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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준교수의 후기밀교 | 까빨리까와 헤와즈라딴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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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9-10-04 15:23 조회9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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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빨리까와 헤와즈라딴뜨라

 

무상유가, 진언, 수인 결한 채 관상과 선정

죽음은 인간에게 두렵지만 수평적 거주 처

 

티벳불교에서 모딴뜨라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적 상징은 까빨리까라고 부르는 해골모양의 장식이다. 해골은 죽음을 상징하며 인간의 아름다운 육체속에 가려진 무상의 진실과 생명의 본성을 자각하게 8세기 전후한 인도종교의 바람은 힌두교와 불교 모두 까빨리까의 상징체계 가운데 죽음을 직시하고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수행의 동기를 부추겼다. 그러나 힌두교는 쉬바와 깔리 등 공포를 반영한 신격의 다양화로 전개된 반면 불교는 반야와 공성의 지혜로써 죽음이 드리운 어두움을 극복하려 하였다.

티벳불교에서 대표적으로 연구되는 반야모딴뜨라는 <야만따까딴뜨라>와 함께 <챠끄라상와라딴뜨라(Cakrasa?vara Tantra)>, <헤와즈라딴뜨라(Hevajra Tantra)>이다. <챠끄라상와라딴뜨라>8세기말부터 그 존재가 확인되며 주존은 헤루까의 모습으로 변용한 상와라(Sa?vara)이며 청색의 몸에 네 얼굴, 열두 팔을 하고 모존인 와즈라바라이를 포옹한 모습이다. 반야모딴뜨라의 본존들은 다면다비의 모습을 예외 없이 분노존으로 묘사된다.

현교에서 교학을 완성하고 밀교에서 수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이 자신의 탈을 벗으려면 자신의 존재를 끌어들였던 에고의 생명력과 쉽지 않은 전쟁을 벌여야 한다. 무상유가딴뜨라의 성취법은 본존에 부여된 상징성에 진언과 수인을 결한 채 깊은 관상과 선정을 시도해야 한다. 종교적으로 낯설어 보이지만 수많은 상징들은 인간내면에 잠자는 미세한 번뇌에 대해 긍정적 분노로써 큰 지혜와 성취를 향한 서원을 일으켜야 한다. <챠끄라상와라딴뜨라>의 만다라는 인간이 사후 탐험하게 될 죽음과 재탄생을 통해 거주하게 될 우주를 만다라 가운데 표현하였다. 죽음은 인간에게 두렵지만 수평적 거주처로서 사실상 소멸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무명의 탐욕에 의한 존재의 반복만이 있을 뿐이다.

티벳불교 샤꺄빠에서 중시되는 딴뜨라로 <헤와즈라딴뜨라(Hevajra Tantra)>는 모딴뜨라의 성립에 요긴한 교학과 수행체계를 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헤와즈라딴뜨라>2의궤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의궤는 붓다와 금강장보살의 문답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2의궤에서는 붓다와 명비가 교설을 이끌어간다. 무상유가딴뜨라의 문헌은 석가모니붓다의 전승을 존중하지만 그들이 시도했던 자유로운 밀교의 법장은 역사를 넘은 본존과 금강살타, 명비가 이끌어간다. 1의궤의 7장은 요기와 요기니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와 바즈라까빨라가 소개된다. 10장에는 관정이 설해짐으로서 아사리와 제자, 무상유가딴뜨라 입장에서 교단의 전승이 다루어진다. 관정은 불교교단의 전통에서 수행자가 죽음과 성, 비속한 의례 등을 넘나드는 수행에 불교수행으로서 정체성의 보존과 사제간의 신뢰를 다짐한다.

<헤와즈라딴뜨라>의 주석들은 <비밀집회딴뜨라>와 마찬가지로 경전부에 속하여 그 권위를 인정받는다. <헤와즈라딴뜨라>의 주석으로 끄리슈나짜리야는 <요가라뜨나말라>라는 유명한 주석을 남겼다. 저자는 브라만으로 그가 활동했던 지역은 벵갈, 오릿사지역이다. 소마뿌리사의 승려였던 끄리슈나짜리야는 현교의 탄탄한 교학을 섭렵한 후 최고의 교학과 약간의 신통을 얻은 덕에 인간적 자만심이 그를 고통스럽게 했다. 스승인 잘란다라는 브라만출신인 제자로 비천한 가문인 직조공 딴띠빠(Tantipa)에게 배우게 하여 마하무드라의 성취를 얻었다. 끄리슈나짜리야는 자신을 까빨리까 요기라 불렀다. 해골장식과 더불어 화장터와 정글을 다니며 자유롭게 살며 유명한 6제자를 키워냈다.

<헤와즈라딴뜨라>의 전통에서 보이는 성취자들은 무상유가딴뜨라의 의궤가 보이는 외형들이 그렇듯 생소하며, 동아시아의 전통과 거리가 있다. <헤와즈라딴뜨라>에는 용수의 제자인 아랴데와의 가르침이 인용되어 있다. “공성의 관점에서 이야기할 때 논쟁은 폐기된다. 왜냐하면, 논점을 포함한 모든 것이 공성에 의해 폐기되기 때문이다라고 한 것은 중관사상의 귀류논증파의 입장이 반영되어 있다. 일체의 의궤뿐만 아니라, 붓다, 진리, 공성이라는 언명의 시설도 부정하는 지혜는 죽음의 극복에 대한 진정한 면목이 깔빨리까의 전통에 감추어져 의궤화 된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