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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향기 | 차茶와 사찰에 관한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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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2-07-07 14:08 조회1,14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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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와 사찰에 관한 이야기 두 번째 시간으로 먼저 전라남도 땅 끝 마을인 해남에 위치한 대흥사란 사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대흥사 사찰을 대표하는 두분의 스님으로 청허휴정 스님과 초의의순 스님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서산대사로 더 많이 불리는 청허휴정 스님은 임진왜란 당시 의승군을 이끌며 나라를 구제하는데 큰 공로를 세운 호국불교의 상징이고 초의의순 스님은 ‘다성茶聖’으로 일컬어지는 한국 차 문화의 상징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이 두 스님으로 인해 대흥사는 호국불교의 성지이자 한국 차의 성지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두분의 사상과 이상을 현대화시키고 대중화시켜 널리 전파하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대흥사의 노력을 잘 알 수 있는 사례가 초의 스님의 차를 오롯이 재현하는 일이였습니다. 절기상 곡우(穀雨, 4월 20일경)를전후해 대흥사 모든 스님과 불자들은 다같이 힘을 모아 대흥사가 위치한 두륜산에 펼쳐져 있는 야생차밭에서 햇차를 수확하고, 초의 스님이 제시한 전통적인 제다법에 의거해 스님들이 직접 찻잎을 덖어 녹차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한달 가까이 정성을 다해 차를 만들어 부처님오신날에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있고 스님들이 직접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작하니 차 맛은 특별하고 뛰어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야생 녹차로 알려진 대표적인 지역으로 전라남도 강진 성전면 월남리입니다. ‘월남月南’은 ‘달의 남쪽’이란 뜻으로 월출산 남쪽 아래로 거대한 다원이 물 흐르 듯 펼쳐져 있고, 산자락이 있는 대숲 여기저기에 야생차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산 아래 능선에는 오설록이 경작하는 10만 평의 거대한 차밭이 펼쳐져 있는데 오설록이 1982년 이곳을 차밭으로 조성한 이유가 ‘명차名茶’가 나는 곳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월출산 아래는 국내 최대 야생차 군락지로 큰 일교차와 강한 햇볕을 막아주는 맑은 안개로 명차 재배지의 지리적 특성을 두루 갖추었으며 차밭 조성 전부터 월출산 자락 곳곳에는 천 년 넘게 자생하는 야생차밭이 있었고, 그 찻잎을 따서 만든 훌륭한 차가 있었다고 전해 내려온다고 합니다. 또한 이곳 월남의 차가 특별한 이유 중에 하나는 18년의 유배 끝에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간 다산 정약용에게 강진의 제자들은 계契를 맺어 해마다 잊지 않고 차를 올려보내었고 이를 ‘다신계茶信契’라 부르고 있습니다.


 제자는 스승을 생각하며 이른 봄 차나무 새순으로 차를 만들어 올려보냈고, 스승은 그 차를 마시며 강진의 자연과 두고 온 제자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다신계의 약속은 다산이 죽고 난 뒤에도 100년 넘게 이어졌고, 144년 동안 4대를 이어가며 빚어온 차, 강진의 월남에 있습니다. 다산의 제자들이 정성껏 만들었던 ‘금릉월산차’가 지금은 ‘백운옥판차’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이어졌지만 대대손손 이어진 제조법에 진심이 담긴 맑은 향 그대로라고 합니다.


 위에 소개한 두 지역이 다소 거리상 멀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조금은 여유로워진 마음을 가지고 떠나본다면 그리 먼 곳이 아닐 것입니다. 좋은 차도 마시고 시간이 된다면 템플스테이도 체험해 보며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평안함도 찾아 보셨으면 합니다.


참고문헌 <문화일보,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