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종보 연재글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역삼한담 | 부처님이 진정 내게 오시려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9-06-07 15:55 조회84회

본문

부처님이 진정 내게 오시려면?

 

성대한 봉축 행사만 치를 것이 아냐,

우리 을 분별·차별 없이 수용해야

 

불기 2563년을 맞은 올해의 부처님오신날 봉축표어는 마음자비를! 세상평화를!’이다.

부처님이 이 사바세계에 오신 이유는 이타행을 통해 세상을 정토로 가꾸기 위함이었다. 부처님은 우리에게 주변의 이웃까지도 함께 깨달음의 세계로 이끄는 법을 알려주셨다. 자리이타행을 통해 나뿐만 아니라 대중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길 발원했다. 하지만 현재 불자들에게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는 무엇일까.

불자들에게 있어 부처님오신날이야말로 주변을 돌아보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마음을 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부처님처럼 살고자 한다면 어떻게 이웃들과 함께 나누며 살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부처님 모셔 놓은 불단 앞에 등줄을 치고, 색색으로 한지 연등을 달아 알전구 넣고는 전깃불을 밝힌 뒤 그 아래 앉아 곰곰이 생각했다. 내게도 어릴 때부터 나이 따라 변해가던 소원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던 그 바닥없는 욕심도 있었다. 만나고 싶은 이도 있었고, 오르고 싶은 곳도, 또한 떨 쳐버리고 싶은 생각과 번뇌들도 있었다.

그렇다면, 오셨다던 그님은 존안을 먼발치서 뵙기만 해도, 손만 한번 잡아줘도 내 허허로움 가득 채워지는 불세출의 존재였을까? 아니다. 우리에게 오셨다던 우리 부처님은 누군가에게 미움 사 코끼리에게 짓밟혀 죽임을 당할 뻔했고, 음탕한 지도자라 모함 당했고, 늙은 몸 누일 곳 없어 사라수 아래서 열반에 드신, 몸 아프고, 배고프고, 목마른 분이었다. 고해의 바다인 이 사바세계서 80평 생 사신 분이다.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시고, 그 과정서 얻은 깨달음을 우리 에게 전파하신 분이다.

마음공부를 통해 진실을 깨달으면, 삶은 곧장 아무 일 없는 제법 실상으로 돌아간다. 지금 이대로의 삶을 하나도 바꾸지 않은 채 곧장 완전한 평화와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 아니 이미 있던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것을 증명해 보여주신 분이 바로 부처님이시고, 우리는 그 뜻을 따르기 위해 매년 잊지 않고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는 것이다. 그러나 경전을 아무리 외우고, ‘부처님오신날행사를 성대하게 치른다고 할지라도, 올바른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자신에게는 한푼도 없으면서 밤낮으로 남의 돈만 탐내는 사람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큰 도는 자연스러워 애쓸 것이 없다.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말은 하나 의 형식적인 틀 일뿐이다. 분별서 벗어난다면 지금 이 자체로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지금 이대로의 실상은 부족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깨달음이란 바로 자신의 잣대로 만들어낸 온갖 분별심서 벗어나 아무런 문제없는 생생한 삶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둘로 나누어 놓은 것이 아닌, 지금 이대로 둘이 아닌 하나의 실상, 하나의 부처밖에 없다는 진리에 눈뜨는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바로 지금 그 모든 것의 원천인 이 자리에 그저 존재하는 것뿐이다. 저마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한 분의 부처님 삶을 그저 온전히 받아들여, 시시비비 분별없이 자연스럽게 삶을 살아갈 때, 바로 그때 우리에게도 부처님 이 진정으로 오시는 날이다. 그래야 우리 마음속에 한 번 자리 잡은 부처님은 우리의 삶 속에 계속 머물며, 우리를 지극한 마음으로 지켜봐주시고,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내년 부처님오신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것 같다.

 

<김주일=현대불교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