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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한담 | 컴컴한 동굴속에서 큰 빛을 발한 명상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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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동화교무 작성일18-08-07 14:52 조회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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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한담

 

컴컴한 동굴속에서 큰 빛을 발한 명상 리더십

 

불안에 떠는 아이들 명상교육으로 마음 안정

명상리더십 핵심 요소는 동사사섭법

 

얼마 전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의 탐루앙낭논 동굴서 무빠(야생 멧돼지)’ 축구 아카데미 소속 유소년 축구선수 12명과 코치가 조난 됐다가 구조대와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약 2주 만에 전격 구출돼 온통 세계 외신들의 주목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지에 따르면 소년들이 추위와 부족한 산소, 그리고 동굴내의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생존 가능했던 것은 코치의 명상리더십 때문이 라고 보도했다. 수행자 출신인 엑까본 찬따웡(25) 코치의 명상과 마음 다스리기 교육이 큰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다.

 

그 이후 지금까지 다른 매체들도 자기 마음의 안정을 기반으로 대중의 불안한 마음을 편하게 바꾸어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케 하는 명상리더십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명상리더십의 중요 요소는 많지만 이번 조난 극복 과정은 사섭법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동굴서 아이들을 돌본 엑까뽄 코치의 희생과 지도력에 대해 언급한 군의관은 음식이 공급된 후 엑까뽄 코치는 아이들이 충분히 식사할 때까지 기다린 뒤 자신의 음식을 나눠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코치는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양보한 후 자신은 거의 공복 상태에서 버텼다고 한다.

 

배고픔은 생존과 관련된다. 생존 욕구가 발동하면 자신부터 먼저 생각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절대절명의 위기 순간에 자신의 것마저 오히려 아이들에게 건네며 다독인 것은 보시가 생활화된 명상 리더십의 좋은 본보기이다.

그리고 마음 다스리는 법을 유소년 선수들과 함께 한 것은 법보시를 통해 소년들의 마음서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무외시를 실천한 것이다.

 

아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코치의 명상 리더십은 깊은 감동을 전한다. “엑까뽄 코치는 우리들에게 명상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체내에 에너지를 축척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또 하루 먹을 과자의 양을 정해놓고, 복통을 일으킬수 있는 흙탕물 대신 동굴 천장에 맺힌맑은 물을 마시라고 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코치의 대화기술이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흥분하지 않고 필요한 이야기를 정확히 전달한다. 그 바탕에는 팀원들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자리 잡고 있다.

외신 보도를 참조해 보면 깜깜해 밤낮을 구분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아이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3일째쯤 됐을 때부터 배고픔을 견디기 어려워 일부는 소리 내 울기도 했다. 엑까뽄 코치는 이런 아이들을 안아주며 안심시켰고, 추위로 잠 못이루면 잠 들 때까지 안고 있었다고 한다. 심리치료 기법 중 안아주기의 효과는 매우 깊고 크다. 엄마의 안아주기는 사랑을 내재화하여 아이를 성장시키고, 가정의 안아주기는 사회성을 내재화하여 관계를 성숙시 킨다.

 

코치의 안아줌은 상대를 이롭게하는 행위인 이타와 이행의 실천인 것이다. 덕분에 차츰 안정을 찾은 소년들은 좁은 공간서 체온을 유지했고, 결국 생사의 기로에서 무사히 생존할 수 있었다.

 

이렇듯 명상리더십은 큰 위기 속에서 빛을 발했다. 그리고 그 요소인 동사사섭법의 의미도 다시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동사는 명상리더십의 화신인 보살이 중생과 일심동체가 되어 고락을 함께 하고 화복을 같이하면서 그들을 깨우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적극적인 실천행이다. 또한 사섭법은 위기의 순간에 우리를 구하는 명상리더의 반야용선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편 불교식 명상으로 생환가능해서 일까?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기자회견을 마치고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사찰이었다. 두 손을 모으고 경건한 표정으로 기도하는 소년들. 이들이 그간 삶과 죽음의 순간을 함께 한 것을 상징이라도 하듯, 스님들은 소년들 머리와 팔에 하얀 실을 묶어 서로를 이었다.

이른바 운명을 연장한다는 의미를 담아 열린 종교 의식으로, 스님들은 소년들에게 앞으로 더 이상 불행한 일이 없기를 기원했다.

 

또한 12명의 태국 소년들이 구조작업 도중 사망한 태국 해군 출신의 잠수

구조대 사만 쿠난(Saman Kunan)’에 대한 애도와 극락 왕생을 발원한다는 차원에서 함께 출가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죽음의 문턱에서 무사히 살아 돌아온 이들이 그 어두컴컴한 동굴 속에서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 정신만 차리면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살 수 있다는 희망일까, 아니면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일체유심조의 진리일까.

일반인들보다 훨씬 고통스럽고 힘든 경험을 통해 생명의 고귀함을 전 세계인들에게 몸소 보여주었듯, 출가를 한다면 또 한 번 우리 중생들에게 깨달음의 지혜를 전하는 훌륭한 수행자로 거듭나길 응원한다.

 

김주일 현대불교신문사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