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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4호 발행인 혜암 발간일 2002-05-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불교에세이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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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손승현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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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26 06:17 조회 1,8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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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밝히는 연등

거리마다 연등이 걸린 모습이 보입니다.

부처님 오신날의 본격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습니다. 거리에는 기계로 만들어진 등이 비와 바람과 햇볕을 견디며 걸려 있지만 전국의 사찰에는 불자님들의 손가락을 색색으로 물들인 연등이 만들어져 부처님 오신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등을 밝히는 전통은 근본설일체유부 현우경의 말씀에 ‘빈녀일등’의 고사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됩니다.

부처님 당시 마가다국에 “난다”라는 가난한 여인이 부처님의 방문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자신은 아무것도 공양할 것이 없음을 한탄하던 중, 왕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 오시는 길을 수천개의 등불로 밝히자 길가는 사람에게 구걸을 하여 약간의 돈을 얻었습니다. 그것으로 기름을사 수천 개의 등불 가운데 자신의 등불을 켜고는 이렇게 기원 했습니다.

“가난한 제가 이 조그마한 등불을 부처님께 공양하오니 받아 주시옵소서. 바라옵건대 이 작은 불빛이 모든 중생들의 마음을 밝게 비추게 하여 주옵소서 !”

그런데 그 날밤 강한 바람이 불어 켜 놓았던 왕과 사람들 이 켜놓은 등불은 모두 꺼져버리고 말았지만 이상하게도 하나만은 다음날 새벽까지 꺼지지 않고 빛을 내고 있었습니 다. 그것은 바로 가난한 여인 난다가 켜 놓은 작은 등불이 었습니다. 그것을 의아해하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가난하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착안 여인의 등불이다 등불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공덕으로 그 여인은 오는 세상에 반드시 성불하리라." 이처럼 연등은 마음의 정성과 중생을 위하는 마음으로 밝히는 마음의 등불입니다. 

그리 먼 옛날이 아닌 과거 절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있었습니다. 법당에 가면 맨 앞줄부터 소위 고위층, 사 회지도층 인사들의 이름이 붙은 등이 크기 순서로 걸려있는 것을 볼 수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절에서는 등 크기에 따라, 걸릴 위치에 따라 값이 다르게 매겨진 등을 ‘파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풍경은 불자들이 어간과 불단 가까이 등을 달기 위해 다투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이제 어느 정도 사라졌지만 우리들은 아직도 우리 자신을 위해 연등을 켜는, 본래의 의미와는 다른 습관을 행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마음속에서 절에 가면 이런 등이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세상의 모든 장애우를 위하여’ , ‘한때외 잘못으로 음지에 살고 있는 재소자들을 위하여’, ‘타향살이를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하여’ , ‘모든 중생이 성불하기를 기원 합니다’, ‘소년소녀 가장들의 희망을 위하여’, ‘부처님 마음 으로 인류평화 성취를’ ...

이런 이야기들이 담긴 꼬리표가 달린 연등이 전국의 사찰들에 걸리기를 기원합니다. 물질적인 풍요로움 보다 더 소중한 우리 마음을 담은 남을 위한 기원이 담긴 등이 많이 보이기를 한번 기원해봅니다. 〈손승현 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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