 먼 원인을 이루게 된다. 또한 부처의 백호, 육계, 법륜 등은 『삼매야 만다라』의 여래중덕장엄인(如來衆德莊嚴印)의 바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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