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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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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42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03-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하보살의 아름다운 세상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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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한주영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불교여성개발원 연구과장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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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03 05:22 조회 1,45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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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생각

우리가 태어날 때 겨우 3킬로그램 정도의 몸무게에서 지금은 5〜60킬로그램이 넘습니다. 이렇게 내 뼈와 살을 만들어 준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물과 공기와 음식입니다. 그 동안 우리가 마신 물과 마신 물과 산소의 양은 얼마나 될까요? 그동안 우리가 먹은 음식의 양은 또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그 음식은 어떻게 만들어져서 내가 먹게 되었을까요.

밥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볍씨를 뿌리고 가꾸고 탈곡하 기까지 농부의 노고가 있었고, 벼는 땅 속에서 양분을 빨아 들이고 햇빛을 받아 열심히 자라고 열매를 맺었습니다. 다 익은 벼를 탈곡하고 도정하여 쌀로 만들고 운반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수고한 사람들과 그 기계와 자동차와 건물을 짓는데 필요한 재료와 그것을 만든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미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빵을 생각해 봅시다.

밀가루는 대부분 수입한 것을 쓰니 건너 먼나라에서 농부들 이 밀농사를 짓습니다. 물론 이들 나라에서는 대부분 기계화 된 농법을 쓰겠지요. 그럼 그 기계들을 만들고 운반한 사람 들이 있습니다. 그 기계로 밀농사를 지어 수확을 하면 그것을 가져다 도정하고 상품으로 만드는 공장과 그 공장의 노동자들과 그 공장에 관련된 물건과 사람들, 그리고 무역에 관계하는 사람들 배와 배를 만든 사람들 부두에 노동자들, 밀가루 공장과 제과점에 이르는 단계들을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밥을 먹을 때 그저 한공기의 밥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천지만물과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담겨있습니다. 빵 한조각을 먹을 때 그것은 1천원이나 2천원짜리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돈을 주고 산 것이니까 당연하게 먹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빵 한조각에 담겨있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수한 사람들과 자연의 은혜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연기설은 바로 우리의 삶이 이와같이 상호의존적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의 사물과 사건 속에는 다름 모든 존재와의 인연이 내재되어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 일즉다 다즉일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이러한 존재의 본질을 은폐하고 사람들에게 물신주의,황금만능주의를 확산시켰습니다. 포교란 상의상관성과 공성을 보편진리로 전파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스스로 그와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갈 때 비로소 불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불자가 되기 위해 우리는 식사 때 그 안에 담긴 상의상관성을 살펴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야 합니다. 이러한 식사예법은 스님들께서 하는 오관게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 있고 

한 알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습니다. 

정성으로 마련한 이 음식으로 주림을 달래고 

몸과 마음을 바로 하고 청정하게 살겠습니다.

수고한 모든 이들이 선정삼매로 밥을 삼아 

법의 즐거움이 가득하여 지이다.


우리는 음식을 섭취해서 건강한 몸을 유지해야 다른 사람을 위해 좋을 일도 할 수 있고 수행도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일상 적인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음식을 먹는 일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음식을 먹어야 할 지 깊이 생각하고 실천했으면 합니다.

〈불교여성개발원 연구과장 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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