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계만다라 - 미세회微細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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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13호 발행인 록경(황보상민) 발간일 2025-12-01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신행 서브카테고리 서원당안의불교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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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5-12-15 15:41 조회 22회본문
금강계만다라 - 미세회微細會
미세회는 그림과 같이 금강계 구회만다라(九會曼茶羅)의 왼쪽 하단에 위치하고 있다. 미세회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불보살의 존상(尊像)이 삼고저(三鈷杵) 안에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마치 불보살이 등에 삼고저를 지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삼고저란 금강저(金剛杵)라고 하는 밀교의 수행 도구 가운데 하나로서 짧은 창의 양 끝에 세 개의 칼날 송곳이 나 있는 무기다.
창끝이 하나이면 이를 독고저(獨鈷杵)라 하고, 셋이면 삼고저(三鈷杵), 다섯이면 오고저(五鈷杵)라 한다. 독고저는 진여(眞如)를 나타내고, 삼고저는 삼밀(三密)과 삼신(三身)을 뜻하며, 오고저는 오지(五智)와 오불(五佛)을 상징한다. 특히 오고저는 양 끝을 모두 합하여 십바라밀(十波羅蜜)을 나타내기도 한다. 십자형(十字形)의 갈마저(羯磨杵)는 사업(事業)의 성취를 의미한다.
원래 금강저는 고대 인도에서 무기로 쓰였는데, 이것이 밀교에 유입되면서 수행자의 도구로 변용되었다. 금강저는 산스크리트어로 바즈라-바라(Vajra-vara)라고 하는데, 단단하고 견고한 것을 깨뜨려 부수는 것으로, 밀교에서 수행 도구로 썼다. 즉 깊은 신심과 불퇴전의 용맹심을 나타내며 번뇌망상을 최파(摧破)하는 보살심을 상징한다. 금강저는 대개 철(鐵)이나 동(銅)으로 만든다.
미세회(微細會)의 명칭은 ‘금강미세만다라(金剛微細曼茶羅)’라는 표현에서 비롯된 것이다. 금강계 구회만다라 가운데 하나인 미세회는 성신회(成身會)나 삼매야회(三昧耶會)와 마찬가지로 모두 대일여래를 중심으로 37존(尊)이 그려져 있으며, 모두 동일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불보살의 존상(尊像)이 성신회(成身會)와 같지만, 특이한 것은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존상이 모두 삼고저 속에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왜 미세회의 존상은 다른 만다라와 달리 삼고저 속에 그려졌으며, 또 미세회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근거한 것일까? 그 근거는 『금강정경(金剛頂經)』의 「금강지법만다라광대의궤분(金剛智法曼茶羅廣大儀軌分)」에 있는데, 삼고저 속에 존상을 그리는 방법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또 미세회라는 명칭은 ‘금강미세만다라(金剛微細曼茶羅)’라는 표현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세회(微細會)는 비로자나불의 지혜가 미묘하고 미세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금강미세는 비로자나불의 지혜가 금강과 같이 단단하고 부서지지 않으므로 불괴(不壞)의 뜻이며, 그 지혜가 미묘하고 세밀하다 하여 미세라 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비로자나불의 지혜가 미묘 미세하다는 것을 삼고저를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부처님의 지혜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고, 눈으로 볼 수 없는 곳도 미세하게 두루 볼 수 있으므로 금강미세라 한 것이다. 그래서 비로자나불의 지혜를 광명변조(光明遍照)요 제암변명(除暗遍明), 능성중무(能成衆務), 광무생멸(光無生滅)이라 설명한다.
광명변조(光明遍照)는 ‘광명이 두루 비춘다’는 뜻이고, 제암변명(除暗遍明)은 ‘어둠을 걷어내고 밝음을 편다’는 뜻이며, 능성중무(能成衆務)는 ‘능히 모든 일을 이루게 한다’는 뜻이며, 광무생멸(光無生滅)은 ‘빛이 생하고 멸함이 없다’는 뜻으로 불생불멸(不生不滅)을 의미한다.
그래서 비로자나 부처님을 본불생(本不生)이라 부르는 것이다. 이는 ‘본래부터 불생(不生)이요 불멸(不滅)’이라는 말이다. 본래불생불멸(本來不生不滅)을 줄여 본불생이라 한다. 무시무종(無始無終)으로 상주불변(常住不變)하는 진리의 부처님이다. 『금강정경』에서는 “지혜의 표치인 금강저를 코끝에 두고 이를 관상(觀想)하며, 금강지(金剛智) 그 자체에 오로지 마음을 몰두하여 삼매에 든다”고 설하며, 이를 미세회의 만다라라고 설명한다.
금강저 가운데 특히 삼고저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불부(佛部)·연화부(蓮華部)·금강부(金剛部)의 삼부(三部)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도 하고, 신구의 삼밀을 삼고저에 비유한 것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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