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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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9호 발행인 혜암 발간일 2001-12-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양동효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법사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20 20:00 조회 2,841회본문
사자처럼 당당하게
세상에 고민 없이 불안감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잘못된 자의식에 휩싸여 스스로 죄인이고 못난이라며, 불가능하다며 뒤로 물러나고 움츠려들기에 그 고민과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기라는 허상에 감쪽같이 속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떳떳한 주인이고 본래 청정한 존재이지만 그것을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옛날 이야기의 내용처럼 마치 여우를 무서워해서 동물들이 피하는 줄 안 호랑이가 숲을 여우에게 내준 꼴인 셈이죠.
우리는 절대 비교될 수 없는 주인입니다. 우리는 결코 죄에 물들 수 없는 존재입니다. 비교되어지고 물든다는 것 자체가 그 대상의 노예가 된다는 것이니까요.
우리는 절대 무능력한 존재가 아닙니다.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의 존재입니다. 우리 안에 엄청난 보배가 있는 줄을 모르고 우리는 지금껏 밖으로만 구걸하러 다녔던 셈이죠. 지금 바로 이 순간부터 그 가능성과 희망이라는 보배를 쓰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는 불자입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인간의 궁 극적인 삶의 문제를 풀기 위해 출가 고행하시고 마침내
크나큰 깨달음을 얻으셨던 그 부처님의 자식이요, 제자 가 무기력하거나 현실에서 도망치려해서야 되겠습니까?
사자의 새끼가 고양이처럼 살아서야 되겠습니까?
“백수의 왕인 사자는 때가 되면 그의 굴에서 나온다. 그는 기지개를 켠다.
그리고 사방을 샅샅이 둘러본다.
그런 다음 세 번 포효를 하고 나서
먹이를 찾아 당당하게 출발한다.”
〈증지부〉
이것이 불자의 모습입니다.
무능력하다구요? 천만에요. 도망치면 더 두려운 법입 나다. 어두운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무서워하는 쪽을 계속 외면하다 보면 그 무서움이 없어지기보 다는 더 커지는 법입니다.
오히려 무서움을 느끼는 쪽으로 과감히 고개를 돌리는 순간 무서움의 대상이 별거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현실에서의 어려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꾸 외면하려 하니까 그것이 괴로움으로 다가오는 것이지 극복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거든요. 어쩌면 뭐 이런 일 갖고 내가 고민했나 할지도 모릅니다.
추운 날씨라고 마음마저 움츠리지 마십시오. 그러기보 다는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걸어보십시오. 그러면 시원함을,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양동효 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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