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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심층밀교는 법경 정사(밀교연구소 소장/법천사 주교)가 글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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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불(四佛)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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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11-04 15:15 조회8,7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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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불(四佛 )은 비로자나불의 다른 모습

  지난호에서는 우리나라의 사찰이나 고적지에 남아 있는 사불(四佛)을 소개하면서 태금 양계만다라의 사불(四佛)의 형식에 대해서 잠시 언급하였습니다. 이번호에서는 양계만다라에 그려져 있는 사불(四佛)을 한 분씩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불(四佛)은 태장계만다라의 사불(四佛)과 금강계만다라의 사불(四佛)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태장계만다라의 사불(四佛)은 중앙의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동방(東方)의 보당여래(寶幢如來), 남방(西方)의 개부화왕여래(開敷華王如來), 서방(西方)의 무량수여래(無量壽如來), 북방(北方)의 천고뇌음여래(天鼓雷音如來)입니다.

  금강계만다라의 사불(四佛)은 중앙의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동(東)에 아축불(阿?佛), 남(南)에 보생불(寶生佛), 서(西)에 아미타불(阿彌陀佛), 북(北)에 불공성취불(不空成就佛)입니다.
 

 
 
동방의 보당여래는‘발보리심’의 여래

  먼저 태장계만다라의 사불(四佛)을 살펴 보겠습니다. 동방(東方)의 보당여래(寶幢如來)는 글자 그대로‘보배 깃발의 여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깃발을 흔들어 적(敵)을 무찌른다’는 의미의 부처입니다. 그 적은 바로 수행에 방해를 일으키는 모든 번뇌망상을 말하는 것이고, 깃발은 석존의 지혜를 뜻합니다.『대일경소』에 이르기를,‘장군이 군대를 통합하는 데는 깃발을 중심으로 한다. 깃발 흔드는 방법 하나로 적을 무찌를 수 있다. 이와 같이 석존께서는 지혜(智慧)와 원(願)을 당기(幢旗)로 하여, 보리수 아래에서 악마 군단을 항복시켰다’고 하였습니다. 즉 보당여래는 대일여래의 보리심(菩提心)을 깃발로 삼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보리심이란‘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의 준말로서‘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즉, 수행의 첫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은 안팎에 일어나는 번뇌망상, 불선(不善)한 감정들에 끄달리지 않음을 말합니다. 발보리심(發菩提心)은 내 마음의 조복에서 출발합니다. 내 마음 속에 있는 마군(魔軍)을 조복시키지 못한다면 수행은 무의미한 것입니다. 마군의 항복은 지혜의 발현으로써 가능합니다. 지혜는 항상 선정에서 일어납니다. 경거망동하지 않고 몸과 입과 마음을 고요히 하는 것이 생활 속의 참다운 선정입니다. 일상 가운데 마음을 고요히 하는 선정에서 나를 다스릴 수 있습니다. 보당여래의 진언을 통해 나를 다스릴 수 있다면 보당여래가 만다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존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당여래는 태장계만다라의 도상(圖上)에서 중앙의 대일여래의 위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위가 동(東)이고 아래가 서방(西方)이므로 동방의 보당여래는 대일여래의 위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여래는 엷은 황색(白黃色)의 몸을 하고 있습니다. 보당여래의 존형(尊形)은 오른손으로 여원인(與願印)을 결하고 왼손은 가사(袈裟)의 한 쪽 끝을 잡은 채로 왼쪽 가슴 위에 놓은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원인은‘부처가 중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준다’고 하는 의미의 수인입니다. 이를 시원인(施願印), 만원인(滿願印)이라고도 합니다. 중생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손모양입니다. 여원인은 왼손을 내려서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여져 있는 손모양으로 시무외인과는 반대가 되는 수인(手印)입니다. 보당여래가 여원인을 하고 있는 것은 대일여래의 제일 첫 번째 심부름꾼으로서 중생들의 신심을 불러 일으키면서 모든 소원을 들어주시는 분으로 등장한 것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보당여래는 오른쪽 어깨와 팔을 옷 밖으로 드러내고 있는데, 이를 편단우견우완(偏袒右肩右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석존의 제자들이 취한 자세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는데, 공경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보당여래의 진언은‘나막 사만다 못다남 람 라흐 사바하’이며,‘널리 모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람 라흐 사바하’의 의미입니다. 이 보당여래가 금강계만다라에서는 아축불(阿?佛)에 해당합니다.
 
 
 
남방의 개부화왕여래는‘수행정진’의 여래

  두 번째는 남방(南方)의 개부화왕여래(開敷華王如來)입니다. 글자 그대로‘연꽃을 활짝 피우게 하는 여래’입니다.‘개부화’는‘꽃망물이 열러서 꽃잎이 활짝 피는 것’을 뜻합니다. 연꽃은 대개‘깨달음’으로 비유합니다. 무명(無明) 속에 덮여 있는 중생들을 깨어나게 하는 것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보당여래가 중생들로 하여금 보리심을 일으키게 하고, 그다음에 중생들을 깨달음을 인도하는 것이 바로 개부화왕여래입니다. 이를『대일경』에서는‘깨달음의 꽃이 피어 금색광명(金色光明)을 방광(放光)하여 일체의 더러움에서 벗어난 커다란 허공(大空)’이라 표현하였습니다. 대공(大空)은 비어있는 커다란 허공이 아니라 깨달음과 지혜로 가득찬 곳입니다. 달리 말하면, 집착과 아집, 번뇌가 없는 곳입니다. 이러한 곳으로 인도하는 분이 바로 개부화왕여래입니다. 즉 보리심(菩提心)의 종자(種子)가 성장 발육하여 완전히 만개(滿開)한 자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개부화왕여래는 중앙 대일여래의 왼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방향이 남방입니다. 존형(尊形)은 황색신(黃色身)을 하고 있고 왼손은 가사의 한 쪽 끝을 잡고 배꼽 위에 놓은 모습을 취하고 오른손은 시무외인(施無畏印)을 하여 가슴 위에 올려 놓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보당여래가 여원인이라면, 개부화왕여래는 시무외인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악마가 근접하지 못하게 하고 중생들로 하여금 두려움과 불안, 공포를 없애주고자 하는 수인(手印)입니다. 중생에게 무외(無畏)를 베풀어 우환과 고난을 해소시킨다는 수인입니다. 손의 모양은 다섯 손가락이 가지런히 위로 뻗치고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어깨 높이까지 올린 형태입니다. 이 시무외인과 여원인은 대부분의 부처님이 두루 취하는 수인이라 하여 통인(通印)이라고도 합니다. 석가모니불 입상(入像)의 경우 오른손은 시무외인, 왼손은 여원인을 취하고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개부화왕여래의 옷은 양어깨에 모두  걸쳐져 있는 통견(通肩)의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통견은 불제자가 수행할 때 취하는 정식 복장에 해당합니다. 보리심을 일으킨 중생들로 하여금 수행에 앞서 제대로 위의(威儀)를 갖출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서원당에 들어선 진언행자가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해야 함은 물론이고 의복을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여래의 진언은‘나막 사만다 못다남 밤 바흐 사바하’이며,‘널리 모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밤 바흐 사바하’입니다. 쉽게 말해서‘개부화왕여래께 귀의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개부화왕여래가 금강계만다라에서는 보생여래(寶生如來)에 해당합니다.
 
 
 서방의 무량수여래는‘선정?적정’의 여래

  세 번째의 여래는 무량수여래(無量壽如來)입니다. 글자 그대로‘무한한 수명을 주시는 여래’입니다. 즉 서방 극락정토에 영원히 머물게 하는 부처님입니다. 바로 아미타여래입니다. 무량광여래(無量光如來)라고도 합니다. 보리심을 일으키고 깨달음을 이루면 그다음에는 바로 극락정토에 머물게 되는 것입니다.『대일경소』에는‘중생이 다함이 없으므로  여래의 대자비(大慈悲)와 방편(方便)도 끝이 없다. 그런 까닭에 무량수(無量壽)라 이름한다’고 하였습니다. 왜 무량수여래인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깨달음의 결과를 중생들로 하여금 누리게 하고자 하는 여래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대일여래를 대신하여 행한 무량수여래의 공능(功能)입니다. 만다라 도상(圖上)에서 대일여래의 아래쪽, 즉 서방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아미타여래는 지금도 여전히 서방 극락정토에서 설법하고 계신다’는『무량수경(無量壽經)』의 내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무량수여래의 색신(色身)은 엷은 적색(白赤色)입니다. 엷은 천의 옷을 입고 아미타정인(阿彌陀定印)을 취하고 있습니다. 아미타불의 수인은 크게 9가지로 나뉩니다. 이를 아미타불 구품인(九品印)이라 합니다. 극락에 왕생하는 중생들의 성품은 모두 다릅니다. 이에 따라 아미타불이 알맞은 설법을 위해 중생들을 상·
중·하 3등급으로 나눈 뒤 이들 3등급을 다시 3분하여 모두 9등급으로 나눈 것을 구품(九品)이라 합니다. 각 단계에 맞게 설법해야 모두 구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구품에 따라 아미타불의 수인(手印)을 나누어 놓은 것이 구품정인(九品定印)입니다. 태금 양계만다라의 도상(圖上)에 있는 무량수여래는 구품인(九品印) 가운데 상품상생인(上生印)의 수인(手印)을 하고 있습니다. 무릎 위 단전 아래에 먼저 왼손을 놓고 그 위에 오른손을 포개 놓은 다음 집게손가락을 구부려서 엄지의 끝을 마주 대어 집게손가락이 서로 닿게 한 손모양입니다. 총지종에서‘람’자관을 행할 때 취하는‘대삼매인’‘선정인’과 비슷한 모양입니다만 손가락 모양에서 조금 다릅니다.‘대삼매인’은 엄지손가락을 세워서 끝부분을 서로 맞대고 나머지 손가락은 위아래로 모두 포갠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를 달리 ‘법계정인(法界定印)이라고 합니다. 대개는 이를 모두‘선정인’이라고 통칭하고 있습니다. 무량수여래의 진언은‘나막 사만다 못다남 삼 사흐 사바하’입니다.‘널리 모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삼 사흐 사바하’라는 뜻입니다. 이 여래는 금강계만다라의 아미타불에 해당합니다.
 
 
북방의 천고뇌음여래는‘깨달음’의 여래

  네 번째는 북방(北方)의 천고뇌음여래(天鼓雷音如來)입니다. 글자 그대로‘무명 빠져 있는 중생들에게 하늘의 북과 천둥소리로 일깨움을 주시는 여래’입니다.『대일경소』에는‘뜨거움으로부터 벗어나 청량(淸凉)하고 적정(寂靜)한 곳에 머무른다’고 하였습니다. 뜨거움은 바로 일체의 번뇌를 말하며. 청량한 적정(寂靜)은 곧 지혜를 얻음을 말합니다. 육바라밀에서 선정 다음으로 지혜를 배열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즉 일체의 번뇌를 끊은 깨달음의 경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경지로 인도하는 분이 천고뇌음여래입니다. 천고(天鼓)는 하늘의 북이오 뇌음(雷音)은 천둥소리로서 바로 부처님의 법음(法音), 가르침을 말합니다. 즉, 하늘의 큰 북이 울리고 천둥소리로 중생들로 하여금 놀라 깨닫게 하는 부처님의 교화설법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깨달음을 이루고자 보리수 아래에서 수행하실 때 악마의 유혹에 잠시 번민하였으나 대지(大地)에 손가락을 대고 지신(地神)을 불러 마군(魔軍)을 조복시키고 결국 깨달음을 이루었습니다. 깨달음을 이룬 뒤에도 마군(魔軍)들이 중생들에게 가르침을 펼치지 말고 홀로 영원한 적정(寂靜)에 들 것을 권청했지만 이 마저도 뿌리치고 석존께서는 우리 중생들에게 가르침을 펼치셨습니다. 이와같은 장면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수인(手印)이 바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입니다. 천고뇌음여래의 수인이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여래는 석가모니불의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천고뇌음여래는 금강계만다라에서는 불공성취불(不空成就佛)에 해당합니다. 중생을 제도하고 마군을 항복시키는 공능(功能)은 모두 동일합니다. 천고뇌음여래의 진언은‘나막 사만다 못다남 함 하흐 사바하’이며,‘널리 모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함 하흐 사바하’라는 뜻입니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의미를 모르면 만다라는 그냥 그림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의미와 내용을 알고 보면 불보살이 되어 다가옵니다. 만다라를 제대로 친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호에서 금강계만다라의 사불(四佛)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