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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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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44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05-01 신문면수 2면 카테고리 사설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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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03 19:48 조회 1,58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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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불자로서의 역할을 상기하자

부처님 오신날이 1975년 국가의 공식적인 공휴일로 제정되어 이 날을 경축하고 기린지도 어언 30년이 가까워온다. 돌이켜보면 사월초파일은 연등행사와 더불어 천년이 넘게 행해진 민족의 대축제 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날이 공휴일로 제정되기 위해서는 많은 고난이 있었다.

한국에 전래된 역사가 백년도 안된 기독교의 축제일은 일찍부터 제정되어 온 국민이 축제의 열기로 가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정신적 지주였다고 자부해 온 불교의 축제일은 뒷전에 밀려 겨우 70년대에야 공휴일로 제정될 수 있었다. 이러한 일말의 사태는 우리나라의 종교계 판도를 단면적으로 볼 수 있는 척도로서 현재 불교가 민중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반성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불교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가르침이다. 시대와 지역을 달리하면서 외양적인 모습은 조금씩 달라져왔지만 내면을 관통하는 근본정신은 연기와 공에 바탕을 둔 지혜와 자비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진리를 추구하는 불교의 합리적인 태도는 불교가 세계적인 종교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불교의 정신은 아시아라는 틀을 벗어나 서구인들에게도 크게 어필 하고 있다. 이러한 예로서 전통적인 기독교 국가였던 프랑스에서는 이미 불교 인구가 기독교를 앞섰다고 한다.

불교에 생소할 것 같은 북유럽에서도 지식인들 사이에 불교를 배우고자 하는 붐이 일어날 정도라고 한다. 또한 현대의 뛰어난 사상가나 철학자들이 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불교의 교리를 응용하여 철 적 바탕으로 삼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불교가 미신과 맹신을 강요하는 그러한 종교가 아니라 합리성에 바탕을 둔 참된 진리로서 인류의 무명을 밝혀 줄 가르침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여 우리나라의 불교교세는 갈수록 위축되어 이제는 불교도라는 것을 숨기고 살아야 사회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 땅에 불교가 전래된지 1600여 년, 불교가 우리 민족의 정신적 지주였음은 수많은 불교유적과 문화재를 보아도 익히 알 수 있는 일이며 나라의 크고 작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불교도가 합심하여 이를 극복하였다.

불교의 뛰어난 교리와 선현들이 물려준 이러한 후광효과를 살리지 못하고 오늘날 불교가 이렇게 박대를 받게 된 데에는 우리 불자들의 뼈를 깎는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한국불교가 푸대접을 받는 근본 원인은 불교의 교리가 나빠서도 아니고 수행환경이 나빠서도 아니라고 본다. 무엇보다도 부처님의 가르침은 뒷전에 모셔두고 자리싸움, 이권 다툼에 날을 새며 잿밥에만 관심을 가지는 승직자들이 있는 한 불교가 민중들에게 설득력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세속에 초연하라는 가르침을 누구보다도 실천해야 할 사람들이 물욕과 감투에 눈이 어두워 수행은 팽개치고 얼굴 내미는 데만 앞장서는 한 불교계의 발전은 요원하고 사람들의 눈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 또한 신심을 떨어지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불자들 스스로 자질을 높임으로써 옥석을 가려내고 올바른 복전에 복의 씨앗을 심을 때만이 불교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 혼자만 잘되자는 기복신앙에만 매달려 부처님의 말씀을 잊어버리고 욕심만 추구하는 그런 불자가 되지 않도록 항상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대대적인 행사도 중요하지만 모든 불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상기하면서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고 불교를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도 부처님의 뜻을 받드는 중요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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