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종조님의 숨결을 비단 위에 올리다

페이지 정보

호수 252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11-01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기획특집 서브카테고리 기획 인터뷰 / 이철규 화백

페이지 정보

필자명 전서호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기자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11-05 13:24 조회 140회

본문

종조님의 숨결을 비단 위에 올리다

스케치 완성, 색을 쌓아 채색 ‘전통 초상화 기법’

“대성사님의 신성함과 묵직한 울림이 전해지기를”


종조 원정 대성사님께서 살아계신다면 오늘날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즉신성불 윤원대도의 큰 진리를 펴고 계실까? 


대성사님의 모습을 오롯이 전통 초상화로 재현 중인 이철규 화백을 지난 10월 23일 전주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만났다. 지난 6월 통리원에서 초안 설명회를 가진 이후 처음으로 진행 상황을 들었다. 


64c87cbe197a2e1d0ffc3ee9f073ec6a_1604550234_8953.jpg
 


500년 넘도록 변색이 없도록


이 화백은 그간 작업한 대성사님의 진영을 보여주며 “현재 초안을 바탕으로 스케치를 완성한 뒤 채색하는 과정이며, 전체 작업 중에 중간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전통 초상화는 필선을 살려 명암 없이 선으로만 거리감을 표현하고 인물의 특징을 잡아내야 하기 때문에 서양화와 달리 선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입니다.”라고 전했다. 


이번 작업은 투명하고 얇은 비단 위에 진한 색을 여러 차례 얇게 칠하여 색을 쌓아 채색하는 ‘전통 초상화 기법’을 택했다. 채색을 위해서 4번 이상 색을 올린 뒤 아주 맑은 물로 세척하고, 색이 빠지고 나면 다시 색을 여러 번 얇게 칠하여 계속해서 물감을 쌓는 과정을 다섯 차례까지 반복하는 복잡한 과정이 따른다. 


이 화백의 말에 따르면 이 방법으로 500년이 넘도록 변색 없이 오랫동안 본래의 색을 유지할 수 있다.


“배채법(背彩法)은 투명한 비단 위에 모든 색을 여러 번 올리고 비단 뒷부분을 채색하여 앞으로 배어 나오게 하는 기법입니다. 현재 보이는 흐린 색깔들이 앞으로는 3~40%는 더 깊고 진하게 올라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캔버스 위에 색을 덧칠하는 서양화 유화에 익숙해져 있어서 낯선 과정으로 여길 수 있으나, 완성본을 만나면 그때야 색의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64c87cbe197a2e1d0ffc3ee9f073ec6a_1604550250_4417.jpg
 


붓질 하나에도 신중한 손길


이번 작업은 채색을 시작하면 재차 수정이 까다로울 정도로 선 하나, 붓질 하나에도 신중한 손길을 요한다. 배첩 과정에서 풀을 사용하기 때문에 선을 뚜렷하게 하는 덧칠은 가능하나, 색을 바꾸거나 많은 범위를 수정하는 건 불가능하다. 

배첩을 하기 전에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전체적인 채색에 더욱 신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섬세한 묘사를 위해서 이 화백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듯 보였다. 


“철종 어진의 경우 역사적인 고증을 바탕으로 상상력이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원정 대성사님의 경우는 외려 사진 속 얼굴이 뚜렷하셔서, 대성사님의 얼굴에 익숙하신 분들께 좀 더 조심스럽다고나 할까요?”


이 화백은 대성사님의 진영에서 눈의 동공 뒤에 ‘이금(泥金)’을 붙일 예정이라고 했다. 이금은 초상화에 사용한 천연물감이 수년이 지나면서 특히 눈에 칠한 색이 바래진다는 취약점으로 인해 조선 시대부터 채색 대신 붙이기 시작했으며, 그 후에도 전통 초상화에서 널리 사용되는 작법이다. 동공에 이금 작업을 한 초상화는 어두운 곳에서도 눈에서 약한 빛을 내보이며, 마치 그림이 살아있는 듯한 효과를 준다.


“전통 초상화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초상화 속 인품과 교감하며, 그분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면 깊은 감동이 우러나옵니다. 사람들이 진영을 통해 대성사님과 눈이 마주쳤을 때, 대성사님의 신성함과 묵직한 울림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64c87cbe197a2e1d0ffc3ee9f073ec6a_1604550259_4532.jpg
 


12월 초 채색 완료 후 배첩


종조님의 노란색 법의 문양까지 채색이 들어가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 바뀔 것으로 보인다. 법의에 새겨진 문양이 복잡하기 때문에 채색에 너무 치중하게 되면 얼굴의 세밀한 묘사가 묻힐 수도 있다. 

더불어 홍색 금가사의 대일여래를 나타내는 ‘범’자를 물감으로 칠할지, 자수를 놓아서 표현할지 등 작가로서 조화와 균형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계속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 화백은 마지막으로 “작업이 끝나면 잘 그렸다는 평가보다 대성사님 진영을 친견하는 모든 분들의 마음이 편안하고, 모두의 근심 걱정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뜻을 전했다.


종조님의 진영 채색 작업의 완료 시기는 11월 말부터 12월 초로 예상된다. 채색이 완료되면 가장 중요한 마지막 단계인 배첩을 남겨두게 된다. 이 작업 과정 역시 공개될 예정이며, 모든 작업 후 제작 보고서를 통해 어떠한 재료와 채색 기법을 사용했는지도 상세히 기록해둘 계획이다.


이철규 화백은 전라북도 군산 출생의 우석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박사로 현재 예원예술대학교 미술조형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작으로 2016년 철종 어진 모사와 2017년 정극인 영정, 2018년 신잠상 영정 제작, 그리고 올해 회안대군 유상을 제작한 경력이 있다. 


전주=사진, 기사 전서호 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