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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와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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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81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3-04-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교계 서브카테고리 지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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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태원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칼럼리스트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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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3-04-07 12:31 조회 6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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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와 불교

인공지능 발전으로 궤를 달리하는 수준의 세상

챗지피티의 알고리즘, 유식(唯識) 내용과 닮아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의 발전으로 등장한 챗지피티(chatgpt)가 화제입니다. 이것은 연산처리장치인 GPU가 1초에 312조번의 실수 계산하는 단계까지 이르면서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챗지피티가 이전의 인공지능과 가장 큰 차이점은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이전에는 모든 정보를 사람이 입력한 것을 바탕으로 작동하였는데,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계산과 같은 것은 인간의 능력을 한참 뛰어넘었다면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는 것과 같은 아주 사소한 내용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챗지피티의 단계에 와서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서서 엄청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하지요. 하나의 예를 든다면 사진으로 밀가루와 계란과 접시 등을 보여주고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면 이를 재료로 하는 음식을 보여주고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조리과정을 물어보면 자세한 과정을 설명한다는 것이죠. 또 엑셀로 된 통계자료를 주고 이를 PPT로 보여달라고 하면 깔끔하게 만들어서 알려줍니다.


 인간이 모든 정보를 입력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작동하면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엄청난 자료를 인공지능에게 주고 스스로 학습을 통해 기능하도록 하면서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엄청난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죠. 소위 딥 러닝이라는 방식의 자율 학습을 통해 챗지피티가 탄생한 것입니다. 그 응답 수준은 전문가 수준의 논문을 작성하는 단계에 까지 이르렀다고 하지요. 이러한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특히 의학분야에서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신약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이 임상 실험이라고 하는데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이를 크게 단축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한 개인의 의료 진료와 관련된 수많은 정보를 토대로 최적의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수준에 이르게 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궁금합니다.


 인간의 인식작용은 눈, 귀, 코, 입, 몸의 감각기관이 각각 사물, 소리, 냄새, 맛, 촉감 등으로 사물을 인식합니다. 그러한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내용을 좋고 나쁜 것으로 구분하는 인식작용을 하게 됩니다. 보통 여섯 번째 인식 작용으로 의식(意識)을 드는데 이것은 대상에 대해 호오(好惡)의 감정을 일으키는 의식인 제7식 또는 말나식(末那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대개 이 말나식이 에고 또는 자아(自我)라고 하는데, 우리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넘어선 어찌 보면 무의미한 내용까지도 인식합니다. 이러한 모든 정보가 저장되는 단계를 제8식 또는 아뢰야식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모든 정보가 저장되는 곳으로 장식(藏識)이라고도 합니다. 불교에서는 이렇게 저장된 정보를 종자(種子)로 표현하는데, 이것이 우리가 어떤 대상을 인식하면 반대방향으로 작용하여 8식에서 7식과 6식으로 그리고 다섯 개의 감각기관으로 작용하고, 반대로 외부이 대상이 감각기관을 거쳐 6식, 7식과 8식으로 작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섯 개의 감각기관인 오근(五根)이 그 인식대상인 오경(五境)과 작용하여 인식작용을 하는데 오근과 오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상(無常)한 것이기에 인식된 것만이 남게 됩니다. 이를 유식무경(唯識無境), 유식에서는 경(境), 즉 대상 내지는 세계가 없다고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의 행위는 모두 아뢰야식에 저장되어 개개인의 취향과 개성으로 발현됩니다. 우리의 모든 행위는 이런 과정을 거쳐 업(業)의 종자로 저장되는데 그 종자는 내 의지에 의해 취사선택한 것이어서 그것이 다음의 선택에 작용하게 됩니다. 즉 보(報)로 작용하게 됩니다. 업과 보는 이렇게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 진행됩니다. 이 종자는 정보처럼 무형의 성질이어서 육체의 소멸과 상관없이 작용하는데, 마치 관성의 법칙처럼 일정한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21세기에 접어들어 과학의 발전과 그에 따른 철학의 변화과정은 20세기 중반까지의 체계와는 궤를 달리하는 수준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합니다. 


 저는 20대 초반에 우연히 불교 교리를 독학하면서 얻은 엉성한 지식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먼저 포스트 모더니즘을 공부하면서 어디에서 많이 본 논리라고 느꼈는데 후에 불교의 내용과 매우 닮았다는 사실입니다. 유식학은 우연히 학교 도서관에서 김동화 박사님의 유식학 책을 보다가 어려워 포기하였는데 챗지피티의 내용을 마주하면서 참 신기하게 유식의 내용이 연상되었습니다. 이 글이 비록 거칠고 오류가 많지만 우리가 미래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의 하나가 불교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이렇게 증명이 되는데 해탈의 길이라고 제사하신 수행을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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