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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불심 초보교리학 | 사람은 독립적인 존재, 고유 영역을 가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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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9-07-01 20:32 조회1,0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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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독립적인 존재, 고유 영역을 가진 존재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구분하는 경계가 존재

경계 인식은 상대 영역의 인정과 존중의 의미

 

사람은 자기만의 감정, 성격, 생각, 그리고 경험 등을 지니고 각자 다른 사람과 전혀 다른 개인의 특질을 가진다. 성격과 기질도 다르다. 일란성 쌍둥이도 그렇다. 같은 부모 동일한 환경 속에서 성장 하였음에도 심성이나 취미, 식성이 다 다르다 심지어는 말투도 다르다. 이는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절대 존재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지구에 70억의 인구가 살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내가 없어지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하나 존재 했던 내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만큼 나라는 존재는 존귀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탄생하시고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이라는 게송을 설 하신지도 모른다. 물론 다르게 의미를 해석하기도 하지만.

우리들은 유일한 존재이며 개별적인 존재임으로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경계가 존재한다. 다시 말하면, 모든 인간이 개별적 존재라는 사실은 나와 상대 사이에 둘을 구분하는 경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사이의 경계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 즉, 국경선처럼 명확하게 구분되지가 않아 지키는 일이 매우 어렵다. 경계를 인지하여야 타인이 나의 경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적절히 지키고 나도 상대방을 침범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들 주위를 살펴보면 자신의 경계가 뚫려서 상처받고 힘들어 하면서 내가 왜 이렇게 아픈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내가 상대의 경계 안으로 들어가 마구 휘저어 상대를 힘들고 아프게 해 놓고는 스스로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상대를 사랑해서 그랬는데 자신의 진심을 몰라줘서 답답하다는 등 마치 자신이 피해자이고 모든 잘못은 상대에게 있다고 도리어 주장하는 경우도 흔히 본다. 사람들 사이의 경계를 잘 인식 하지 못해서이다. 경계를 인식한다는 것은 상대의 영역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의미다.

의사인 미혼남성 A씨는 학창시절부터 사귀었던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적당한 키에 예쁜 외모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주위의 평판도 좋은 편이었다. 그리고 둘이 결혼을 이야기 할 때쯤 남자의 어머니가 그들의 결혼을 반대 했다. 자기 아들과 같은 직업의 의사 며느리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어머니를 설득하기 위해서 여러 방법을 동원해 보았지만 어머니는 완강하게 거부했다. 얼핏 그는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는 효자 같이 보이지만 그는 자신과 어머니 사이의 경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녀가 아들의 여자 친구에 대해 마음에 든다, 안 든다는 의사 표현은 할 수 있지만 결혼을 한다, 안한다는 결정은 어머니의 선택이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이다.

인간이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라는 의미는 인간은 현재 자기가 처해진 상황과 주변과의 관계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적응해 가는 존재라는 의미도 있다. 모든 인간은 존재 자체로 독립적이고 온전한 심리적 체계와 경계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와 아내가 지금 이 감정으로 평생을 살 것이라고 확정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들의 여자 친구가 마음에 안 들어도 그녀가 아들의 아내가 되고 자신의 며느리가 되고 내 손자를 낳은 어미가 되면 그 관계에 맞추어 사람의 마음은 또 달라진다. 적응은 인간의 본능이다. 혹은 적응을 못해서 계속 불행하다면 그것 또한 그녀가 감당해야할 몫이다. 며느리에 대한 탐탁지 않은 그녀의 감정은 아무도 해결해 줄 수가 없다. 그것은 그녀가 해결해야할 숙제인 것이다. 아들의 경계 밖에서 일어나는 그의 어머니 영역안의 일이다. 물론 아들이 어머니 영역 밖에서 도울 수도 있지만 그것은 아들의 책임이거나 아들의 잘못은 아니다. 이런 경계를 분명히 자각하고 어머니가 감당해야할 스스로의 감정은 본인이 수습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