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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란다리 제자 깐하빠(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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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50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09-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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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정성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교수 필자정보 정성준 교수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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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9-02 14:53 조회 2,4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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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정성준 교수의 밀교 인물史 (회)

잘란다리 제자 깐하빠(I)

84성취자전 가운데 깐하빠(Kāņhapa)는 끄리슈나짜리(Krsnācāri)라고 알려져 있다. 소마뿌리 태생으로 스승은 서기(書記) 카스트 출신인 잘란다리(Jālandhari)이다. 인도의 종성제도를 카스트제도라고 말하지만 원래 카스트는 직업이나 기능에 의한 분류이고, 브라만을 비롯해 크샤트리아·바이샤·수드라의 분류는 바르나라고 불러 구분한다. 깐하빠는 과거 데와빨라왕이 세운 소마뿌리 사원의 승려였는데 스승인 잘란다리는 그에게 헤와즈라딴뜨라 관정을 수여하여 깐하빠는 그대로 12년간 수행하였다. 

어느 날 땅이 진동하더니 헤와즈라딴뜨라의 본존이 현신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상쾌하였는데, 이때 다끼니가 나타나 본존의 현신은 큰 가치가 없으며 특별한 의미를 두어서는 안된다고 조언하였다. 다끼니는 육신을 가지거나 수용신의 신변을 나타내는 불모(佛母)로 공행모(空行母)라고 번역한다. 다끼니는 후기밀교 수행에서 많은 역할을 하는데 호법존이나 스승, 본존의 신변을 나타내지만 일본 진언종에서도 중요시한다. 깐하빠는 바위를 밟아 자신의 발자욱을 새길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때문에 내심 아만이 적지 않았다. 때문에 다끼니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은 이미 싯디(성취)를 얻었다고 생각하였다. 언젠가부터는 발을 땅에 대지 않고 걸을 수 있었으며 하늘에서는 일곱 우산과 일곱 개의 북이 내려와 호위하였고, 법계 원소의 소리마저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때부터 스스로 성취를 얻었다고 자인하였다. 

깐하빠는 제자들에게 자신은 성취를 이루었기 때문에 야차가 사는 랑까에 가서 중생을 구제해야겠다고 선언하고 3천의 학생들을 거느리고 바다에 도착했을 때 깐하빠는 속으로, “나의 스승도 내가 가진 능력을 얻지 못했다”라고 자만심이 치솟았을 때 그는 순간 바다에 빠지게 되었다. 깐하빠는 익사할 처지에 처했을 때 하늘을 보았는데 허공에서 스승이 나타나, “깐하빠, 어디 가는 건가? 지금 뭐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깐하빠는 부끄러워 답하길, “저는 야차들이 사는 랑카로 가는 중이었는데, 나의 능력이 스승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저의 신통력이 모두 빠져 나갔습니다. 나의 아만 때문에 나는 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라고 답하였다. 스승은 달마빨라왕이 통치하는 사리뿌뜨라에 가면 다른 제자인 방직공이 있을 터이니 그로부터 계속 수행하라고 조언하였다. 깐하빠가 스승의 조언을 따르도록 마음을 먹자 다시 전처럼 신통을 회복했고, 3천의 제자들과 사리뿌뜨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제자들을 한곳에 남겨두고 방직공을 수소문했는데 깐하빠는 방직공들에게 끊어진 실을 맨손으로 이어 붙일 수 있는지 시험했다. 대부분 실을 잇기 위해 도구가 필요한 평범한 사람들이었지만, 도시 변두리에서 만난 한 방직공을 만났는데 한 방직공은 이윽고 끊어진 실을 맨손으로 이어붙이는 것이었다. 

깐하빠는 자신이 찾던 스승이라 짐작하고 스승의 예로서 세 번 우측으로 돌고 공경하는 자세를 취했다. 방직공은 깐하빠를 무덤에 데리고 가 끔찍하게 썩은 시체 앞에 세우고 먹도록 하였다. 깐하빠는 자신을 늑대로 변신한 다음 시체의 고기를 뜯었다. 이때 방직공은, “그대는 자신의 모습을 변한 다음 겨우 먹는구나”라고 말한 후 다시 세 개의 냄새나는 알약을 만들어 깐하빠에게 먹도록 하였다. 깐하빠는, “이런 냄새하는 것을 먹으면 사람들이 나를 놀릴 것입니다”라고 답하자 방직공은 알약을 대신 먹었는데, 이때 하늘의 천신들이 나타나 한 알약을 가져가고 땅에서는 용들이 나와 다른 알약을 가져갔다. 

다음으로 방직공과 깐하빠는 기다리고 있던 제자들을 향해 갔는데 중간에 5푼으로 음식과 술을 샀고 방직공은 깐하빠에게 제자들로 하여금 원을 이루도록 명령하라 하였다. 깐하빠는 아무리 스승의 신통이 커도 3천의 제자들을 모두 배부르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 속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방직공은 음식과 술을 부풀려 발우를 채웠으며 7일간이나 먹었지만 넘쳐 비워지지 않았다. 방직공은 말하길, “들으시오. 이들 수행자들은 아직 지혜와 방편을 알지 못하여 애들처럼 자신의 본성을 일으키지 못한다오. 당신이 다른 곳에 가려해도 좋은 불사를 할 수 없을 것이요. 하늘에 일산과 드럼이 내려오는 따위는 사소한 성취라오”라고 가르쳤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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