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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이야기 | 사슴이 뿔을 갈고, 매미가 운다는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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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9-06-07 15:55 조회1,3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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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이 뿔을 갈고, 매미가 운다는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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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사 남혜 정사

 

하지는 24절기 중 열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양력으로는 622일 무렵이다. 천문학적으로는 일년 중 태양의 적위가 가장 커지는 시기이다. 북반구에서는 낮 의 길이가 가장 길고,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아져 동지에 가장 길었던 밤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하여 이날 가장 짧아지는 반면, 낮 시간은 일년 중 가장 길어져 무려 14시간 35분이나 된다.

고려사에 따르면 5월 중기인 하지 기간 15일을 5일씩 끊어 3후로 나누었는데, 초후에는 사슴이 뿔을 갈고, 차후에는 매 미가 울기 시작하며, 말후에는 반하의 알이 생긴다고 했다. 또한 문종실록 7에 따르면 문종 1515일에 서운관에 명하여, 간의대 및 혜정교, 정선방의 앙부의에서 해의 그림자를 측량하게 하였다. 하지이기 때문이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하지는 일년 중 농사일이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이다. 하지 즈음은 모심기가 마무리 되는 시기이고, 논이 마르지 않게 물을 잘 대줘야 모가 잘 자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지가 지나면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발을 물꼬에 담그고 살만큼 바빠진다'는 뜻의 속담까지 생겼다. 그 외에도 메밀 파종, 누에치기, 감자 수확, 고추밭매기, 마늘 수확 및 건조, 보리 수확 및 타작, 모내기, 그루갈이용 늦콩 심기, 대마 수확, 병충해 방재 등이 모두 이 시기에 이루어진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철종 145 10하지가 이미 지났는데도 한줄기 빗발이 아직도 더디니, 농사일을 생각하면 목마른 안타까움이 극도에 달하였다. 날을 가리지 말고 기우제를 설행하도록 하라.”는 기록이 있다. 농촌에서는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내는데, 우리나라는 예부터 3~4 년에 한 번씩 한재를 당하였으므로 조정과 민간을 막론하고 기우제가 성행했다.

하지는 감자를 먹는 날이다. 감자수확 시기가 겹쳐서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며, 뜨거워져도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 성질이 있어서 여름에 기력을 회복시켜 주고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여준다. 하지에 먹는 음식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마늘이다. 하지 이전에 수확되는 마늘은 연하기 때문에 장아찌를 담가먹었다. 하지쯤에 담가놓은 마늘장아찌의 알리신성분은 식욕을 증진시키고 소화와 혈액순환을 돕는 성분을 갖고 있다.

영국에서는 하지에 솔즈베리평원 스톤헨지에서 일출 또는 일몰을 보며 축하를 하고, 스웨덴에서는 성장과 풍요를 상징하는 기둥 '메이폴'과 함께 하지를 기념 하는 축제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