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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2호 발행인 혜암 발간일 2002-03-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불교에세이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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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양동호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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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25 07:14 조회 1,99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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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정진의 종교

불교는 흔히 은둔 종교, 허무의 종교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불교를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불교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희망 만드는 종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스스로를 정진론자라고 하실 만큼 정진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래서 불교는 ‘정진종교’라고 부를 만합니다.

불교는 신의 구원이나 우연을 근본적으로 배격합니다. 불교는 인간 스스로의 끊임없는 수행으로써 깨달음을 얻고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신의 구원을 바라며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도, 우연히 구원이 있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것도 일면 정진이라고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를 구원해야 한다는 것은 결국 노력 없이는 구원이란 있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열반에 드시는 그 순간까지도 슬퍼하는 제 자들에게 “모든 것은 변해 가나니, 게으름 없이 힘써 정진 하라”고 당부하셨던 것입니다.

중생의 괴로움이 비록 진리에 대한 무지에서 생기지만, 진리에 대한 무지마저도 초극할 수 있는 것이 정진의 힘이기에, 중생의 괴로움을 초래하는 더 큰 원인은 게으름이기에, 부처님께서는 마지막으로 ‘정진하라’는 가르침을 우리에게 남 신 것입니다.

부처님 제자 중에는 우둔하기로 소문난 판타카라는 수행 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이 기원정사를 나서려는데 그가 큰 소리로 울고 있어서 부처님께서 다가가 물으셨습니다.

“판타카야, 너는 왜 울고 있니?”

“부처님, 저는 사형이 가르쳐 주는 게송을 아무리 해도 외울 수가 없습니다. 형은 저더러 희망이 없으니 집에 돌아 가라고 합니다. 부처님, 저는 어찌해야 합니까?”

"걱정하지 마라.”

부처님께서는 판타카의 손을 붙잡고 고요한 방으로 가서 빗자루를 주며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오늘부터 ‘쓸고 닦아라’ 이 귀절만 외우고 생각하 여라.”

그러나 안타깝게도 판타카는 ‘쓸고’ 를 외우면 ‘닦아라’ 를 잊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기를 며칠만에 ‘쓸고 닦아라’ 를 외우게 되었고, 날이 가고 달이 지나 판타카는 드디어 이 말의 깊은 의미까지 알게 되 었습니다.

‘쓸고 닦아라’라는 말은 티끌을 없앤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부쳐님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것으로 나를 가르치 시는가. 지금 내 몸에도 티끌과 때가 있다. 나는 스스로 비 유해 보자. 무엇이 없애는 것이며, 무엇이 때인가. 그래 번뇌는 때요, 지혜는 없애는 것이다. 나는 지금 지혜의 비로써 이 결박을 쓸어 버리자’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마음이 해탈하고 해탈의 지혜을 얻게 되었 습니다. 이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기쁜 얼굴로 사뢰었습니다.

“부처님, 이제는 지혜가 생겼나이다. 이제는 깨달았나이다.”

“무엇을 깨달았는가?”

“쓸고 닦는 것은 지혜로 번뇌의 티끌을 없앤다는 것입니다.”

“착하다 비구야, 네 말과 같다. 네 말과 같다.

지혜로 번뇌의 티 끌을 없애는 것이다.” <중일아함경>

보십시오.

정신지체 장애를 갖고 있는 어리석은 판타카가 깨달음을 얻고 아라한이 되는 것을.

단어 두 개조차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는 그가 끊임없는 정진 끝에 성인의 대열에 들어가는 것을 말입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나 똑똑하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런 우리가 지혜롭고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것은 게으름과 방일 때문이 아닐까요?

분명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리석은 사람도 있고, 부유하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 은 변해가는 것입니다. 지혜롭고 부자인 사람도 게으르면 어리석고 가난하게 될 것이고, 어리석고 가난한 사람이라도 노력으로 지혜롭고 부유함을 일구어 나갈 수 있습니다.

〈양동효 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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