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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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선성취 | 행복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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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3-04-04 14:12 조회91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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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자의 아내가 죽어 혜자가 조문을 갔을 때, 장자는 다리를 펴고 앉은 채로 쟁반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장자의 모습을 본 혜자가 말했다.

 “자식을 키우며 함께 했던 아내가 죽었는데 곡은 하지 않고 쟁반을 두드리며 노래나 부르다니, 너무 심하군.”

 혜자의 말에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즐거워서 이러는 것은 아니네. 아내가 죽었을 때 나 역시 슬픔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네. 하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보니 인간의 생명이나 형체도 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네. 그뿐 아니라 형태를 만드는 기조차 처음에는 없었지. 천지가 뒤섞여 있던 혼돈에서 기氣가 나오고, 기가 변해서 형태를 이루고, 그 형태가 변해서 생명이 생긴 것 아닌가. 그런데 이제 다시 변화가 진행되어 형태에서 기로, 기에서 혼돈, 즉 죽음으로 돌아간 것이지 않은가. 이는 계절의 순환과 마찬가지 이치라네. 속세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천지라는 고요한 방에서 편히 쉬려는 사람에게 큰 소리로 곡을 한다면, 내가 천명을 모르는 것이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내가 이러는 것이라네.”


 위의 장자의 이야기처럼 사람人은 기氣를 먹고 살아가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인기가 많으면 행복하다고 느끼고 인기가 없으면 불행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대중들에게서 멀어져 인기가 없어지면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고 우울증이 생기게 된다.


 요즘 들어서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살면서 행복을 유지하려면 육체적 건강이 중요하지만 육체적 건강만큼 정신적 건강도 중요하다. 위의 장자의 말을 보면 사람은 타인의 기를 많이 받아서 인기가 많아야 행복에 가까워 질 수 있다. 하지만 이외수 작가의 소설 <벽오금학도>에 이런 말이 나온다.


 ‘우주의 본질적 구성요소가 바로 아름다움 그 자체이니라. 풀과 나무들은 아름답고자 하는 소망에 의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만들고 씨앗을 싹틔우는 것이니라. 본디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한 그 소망은 비단 풀과 나무들뿐만 아니라 모든 만물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존재의 이유이니라.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인즉 행복이란 바로 마음이 아름다워진 상태가 아니면 느낄 수가 없는 감정이니라. 따라서 아름다움을 모를 때 사람은 불행한 법이니라.’


 ‘인기’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고, ‘마음이 아름다워진 상태’는 내부적 요인에 의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인기는 사람들이 나에게 인기를 줄 때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아무리 인기를 얻기 위해 몸부림쳐도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주고 않고, 인기를 주지 않으면 불행해지게 된다. 수행과 불공으로 마음이 아름다워진 상태가 되면 외부의 변화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나뿐만 아니라 다함께 행복해지고자하는 자비심이 생기게 된다.


 종교라는 것은 행복해지고자 하는 사람들의 소망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고 각각의 종교는 지역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을 달리하게 된다. 황량한 사막지역에서 태어난 종교는 오아시스로 인도해줄 절대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절대자를 믿고 따라야만 사막의 꽃인 오아시스의 달콤한 물을 마시고 행복해질 수 있다.


 하지만 갠지스강의 풍부한 물과 비옥한 토지를 가지고 있는 인도지역에서는 절대자의 인도가 없어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유일신이 아닌 다양한 신들이 존재하고, 절대자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게 되었다. 불교도 마찬가지이다. 부처님께서는 영원한 행복을 찾고자 출가하셨고 깨달음을 얻은 후 우리들에게 행복으로 가는 바른 길을 보여주셨다.